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48)
독식하는 재벌 3세-448화(448/518)
448. 눈에는 눈 (3)
머스크는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세계 컨테이너선 점유율 17%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머스크.
수조 원 단위의 매출을 내고 있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50억 달러나 되는 투자를 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머스크의 시가 총액은 대략 30조 원.
50억 달러면 시가 총액의 1/5에 달하는 금액이었고.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4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였다.
현금 유동성이 최악인 상황.
그런 시점이기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할 돈이 없었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태우해운과 손을 잡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먼저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머스크 라인의 최고 경영자 쉐렌입니다.”
“반갑습니다. 태우그룹의 김민재입니다.”
고작 하루.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운산업 육성 기조를 발표하고 바로 다음 날.
머스크 그룹에서 해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머스크 라인의 최고 경영자가 미국으로 날아왔다.
다른 방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나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미국까지 날아온 그였다.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태우해운이 이전부터 2M 해운 동맹 가입을 신청했는데 제대로 된 답변을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기존 해운 동맹이 개편되고 있으니 답변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해를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야 답변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M을 대표해 해운 동맹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반년 넘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마디를 하자 곧장 초대장을 보내오는 머스크사였다.
전에 뭐라고 했더라?
50억 달러를 기부하면 해운 동맹 가입을 시켜 주겠다고 했었지?
하지만 나는 50억 달러를 덴마크 기업들이 아니라 미국 해운 사업에 투자하여 상황을 역전시켰다.
기부는 나에게 돌아오는 건 하나도 없지만.
투자는 원금은 물론이고 플러스알파까지 얻을 수 있기에 이런 선택을 하였다.
겸사겸사 콧대 높은 머스크까지 찾아와 애걸복걸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해운 동맹 가입 초대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지만,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이미 미국의 많은 해운사와 새로운 해운 동맹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우해운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해운사 동맹과 2M이 힘을 합치자는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의 중소 규모 해운사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아쉬우니 손을 내미는 머스크사.
하지만 이젠 내가 굳이 2M 해운 동맹의 손을 잡을 필요가 없었다.
정확히는 손을 잡는다면, 태우해운에게 이득이 되는 조건이 추가되어야 했다.
“중소 규모 해운사들이 해운 동맹 가입을 꺼려 하고 있습니다. 해운 동맹 카르텔의 희생양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희생양이라니요. 우리는 공정한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계획입니다. 전략적 동맹이 아닌 정말 해운 동맹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말로 하는 약속을 누가 믿겠습니까? 계약서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해운 동맹 가입이 가능합니다.”
상황이 완벽하게 뒤바뀌었다.
이전에는 해운 동맹 가입을 우리가 애원했다면.
지금은 반대로 2M에서 해운 동맹에 가입해 달라고 애원하는 처지가 되었다.
“어떤 방식이면, 계약서보다 더 높은 신뢰를 줄 수 있겠습니까?”
“머스크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 일부를 우리에게 넘겨준다면, 신뢰의 상징이 되지 않겠습니까?”
“선박이라면 어떤 선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최소 18,000TEU 이상급의 선박이면 될 듯합니다.”
“너무 과하십니다. 한 척에 2억 달러에 달하는 선박입니다.”
머스크사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었고.
엄청난 선복량을 앞세워 해운 회사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런 이점을 그냥 나눠 달라고 하는 요구는 말 그대로 도둑놈 심보임을 나도 잘 알고 있었다.
“5척만 우리에게 주시면 됩니다. 그 대신, 머스크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일부를 매입하겠습니다.”
“어떤 자산을 매입하려고 하시길래 10억 달러가 넘는 선박을 달라고 하십니까?”
“머스크사에서 북해 유전을 매각하려고 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태우그룹에서 북해 유전 지분을 전량 매입하겠습니다.”
머스크 그룹은 단순히 해운 회사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해운 회사는 물론이고 에너지, 철도, 물류 등 다양한 계열사가 있었고.
특히나 에너지 계열사의 경우에는 다양한 곳의 유전 개발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묻겠습니다. 북해 유전의 매각 금액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최소 70억 달러 규모라고 알고 있습니다. 오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최대 80억 달러 이하라고 태우그룹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틀렸습니까?”
“…정확히 알고 계시는군요. 70억 달러가 넘는 북해 유전 지분을 정말 매입하실 생각이십니까?”
“태우그룹은 빈말을 하지 않습니다. 70억 달러가 넘는 거래의 선물로 선박 5척이면 적당하지 않겠습니까?”
18,000TEU 이상급 선박의 가격이 2억 달러이긴 했다.
하지만 지금 머스크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은 최소 5년 이상 굴린 중고 선박이었다.
모든 물건이 그렇듯 한 번만 사용해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마련이었고, 5년 이상 사용했다면 더욱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선박 5척의 가격은 대략 5~7억 달러 수준.
거래 성사 선물로 조금 과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제가 이번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긴 하지만, 북해 유전과 선박 양도는 본사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잠시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얼마든지 기다려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지원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한국 조선소에 대형 컨테이너선 몇 척을 발주한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그 선박들을 태우해운에서 매입하겠습니다.”
해운업계의 불황.
이런 상황에서 몸집을 불리길 원하는 해운사는 없었고.
