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72)
독식하는 재벌 3세-472화(472/518)
472. 저점 매수 (2)
최악의 중국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래서일까? 한 부회장이 내 안부부터 물어왔다.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입니다.”
“태우그룹을 무슨 자국의 기업 정도로 생각하더라고요. 알아서 상납금을 더 내라고 하더군요.”
“……후우,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들이받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 너무 화가 납니다.”
“화를 내서 뭐 하겠어요? 야금야금 중국의 자금을 가지고 오는 것이 진정한 보복 아니겠어요?”
중국의 경제는 지금이 고점이었다.
무역 패권 분쟁이 벌어지는 순간, 하락하게 되어 있었고.
태우증권 혹은 금융타워가 중국에서 증발하는 자금을 모조리 흡수할 수만 있다면, 이런 치욕쯤은 몇 번이고 더 당해 줄 수도 있었다.
“단단히 준비를 해 놓겠습니다. 이미 작년부터 준비하고 있어 무역 분쟁이 터지기만 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최소 중국 공매도 시절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익이 예상됩니다.”
“치욕을 받은 대가라고 하긴 우습지만, 나름의 소득도 있었어요. 몽골 자원 개발을 더욱 늘려도 됩니다. 운송량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확답을 받았어요.”
“몽골에서 자원이 많이 생산될수록 중국은 손해를 보지 않습니까?”
“중국은 손해지만, 중국 고위층은 이득이 되는 일이죠.”
권력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국가의 발전이 아니었다.
권력 유지가 최우선 목표였고, 그러기 위해선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몽골 자원 운송 수수료를 통해 꽤 많은 뒷주머니를 찰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상납금만 제대로 내면 계속해서 몽골 자원 운송을 허가해 주겠다는 말이군요.”
“공장 철수도 마음대로 진행하라고 하더군요. 상납금 규모가 줄어들지 않는 한에서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확답까지 받아 냈어요.”
고개 숙일 일은 이제 몇 번 남지 않았다.
미·중 무역 분쟁과 코로나 시대까지 지나가는 순간.
태우그룹은 그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될 위치에 오를 수 있게 되니까.
“중국 공장 철수를 조금 더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몽골 천연자원 개발 공사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갑자기 중국 정부에서 운송로를 막거나 하진 않겠지요?”
“당분간은 그럴 일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몇 년만 있으면 중국 마음대로 운송로를 막을 수가 없게 될 겁니다. 금융타워의 힘이 국가 연합급 이상으로 강해져 있을 테니까요.”
“하긴 운송로의 지분을 금융타워 금융사들이 골고루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운송로를 막는 순간, 최소 10개 이상의 국가가 공개 항의 이상의 조치를 취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금융타워의 금융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그럴수록 자국 정부에 강한 입김을 불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르게 된다.
앞으로 5년만 지나도 금융타워 금융사들 하나하나가 각자의 나라에서는 최고의 금융사로 자리매김할 것이기도 했다.
“금융타워를 열심히 키워 나가야 하는 이유기도 하죠.”
“사실 지금의 입지만으로도 금융계에서는 주름을 잡고도 남습니다.”
“몇 년만 지나면, 금융타워가 웬만한 세계 연합 수준의 힘을 가지게 될 겁니다.”
G7이나 커피 클럽 같은 많은 다국적 동맹이 존재했다.
하지만 모두 자국의 이득을 최우선하기에 협의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타워는 달랐다. 오로지 높은 수익이 목적이기에 단결된 목소리를 낼 수가 있었다.
“안 그래도 이번 일본 철강 회사 공략에 금융타워 금융사 몇 곳을 합류시켰습니다. 열심히 비료를 뿌리고 물을 줘야 잘 자라지 않겠습니까?”
“D-DAY가 언제죠?”
“이번 달 마지막 날로 잡았습니다. 태우 부품 연구소에서 지금까지 실험한 자료를 잘 정리해서 뿌릴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중국에서 뺨을 맞고 일본에 화풀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이 일본이 된 것일 뿐이었다.
“리콜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죠?”
“태우, 카이, GM 자동차 센터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많은 공업사와 계약 체결을 해 두었습니다. 리콜 사태가 터지면, 최우선적으로 태우그룹 자동차부터 수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금융타워가 원하는 만큼의 수익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태우그룹의 자동차 계열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만큼 확실하게 해 주세요.”
“확실하게 해야 수익도 더 오르지 않겠습니까? 모든 역량을 동원해 흔들어 보겠습니다!”
한 부회장은 자신만만했다.
워낙 확실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자신감이었다.
***
여름이 끝나 갈 무렵.
전 세계 언론사가 동시에 일본 철강 회사 데이터 조작 사건을 보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SNS와 포털 사이트에서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차지할 정도로 여파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데이터 조작 파문:메이드 인 재팬 신뢰 위기] [수십 년간의 데이터 조작!] [데이터 조작, 글로벌 산업에 미칠 영향은?]엄청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정확히는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 기사를 쏟아냈고.
이는 한 부회장과 데이비드 그리고 금융타워 전체가 힘을 쓴 덕분이었다.
