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45)
독식하는 재벌 3세-445화(445/518)
445. 규제 활용 (5)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이 되었다.
이제 우리가 준비한 카드를 꺼낼 때가 되었기에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넣었다.
“미국 해운업계 투자를 시작하세요.”
[드디어 돈을 뿌리는 겁니까? 저는 돈 쓸 때가 그렇게 좋더라고요.]“미국 해운사들을 대거 인수하고, 항만과 항구도 전부 사들이세요.”
[이미 가계약을 해 둔 상태예요. 마지막 서명만 하면 끝납니다.]트럼프에게 줄 선물 중 하나였다.
그의 공약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기 위해 50억 달러를 미국 해운업계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었다.
물론 말은 미국 해운업계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핀테크 은행을 통해 해운사와 인프라를 사들이기에 결국엔 태우그룹의 이득을 위한 일이었다.
“취임식이 내년 1월 20일이니 그전까진 마무리하셔야 합니다.”
[올해 안에도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어요. 그리고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회장님에게 감사 인사를 꼭 전해 달라고 합니다. 반드시 보답을 하겠다는 말도 하더라고요.]“정치인들이 약속을 지키는 것 봤어요?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면 손을 잡는 거고 아니면, 손을 놓는 거죠.”
[그래도 같은 조건이면 태우그룹의 손을 잡아 주지 않을까요? 보스가 투자한 금액에 비하면 약한 보상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그 이상을 보스가 바라지 않으시기도 했고요.]미국 정부를 적으로만 돌리지 않으면 충분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
태우그룹은 동등한 입장에서 미국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딱 그 정도 거리 유지가 좋아요. 괜히 더 깊은 관계가 되면 골치만 아프죠.”
[제가 뭘 알겠어요? 아! 그리고 애플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신사옥 완공식 때 꼭 참여해 달라고 합니다.]“애플 신사옥이 조만간 완공되는군요. 당연히 제가 직접 참석해야죠.”
[설계 변경을 몇 번이나 해서 완공까지 시간이 꽤 걸렸네요. 그래도 건물은 아주 예쁘게 잘 지었더라고요. 며칠 전에 헬기를 타고 지나가다가 봤는데 절로 감탄이 나왔어요.]태우그룹은 계속해서 애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물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만들 때처럼 직접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계속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는 관계였다.
애플이 남의 기업이던가?
애플의 최대 주주가 나였으니 많은 관심을 쏟는 게 당연했다.
“오랜만에 스티브의 얼굴을 볼 수 있겠군요.”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긴 했는데 완공식 때는 꼭 참석한다고 합니다.]“스티브를 위해 좋은 선물을 준비해 가야겠군요.”
회귀 전과 다른 운명을 살고 있는 스티브였다.
췌장암으로 2011년에 사망해야 할 그가 아직도 살아 있었다.
이는 내가 깊숙이 개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그는 병원 치료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지속적으로 병원 치료를 권유했고,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아직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
미국 대선이 끝나고 며칠 뒤.
태우그룹에도 대규모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반도체 도시 착공식.
이미 일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긴 했지만, 정식 착공은 오늘부터 시작이었고.
착공식에는 최재석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기업 총수 그리고 해외 정재계 관계자들이 찾아와 자리를 빛내 주었다.
“김 회장님, 정말 반도체 도시를 만드시는군요. 제가 지금까지 많은 정치인과 기업인을 만나 봤지만, 김 회장님처럼 행동력이 뛰어난 분은 정말 처음입니다.”
“정부에서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신 덕분에 빠르게 착공이 가능했습니다.”
“나머지 부지도 너무 걱정 마세요. 국토부 차원에서 토지 매입을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되어서 그런가?
예전보다 훨씬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최재석 대통령이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더니, 온몸에서 여유까지 넘치고 있었다.
“좋은 소식이라고 하시면 어떤 소식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대한민국 반도체 발전을 위해 여러 정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신규 반도체 공장에 한한 세금 감면 조치입니다. 태우그룹뿐만 아니라 삼진전자 그리고 다른 반도체 업체에도 모두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입니다.”
세금 감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이던가.
특히나 반도체로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었기에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다.
“정말 예상치도 못했습니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듯합니다.”
“중국에서도 반도체 굴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더군요.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선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국처럼 거액을 지원하는 건 어려워도, 세금 감면 조치 정도는 해 드려야지요.”
세금 감면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특히나 민심을 건드릴 수도 있는 부분이었기에 정치권에서 쉽게 건드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중국에서 반도체 굴기를 먼저 시작했고, 한국 반도체 시장이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고 있었기에 세금 감면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풀어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사드 배치를 철회하면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다행이고요. 허허, 좋은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와 버렸군요.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반도체 도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재석 대통령과의 인사가 시작이었다.
한 시간이 넘게 내빈과 인사를 나누어야 했고, 손목에 감각이 없어질 때가 되어서야 마지막 손님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리강 성장님께서 직접 방문해 주실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우리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태자당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리강 성장.
