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61)
독식하는 재벌 3세-461화(461/518)
461. 지분 참여 (1)
고작 일주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동영상 플랫폼, OTT까지.
다양한 미국 IT 회사들과 태우통신의 계약이 끝나 버렸다.
이는 내가 대주주로 있는 IT 기업이었기에 신속히 처리할 수 있었다.
“다른 통신사의 반응은 어떤가요?”
“방통위를 움직여 압박을 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우통신과 동일한 가격으로는 절대 재계약이 불가능하다고 선포도 하였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왜 가르고 싶겠는가?
태우통신이 하는 짓은 다른 통신사 입장에서는 배반 행위였다.
“여론의 분위기는 어떻죠?”
“아직은 그다지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 개념이 워낙 복잡하기도 하고, 사용자에게 문제가 생기지도 않았기에 그저 기업 간의 다툼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폭발적인 반응이 올 겁니다. 타 통신사들이 접속 경로를 홍콩으로 우회할 거니까요.”
“그렇게 되면 무슨 문제가 발생합니까?”
통신망은 고속도로와 비슷했다.
차량이 적을수록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고.
반대로 차량이 많을수록 속도는 느려진다.
“홍콩으로 우회 접속을 하게 된다면, 병목 현상까지 발생해 3배 이상 이용 속도가 느려지겠죠.”
“3배나 말씀입니까? 성격 급한 한국 사람들의 속이 완전 뒤집어지겠습니다.”
“태우통신의 점유율이 40%였나요? 절반이 넘는 사용자가 불편을 겪게 되겠군요.”
“괜찮겠습니까? 여론이 우리에게 돌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여론전을 펼쳐야죠. SNS와 각종 포탈 사이트를 이용해 망 사용료의 문제점을 알리세요. 미국에 비해 10배 정도 비싸다는 정보가 알려지면, 타 통신사를 향해 돌을 던지지 않겠어요?”
통신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당연히 미국 IT 회사들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였지만.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었고, 나는 타 통신사보다 내가 대주주로 있는 IT 기업의 편에 설 수밖에 없었다.
“통신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긴 하겠지만, 태우통신의 점유율을 높이기엔 좋은 방법 같기도 합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50%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통신사들이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죠.”
“아마 상호 접속 고시를 문제 삼을 듯합니다. 2016년부터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트래픽 비용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태우통신은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2016년 이전에는 트래픽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점점 트래픽 불균형이 심해졌기에 상호 접속 고시라는 정책이 생겨났고.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통신사의 경우엔 망 사용료라는 개념으로 IT 기업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통신 카르텔이 뭘 하든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주도권은 우리가 쥐고 있으니까요. 딱 일주일만 3배 느린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 사용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우회 경로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겠습니까? 예전에 페이스북의 경우에도 우회 경로를 사용한 적이 있었고, 현재 방통위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소송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여론의 폭발은 일주일이면 충분하죠. 시간을 끌수록 유리한 건 우리 쪽이죠. 그러니 타 통신사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한 부회장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
“태우통신 혼자서 감당하기엔 통신 카르텔의 규모가 너무 거대합니다.”
“당연히 태우통신 혼자 감당할 생각은 없어요. 통신 카르텔에 대적하기 위해선 우리도 동맹을 형성해야겠죠.”
“중소 규모의 지역 통신사들과 동맹을 형성하실 계획입니까? 도움은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통신 카르텔을 대적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설마 제가 중소 규모 통신사들과 손을 잡겠어요? 통신 카르텔을 찍어 누를 수 있을 정도의 동맹을 형성할 테니 두고 보세요.”
동맹을 찾기 위해 데이비드에게 연락을 넣었다.
그제야 한 부회장이 안심하고는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내가 형성하려는 동맹이 국내 동맹이 아니라 국제 동맹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였다.
***
우회 접속이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났다.
한국 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대부분의 IT 기업들의 이용 속도가 현저히 저하되었다.
SNS, 포털 사이트 할 것 없이 불만이 폭주했고, 당연히 언론에서도 대서특필하며 망 사용료 분쟁 문제를 다뤘다.
일부 언론에서는 태우통신이 위험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태우통신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통신 카르텔의 수작질이 분명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말싸움이 중요한 게 아니었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일 때였다.
그렇기에 데이비드를 통해 쇼프트뱅크의 손정우 회장과 약속을 잡았고, 오늘 직접 일본을 방문해 손정우 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잘 지내셨습니까?”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회장님도 잘 지내시고 계셨지요?”
“김 회장님 덕분에 아주 좋습니다. 투게더 워크의 기업가치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요.”
공유 오피스 사업인 투게더 워크.
지금이야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코로나 시대가 오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사업이었다.
그런 사실을 모르기에 웃으며 나를 만나러 나온 손정우 회장이었고.
나는 괜히 헛기침을 하며 어색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투게더 워크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이제 수익 실현을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직 멀었어요. 김 회장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우습지만, 투자는 장기 레이스와 같아서 골인 지점을 넘어야 모든 영광을 얻을 수 있지요.”
나는 분명 충고를 했다.
지금이라도 투게더 워크를 매각하라고.
코로나 시대 이전인 지금이라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매각 시기는 전적으로 그의 결정에 달려 있으니 내가 더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회장님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또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나요? 김 회장님이 제시하는 사업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이번엔 사업 아이템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진행하고자 찾아왔습니다.”
“협업? 금융 쪽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혹시 통신 쪽 협업을 말씀하는 겁니까?”
