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71)
독식하는 재벌 3세-471화(471/518)
471. 저점 매수 (1)
하루 동안 로만을 대접하느라 모든 시간을 허비했다.
태우그룹이 러시아 철수를 하기 위해 공장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로만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굳이 이러는 이유가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진 최대한 러시아 시장을 뽑아 먹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오전부터 한 부회장을 불러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
“몽골의 천연자원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본격적으로 운반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희토류와 철광석을 대량으로 들여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두 가지 경로를 전부 사용할 수 있군요.”
“태우그룹만이 투자한 것이 아니라 금융타워의 다국적 금융사들이 지분을 투자한 사업이라 한한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경우엔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기도 합니다.”
태우그룹은 몽골 천연자원 개발에 많은 금액을 투자했고.
이제야 대량으로 천연자원을 채굴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운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가지 경로 모두 불안한 건 사실이었다.
중국은 미국과의 분쟁으로.
러시아의 경우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선, 태우그룹의 힘이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만 했다.
“당분간은 별문제 없이 자원을 운반할 수 있을 겁니다.”
“몽골의 자원을 우선적으로 한국에 공급하고 있고, 나머지는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1차 가공이 끝난 상태라 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2차 가공까지는 해야 하지만, 그래도 정제 작업을 하지 않은 것보다는 훨씬 값어치가 높아집니다.”
자원을 채굴한다고 끝이 아니었다.
채굴한 자원을 정제하는 작업을 거쳐야 상품성이 생긴다.
하지만 환경 오염 등의 이유로 정제 설비를 한국에 구축하긴 어려웠다.
“몽골에 정제 설비를 비롯한 1차 가공 인프라를 더 늘려야 할 수도 있겠군요.”
“계속해서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야 채굴만 한 다음 헐값으로 중국 기업에 넘겼지만, 이제는 1차 가공까지 몽골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제 설비를 만든다고 하면, 아주 난리가 날 텐데 몽골이라서 쉽게 허가가 떨어졌나 보군요.”
“몽골 정부도 당연히 제값 받고 자원을 판매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드디어 찾아온 기회인데 규제나 허가 문제로 시간을 끌고 싶진 않았을 겁니다.”
몽골의 GDP는 고작 3,700달러 수준이었다.
천연자원이 가득 매장된 축복받은 영토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강대국에 가로막혀 제대로 발전을 하지 못한 국가가 몽골이었다.
“막혀 있던 길이 뚫렸으니 몽골도 예전보다는 더 성장을 할 겁니다.”
“아직은 이르긴 하지만, 지금처럼 5년 동안만이라도 제값을 받고 자원을 판매할 수만 있어도 꽤 큰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몽골 시장에도 조금 신경을 써주세요.”
“태우상사와 태우건설이 몽골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나 태우건설의 경우 몽골 현지 건설사와 함께 아파트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몽골에서 진행하는 건설 사업은 사실 그리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다.
차라리 서울이나 광역시에 아파트를 짓는 게 더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몽골에 진출한 건 미래를 위한 일이었고, 몽골과 태우그룹과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다.
“러시아 문제를 적어도 5년 정도는 시간 끌 수 있게 되었으니 중국에서 길을 가로막아도 별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중국 공장 철수가 조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리강 서기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최대한 빨리 중국으로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서기를 달더니 참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회장님을 중국으로 들어오라고 요청을 하다니요.”
성장이었던 리강.
하지만 파격적인 승진이 두 번 연속 진행되었고, 지금은 성위서기 자리까지 올라간 리강이었다.
성위서기는 제후라고 볼 수 있는 자리였고.
현 정권의 최측근만이 오를 수 있는 자리기도 했다.
그만큼 리강 서기가 총애를 받고 있다는 뜻이었고, 그가 많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중국의 제후 정도면 웬만한 국가의 대통령급 권력을 가지고 있긴 하죠.”
“태우그룹의 힘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치 않으시다면, 제가 중국으로 가겠습니다. 그래야 급이 맞지 않겠습니까?”
“아직은 굳이 반목해서 좋을 게 없어요. 결정적인 타이밍까지는 참고 기다려요. 몇 년 남지 않았어요.”
지금은 시간이 필요했다.
본격적으로 미·중 무역 패권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
태우그룹의 중요성은 높아지기 마련이었고, 지금과 반대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다.
“확실히 미국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백악관에서 몇 번이나 경고성 발언이 나왔습니다. 특히나 일대일로 정책을 많이 견제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이 대놓고 서부로 진출하려고 하니 미국에서도 견제하지 않을 수 없죠.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테니까요.”
일대일로 사업.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경제 벨트를 만드는 사업이었고.
해상으로도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맹을 만들기 위함이었기에 미국에서 가만히 지켜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그동안만 시간을 끌면 됩니다. 한 부회장은 제가 중국에 다녀오는 동안 일본 철강 회사 건에만 집중해 주세요. 지금 당장 중국이나 러시아와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테니까요.”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나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돌아오시는 대로 일본 철강 회사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하나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경쟁사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였다.
그런데 굳이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하라는 법은 없었고.
