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66)
독식하는 재벌 3세-466화(466/518)
466. 대비하다 (1)
천민정 센터장에게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맡겼다.
이는 미래의 태우그룹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고, 코로나 시대에 완벽한 메타버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더라도 값어치를 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메타버스뿐만이 아니었다.
태우그룹은 이미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중에서는 벌써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도 존재했다.
“새만금 화학단지가 일부 완성되었습니다. 태우그룹 산하의 계열사 몇 곳과 협력업체 20곳이 이번 주 내로 입주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이 되었군요.”
“사실 돈과 인력을 투자하면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태우그룹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태우건설이 붙어서 공사를 진행하면 바다 한가운데에도 공장 단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 부회장은 태우그룹에 대한 자부심이 넘쳤다.
부회장이라서가 아니라 태우그룹은 한국의 어떤 대기업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연달아 진행하고 성공까지 시키고 있었기에 나오는 자부심이었다.
“화학단지가 몇 년 동안은 적자를 기록할 겁니다. 그래도 투자를 멈추지 말고 원하는 만큼 지원을 해 주세요.”
“소재 개발 공장의 경우 제대로 된 수익을 창출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같은 반도체에 들어가는 소재의 경우 개발 기간이 꽤 소요된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태우그룹은 예전부터 소재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2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릴 수도 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를 만들어야 자생력이 생깁니다. 그러니 투자금부터 인력 충원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특허까지 인수하세요.”
“태우그룹 차원에서 소재 수급의 다각화가 필요하긴 합니다. 지금은 일본이나 중국에 의존하는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그런데 소재 개발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고 있어 조금 걱정이 됩니다.”
소재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통의 경우엔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해 주는 사업이었고.
기업의 경우엔 돈이 되지 않기에 대규모로 진행하는 경우는 잘 없었다.
“한한령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걸 생각해 보세요. 만약 일본과의 관계도 그렇게 된다면, 반도체 생산에 큰 지장이 생기게 되지 않겠어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중국은 그렇다 쳐도 일본에서 설마 그렇게 하겠습니까? 소재 수출을 금지하면, 우리도 피해를 입지만, 일본의 소재 회사는 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한 부회장은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기며 손익을 계산했다.
기업의 입장에서야 당연히 손익 계산에 의해 움직이지만, 국가는 손익 계산보다 이념 혹은 정치적 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회귀 전에는 일본은 수출 금지나 다름없는 조치를 취했었다.
한국 반도체 시장에 타격을 주기 위해 소재 수출을 금지했고, 일본 소재 기업들이 도산을 하거나 거점을 옮기는 일까지 일어난 게 회귀 전의 역사였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정치 아니겠어요? 특히나 한국과 일본은 워낙 복잡한 관계라 상황이 어떻게 돌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죠.”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야 새만금 화학단지가 큰 역할을 하긴 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태우그룹에게도 이득이 되는 일이니 투자의 개념으로 지원을 하세요.”
미·중 무역 분쟁이 발생하는 순간 반도체는 전략 무기가 된다.
전략 무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또한 무기화될 수가 있었기에 일부라도 자급자족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둬야지만, 태우그룹이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다.
“기술력은 이미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있긴 합니다. 문제는 대량 생산입니다. 뛰어난 품질의 소재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인프라가 한둘이 아닙니다.”
“최소 태우반도체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공장 규모는 되어야 하긴 하죠.”
10년 넘게 준비한 반도체 소재 개발이었다.
기술력 확보는 끝났으니 이제 대량 생산이라는 결과만 도출해 내면 되었다.
공장 신축에 얼마가 들든 태우그룹에게는 무조건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
“지금 규모의 화학단지도 겨우 만들었는데 여기서 공장을 더 지으려고 한다면, 여러 단체에서 들고일어나지 않겠습니까?”
“여러 단체가 들고일어나 봐야 결국엔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더 큰 법이죠. 센트리언의 신축 공장도 새만금 화학단지 안으로 입주하게 되면, 어떻게든 해결이 될 겁니다.”
화학단지는 기피 시설이었다.
하지만 제약회사의 공장은 기피하지 않는 분위기였고.
특히 센트리언의 경우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기에 지역 주민들이 환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센트리언 공장까지 입주한다면 어떻게든 공장 규모를 키울 수는 있겠습니다.”
“센트리언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매출 증가 속도가 상당하더군요.”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미국의 유명 배우, 가수는 물론이고, 인플루언서들도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 생산 속도를 아무리 높여도 수요를 따라가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비만 치료제 유고빈.
완벽하게 태우그룹과 센트리언의 소유가 된 신약이었고.
엄청난 효과 덕분에 빠른 속도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었다.
“아직 멀었어요. 2~3년만 더 지나면, 센트리언은 한국 5대 기업 안에도 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었습니다. 그런데 성장속도를 보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주가도 폭등하고 있고, 센트리언은 이제 명실상부 글로벌 제약회사로 발돋움했습니다.”
바이오산업의 잠재력은 확실히 대단했다.
신약 개발 성공이 어려운 만큼 보상이 확실했고.
센트리언은 이제 신약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최소 10년은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유고빈에만 신경 쓰는 건 아니겠죠? 배가 부르면 게을러지기 마련이죠.”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센트리언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보다 순수하게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원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대학 교수진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으니 연구를 게을리할 수는 없겠군요.”
“유고빈으로 번 돈을 DNA 연구에 전부 사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솔직히 제가 보기엔 과한 금액이 재투자되고 있고, 인력도 너무 많습니다.”
한 부회장이 또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돌렸다.
