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67)
독식하는 재벌 3세-467화(467/518)
467. 대비하다 (2)
새만금 화학단지 증축 공사장.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좋게 풀기 위해 내가 직접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만났다.
환경 단체, 시민 단체 등 여러 단체가 시위를 벌이고 있었고, 그나마 지역 주민들의 앞이라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태우그룹은 새만금의 발전과 호남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혹시 많은 계획이 전부 화학단지는 아니겠지요?] [화학단지에서 유독성 물질이 흘러나온다고 환경 단체에서 말하고 다니던데 참말은 아니지요?]걱정이 많은 지역 주민들이었다.
그들에게는 이곳이 삶의 터전이었기에 당연한 걱정이었다.
“유독성 물질은 일체 나오지 않습니다. 태우그룹의 모든 것을 걸고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화학단지뿐만 아니라 여러 공장을 새만금과 호남 지역에 세우고 있습니다.”
[어떤 공장인지 알 수 있을까요?]“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조만간 새만금 지역에 들어서게 될 겁니다. 최소 1만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대규모 공장입니다.”
자동차 공장을 혐오 시설로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울산이나 창원 같은 지역이 자동차 공장 덕분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제약회사 대신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요?]“센트리언 신축 공장은 이미 들어섰고, 추가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까지 지을 계획입니다.”
[공장이 들어오는 건 좋은데…….]“신규 채용에 지역 가산점을 부여하겠습니다. 호남 지역 인재에게는 5점 이상의 가산점을 부여해 다른 지역보다 더욱 쉽게 입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종류의 당근을 휘둘렀다.
그제야 지역 주민들은 만족하는 미소를 지었고.
간담회가 끝나자 새만금 주변에 진을 치고 있는 단체들을 내쫓는 행동력까지 선보였다.
“회장님, 배터리 공장을 추가로 더 지으실 계획이십니까?”
“중국에 있는 공장을 천천히 한국으로 들여와야죠. 자동화 설비를 이용하면 인건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중국 배터리 공장을 완전히 철수하는 겁니까?‘
“완전 철수는 아니고 부분 철수죠. 안 그래도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데 완전 철수까지 하면, 난리가 나겠죠. 그 대신 러시아에 있는 배터리 공장도 일부 철수해 한국에 공장을 지을 겁니다.”
태우그룹은 러시아에 꽤 많은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유럽에 공급하는 자동차, 전자제품의 일부를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었고.
이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지분을 확보하는 대가로 지은 공장이기도 했었다.
“러시아 공장을 철수해도 괜찮겠습니까? 러시아와의 관계까지도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천천히 해야겠죠. 우선은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부터 철수를 시작하죠. 전기차 생산에 집중한다는 핑계를 만들어 진행하면 될 겁니다.”
“러시아 정부에서 공장 철수를 좋게 보진 않을 것 같습니다.”
“공장을 철수한다면 그렇겠지만, 다른 자동차 기업에 매각하면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갈 겁니다.”
회귀 전 마지막 기억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떻게 끝났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전쟁이 일어났다는 건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러시아 공장을 굳이 철수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2014년 돈바스 전쟁을 기억하시죠?”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러시아 기업 공매도를 통해 꽤 큰 수익을 올렸었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될 거란 예상이 강하게 들어요.”
한 부회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 예측이 터무니없는 말이 아니었고, 태우 경제연구소에서도 관련 보고서를 만든 적이 있었다.
“2014년 돈바스 전쟁으로 미국과 유럽에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했었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더 큰 제재를 당할 수도 있겠습니다.”
“경제 제재를 받더라도 몇 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걸 조만간 깨닫게 될 겁니다. 그러면 다시 영토 확장의 야욕을 드러내겠죠.”
“미국은 그렇다 쳐도 유럽이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천연가스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지 않습니까?”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파이프라인.
이를 통해 유럽은 값싸게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 있었고.
만약 파이프라인이 막히게 된다면, 유럽은 엄청난 에너지 대란을 겪게 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다음 대상이 다른 유럽 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될 테니까요.”
“그러면 러시아는 완전히 고립되겠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국가 차원에서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을 압박할 겁니다. 태우그룹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러시아 공장을 철수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확신은 없어요. 그래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전쟁 이후의 상황에 관한 정보는 전무했다.
그러니 러시아에 있는 공장이 어떻게 될지에 관해서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러시아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찮은 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저도 회장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럼, 러시아 공장 매각 소문을 조금씩 흘려보내겠습니다. 러시아 진출을 노리는 일본 자동차 기업이나 현재자동차 그룹에서 조만간 반응이 올 듯합니다.
“급한 일은 아닙니다. 최대한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도록 경쟁을 붙여 보세요.”
“현재자동차 그룹이 러시아 점유율 확보를 위해 안달이 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자동차 기업들도 러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떡밥을 조금만 흘려도 물고기가 알아서 몰려들지 않겠습니까?”
러시아의 인구는 1억 4천만 명이 넘었다.
세계 9위의 인구수를 가진 나라였고, 넘쳐나는 자원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이는 국가기도 했다.
그렇기에 많은 자동차 기업이 러시아 시장을 노렸다.
일본 기업은 물론이고, 현재자동차도 러시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는 이유기도 했다.