이미 발주를 넣은 물량을 어떻게든 취소를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미 조선소와 약속을 했기도 했고, 물량 일부는 한국 정부에서 지원까지 해 줬기에 어쩔 수 없이 인수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국 조선소에 발주한 물량이 30억 달러 규모임을 확인하셨습니까?”
“태우그룹도 한국 기업입니다. 그 정도 정보는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70억 달러 규모의 북해 유전과 30억 달러의 발주 물량까지 더해지면, 100억 달러의 규모가 됩니다. 태우그룹의 자본력을 무시해서 드리는 말이 아니라 확인 차원에서 묻고 싶습니다. 대금 지불이 가능하십니까?”
태우그룹의 사정을 걱정하는 건가?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태우그룹에 돈이 없으면, 세상 어느 기업이 돈이 있겠는가?
“계약을 체결하는 즉시 100억 달러를 머스크사 계좌로 입금해 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계약을 체결하면, 오늘 중으로 입금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도 확실히 전달하겠습니다. 30분만 시간을 주십시오.”
“30분이 아니라 1시간도 드릴 수 있으니 천천히 연락하고 오십시오.”
이번 협상은 핀테크 은행 본사에서 진행되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미국 중소규모 해운사를 인수한 곳이 핀테크 은행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이먼을 찾아갔다.
최고 경영자 사무실에서 서류 더미에 쌓여 시간을 보내고 있던 다이먼은 내가 찾아오자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달려 나왔다.
“협상은 잘 끝나셨습니까? 몇 번이고 회의실로 쳐들어가고 싶었는데 간신히 참았습니다.”
“아직 협상은 안 끝났어요. 1시간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머스크 본사에 연락해서 조율을 하려나 봅니다.”
“그럼 1시간 동안은 시간이 비시는군요. 그동안 저랑 이야기를 나누면 되겠습니다.”
“바쁘신 거 아니었어요?”
“아무리 바빠도 회장님과 대화할 시간은 있습니다. 지금 처리하고 있는 서류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한들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중요하진 않습니다.”
지겨웠겠지.
매일 같은 종류의 서류를 처리하는 삶은 정말 지겨웠다.
나도 평소에는 다이먼처럼 서류 더미에 쌓여 있는 삶을 살고 있기에 누구보다 그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한 부회장 이야기를 들어 보니 브렉시트로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군요.”
“아주 쏠쏠하게 벌었습니다. 솔직히 석유 전쟁이나 중국 공매도의 수익이 비정상적인 규모라 그렇지, 브렉시트 정도의 투자처도 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요즘 미국에서 핀테크 은행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요?”
“정확히는 CITI그룹과 핀테크 은행이 합쳐서 업계 1위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회장님 덕분입니다.”
미국 최고의 금융 그룹.
명목상으로는 다이먼이 최고 경영자 자리에 앉아 있긴 했지만.
실상은 내가 주인인 그룹이었고, 태우그룹과 합쳐진다면 단숨에 세계 그룹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괜한 오해를 받고 싶진 않았기에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자 했다.
그리고 핀테크 은행이나 CITI그룹이 미국 기업으로 남아 있어 줘야 더 많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기도 했다.
“1위까지 오르는 것보다 수성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죠.”
“회장님 덕분에 그 부분의 걱정도 많이 덜었습니다. 금융타워와 같이 진행하는 투자로 수익을 많이 올리고 있고, 비트코인 거래량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하여 많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속도가 엄청나더군요.”
“현재 2만 달러가 넘었습니다. 가격이 너무 올라 걱정입니다. 거래량이 늘어서 수수료만 놓고 보면 좋은 일이지만, 정부와 관련 부처에서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2천만 원을 넘겼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5~7백만 원 수준이었던 가격이 몇 달 사이 3배 이상 껑충 뛰어 버렸다.
중간에서 가격을 조율하기 위해 개입하긴 했지만.
우리가 개입했음에도 가격 상승을 막아내지 못했다.
만약 우리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2천만 원이 아니라 3천만 원 이상까지 올라갔을 수도 있었다.
“정부에서 규제를 시작하긴 하겠지만, 거래량이 크게 줄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금융 당국에 비트코인의 안정성 관련 자료를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비드를 통해 로비도 진행할까 합니다.”
“데이비드에게는 제가 말해 놓도록 하죠. 그런데 가격이 오르는 만큼 파리 떼가 꼬일 겁니다.”
돈이 되는 곳에는 항상 파리가 꼬이곤 했다.
특히나 비트코인 같은 생소한 분야일수록 사기꾼이 들끓는다.
“파리 떼라고 하시면 세력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비트코인의 가격을 조작하려는 세력이 나올 겁니다. 벌써 나와 있을 수도 있지요.”
“주의 깊게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세력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태우그룹 차원에서 만들어 보도록 하죠. 비트코인을 만든 곳도 태우그룹이니 감시하는 프로그램도 우리가 만들어야죠.”
천민정 센터장이라면 금방 세력 탐지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할 일이 많았고, 굳이 그녀가 나서지 않더라도 유능한 인재가 많았기에 어렵지 않게 탐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세력이 장난질을 치려고 하면, 제대로 혼쭐을 내 놓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하면 태우증권이나 금융타워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그런 세력은 초기에 싹을 뽑아 놔야 문제가 커지지 않아요.”
비트코인 관련 이야기를 한창 나누고 있을 때.
머스크 라인의 최고 경영자 쉐렌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벌써 본사와 대화를 마친 그가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