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77)
독식하는 재벌 3세-477화(477/518)
477. 대규모 악재 (2)
다음 날.
모든 언론이 일본 자동차 기업 조작 사건을 보도했다.
그리고 SNS와 포털 사이트에도 관련 내용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고.
특히나 어제저녁에 방영된 글로벌 자동차 TV 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상 최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확실히 전문가는 전문가더군요. 아주 자극적인 영상이었어요.”
“제작비를 무한대로 지원해 준다고 하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걸 이번 기회에 다 한 것 같습니다.”
고작 1시간짜리 TV쇼였다.
그런데 들어간 제작비용은 무려 100억 원에 달했고.
이는 평소 제작비용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우리가 따로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아주 신랄하게 비판하더군요.”
“그리고 이번 소재를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버릴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다음 회차도 일본 자동차 기업 특집으로 준비한다고 합니다.”
“이런 소재는 단물이 다 빠질 때까지 우려먹긴 해야죠.”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스캔들이었고.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기에 아주 작정을 하고 달려드는 방송가였다.
물론 방송가보다 정치권이 더욱 열을 올리며 달려들고 있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정치권에서는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일본 차량을 전수 조사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비드가 아주 일을 잘했나 보군요.”
“워낙 재료가 신선해서 던져만 주면 누구든지 최상급으로 요리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데이비드까지 합세하니 아주 맛깔난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한 부회장과 어제의 일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우리가 기다리던 속보가 터져 나왔다.
“회장님! 하루오 사장이 사과 기자회견을 연다고 합니다.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후속 대처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일본 기업의 일은 웬만해서는 생중계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스캔들은 전 세계적으로 이슈를 끌었기에 어느 채널을 틀어도 사과 기자회견을 속보로 틀어 주었다.
[인증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렀고, 판매해서는 안 되는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신뢰 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처음부터 시작하겠습니다.]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는 하루오 사장이었다.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그가 나서야 할 정도로 이번 사태는 심각했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끝날 일은 아니었다.
[결함이 있는 디젤 엔진이 사용된 10개 차종에 대한 출하를 중단하고,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게차용 엔진 3종이 들어간 차종에 대해서도 출하를 중단하겠습니다.]결국 공장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말았다.
하루만 공장 가동을 중단해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언제 가동을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에어백 문제가 있는 차량 모두를 리콜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올바른 제품을 만들어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사과의 말과 함께 고개를 푹 숙이는 하루오 사장이었다.
하지만 고개를 숙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고, 잘못을 인정한 지금부터가 고난의 시작이었다.
“리콜에 공장 가동 중단까지. 할 수 있는 건 전부 했다고 봐도 되겠군요.”
“소송까지 진행하게 되면 천문학적인 배상금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나 미국 소송의 결과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리콜과 공장 가동 중단은 어떻게든 견딜 수 있겠지만.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내야 하는 순간, 수십 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을 전부 토해 내야 할 수도 있었다.
“기간이 중요해지겠군요.”
“최근 1~2년 동안 출시한 차량에 대해서만 소송이 걸린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소 10년 이전 최대 30년 동안 데이터 조작을 진행해 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30년 동안의 거짓을 일시불로 갚으려면, 확실히 곳간을 전부 털어내도 부족하겠어요.”
“그러니 지금부터 고개를 숙이고, 어떻게든 소송까지 가지 않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은 로비의 나라였다.
로비로 못 하는 일이 없었으니 당연히 이번 일도 로비를 통해 해결하려고 들 것이다.
하지만 보는 눈이 많으면 그조차도 쉽지 않다. 스캔들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터였다.
“스캔들이 잠잠해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장작을 넣으세요.”
“이미 준비한 장작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조용해질 때마다 내부고발자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입니다.”
“금융타워는 이제부터가 수확의 시간이 되겠군요.”
“철강 회사 사태처럼 일본 정부가 회사채를 사들여 방어하려 들면, 일본까지 흔들어 버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독이 바짝 오른 한 부회장이었다.
철강 회사 스캔들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해 안달이 난 상태였다.
“진작 리콜을 했으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건데, 대처가 아쉽군요. 괜히 한 부회장의 성격을 건드려 사태가 커졌어요.”
“회장님의 심기를 건드려 상황이 이렇게 확산된 것 아닙니까? 세상 어느 누가 수백억 원을 들여 경쟁사 차량을 분석하겠습니까? 회장님이니 가능한 일입니다.”
괜히 헛기침을 했다.
한 부회장의 말처럼 이번 사태는 내가 터트린 셈이긴 했으니까.
“흠흠, 작전 비용만 최소 500억 원 정도가 들었어요. 회수가 가능하시겠죠?”
“최소 10배로 회수해 보겠습니다. 잘만하면 100배로 회수도 가능합니다. 금융타워의 수익이 아니라 태우증권의 수익만으로도 5조 원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 섭니다.”
“고래는 버릴 부위가 없죠. 열심히 발골해서 먹어 치우세요.”
“하이에나들은 뼈까지 씹어 삼킵니다. 발골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월가의 하이에나.
그중에서도 덩치가 큰 놈들은 전부 금융타워에 모여 살았다.