그렇기에 더더욱 한국까지 방문하기 어려웠음에도 직접 착공식을 찾아와 주었다.
그런데 마냥 고마워할 수만은 없었다.
단순히 축하만 해 주러 온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옆에 계신 분은 누구십니까?”
“김 회장님과 아주 좋은 인연이 될 분을 모셔 왔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를 이끌고 있는 청화그룹의 자웨이 회장님이십니다.”
“청화그룹 자웨이 회장님이시군요. 뵙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몰라뵈었습니다. 청화그룹은 진작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YMTC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정말 놀랐습니다.”
청화그룹.
반도체 설계, 제조를 중점으로 삼는 반도체 그룹이었고.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청화대학교에서 설립한 기업이기도 했다.
대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그룹을 만들 수 있었을까?
현 중국 수석이 청화대학교를 졸업했기에 대규모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소문이 돌긴 했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덕에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성공이 청화그룹에 달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요. 그러니 김 회장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반도체 시장의 후발 주자를 내 앞에 데리고 온 리강 성장이었다.
나쁜 뜻으로 함께 온 건 아닌 듯 보였지만, 내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만남이었다.
“반도체 시장이 다 같이 성장하면 태우반도체도 좋은 일이지요.”
“그래서 정식으로 요청드리려고 합니다. 태우반도체의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고 싶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당연히 그냥 배우겠다는 건 아닙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겠습니다.”
반도체 그룹은 노하우가 생명이었다.
사실 시설이나 제작법은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었고.
각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양질의 제품을 만드는 게 핵심이었다.
그런데 기술과 노하우를 대놓고 알려 달라는 어처구니없는 요청을 해 오는 자웨이 회장이었다.
“노하우와 기술은 판매하는 상품이 아닙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지양분이 되어 주십시오. 반도체 굴기가 성공하게만 된다면, 김 회장님에게도 많은 보상이 주어지게 될 것입니다.”
많은 보상?
기술과 노하우를 팔라는 말은.
태우반도체를 중국에 팔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많은 보상을 준다고 한들, 전략 무기나 다름없는 반도체 사업을 중국에 넘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시다시피 반도체 기술의 특허 대부분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부로 외부에 기술을 유출하게 되면,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 은밀히 진행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방법은 제가 찾을 테니 김 회장님은 승낙만 해 주시면 됩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습니다.”
“김 회장님! 대국이 하는 일입니다.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
“자웨이 회장! 김 회장님을 너무 압박하지 마세요. 오늘은 인사를 하는 자리지 협상을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리강 성장이 급히 자웨이 회장을 진정시켰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는 이미 모욕적인 언사가 나온 이후였다.
대국의 일이니 소국의 기업은 잠자코 따라야 한다?
“오늘 이야기는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국제적인 문제가 될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김 회장님도 마음 푸세요. 조만간 중국에서 자리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리강 성장이 다급히 자웨이 회장을 데리고 나갔다.
왠지 자웨이 회장과는 악연이 이어질 듯한 예감이 들었다.
***
며칠 후.
오랜만에 천민정 센터장이 나를 찾아왔다.
평소와 달리 짜증이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난 그녀는 이를 악물며 한 가지 보고를 해 왔다.
“회장님, 태우반도체에 산업 스파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렇죠?”
“접근 권한이 없는 사람이 주요 정보에 접속한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런데 누가 접근했는지 파악이 불가능해요.”
천민정이 왜 짜증이 났는지 알겠다.
산업 스파이가 있는 건 그녀에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산업 스파이가 누군지 특정하지 못했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그녀였다.
“태우그룹의 뛰어난 보안을 뚫고 들어왔다면, 개인이 움직여서는 불가능한 일이겠군요.”
“내부 정보를 잘 알면서 외부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요.”
“의심되는 사람은 있고요?”
“의심 명단을 작성하긴 했는데 숫자가 너무 많아요.”
“몇 명이나 되죠?”
“……200명이나 돼요.”
고개를 숙이며 명단을 꺼내는 그녀였다.
200명이나 되는 사람을 일일이 감시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능력이라면, 200명 정도는 1~2시간 안에 범인이 누군지 알아낼 수 있었다.
“잠시만 시간을 주세요. 제가 뒷조사를 진행해 범인을 특정해 보도록 하죠.”
“너무 늦어지면, 태우반도체의 주요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수도 있어요.”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잠시 휴게실에서 쉬고 계세요. 이러다가 쓰러지면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입니다.”
토끼처럼 충혈되어 있는 천민정의 눈이었다.
이대로 두었다간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그녀를 직접 휴게실에 눕히고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 중에 프락치가 있다는 말이지.”
천민정이 준 200명의 명단.
다행히도 명단에는 사진이 붙어 있었고.
나는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며 사진을 통해 상세 정보를 확인했다.
절반 정도를 넘겼을 때!
아주 이상한 상세 정보 하나를 발견했다.
[소속 : 청화그룹 기획팀, 태우반도체 기술 개발팀]두 개의 소속.
태우그룹은 겸직을 금하고 있었고.
두 개의 소속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스파이라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