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44)
독식하는 재벌 3세-444화(444/518)
444. 규제 활용 (4)
2016년 11월 8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다.
금융타워에서 한 부회장과 함께 개표 방송을 지켜보았고, 우리뿐만 아니라 금융타워의 모든 사람이 숨을 죽이고 밤을 새우며 개표 방송에 집중했다.
“이런 말씀을 드리긴 싫지만, 어제 나온 선거 예측 결과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언론사에서 진행한 선거 예측 말이군요.”
“공신력이 높은 뉴욕타임스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90%가 넘는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CNN에서도 민주당의 압승을 점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언론사 중에서는 98%로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한 곳도 있습니다.”
CNN과 NYT.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사들이었고.
정보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언론사기도 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사가 트럼프의 압도적인 패배를 예측하고 있었다.
“예측은 예측일 뿐이죠. 선거는 투표함을 열어 보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심지어 도박사들도 트럼프 패배에 베팅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고작 28%에 불과합니다.”
“언론사 예측보다는 높은 수치군요.”
“아무래도 역배를 노리는 도박사가 꽤 있어 28%나 나온 듯합니다.”
도박사들은 감에 의존해서 베팅하지 않는다.
이번 미국 대선에 걸린 판돈만 해도 3천억 원에 달했고.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분석하여 돈을 걸기 마련이었다.
“언론사는 정치적으로 많은 연관이 되어 있으니 선거 예측 결과에도 영향이 미쳤을 겁니다. 하지만 도박사들이야 돈만 보고 베팅을 하니 오히려 더 신뢰가 가는군요.”
“그래도 승리 확률이 30%도 되지 않습니다.”
“30%면 결코 낮은 확률은 아니죠. 아직 개표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테니 쉬다가 오세요.”
팽팽한 선거일수록 결과는 늦게 결정된다.
특히나 미국의 경우 투표함부터 우편투표함까지 열어 봐야지만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었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었다.
“출구조사가 조만간 나오기 시작합니다. 주요 접전지의 출구조사는 확인하고 쉬겠습니다.”
“가장 먼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곳이 중부지역이죠?”
“인디애나와 켄터키의 출구조사가 가장 빠르게 공개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TV에 집중했고.
CNN에서 실시한 출구조사가 발표되기 시작했다.
“인디애나에서 트럼프 후보가 6%의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켄터키에서는 더 크게 이겼군요. 62%로 아주 넉넉히 승리했어요.”
“지난 대선에서도 공화당이 승리한 지역이긴 합니다.”
트럼프 후보의 낙승이 예상되었던 지역이었고.
인디애나와 켄터키에서 만약 패배했다면, 이번 대선은 볼 필요도 없었다.
당연히 승리해야 할 곳에서 승리했을 뿐, 큰 의미를 두면 안 되는 출구조사 결과였다.
“이제 가장 중요한 지역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됩니다.”
“플로리다 지역 출구조사가 다음 차례죠?”
“그렇습니다. 플로리다, 버지니아가 있는 동남부 해안지역입니다. 해운업계 공약으로 지지율이 다소나마 상승했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플로리다의 경우엔 선거인단이 무려 29명이나 됩니다.”
이번 대선의 풍향계가 될 지역이었고.
플로리다의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선에서 이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라 조금 불안하긴 하군요.”
“그래도 해운업계 투자 공약으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였던 지역이라 기대해 볼 만은 합니다.”
30분이 지나자 플로리다 지역의 출구조사가 발표되었다.
그리고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출구조사에 우린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성을 질렀다.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1% 정도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군요.”
“우편 투표함의 개봉 결과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긴 하지만,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플로리다에서도 승리를 거둔 트럼프 후보.
곧이어 발표된 조지아에서는 무려 5%의 차이로 승리를 했다.
“조지아에서는 넉넉하게 이겼군요. 여긴 뒤집힐 가능성이 없겠어요.”
“조지아는 이전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승리한 지역이라 예상 가능했던 지역입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도 무난하게 승리했군요.”
“무려 14%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동남부 지역에서도 승리를 거머쥔 트럼프 후보였다.
대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지만, 해운업계 투자가 약간이나마 영향을 준 지역이었다.
“플로리다에서까지 승리를 했으니 이제 우세를 이어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특히나 이제 공개되는 오하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은 여론조사 기관마다 상반된 결과를 내놓던 지역입니다.”
“접전지역이란 말이군요. 여기서까지 승리한다면,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겠어요.”
30분이 지나자 오하이오 출구조사가 발표되었다.
초접전 지역으로 불리던 오하이오였지만, 결과는 트럼프 후보의 압승으로 나왔다.
“8%가 넘는 차이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트럼프 후보가 당선이 되겠습니다!”
“여론조사를 믿을 필요가 없다고 했죠? 한국이야 인구가 적으니 정확한 조사가 가능하지만, 미국은 땅도 넓고 인구도 많아서 여론조사 정확도가 많이 떨어져요.”
“노스캐롤라이나 지역도 3%가 넘는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여긴 이전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지역이긴 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던 지역이었습니다.”
계속된 트럼프 후보의 승리.
하지만 다음 지역은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었다.
낡아 버린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 지역이 다음 출구조사 지역이었기 때문이었다.
“러스트 벨트에서마저 승리를 한다면, 더는 볼 필요도 없겠군요.”
“여긴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이라 승리가 어렵습니다.”
모두가 트럼프 후보가 패배할 것이라 예상한 러스트 벨트 지역.
하지만 결과를 열어 보니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펜실베니아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이겼습니다! 고작 0.8%도 안 되는 차이기도 하지만,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던 지역을 뺏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시건은 더 적은 격차로 승리했군요. 0.2% 정도의 차이군요.”
