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80)
독식하는 재벌 3세-480화(480/518)
480. 대규모 악재 (5)
겨울이 찾아왔다.
그리고 비트코인 시장에도 겨울이 찾아오려고 했다.
“비트코인 관련 규제 발표가 오늘도 나왔습니다! 거래소 폐지 특별법을 법무부 장관이 예고하였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규제가 발표되는 것 같군요.”
12월이 시작되자마자 연달아 규제가 발표되었다.
법무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가상통화 대책 TF.
국세청에서는 암호화폐 과세를 그리고 금융위에서는 비트코인 전면 금지를 포함한 규제안까지.
엄청난 규제가 각 부처에서 발표되었고.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규제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까지 취했다.
“방통위에서는 거래소 몇 곳에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세력들이 거세게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타워에서 아직 전면전을 펼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정도 악재가 나오면 시장에 반영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장은 광기에 빠져 있었고, 수십 개가 넘는 규제안과 실질적인 조치까지 진행되었음에도 가격 변동이 없었다.
“3,000만 원 선을 어떻게든 지키려고 발악을 하고 있나 보군요.”
“유독 한국 비트코인 시장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세력이 장난질을 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어느새 3,000만 원을 돌파했다.
내 기억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었고, 회귀 전보다 더 강한 광기가 찾아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세력들의 방어력이 꽤 튼튼한가 보군요.”
“지들이 도요타도 아니고, 몇 번 두들기면 뚫리게 되어 있습니다.”
도요타는 아직도 주가를 방어하고 있었다.
하지만 곳곳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 방패였고.
도요타 자금력의 반의반도 되지 않는 세력들이 금융타워의 공격을 방어해 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너무 가지고 놀진 마세요.”
“적당히 가지고 놀아 줘야 승부욕이 불타지 않겠습니까? 보름만 더 가지고 놀다가 새해가 시작되는 순간 박살을 내 놓겠습니다.”
“새해쯤이면 너무 늦진 않겠군요. 1월이 되면, 거래소를 폐지하는 특별법까지 발의한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 악재면 시장도 반응을 보이지 않겠어요?”
사실 법안 발의로는 광기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결국엔 거대한 자본이 움직여 시장을 짓밟아야지만,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역할을 금융타워가 할 것이었다.
“3개월 안에 비트코인 가격을 반토막으로 만들겠습니다. 그 정도면 거품이 빠진 가격이 되지 않겠습니까?”
“50% 가지고 되겠어요? 3개월 안에 70% 이상 빠질 겁니다. 이번엔 하락장으로 광기가 쏠리게 될 테니까요.”
작용과 반작용.
IT 버블 때도 그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도 그랬다.
광기로 급등한 종목은 거품이 빠지는 순간 더 빠른 속도와 더 낮은 금액으로 급락하기 마련이었다.
“70%까지 빠지게 되면, 금융타워 금융사들의 배를 어느 정도는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 가지고는 부족하죠. 그 시기가 되면, 도요타의 방패도 망가져 있을 겁니다.”
“상상만 해도 아주 즐겁습니다. 그리고 저도 좋은 소식을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데이비드가 반독점 규제 문제를 해결했다고 회장님에게 전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미국과 한국 연합을 만들어 도시바메모리를 집어삼키면 되겠군요.”
“핀테크 은행과는 이미 이야기를 끝내 놓았습니다. 오늘이라도 당장 연합을 만들 수 있게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연합을 구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합이라고 부를 정도가 되려면 수십조 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중간 과정에서 각 기업과 복잡한 조율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핀테크 은행은 내 소유나 다름없었기에 그런 복잡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다.
“도시바에 연락을 넣으세요. 사전 작업이 다 끝났다고 하면, 알아서 한국까지 날아올 겁니다.”
“누구보다 가장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사모 펀드의 제안까지 전부 거절하고, 회장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나 웨스팅하우스의 경우엔 태우그룹이 아니면 사들일 곳도 이제는 없어졌습니다.”
도시바도 태우그룹에 배팅을 했다.