“일본 철강 회사의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회사채 가격이 폭락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반응이 생각보다 빠르게 오고 있군요.”
“전 세계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만큼 파급력이 엄청납니다. 일본 내부에서 보도가 나왔다면, 이 정도 파급력은 되지 않았을 듯합니다.”
사건이 어디에서 보도가 되냐에 따라 파급력은 달라진다.
자국의 언론에서 시작한 보도라면, 어떻게든 방어가 가능하지만.
해외의 많은 언론에서 먼저 보도를 시작하면, 방어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
“일본 철강 회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우선은 오리발을 내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중으로 많은 언론사가 데이터를 토대로 보도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이죠. 시간을 끌 수는 없을 겁니다.”
태우그룹에서 아주 많은 데이터를 제공했다.
지금 생산되고 있는 소재의 데이터부터 10년 전 소재의 데이터까지.
일본 철강 회사가 발뺌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데이터였고, 시간을 끌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중으로 미국과 유럽의 연구소에서도 일본 철강 회사 소재 데이터 분석 자료가 나오게 됩니다.”
“해외 연구소에도 의뢰를 해 두었나 보군요.”
“괜히 태우그룹이 데이터를 날조했다고 반박을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세계 유명 연구소에 모두 의뢰를 넣어 두었습니다.”
괜히 부회장까지 오른 것이 아니었다.
한 부회장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무너트릴 수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었고.
월가는 물론이고 세계 금융 시장을 상대하고 있는 그를 일본 철강 회사가 대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후속 보도까지 이어지면, 어쩔 수 없이 인정을 해야겠군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순간 게임은 끝납니다. 주가, 회사채는 물론이고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도 흔들리게 됩니다.”
“표정을 보니 물량은 충분히 확보했나 보군요.”
“일본 철강 회사의 회사채와 주가 공매도 물량을 싹 쓸어 왔습니다. 잘만 하면 생각보다 꽤 큰 판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판이 클수록 수익이 많아지는 구조였고.
그러기 위해선 대비할 겨를을 주면 안 되었다.
“내일 바로 태우, 카이, GM 자동차의 리콜을 발표하세요.”
“일본 철강 회사의 소재를 사용한 모든 차량을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해 주겠다고 발표하겠습니다.”
“어쩌면 일본 철강 회사의 사과보다 리콜 조치가 더 빨리 이루어질 수도 있겠군요.”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리콜과 함께 불량 소재 공급에 관한 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입니다.”
리콜 사태의 원인은 철강 회사였고.
당연히 모든 리콜 비용은 철강 회사가 부담해야 했다.
“소송으로는 크게 재미를 보진 못할 겁니다. 일본 철강 회사의 소재를 사용한 부품이 몇 개 되지 않으니까요.”
“리콜 비용 일부를 충당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것만으로도 회사채와 주가가 더 떨어지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소송은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할 계획입니다.”
언론과 법을 동시에 이용하려는 한 부회장이었다.
게다가 이번 소송은 무조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기도 했다.
“반사이익으로 한국 철강 회사들의 주가가 꽤 오르겠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큰 영향은 없어 보입니다. 한국 철강 회사는 철강 소재를 주로 생산하지만, 일본 철강 회사는 알루미늄이 주력 소재라 반사이익을 받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여기서 더 큰 이득을 노리는 건 욕심이었다.
자동차 점유율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이번 작전은 성공이었으니까.
***
다음 날.
태우, 카이, GM 자동차 한국 법인장이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존경하는 고객 여러분, 최근 발생한 불량 소재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객 여러분의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기기에 이번 사태가 더욱 유감스럽습니다.이에 따라, 불량 소재가 사용된 모든 차량에 대해 즉각적인 리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문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소재에 대한 자체적인 데이터 분석을 강화하며, 품질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리콜을 선언하는 자동차 계열사들이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기도 전부터 속보가 터져 나왔고.
처음으로 불량 소재의 여파로 리콜 사태가 터졌기에 세계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다.
“회장님! 일본 철강 회사 경영진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데이터 조작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래도 리콜 조치보다 늦게 기자회견을 열진 않았군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회사채와 주가가 방어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
그런데 주가와 회사채가 영향을 받지 않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누군가가 방어를 하고 있나 보군요. 금융타워의 공격을 방어할 정도면, 꽤 든든한 뒷배가 있나 봅니다.”
“일본 정부에서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이번 사태의 피해를 축소하려는 듯합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철강 회사를 살리고 싶을 테니까.
“다른 자동차 회사들의 반응은 어떻죠?”
“아직은 그렇다 할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쪽에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디죠?”
“미국과 유럽 항공사에서 데이터 조작 소재를 사용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나쁘지 않은 반응이군요.”
최대한 판을 키워야 원하는 만큼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대형 항공사들까지 반응을 보인다면, 판은 더 커질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반응이 왔다.
“회장님,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조속히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죠?”
“일본 대사가 청와대를 방문한 직후 온 연락입니다. 아마도 일본 철강 회사 관련 일로 상의할 게 있는 듯합니다.”
한국 정부에서 나설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일본 대사와 만나기까지 했다고?
최재석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 그렇기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청와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