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65)
독식하는 재벌 3세-465화(465/518)
465. 지분 참여 (5)
미국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매우 밝은 표정으로 나를 반기는 한 부회장의 얼굴을 보니 시장 상황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그런 적 있지 않으십니까? 겨울에 패딩을 꺼내 입으려고 하는데 작년 겨울에 넣어 두었던 지폐를 발견했던 적 말입니다.”
“간혹 있긴 하죠. 지폐 다발이라도 발견했나 보군요.”
“베네수엘라가 조만간 디폴트를 선언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공매도로 재미를 보긴 했지만, 아직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한 금액도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완벽히 청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유가가 상승할 이유 중 하나가 베네수엘라였다.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고.
세계 석유 1위 대국이라고까지 불리는 베네수엘라가 이전처럼 원활히 석유 생산과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유가는 당연히 오르게 되어 있었다.
“디폴트 선언까지 하게 된다면, 유가가 요동을 치긴 하겠군요.”
“미국 석유 기업 대부분이 베네수엘라에서 빠져나왔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체적으로 석유를 생산하려고 하긴 하지만, 아무런 노하우 없이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석유 시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유가에 투자한 금융사들이 앞으로 큰돈을 벌게 되겠군요.”
유가에 배팅한 보수적인 금융사들.
암호화폐에 비하면 수익률이 낮을 수는 있지만, 전체 파이만 놓고 보면 오히려 유가가 높기에 수익금은 더 높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회장님이 지분을 대거 확보해 놓은 가이아나 유전의 가치도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안 그래도 미국에서 석유 기업 대표들을 만났을 때, 다들 가이아나 유전 이야기를 하더군요.”
“베네수엘라가 가지고 있던 석유 생산국의 위치를 가이아나가 고스란히 가지고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 석유 회사들이 어떻게든 가이아나 유전 지분을 확보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유전 탐사에 성공했다고 바로 석유를 시추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플랜트부터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려면 최소 몇 년은 걸렸고, 가이아나 유전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선 최소 2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석유를 시추하기 전에 지분을 확보하고 싶은가 보군요.”
“태우그룹이 가이아나 유전 지분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조만간 연락이 올듯합니다.”
“지분의 가치가 확실히 많이 오르긴 하겠군요.”
“우리가 지분 70%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한 금액이 300억 달러가 넘습니다. 헤스 인수에만 2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사용했고, 중국 석유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인수에도 50억 달러 이상을 사용했습니다.”
지분 인수에만 돈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원활한 탐사를 위해 막대한 투자와 함께 인적 자원까지 제공했다.
알래스카 유전 개발 비용과 거의 비슷한 금액을 지분 확보를 위해 사용했다.
“만족스러운 제안이 온다면 지분을 매각하지 못할 것도 없죠.”
“쉐브론과 엑슨모빌과 같은 미국 석유 기업은 단순히 지분 인수뿐만 아니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헤스를 인수하려고 할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유가가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확실히 석유 기업 하나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죠.”
태우그룹은 여러 개의 석유 기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헤스였고, 그렇기에 대규모 석유 기업만 초청받을 수 있었던 백악관 석유 기업 초청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떡밥을 살짝 뿌려 두는 편이 좋겠습니까?”
“지금 당장 협상에 들어가는 건 우리에게 손해죠. 앞으로 유가는 계속 상승할 테니까요. 그러니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만 떡밥을 뿌리도록 하세요.”
“떡밥을 아주 살짝만 던져도 물고기들이 사정없이 달려들까 봐 겁이 납니다. 그런데 백악관에서 가만히 지켜볼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헤스를 매각한다고 하면,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태우그룹과 미국 정부의 신뢰 관계는 탄탄했다.
여러 요소가 작용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셰일 가스 투자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업을 매각한다고 하면, 당연히 관계가 어긋나 버릴 수도 있었다.
“알래스카 유전 지분을 쥐고 있는 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셰일 가스 기업인 체셔피크는 계속해서 들고 있을 겁니다.”
“헤스에 비하면 체셔피크의 규모가 작긴 하지만, 알래스카 지분까지 있으니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지금처럼 유지는 가능하겠습니다.”
사실, 관계가 조금 어긋나도 상관은 없었다.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 다시 저렴한 가격에 헤스를 비롯한 다양한 석유 기업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니까.
그렇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고.
태우그룹이 아닌 미국 정부가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관계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유가 정책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죠. 비트코인 대여업은 슬슬 마무리 단계를 밟으세요. 금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도 서서히 매각을 시작하고요.”
“너무 이르지 않습니까?”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상승하긴 하겠지만, 지금부터 매각을 해 나가야 아무런 손실 없이 빠져나올 수 있어요. 괜히 욕심부리다 발목 잡히는 것보다야 훨씬 나아요.”
비트코인 하락까지는 아직 반년이 넘는 시간이 남았다.
연말은 되어서야 미국과 한국에서 규제를 발표하게 될 테니까.
하지만 워낙 들어간 금액이 많았기에 지금부터 매각 절차를 밟아야 가격을 방어하며 매각이 가능했다.
“태우증권은 오늘부터 청산에 들어가겠습니다. 나머지 금융사에도 지시는 내리겠지만, 결국 청산 시점은 금융사의 선택이지 않겠습니까?”
“중국 공매도에서 늦게 움직이면 어떻게 되는지 느꼈을 테니 알아서 잘하겠죠.”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최대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정도로만 매각을 진행하겠습니다. 다들 공매도로 단련되어 있어서 알아서들 잘할 겁니다.”
공매도나 비트코인이나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중요했고.
전 세계에서 타이밍을 가장 잘 아는 집단이 금융타워였다.
“알트코인도 마찬가지예요. 슬슬 정리를 시작하세요.”