“러스트 벨트까지 승리할 줄은 진짜 예상 못 했습니다.”
트럼프의 승리 확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순간이었다.
우린 동시에 긴장이 풀리며 몸이 나른해졌다.
이대로는 오늘 하루 일과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에 잠시간의 휴식이 필요했다.
“같이 사우나나 갈까요? 다녀오면 결과가 얼추 다 나올 것 같군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몸을 지질 수 있겠습니다.”
***
사우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다.
대략적인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고, 트럼프 후보가 유리한 결과였다.
“미국 언론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니,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보던 여성과 소수인종의 표의 결집이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언론사의 선거 예측과 전혀 다른 양상이 나온 이유겠죠.”
“특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펜실베니아, 미시건 등에서 승리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군소후보가 꽤 많은 득표율을 먹어 준 덕분이기도 하죠.”
5%가 넘는 표가 군소후보에게 넘어갔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받아야 할 표를 군소후보가 뺏어간 셈이었다.
만약 군소후보의 표를 민주당이 일부 흡수하기만 했더라도 양상은 완전히 다르게 나올 수도 있었다.
“그뿐이 아닙니다. 백인 서민층 대부분이 트럼프 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선거 전략에서도 공화당이 승리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승리만 하면, 언론이든 전문가든 알아서 이유를 만들어 붙이기 마련이죠.”
“그렇긴 합니다. 민주당 후보의 건강이 좋지 않아 지역 유세를 많이 하지 않은 점을 패인으로 꼽는 언론까지 있습니다.”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아름다운 패배란 존재하지 않았고, 승자 독식의 세계가 선거판이었다.
“이번 대선은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긴 했지만, 연임은 가능할지 모르겠군요.”
“선거인단에서는 승리했지만, 득표율은 오히려 민주당 후보가 더 많이 획득하였습니다.”
한국은 더 많은 표를 얻은 쪽이 승리한다.
하지만 미국은 선거인단 제도가 존재했기에, 더 많은 표를 얻고서도 지는 경우가 종종 나오곤 했다.
“이번 선거는 끝났으니 다음 선거에 당선될 사람과 선을 만들어 놓아야겠군요.”
“연임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아무래도 그렇죠. 너무 티 나지 않게 다음 대선 후보에 접근하라고 데이비드에게 말해 두세요.”
“다음 대선 후보라고 하시면, 이번 민주당 후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새로운 사람이 다음 대선 후보로 올라갈 겁니다. 민주당에서 지금 쓸 만한 카드는 오바마 정권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말고는 없죠.”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미국 대통령이었다.
그 이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몰랐다.
트럼프가 다시 재기에 성공할 수도 있었고, 바이든이 연임에 성공할 수도 있었다.
큰 상관은 없다.
양쪽 모두와 손을 잡으면 누가 승리하든 태우그룹은 이기는 셈이었으니까.
“민주당에서 바이든을 대선후보로 선정하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이번 민주당 후보도 고령으로 인해 제대로 유세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바이든은 42년생입니다.”
“지금이 74세인가요? 다음 대선이 되면 78세가 되겠군요.”
“만약 연임까지 생각한다면, 80세가 넘게 됩니다. 그런 후보를 민주당 차원에서 지원을 하겠습니까?”
고령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민주당에서는 새로운 카드를 만들어 낼 여력이 없었다.
그러니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낡은 카드라도 꺼내 써야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적은 나이는 아니죠. 고작 3살 차이밖에 나지 않으니까요.”
“워낙 혈기가 넘치는 발언을 하고 돌아다녀서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를 자꾸 망각하게 됩니다.”
한 부회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극소수만 아는 휴대폰이 벨소리를 내었다.
이번 대선의 주인공,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설마 직접 전화를 걸어올 것이라곤 예상도 못 했기에 몇 번이고 발신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네 덕분일세. 막판에 해운업계 공약도 자네가 만들어 준 것이라고 들었네. 러스트 벨트부터 해안지역까지. 자네의 공약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어!]“아닙니다. 모두 대통령님의 뛰어난 능력 덕분에 승리하였습니다.”
최대한 겸손을 떨었다.
4년 동안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지니게 될 사람이니 이 정도 겸손은 떨어 줘야 했다.
[정식으로 취임식에 초대하고 싶네. 초대장을 보낼 테니 반드시 참여해서 우리와 함께 승리의 만찬을 즐기자고.]“영광입니다. 당선 선물을 거하게 들고 백악관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김 회장이 준비한 선물이라니 벌써 기대가 되는군. 앞으로도 잘해 보자고. 나도 잘 챙겨 줄 테니 말이야.]“바쁘신 와중에 전화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당선 확정이 되자 자네 생각부터 나더군. 그럼 또 통화하자고.]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그냥 전화도 아니고, 당선 직후 가장 먼저 걸려 온 전화였다.
그만큼 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지만, 나는 크게 반응하진 않았다.
“왜 그러십니까? 미국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으셨는데 표정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백악관은 화장실과 비슷해요. 들어가기 전과 들어갔을 때의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백악관에 입성하고 나면, 트럼프 당선인이 바뀔 것이라고 보십니까?”
“완전히 바뀌지는 않아도 나에 대한 고마움이 지금만큼 크지는 않겠죠.”
그럼에도 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내가 원하는 사업의 규제 정도는 충분히 풀어 줄 수 있었고.
특히나 태운해운을 따돌리고 있는 해운 동맹을 가볍게 밟아 줄 정도의 고마움은 남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