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76)
독식하는 재벌 3세-476화(476/518)
476. 대규모 악재 (1)
일주일 후.
부품 연구소 소장이 이른 아침부터 본사를 찾아왔고.
그의 손에는 태우, 카이, GM 그리고 부품 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는 실험의 중간 결과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어떻게 뭐가 좀 나왔나요?”
“파트별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고, 모든 파트에서 크고 작은 결함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밤을 새워 실험을 진행해서 그럴까?
아니면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윤리를 어겨서 화가 난 걸까?
연구소장은 마치 악귀와 같은 표정으로 보고를 해 왔다.
“파트별로 어떤 결함이 있는지 알고 싶군요.”
“우선 배출 가스 파트입니다. 2015년에 발생한 디젤 게이트와 거의 동일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었습니다.”
“그 문제라면 이미 공론화가 되지 않았나요?”
디젤 게이트는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저지른 추악한 스캔들이었다.
유해 가스 배출 저감 장치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그들이었지만, 실상은 속임수를 통해 데이터를 조작했다.
그리고 일본 자동차 회사 몇 곳도 연루되어 있었고.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워낙 대규모로 조작을 진행했기에 상대적으로 묻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다른 기업도 오래전부터 배출 가스량을 조작해 온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연비까지 조작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예상되었던 결함이었죠.”
수백억 원을 들여 이번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배출 가스였다.
회귀 전에도 배출 가스로 문제를 일으켰던 일본 자동차 기업이었고, 당연히 실험을 진행하기만 하면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내용은 나조차도 몰랐던 결함이었고.
배출 가스 조작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결함이었다.
“그리고 다음은 에어백입니다. 회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부분을 고려해 측면 충돌 실험을 진행했고, 실험용 더미에 큰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절대 상용화가 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기관에서 진행하는 실험에 튜닝한 차량을 제공한 이유가 있었군요.”
“그런데 일본 내수용 차량뿐만 아니라 수출하는 차량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확인하였습니다. 특히나 고급 라인 차량에서도 치명적인 에어백 결함이 있었습니다.”
이건 정말 예상외였다.
내수용 차량에 한해서만 에어백 조작을 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얼마나 간댕이가 부었으면 수출용 차량에도 같은 짓을 저지르다니.
“100% 리콜까지 진행될 수밖에 없는 문제겠군요.”
“다음 결함은 리콜이 아니라 공장 가동 중단까지 벌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입니다.”
최악의 상황이 리콜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연구소장은 한발 더 나아가 공장 가동 중단 상황까지 예상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결함이길래 공장 가동 중단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혹시 엔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나요?”
“그렇습니다. 엔진 출력 자체를 조작했습니다. ECU를 이용해 조작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자 제어 장치(EUC).
자동차의 두뇌라고 불리는 장치로 컴퓨터로 치면 CPU라고 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용해 조작을 저질렀다면, 연구소장의 말대로 공장 가동 중단까지 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었다.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조작을 진행하고 있군요.”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이 정도 규모의 조작을 저지르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덕을 본 거죠. 장인 정신의 나라니 절대 그런 조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세계 모든 사람이 속아 넘어간 거죠.”
이래서 이미지가 중요했다.
프로파간다라고 할 수도 있었다.
장인 정신의 국가라는 선전 선동을 통해 지금까지 엄청난 혜택을 보고 있었던 일본이었다.
하지만 가면은 벗겨졌고.
거대한 후폭풍을 맞이할 차례가 되었다.
“더 무서운 점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고작 1차 실험을 진행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무수히 많은 조작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2차, 3차 실험까지 진행되면,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겠군요.”
“실험을 진행할 때마다 결함 증거가 나오니 자동차 업계 전체를 의심하곤 합니다. 혹시나 우리 태우그룹에서도…….”
연구소장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예상이 되었다.
그는 지금 모든 것을 의심하는 상황이었고, 태우그룹의 차량까지 의심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태우자동차도 연구소 차원에서 실험을 진행해 보세요. 그리고 각 자동차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 차량을 실험하도록 지시하죠.”
“그러다가 결함이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결함이 발견되면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면 되죠.”
해결 방법은 아주 쉬웠다.
단지 많은 돈이 들 뿐이었고, 지금 당장의 매출이 날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조치하는 것이 맞았고,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저질렀던 실수를 따라가지만 않으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있었다.
태우그룹의 자동차는 데이터 조작이 일어날 수가 없는 시스템이었다.
인공지능 센터에서 모든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있었고, 경쟁 계열사에서 치열하게 견제를 하고 있으니 조작이 쉽지 않았다.
“회장님만 믿고 계속해서 실험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 데이터를 정리해서 보내주세요. 그리고 매주 데이터를 업데이트해 주세요.”
“인공지능 센터의 도움으로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됩니다. 그래도 제가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연구소장이었고.
나는 그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배웅을 해 주었다.
***
결함 조작 데이터를 한 부회장과 함께 확인했다.
연구소장이 일반인도 알아보기 쉽게 설명을 추가해 준 덕분에 상황의 심각성을 단번에 깨달은 한 부회장이었다.
“대어가 잡혔습니다! 방어나 한 마리 잡아 나눠 먹으려고 했더니 고래가 잡혀 버렸습니다.”