“러시아 공장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공장도 지어야 하니, 적당한 유럽 국가를 찾아보세요.”
“체코와 터키 그리고 폴란드와 접촉을 해 보겠습니다.”
태우그룹은 미래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역 분쟁과 자원 전쟁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지만, 러시아는 정말 전쟁을 일으키기에 말 그대로 전쟁 대비라고 할 수 있었다.
***
인공지능 센터는 많은 곳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특히나 IIT(인도 공과 대학) 한국 캠퍼스와는 한 몸처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IIT 인공지능 학부의 모든 교수가 인공지능 센터의 직함을 달고 있을 정도였고.
학부생 혹은 대학원생은 모두 교수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렇게 졸업한 학생은 자연스레 태우그룹에 취직했고.
안정적인 일자리와 높은 수익이 보장이 되기에, 이과생이 가고 싶은 대학 1위로 뽑힌 곳이 IIT 한국 캠퍼스였다.
당연히 뛰어난 인재가 IIT 한국 캠퍼스에 입학했고.
예상치도 못한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었다.
“회장님, IIT 인공지능 센터 대학원생이 괜찮은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기획실장이 보고를 할 정도면 정말 뛰어난 프로그램인가 보군요.”
IIT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나 제품은 수백 개가 넘었다.
웬만해서는 기획실장이 직접 보고를 하는 경우는 없었고, 있더라도 여러 개를 묶음으로 해서 보고를 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딱 하나의 프로그램만 들고 온 기획실장이었다.
“대학원생 6명이 모여 만든 프로그램인데 정말 기가 막힙니다.”
“어떤 프로그램이길래 실장님을 그렇게나 웃게 만드는 겁니까?”
“인공지능을 이용한 사무 서비스입니다. 방대한 자료를 알아서 정리하고, PPT 혹은 엑셀 자료로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보고서까지 양식에 맞춰 제작해 주기도 합니다.”
AI 사무 서비스.
이 기술이 벌써 개발되다니.
회귀 전에도 나올 거라는 전망만 나왔지 실제로 나온 건 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인공지능 센터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대학원생 몇 명이 힘을 합쳐 AI 사무 서비스를 만들어 낼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성능은 어떤가요?”
“아직 보완할 부분은 상당히 많지만, 그래도 큰 도움이 됩니다. 1차로 AI 사무 서비스로 사무 작업을 진행하고, 부족한 부분을 사람이 수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10명이 할 작업을 2명이서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인건비를 줄이지 못해도 상관은 없었다. 기존 직원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였으니까.
“대학원생들이 참 대단하군요.”
“한국인 학생 3명과 인도인 학생 3명이 만들어 낸 성과입니다.”
“센터와 협업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나요? 아니면 교수가 자발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나요?”
“둘 다 아닙니다. 뒷이야기를 알아보니 업무 과중을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만들어 내었다고 합니다.”
프로젝트가 아니었다고?
그냥 일이 많아서 어떻게든 일을 줄이기 위해 AI 사무 서비스를 만들었다니.
“업무가 얼마나 많았길래 그런 프로그램을 만든 거죠?”
“태우그룹 직원보다 3배 이상의 업무를 대학원생이 맡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숙식을 처리해도 다 끝내지 못하는 업무량이었다고 합니다.”
“집에 가지도 못하고 처리해야 할 정도의 업무량을 주는 게 가능한가요? 그 정도 업무량이면 태우그룹 직원도 퇴사를 할 것 같습니다만.”
“……대학원생들에게는 가능합니다.”
대학원생들은 인간이 아닌가?
기획실장은 대학원생을 마치 로봇이나 기계로 대하듯 말하였다.
“업무량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요?”
“태우그룹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전적으로 교수의 스타일에 따라 업무량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업무량이 많다 보니 이렇게 기발한 프로그램이 개발된 것이기도 합니다.”
“하긴 대학원에 가라고 누가 등 떠민 건 아니긴 하죠. 열심히 대학원생 생활을 하고 태우그룹에 취직하면 더욱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도 하겠군요.”
“IIT 대학원생 출신은 모든 계열사에서 욕심내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이렇게 일을 시킨다면?
퇴사는 물론이고, 노동부에 신고가 들어올 일이었다.
하지만 대학원생들은 노동자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이런 악습을 옹호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으니 약간의 보상으로 그들의 마음을 달래 주기로 하였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대학원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세요. 태우그룹 대리급이 받는 성과급 정도면 될 것 같군요. 그리고 프로그램의 특허권도 태우그룹이 구입하도록 하세요.”
“특허권은 대학원생이 아니라 소속 연구실에 귀속되어 있습니다. 연구실과 협의해서 특허권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태우그룹의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었기에 우리의 허락이 없으면 특허 등록이 어렵기도 합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보상이 뭐가 있겠는가?
돈으로 보상을 해 주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었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그리고 장학금 지급에 태우그룹 취업 조건을 내걸면,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었다.
IIT 대학원에서 열심히 구른 사람을 남에게 뺏길 순 없지 않은가?
장학금을 받는 순간 최소 10년은 태우그룹에 남아 있어야만 했다.
잔인한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 세상은 그렇게 배워 나가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