단순히 수익적인 측면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재투자 비중을 줄이는 편이 맞았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가 조만간 찾아올 것이라는 걸 모르기에 하는 말이었다.
“투자를 아무리 많이 해도 유고빈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그리고 투자를 아끼면 태우그룹은 정체되고 말아요.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여러 시도를 해야만 합니다.”
“사실 크게 걱정은 안 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진행한 사업 중에 실패한 사업은 없지 않습니까? 제 상식으로는 불가능해 보이긴 하지만, 회장님이 진행하고 있으니 그냥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틀리게 될 날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3~4년까지는 저를 믿어 주시면 됩니다.”
회귀 이후의 시점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 전에 최대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둬야만 했다.
“회장님이 대소사를 모두 챙기는 지금의 시스템이 비합리적이긴 합니다. 기획실과 경제연구소 등이 더욱 성장해 나가면 회장님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태우 경제연구소의 예측 정확도가 웬만한 국가보다 뛰어나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조금 더 정확도를 끌어올려 보겠습니다.”
태우 경제연구소는 엄청난 정확도를 자랑했다.
특히나 유가와 국제 관계에 관해서는 나보다 더 뛰어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했고, 내가 정보를 주지 않아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되어야만 했다.
“한 부회장의 어깨가 계속해서 무거워질 겁니다.”
“안 그래도 요즘 어깨 운동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얼마든지 짐을 넘겨주셔도 괜찮습니다.”
“우선은 새만금 화학단지 일부터 처리해 주세요. 저는 잠시 명동을 다녀와야겠어요.”
“이영한 회장을 만나러 가십니까?”
“좋은 정보를 물었다고 하는군요. 이영한 회장의 얼굴도 볼 겸 다녀와야겠어요.”
명동의 정보력은 아직 죽지 않았다.
특히나 어둠의 세계에 관한 정보는 오히려 태우그룹보다 더 뛰어난 구석도 있었기에 이영한 회장을 만나기로 하였다.
***
명동의 진정한 지배자로 자리매김한 이영한.
그는 할아버지의 명성을 예전에 뛰어넘었고, 지금은 웬만한 은행 수준의 조직을 거느리고 있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그는 여전히 광화문 곰이 거주하던 저택에서 지내고 있었고, 오늘의 만남도 추억이 담긴 그 저택에서 이루어졌다.
“회장님, 오셨습니까! 기다리다가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왜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날이 너무 좋지 않습니까? 오랜만에 정자에서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저택 중앙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정자.
광화문 곰과 자주 이야기를 나눴던 곳이기도 했다.
“정자가 조금 바뀐 것 같군요.”
“보수 공사를 조금 진행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기존의 모습을 헤치지 않는 방향으로 보수했습니다. 그리고 보안 관련 공사도 진행했습니다. 강 대위의 도움까지 받아 저택 전체의 보안 시스템을 강화했습니다. 정자에도 보안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나무로 가려져 있는 정자였다.
딱히 보안 시스템이 필요 없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보안 시스템까지 적용한 이영한이었다.
“안부는 차차 더 묻기로 하고,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기로 하지요.”
“저도 입이 근질근질했습니다. 비트코인 세력 일부의 정체를 확인했습니다. 명동에서 주가 조작을 하던 세력과 조폭 세력이 자금 세탁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주가 조작까지 서슴지 않던 세력이니 비트코인은 더욱 맛있게 보였겠지.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요? 피라미 몇 마리 잡자고 금융타워가 움직일 수는 없지 않겠어요?”
“제가 확인한 규모만 해도 대략 2천억 원이 넘습니다. 전국구 조직이 대거 비트코인 판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흠, 규모가 많이 작군요.”
2천억 원이 적은 돈은 아니었다.
하지만 금융타워를 만족시키기엔 적은 금액이었고, 금융타워 금융사 한 곳도 배불리 먹을 수 없는 금액이었다.
“한국만 놓고 본다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일본 야쿠자와 손을 잡은 곳도 있습니다.”
“야쿠자라고 하니 관심이 조금 가는군요. 거긴 규모가 얼마나 되죠?”
“1조 원 이상의 규모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야쿠자들이 일본에 비트코인 거래소를 직접 만들어 한국으로 자금 세탁을 하려고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1조 원도 만족스러운 금액은 아니었다.
최소 10배는 되어야 금융타워가 맛이라도 볼 수 있었다.
“판을 조금 더 키울 수 있겠어요?”
“가능은 합니다. 명동에서 관여하지 않아도 판은 더 커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추긴다면 더욱 빠르게 판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판을 조금 더 키워 보세요. 이번 기회에 조폭들과 야쿠자들의 자금줄을 말려 버려야겠어요.”
사실 10조 원이라고 해도 금융타워가 나설 규모는 아니었다.
그저 미·중 무역 분쟁에 앞서 몸을 풀기 위해 세력들을 샌드백 삼는 것일 뿐이었다.
“회장님이 원하시는 대로 상황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보고를 더 드리자면, 반도체 도시의 토지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지난번보다 더 많이 못 챙겨 줘서 미안하군요.”
“절대 아닙니다. 충분히 많은 이득을 취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한 가지 조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회장님의 조언이라면 언제든지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청산에 들어가세요. 연말 정도에 정부에서 규제를 시작할 겁니다.”
반도체 도시에는 수백조 원이 걸려 있었다.
원활하게 반도체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이영한에게 보상 차원으로 약간의 정보를 던져 주었다.
대가 없는 충성은 없는 법.
명동의 힘을 사용하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먹이를 던져 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