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63)
독식하는 재벌 3세-463화(463/518)
463. 지분 참여 (3)
태우그룹에는 많은 연구소가 있었고.
그중에서는 자동차, 전자, 반도체, 건설 등에 사용되는 부품을 연구 개발하는 통합부품 연구소도 존재했다.
정말 오랜만에 통합부품 연구소를 방문했고.
연구소에서는 나에게 지금까지 개발하고 개선한 부품을 선보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에 태우전자에 적용한 신소재입니다. 기존의 소재보다 20% 이상 가볍지만, 강도는 오히려 15% 이상 강합니다.”
“태우자동차에 적용하는 부품도 연구하고 있나요?”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연구소장의 말을 잠시 끊었다.
통합부품 센터를 방문한 목적은 태우전자가 아니라 태우자동차였기 때문이었다.
“태우자동차에 사용하는 다양한 부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초고장력강(AHSS)부터 알루미늄까지 폭넓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강판이나 알루미늄을 직접 생산할 수는 없을 테고, 주로 어디서 수급을 합니까?”
“한국 철강 회사 혹은 일본의 철강 회사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알루미늄의 경우 일본에서 많이 수입해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들어온 재료의 자료를 볼 수 있을까요?”
연구소장이 뒤를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대기 중이던 연구원들이 동시에 움직였고, 자료를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데이터로 보관하고 있는 자료는 지금 출력해서 가지고 오겠습니다.”
“아닙니다. 이 정도 자료면 충분합니다. 흠, 자료가 꽤나 상세하군요. 연구소에서 직접 실험을 통해 확인한 정보인가요?”
“대부분은 철강 회사로부터 자료를 얻었고, 모두 JIS 인증을 통과한 재료들이라 그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는 KS마크가 있다면 일본에는 JIS 인증이 있었다.
인증기관에서 확인을 마친 소재이니 믿고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었고, 특히나 일본 제품의 신뢰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따로 실험을 진행하지 않은 듯하였다.
“보다 더 정확한 자료를 얻고 싶군요. JIS나 일본 철강 회사로부터 받는 자료가 아닌 실험을 통해 직접 확인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연구소에는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인장 강도부터 경도, 도전율, 부식, 비틀림까지 실험할 수 있습니다.”
“JIS를 통해 공개된 모든 정보를 직접 실험을 통해 비교해 주세요.”
“아무리 늦어도 이번 주 내로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평생을 실험만 하고 살아온 연구원들이었다.
그들에게 실험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일 정도는 누워서 식은 죽 먹기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이번 실험은 극비리에 진행해 주세요. 실험 결과는 연구소장님만이 알고 계세요. 실험에 참가한 연구원들의 입단속도 부탁드리고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믿을 만한 소수의 연구원만을 실험에 참여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목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하는 건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실험이 모두 끝나면 저절로 아시게 되실 겁니다.”
갑자기 일본 철강 회사의 소재를 실험하라는 지시.
철강 회사나 JIS에서 실험을 진행했기에 불필요한 실험처럼 느껴지겠지.
하지만 실험 결과가 나온다면, 연구소장은 내가 왜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 알게 될 것이다.
***
고작 이틀.
20개가 넘는 일본 철강 회사의 소재 실험을 벌써 끝마친 연구소장이었다.
직접 실험에 참여했는지 온몸에서 쇠 냄새가 진동을 했고, 얼굴에는 진한 마스크 자국이 남아 있었다.
“소장님까지 밤새 실험을 진행할 정도로 급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 아닙니다. 그보다 우선 결과부터 보고드리겠습니다. 왜 회장님께서 결과가 나오면 실험 목적을 알게 될 거라고 하셨는지 첫 실험부터 알게 되었습니다.”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말하는 연구소장이었다.
평생을 실험실에서 바친 그가 분노할 정도의 일이 일어났다.
“실험 결과가 아주 이상하게 나왔나 보군요.”
“철강 회사에서 제공한 자료와 일치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JIS 기준에도 맞지 않습니다. 실험을 진행한 결과만 놓고 본다면, 모조리 불합격 받아야 마땅합니다.”
“철강 회사가 제공한 데이터와 실제 실험한 데이터의 차이가 큰가 보군요.”
“오차 범위 내의 차이 정도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만큼의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일본 철강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일본의 많은 자동차 회사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는 자동차와 비행기 그리고 미국에서는 로켓에도 사용되고 있었다.
우수한 제품이기에 많은 기업과 국가가 일본 철강 제품을 사용했다.
그런데 우수한 제품이 아니라 우수하게 보이게끔 조작된 데이터를 사용했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소재 한 개가 유독 하자가 있었거나 특정 시기에 나온 제품에만 하자가 있는 건 아니지요?”
“혹시 몰라 연구소에 있는 소재는 물론이고, 계열사 창고를 모두 뒤져 예전 제품까지 모조리 찾아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틀 만에 그게 가능합니까?”
“……죄송스럽게도 회장님의 지시 사항이라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연구소장은 참 대단한 사람이었다.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회장 이름까지 팔아먹는 배포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5년 전에 납품받은 제품의 결과도 조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인 수치가 기준에 미달합니다.”
“자동차 계열사에서 일본 철강 회사의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나요?”
“많이는 아니지만, 차량에 들어가는 히트프로텍터의 경우 일본 철강회사의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라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주로 한국 철강 제품을 사용했기에 일본 철강 회사의 제품을 많이는 사용하지 않았다.