태우자동차는 전기차라는 혁신적인 제품과 일본 철강회사 데이터 조작이라는 치명적인 실수. 이 두 가지를 방법을 전부 이용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
리강 서기를 만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두 번의 연속된 승진 덕분에 베이징에 자리를 잡은 리강이었고.
그래서인지 예전과 달리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김 회장 오셨습니까? 한국에서 베이징까지 두 시간이면 오지요? 그렇게 힘들지는 않겠습니다. 허허허.”
“가까운 거리인데 자주 방문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말투에서부터 오만함이 묻어 나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이젠 권력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리강이었다.
“그런데 뭘 그렇게 많이 들고 오셨습니까?”
“성위서기까지 오르셨는데 제가 어찌 빈손으로 오겠습니까?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만 준비를 했습니다.”
“허허, 저는 웬만한 선물로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입니다. 한번 구경이나 해 볼까요?”‘
억 소리가 나는 선물들을 차근차근 열어 보였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이라 그런지 리강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김 회장의 선물이 어찌 마음에 들지 않겠습니까? 과일 바구니만 들고 와도 충분한데 매번 이러시니 곤란해요. 허허허.”
곤란하긴 개뿔.
과일 바구니를 들고 왔으면 퍽이나 좋아하겠다.
“저와 서기님의 사이는 이리 좋은데,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계속 나빠만 지니 참 큰일입니다.”
“소국이 대국의 뜻을 잘 헤아리고 알아서 움직여야 관계가 좋아지는 법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툭하면 대국 타령을 하는 중국 고위층이었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뜻이겠지만, 그렇다고 굳이 상대방 국가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었다.
조만간 미국까지 제치고 세계 1위 국가가 될 것이라는 믿음.
그로 인해 생긴 오만함이 중국 고위층은 물론이고, 중국 전반에 깔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태우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렇긴 하지요. 그런데 중국 공장을 철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설마 중국에서 철수라도 하려고 합니까?”
사실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한령으로 인해 한국 기업의 매출은 나날이 나빠지고 있었고.
과도한 규제와 기술 갈취로 인한 피해도 누적되고 있었으니까.
“돈이 안 되는 사업은 정리를 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절대 중국 시장에서 철수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경영적인 부분이야 김 회장이 전문가니 알아서 하겠지만, 제가 걱정하는 건 당으로 들어오는 기부금이 줄어들지 않을까 해서 하는 말입니다.”
말이 좋아 기부금이지 상납금에 가까웠다.
중국 시장 진출과 고위층과의 관계를 위해 여러 방법으로 상납을 하고 있었다.
생산 공장, 운송 회사, 자원 개발 회사 등등.
여기서 나오는 수익의 일부를 상납하고 있었고, 리강이 서기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주는 상납금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기부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몽골과 중국을 오가는 운송 회사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몽골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데, 고위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독점할 수 있는 몽골의 자원을 괜히 남에게 나눠 주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죠.”
몽골의 자원을 마치 중국의 것처럼 이야기하는 리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우그룹이 개입하기 전에는 몽골의 자원 90% 이상을 중국이 사들였다.
값싸게 자원을 사들여 내수에 사용하거나.
가공 후 비싼 값에 수출하여 수익을 내고 있었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 만도 했다.
“크게 보면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몽골에 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제대로 개발이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되기 시작하니 더 많은 양이 중국을 거쳐 운송됩니다.”
“자원을 독점하는 것보다 운송비를 챙기는 것이 더 많이 남는다는 것인가요?”
“최소한 당으로 들어가는 기부금은 분명 이전보다 훨씬 많아지게 됩니다.”
중국에는 무조건 손해인 일이었다.
하지만 당 혹은 개인만 놓고 본다면, 더 큰 뒷돈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가 중간에서 최대한 막아 보긴 하겠지만, 기부금이 적어지면 저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습니다.”
지금이야 굽신거리는 척을 했다.
하지만 몇 년만 지나도 상황은 뒤바뀌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만약 중국 정부에서 몽골 운송로를 막아 버린다면?
운송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금융사들이 동시에 들고 일어나게 된다.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릴 생각이 아니라면, 절대 몽골 운송로를 막을 수 없는 중국 정부였다.
물론 지금 당장 그럴 수는 없었고.
운송로가 안정화되고, 태우그룹의 힘이 더욱 강해지고 난 다음에야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리고 기술 협약은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이 정도 분야만 기술 협약을 해주시면 됩니다.”
“정식으로 기술 협약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미국에서 소송 혹은 규제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천천히 진행해야만 합니다.”
태우그룹이 어떻게 확보한 기술이던가?
돈과 시간 그리고 인력까지 갈아서 확보한 기술력을 날로 먹으려고 하다니.
당연히 그냥 줄 생각은 전혀 없었고, 돈을 받더라도 넘기지 않을 것이었다.
“정식으로 협약을 맺지 않더라도 기술을 공유할 방법은 많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 방법을 차근차근 찾아가 봅시다.”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겠습니까?”
“한국 정부가 알아서 기게 되면, 김 회장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겠군요.”
사고의 흐름이 어떻게 이렇게 되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한국이 기게 된다고 생각하는 리강이었다.
절대 그럴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중국의 편이 아니라 태우그룹의 편이었으니까.
내가 계획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오히려 반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