“에더리움의 가격 상승폭이 예상 이상입니다. 벌써 200달러에 근접했습니다.”
“몇 달 사이에 10배가 넘게 상승했군요.”
처음 사들이기 시작한 가격이 고작 8달러였다.
그런데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200달러까지 치솟은 에더리움이었다.
“그런데 에더리움에 투자한 금융사들은 하나같이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한 이득을 보기 위해 청산을 늦게 시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라고 하세요. 청산이 늦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테니까요. 10배 수익이 5배가 돼도 남는 장사 아니겠어요?”
“그럼 청산 지시만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암호화폐에 투자한 금융사들이 조금 많이 아쉽겠습니다. 이제야 돈을 버나 했더니 벌써 청산을 해야 하니 말입니다.”
“더 큰 기회가 남아 있어요. 준비만 잘하면 상승장보다 하락장이 오히려 먹을 게 더 많은 법 아니겠어요?”
“금융타워가 먹기에도 부족한 파이를 세력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용자가 늘어나면, 개미핥기 같은 세력들이 나타나기 마련이었다.
“당분간은 세력들을 견제하지 마세요.”
“세력들이 활개 치게 두라는 말씀입니까?”
“그래야 세력들이 쌈짓돈까지 꺼내서 투자하지 않겠어요? 도박판에 이런 명언이 있죠. 호구에게 첫판은 잃어 줘라.”
“그럼 몇 달 동안 세력들이 재미를 볼 수 있도록 아무런 견제 활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배불리 먹은 세력을 먹어 치우는 시나리오였다.
주식판에 있던 세력이 비트코인으로 넘어왔다는 이야기는 진작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세력의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 파악됩니까?”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만 놓고 본다면 금융 조작하던 세력들이 대거 들어왔고,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쪽에서는 어둠의 경로의 돈을 세탁하기 위해 세력들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어둠의 경로라고 하면, 마피아나 야쿠자 같은 조직을 말하나 보군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1년에 수백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곳이 야쿠자 조직입니다. 마피아나 갱단은 더욱 큰 돈을 굴리고 있습니다. 물론 음모론일 수도 있긴 합니다.”
사실 정체는 중요하지 않았다.
야쿠자 돈이든 마피아 돈이든 혹은 이름 모를 세력이든 상관없었다.
비트코인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고 있다는 건 변함이 없었고, 비트코인을 만든 태우그룹을 농락하는 일이었으니까.
“설계를 제대로 해 보세요. 세력을 아주 탈탈 털어먹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어 두세요.”
“대규모 설계가 필요할 듯합니다. 한국이야 명동과 함께 세력을 잡아먹으면 되지만,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여러 금융사가 힘을 합쳐 사전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렵다는 말인가요?”
“다른 곳은 어렵겠지만, 금융타워는 가능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음지에서 아무리 용을 써도 양지에서 날아다니는 금융사를 이기지 못한다는 걸 확실히 보여 주겠습니다.”
세력은 모기와도 같았다.
주기적으로 방역을 하지 않으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
방역을 한다고 해서 세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점도 모기와 비슷했다.
***
며칠 후.
나는 인공지능 센터를 찾아갔다.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모르겠군.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센터였기에 절반이 넘는 인원이 외국인으로 채워져 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까지.
근무시간 자율화는 물론이고, 재택근무까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곳이 인공지능 센터였다.
하지만 절대 퇴근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인공지능 센터의 수장인 천민정 센터장은 24시간 센터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역시 여기에 있을 줄 알았어요. 집에는 언제 가고 안 들어간 겁니까?”
“출퇴근 시간이 귀찮아서요. 센터에 목욕탕도 있고, 호텔급 수면실도 있으니 집에 갈 이유가 없어요.”
센터가 집이나 다름없는 그녀였다.
내가 오늘 센터를 방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런 상상 해 본 적 없나요?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하던 가상현실이 실제로 구현이 된다면, 출퇴근 개념이 사라지지 않겠어요?”
“회장님도 그런 생각을 해 보셨어요? 저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런 생각을 해요. 그래서 관련 자료도 찾아보고 공상과학 소설까지 찾아서 읽어 봤다니까요!”
“공상과학 소설까지 찾아봤다면, 메타버스라는 용어도 들어 보셨겠네요.”
메타버스.
코로나 시대에 가장 뜨겁게 타오를 분야였다.
그렇기에 굳이 센터까지 찾아와 천민정 센터장에게 메타버스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어떤 개념인지는 알아요. 그런데 아직은 그런 개념까지 도달하려면 한참 멀었어요. 현실에서 가능한 상호작용을 가상현실에서 느낄 수 있게 하려면 과학기술이 최소 50년은 더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요?”
“완벽한 상호작용은 무리겠지만, 원격회의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만 되어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저야 당연히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죠. 그런데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엄청난 투자금과 많은 수의 직원이 동원되어야 해서 꿈도 꾸지 않고 있었어요.”
역시나 미끼를 덥석 무는 천민정이었다.
미끼를 물었으니 이젠 뜰채로 들어 올리기만 하면 되었다.
“본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도록 하죠. 인공지능 센터의 공식 사업으로 승격해서 진행해 보도록 하세요. 필요하면 특허를 사들여도 좋고, 관련 기업이 필요하면 인수까지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필요한 인력이 있으면 몇 명이든 고용하세요.”
“저, 정말이세요?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사업이에요.”
“메타버스 관련 인재라고 하면 게임 업계에 많겠군요. 이번 기회에 게임 회사 몇 곳을 인수할까요? 태우전자에서도 VR 기기를 개발하고 있긴 하지만, 필요하다면 VR 기기 회사를 인수해 줄 수도 있어요.”
완벽할 필요는 없었다.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만으로도 태우그룹은 큰 이득을 볼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