“문제가 되는 일본 철강 회사 제품의 수입을 중지해야겠군요. 소장님 덕분에 자동차 계열사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선은 돌아가셔서 휴식부터 취하십시오. 보상은 추후에 기획실에서 연락을 드릴 겁니다.”
“보상을 바라고 한 일은 결코 아닙니다. 그저 회식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회식은 당연하지요. 소고기로 회식은 물론이고 소정의 보너스까지 나가게 될 겁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해 주신 연구원들을 늦게나마 챙기고 싶으니 사양하지 말아 주세요.”
“감사합니다! 항상 그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얼른 연구소장을 밖으로 내보냈다.
이틀 동안 밤을 새운 그에게 지금 필요한 건 휴식이었으니까.
연구소장이 밖으로 나가자, 나는 곧장 한 부회장을 불러 데이터 비교 결과를 보여 주었다.
“일본 철강 회사가 아주 재미난 장난질을 쳤더군요.”
“이게 정말입니까? 다른 곳도 아니고 장인 정신을 내세우는 일본 철강회사가 데이터 조작을 했다니 믿기가 어렵습니다.”
“연구소에서 직접 실험을 통해 확인한 데이터들이니 믿으셔도 좋아요.”
“이 자료가 사실이라면, 아주 난리가 나겠습니다. 일본 철강 회사는 물론이고 이곳의 소재를 사용한 회사들도 휘청이겠습니다. 특히나 자동차의 경우 대규모 리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리콜이었다.
특히나 현재 1위 자동차 그룹인 도요타는 1,000만 대가 넘는 자동차 리콜 사태를 겪으며 암흑기를 보낸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었다.
대부분의 일본 자동차 기업은 일본 철강 회사의 소재를 사용하고 있었으니, 수천만 대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번질 수도 있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리콜 사태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겠죠.”
“저라도 그런 결정을 내리겠습니다. 일본의 모든 자동차 기업이 동시에 리콜을 하게 된다면, 일본 경제가 흔들리게 됩니다.”
“점유율 1위를 빼앗을 좋을 기회가 되지 않겠어요?”
일본 철강 회사 불량 소재 납품 사태.
말로는 엄청난 사태처럼 들리지만, 대응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지는 사건이었다.
회귀 전에는 실제로 이번 사태로 리콜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우리가 사태를 키운다면 어떻게 될까?
대규모 리콜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수만 있다면, 자동차 시장의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다.
“일본 자동차의 세계 점유율을 낮추고 반대급부로 태우 계열 자동차 기업들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가능하겠습니까?”
“우선 노력은 해 봐야죠. 먼저 태우 계열 자동차 기업은 오늘부터 일본 철강 회사의 부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어요.”
“일본 철강 회사 데이터 조작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경우를 대비하는 조치이군요.”
“아직 사태가 일어나려면 반년 이상은 걸릴 겁니다. 그러니 그동안 조금씩 태우자동차 센터를 통해 불량 부품을 신형 부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할 겁니다.”
우리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되는 사태였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준비를 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단번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도 있었다.
“우리가 준비가 다 되면 그때 터트리면 되겠습니다.”
“그동안 문제가 되는 부품을 다량으로 생산해 놓는다면, 피해를 더더욱 줄일 수 있겠죠.”
“제가 직접 자동차 계열사를 방문해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구형 부품을 새롭게 생산하고 교체해야 했고.
신차의 경우에는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야 하기에 금형부터 다양한 생산 시설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었다.
손해를 볼 수는 없는 일.
돈이 나가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을 이번 사태로 벌어들여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자동차 계열사 방문은 기획실장에게 맡기세요. 한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예상하고 투자를 진행하셔야죠.”
“생각보다 파이가 꽤 큰 투자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우선 일본 철강 회사 공매도는 물론이고, 이번 사태로 파산 위험이 있는 회사까지 공매도를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경쟁 철강 회사의 주가를 사들여 이중으로 수익을 올려 보겠습니다.”
“이번 사태가 태우자동차 계열사들의 리콜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어요. 리콜 사태에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잘 아시죠?”
“리콜을 2번 해도 남을 정도의 수익을 올려 보겠습니다. 워낙 좋은 아이템이라 돈을 벌 수 있는 구석이 상당합니다.”
역시 사람은 잘하는 일을 해야 했다.
벌써 이번 사태로 어떻게 수익을 올려야 할지 떠올리고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 한 부회장이었다.
***
벚꽃이 만개했다.
분홍빛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벚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소식을 데이비드가 가지고 왔다.
[보스! 알래스카 유전 개발 건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원유 가격이 상승하니 이제야 미끼를 물기 시작하는군요.”
[백악관에서 밀어주는 사업이기도 하니 리스크가 적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조만간 미국으로 한번 들어오셔야 하겠는데요?]“백악관에서 석유 기업 초청 행사라도 진행한다고 합니까?”
[백악관은 이번 기회에 알래스카 유전 계획을 확정 지으려는 것 같아요.]알래스카 유전은 태우그룹이 독식하려는 사업이었다.
독식하는 사업에 다른 기업이 달려드는 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알래스카 유전만큼은 예외였다.
코로나 시대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이번에 태우그룹과 함께 알래스카 유전에 참여하게 되는 석유 기업은 나락을 경험하게 된다.
나락에 빠지면 이것저것을 버려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기 마련이었고, 버려지는 것 중에는 값비싼 황금이나 보석도 있을 게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