“낚싯대로는 고래를 들어 올릴 수는 없죠.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야 고래를 육지까지 운반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렇긴 합니다. 낚싯대로 들어 올리려다 고래가 낚싯줄을 끊어 먹고 도망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미국과 유럽을 크레인으로 이용해 고래를 건져 올려 봅시다.”
태우그룹만 움직여서는 힘이 부족했다.
금융타워까지 전부 움직인다면, 얼추 가능하기는 했지만.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선 미국과 유럽 연합이 움직여 주어야만 했다.
“지금 바로 데이비드에게 전화해 보겠습니다.”
“이미 메일로 관련 자료를 보내 두었으니 검토를 하고 있을 겁니다.”
한 부회장이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걸었고.
예상대로 자료를 검토하고 있었는지 상기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데이비드였다.
[와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일본 철강 회사가 아니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이런 대규모 조작을 하고 있었던 건가요?]“최소 10년 이상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증거를 확보했어요. 미국과 유럽 연합을 움직일 수 있겠어요?”
[따로 로비를 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자료만 던져 줘도 정치권에서 좋다고 받아먹을 겁니다.]정치인은 이슈를 영양분으로 삼는 존재였다.
이슈가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고.
일본 자동차 기업의 조직적 데이터 조작급의 스캔들이면, 단번에 대선주자급으로 성장할 수도 있는 사이즈였다.
“잘 알겠지만 김이 빠지면 파급력이 약해져요. 한 방에 빵하고 터트려야 폭발력이 강해집니다.”
[그건 걱정 마세요. 지금 미국 법무부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으니까요. 일본 철강 회사 데이터 조작에 이어 자동차 기업 조작까지 터지면, 법무부를 시작으로 백악관 전체가 달려들 겁니다.]“최소한 대규모 리콜까지 만들어야 하고, 공장 가동 중단까지 갔으면 좋겠군요.”
[이번 일로 일본 자동차 기업이 30년은 후퇴하도록 만들어 볼게요.]데이비드는 허풍을 잘 떨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가 보기에도 이번 조작 사건이 상당히 심각하였기에 나온 말이었다.
“미국과 유럽의 연구소에도 의뢰를 맡겨 보세요. 비용은 핀테크 은행을 통해 조달받으면 됩니다.”
“그리고 혹시 예능 프로그램 섭외도 가능할까요? TV로 중계만 되면 파급력이 몇 배는 더 커지지 않겠어요?”
[자동차 예능이라고 하면, 탑기어를 말하는 겁니까? 광고를 넣고 제작비를 지원해 주기만 한다면 충분히 섭외가 가능합니다. 물론 우리 입맛대로 조작을 할 수는 없지만, 굳이 조작이 필요한 건 아니지 않나요?]언론보다 예능이 파급력이 더 강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영어권 국가에서 주로 보는 예능일수록 효과는 좋았다.
“이미 조작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한데 따로 조작할 필요는 없죠. 모든 제작비를 지원할 테니 대규모 쇼를 기획해 보세요.”
[역대급 TV 쇼가 될 겁니다. 원래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소재를 좋아하는 법 아니겠어요? 조작 폭로만큼 자극적인 소재는 없죠.]“최대한 빨리 움직이세요. 아무리 늦어도 두 달 안에 끝낼 수 있어야 합니다.”
[돈으로 못 하는 게 뭐가 있겠어요? 시간도 돈만 있으면 살 수 있어요. 두 달이 아니라 한 달 안에 방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볼게요.]영화 제작비용과 맞먹는 자금을 투입한다면.
퀄리티 높은 TV쇼를 단기간에 제작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인 소재를 뽑아낼 수도 있었으니까.
“저도 빠르게 움직여야겠습니다. 방어나 참치를 잡는 게 아니라 고래를 잡으려면, 금융타워 전체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오랜만에 금융타워에 생기가 돌겠군요.”
데이비드가 미국과 유럽 그리고 TV를 담당했고.
한 부회장은 금융타워의 막대한 자금력을 담당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촘촘한 그물을 만드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정확히 35일 후.
미국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일본 자동차 기업 데이터 조작 의심, 강력한 법적 조치 및 철저한 조사 약속.]기자회견을 한 부회장과 함께 지켜보았고.
그동안에도 여러 속보가 계속해서 날아 들어왔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물었습니다. 안전에 직결되는 에어백과 엔진의 문제까지 있어 정치인들이 날뛰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에서는 언제쯤 발표하죠?”
“오늘 중으로 발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TV 쇼도 오늘 저녁에 방영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강한 폭발력을 일으키기 위해 일정 조율에 공을 들였다.
미국과 유럽 연합 그리고 TV쇼까지 같은 날로 잡혀야지만,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으니까.
“일본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이니 아무런 준비도 못 한 것 같습니다.”
“준비를 하기 전에 계속 몰아치세요.”
“해외 연구소의 실험 자료도 내일 안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내부고발자 기자회견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마지막 한 방은 역시 내부고발자의 목소리였다.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생한 목소리로 대중에게 전달할 수만 있다면, 게임은 끝이었다.
“내부고발자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세요.”
“미국과 유럽으로 거처를 옮겨 두었습니다. 기자회견도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에 남아 있으면, 회유와 협박이 따를 것 같아 그렇게 조치했습니다.”
“잘하셨어요. 내부고발자가 원한다면, 영주권이나 이민 작업도 돕도록 하세요.”
폭탄은 터졌다.
이제 얼마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날지 구경하기만 하면 되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물론이고, 일본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폭발이니 구경할 맛은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