손정우 회장은 투자로 이름을 알린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회장으로 있는 쇼프트뱅크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통신회사였다.
“일본과 미국을 잇는 해저 케이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쇼프트뱅크에서 일부 투자를 하였지요. 3억 달러 정도가 들었습니다.”
“태우그룹에서도 해저 케이블 사업에 아주 큰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허허, 새로운 해저 케이블 사업을 하게 되면, 김 회장님에게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통신사는 해저 케이블 사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 통신사는 글로벌 1티어 통신사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한국에는 1티어 통신사가 없는 이유였다.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해저 케이블 사업을 제안하려고 하시는 겁니까? 새로운 해저 케이블 사업을 시작할 여력이 부족합니다.”
“여력을 제가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 기존 해저 케이블의 지분 일부를 구입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쇼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 드리고자 합니다.”
손정우 회장이 운용하는 펀드는 300억 달러가 넘었다.
그런 손정우 회장에게 대출을 해 주겠다는 제안을 누가 해 봤을까?
“허허, 대출을 해 주겠다는 제안은 처음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군요.”
“쇼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지분 3%를 담보로 대출을 해 드리고자 합니다.”
미국의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회사였고, 손정우 회장이 3%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출을 딱히 받을 생각은 없지만, 얼마나 대출을 해 주려고 하는지는 듣고 싶군요.”
“현재 엔비디아의 주가는 25달러 선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높게 잡아도 2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우그룹은 그보다 높은 35억 달러의 가격으로 대출을 해 드리고자 합니다.”
“미래 가치를 보고 대출을 해 주겠다는 건가요?”
“엔비디아의 미래 가치가 그리 크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제안을 드리는 것이지요. 대출 형태의 지분 인수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내가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가 있었다.
회귀 전에 손정우 회장은 몇 가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었고, 그중 하나가 엔비디아 주식 매각이었다.
그는 엔비디아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저점에서 엔비디아의 주식을 매각했고.
그렇게 팔려 나간 엔비디아 주식은 5배가 넘게 폭등하였다.
“해저 케이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엔비디아 주식을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겠다는 뜻이로군요.”
“혹여나 태우그룹이 엔비디아의 지분을 욕심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이런 제안을 드리는 것입니다. 주식이 상승한다면 대출금만 상환해 주시면 되고, 주식이 떨어지면 모든 손해는 태우그룹이 떠안는 방식입니다.”
“허허, 지금까지 많은 제안을 받아 봤지만, 이렇게 신선한 제안은 처음이군요.”
얼마나 좋은 조건인가?
투자자가 가장 걱정하는 건 리스크였다.
그런데 제안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리스크를 완벽하게 해소할 수도 있었고,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35억 달러까지 생기는 제안이었다.
“확실히 35억 달러가 생기면, 새로운 해저 케이블 사업을 진행할 수는 있겠군요.”
“대출 이자도 무이자로 해 드리겠습니다. 그만큼 태우그룹이 해저 케이블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해저 케이블은 가능하지만, 기존의 해저 케이블은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공동 투자한 구글로부터는 승낙을 받아들였습니다.”
쇼프트뱅크 혼자 해저 케이블 사업을 진행한 건 아니었다.
미국의 통신회사와 구글 그리고 중국 업체까지 동시에 진행한 해저 케이블 사업이었다.
“흠, 중국 쪽으로부터도 승낙을 받아 내기만 한다면, 지분 매각을 고려할 수는 있겠군요.”
“중국과도 조만간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고, 어렵지 않게 승낙을 받아 낼 수 있습니다.”
“그럼, 기존 해저 케이블의 지분 매각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김 회장님이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어떻게 더 거절을 하겠습니까?”
쇼프트뱅크라는 동맹을 얻었다.
올해 개통되는 해저 케이블의 지분을 태우통신이 얻게 되었고, 새로운 글로벌 통신 연맹의 탄생을 알리는 시초가 될 협상이었다.
***
다음 날.
한국으로 돌아와 한 부회장에게 손정우 회장과의 이야기를 알려 주었다.
“무이자로 35억 달러나 대출해 주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게다가 20억 달러에 불과한 엔비디아 주식을 담보로 삼는다니요.”
“엔비디아 주식은 지금은 2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5년 안에 100억 달러를 넘을 겁니다. 그러니 이런 제안을 한 거죠.”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는 한 부회장이었다.
5배 장사를 하고 왔다는 걸 깨달은 그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엔비디아 주식도 저렴하게 구입하고, 덤으로 해저 케이블 지분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시 회장님이십니다. 제가 항상 존경하고 있는 것 잘 알고 계시지요?”
“존경은 개뿔. 그보다 새로운 해저 케이블 공사를 진행할 준비나 하세요. 구글과 아마존 그리고 페이스북과 손을 잡고 한국과 미국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공사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해저 케이블 이야기에 곧장 표정이 굳는 한 부회장이었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지 눈알이 열심히 굴러다녔다.
“이야기만 들어도 공사 비용이 만만치 않겠습니다.”
“일본과 미국 직통 해저 케이블이 3억 달러가 들었다고 하니 그보다 조금 더 들긴 하겠군요. 미국 IT 회사들과 비용을 나눠서 부담하면 되니 1억 달러 미만의 공사비면 충분할 겁니다.”
“그 정도 금액이라면 태우통신 혼자서도 충분히 부담 가능합니다. 지금 바로 태우통신에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할 일이었다.
해저 케이블 확보를 통해 태우통신은 타 통신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