육지로 나온 고래는 절대 하이에나를 이겨 낼 수가 없었다.
***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태우, 카이, GM 자동차 경영진과 부품 연구소 소장이 참석한 회의였고.
일본 자동차 기업 스캔들에 관한 상의를 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았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군요. 오히려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야 우리에게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우리도 이번 사태에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만약 데이터 조작을 한 적이 있다면, 지금 고백을 하세요.”
“태우자동차에서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카이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고, 인공지능 센터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GM은 미국 기관을 통해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데이터 조작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모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우그룹의 모든 계열사는 엄격한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고.
특히나 시스템의 중심에는 인공지능 센터가 있었기에 아무리 교묘하게 데이터를 조작한다고 한들 다 들키게 되어 있었다.
“아깝지 않나요? 태우그룹이 이렇게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걸 우리만 알고 있기 너무 아깝네요.”
“조작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있으니 가만히만 있어도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엔 가만히 있는다고 누가 알아주겠어요? 그러니 모든 실험 과정을 공개할까 합니다. 충돌 테스트 영상부터 엔진, 배출가스 등 모든 영상을 신차 발매와 동시에 투명하게 공개해 주세요.”
모든 과정은 영상으로 남아 있었고.
보기 좋게 편집해서 올리는 것만으로도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이자동차도 자신이 있습니다. 충돌 실험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쪼개 공개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연구소에 의뢰한 자료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경영진의 반응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혹시나 해서 경영진의 상세 정보까지 확인해 보았지만, 데이터 조작과 같은 일을 벌이지는 않았다.
“내부고발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신차 개발 기간의 압박 때문에 데이터 조작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군요.”
“3~4년 걸리는 개발 기간을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는 정보는 예전부터 업계에 나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신차 개발 기간은 괜히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었다.
각종 실험을 통과해야 하기에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개발 기간을 절반 이상으로 줄이게 되면,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싶은 나쁜 생각이 들기 마련이었다.
“시스템만 잘 지켜 주세요. 조금 이득을 보려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저지른 실수를 우리도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자동차 계열사 경영진 모두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말만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었다.
결국은 그룹의 기조에 따라 계열사들은 움직이기 마련이었고.
본사에서 매출 압박을 심하게 가하면, 어쩔 수 없이 수익 개선을 위해 과도한 원가 절감이나 개발 기간 단축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태우그룹은 그렇지 않았다.
매출 압박은커녕 더 많은 투자를 강요했다.
수익적인 부분이야 태우증권이나 태우반도체 같은 곳에서 뽑아내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리콜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태우그룹의 자동차 계열사들의 리콜이 마무리되어 갈 시점이었다.
그렇기에 한 부회장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중간보고를 진행했다.
“태우그룹의 자동차 계열사들의 주가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본 기업의 주가가 떨어진 만큼 태우자동차의 주가가 상승하지는 않았습니다.”
“전부 받아먹을 수는 없죠. 그런데 생각보다 일본 자동차 기업의 주가가 많이 빠지지는 않는군요.”
극적인 주가 하락은 일어나지 않았다.
리콜까지 진행되었지만, 주가가 일정 선에서 방어가 되고 있었다.
“세계 1위 자동차 업계인 만큼 강한 방어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물살이 강해 조만간 둑이 깨질 듯합니다. 정확히는 금융타워가 나서서 둑을 박살 내 버릴 계획입니다.”
“30년 동안 이득을 많이 봤으니 그만큼 자금줄이 튼튼하긴 하겠군요.”
“사내 유보금을 이용해 방어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송까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사내 유보금만으로는 절대 방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업계 1위.
20년 동안 지켜 왔던 자리였다.
그동안 곳간을 열심히 쌓아 두었기에 지금 당장은 방어가 가능했다.
하지만 곳간이 전부 비는 순간 방어할 힘을 잃게 되어 있었다.
“누구 곳간이 빨리 비느냐 싸움이 되겠군요.”
“자동차 기업의 곳간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금융사 곳간만 하겠습니까? 게다가 우린 금융사 하나가 아니라 금융타워 차원에서 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괜히 반항할수록 더 큰 피해만 입게 됩니다.”
금융타워의 자금은 국가 규모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일본 정부가 도움을 준다고 하더라도 금융타워를 이겨 내기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일본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조차 힘든 상황이었기에 금융타워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그래도 곳간이 마르려면 꽤 걸리긴 할 겁니다.”
“자동차 기업들의 곳간이라면 그렇지만, 다른 기업의 곳간은 벌써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일본 산업계 전체가 큰 영향을 받았고, 안 그래도 자금 부족에 시달리던 일본 전자제품 기업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일본 산업의 중심이었다.
중심이 조금만 흔들려도 외곽은 크게 흔들린다.
“일본 전자업계가 많이 힘들긴 하죠.”
“그래서인지 도시바 측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러시아 공장 계약을 파기하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그래요? 제가 한번 직접 만나 봐야겠어요. 일정을 잡아 주세요.”
다른 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도시바라면 충분히 빼먹을 부분이 있는 기업이었다.
그들에게 가장 부족한 자금 유동성 부분에 도움을 주고, 우리가 원하는 부위를 인수한다면 서로 좋은 일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