사모 펀드와 매각 직전까지 이야기를 끝내 놓았지만, 태우그룹의 등장으로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린 도시바였다.
“오늘 연락을 하면, 이번 주 내로 한국으로 들어오겠군요. 미리 세부 내용을 준비해 두세요.”
“이미 전문가들이 큰 틀의 계약서부터 세부 내용까지 전부 작성을 완료했고, 2차, 3차 검토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도시바 경영진이 한국으로 오기만 하면 되겠군요.”
최소 25조 원에서 최대 30조 원에 달하는 인수 협상.
지금까지 진행한 대형 인수 합병에 비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닐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소홀히 준비할 수는 없었고,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하게 인수할 계획이었다.
***
나흘 후.
하루토 상무가 도시바 실무진을 대거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
법무팀, 반도체 연구원, 웨스팅하우스 담당 임원 등.
30명이 넘는 인원이 대거 태우그룹 본사를 방문했고, 우리도 실무진을 내보내 그들을 맞이했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회장님께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신 덕분입니다. 반독점 문제를 이렇게 빨리 해결할 거라고는 저는 물론이고 그룹의 전문가들도 전부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하루토 상무가 이번 협상을 담당했다.
태우그룹은 회장인 내가 직접 나섰는데 도시바에서는 상무를 보낸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의미가 절대 아니었다.
도시바 차기 사장으로 유력한 사람이 하루토 상무였고.
가장 유능하기에 이번 협상을 담당하게 된 것이었다.
“회의장을 두 곳으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실무진들은 세부 협상을 따로 진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배려 감사합니다.”
대 회의실로 실무진들이 모두 이동했고.
나와 하루토 상무는 회장실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먼저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태우그룹과 핀테크 은행이 고용한 최고 전문가들이 도시바메모리의 현재 가치를 분석했었습니다.”
“기업 인수 과정에서 현재 가치 분석은 당연한 일이지요. 전혀 실례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궁금합니다. 도시바메모리의 현재 가치가 얼마인지 알고 싶습니다.”
순수한 호기심이 가득한 하루토 상무였다.
도시바 측에서도 당연히 심혈을 기울여 현재 가치를 분석했을 터였다.
외부 전문가와 도시바의 전문가의 의견이 얼마나 다른지 알고 싶어 하는 그였다.
“정확히 2조 엔입니다. 그리고 웨스팅하우스의 경우에는 4천억 엔입니다.”
“지난달에 만났을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격 같습니다. 전문가의 의견에 회장님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면, 전문가 수준의 안목을 보유하고 계신다는 뜻이겠군요.”
“우연찮게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럼, 도시바에서 책정한 현재 가치는 얼마인지 알고 싶군요.”
“도시바메모리의 경우엔 2조 4천억 엔이며, 웨스팅하우스는 5천억 엔입니다.”
태우그룹이 제시한 금액보다 5천억 엔을 더 부르는 도시바였다.
5천억 엔이면, 5조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사실 과한 요구라고 볼 수는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시바가 요구한 금액을 받아들이는 건 호구나 할 짓이었다.
우선은 웨스팅하우스부터 공략하자.
도시바메모리에 비하면 작은 규모기에 건드리기가 쉬웠다.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할 때의 금액이 50억 달러로 알고 있습니다. 거의 제값을 받고 매각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웨스팅하우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투자한 금액이 적지 않습니다.”
“원전 사업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시기는 끝났습니다. 태우그룹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원전 기술력 발전을 위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탈원전 시대였다.
하루토 상무도 웨스팅하우스의 가치가 과하다고 생각하는지 내 눈을 피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우리도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웨스팅하우스의 가격에는 여전히 거품이 묻어 있습니다. 애초부터 17억 달러로 예상되던 웨스팅하우스를 3배나 높게 주고 산 도시바 때문에 생긴 거품입니다.”
10년도 더 된 일을 꺼내 들었다.
도시바는 2006년에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고.
시장은 웨스팅하우스의 가치를 17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도시바는 3배나 비싼 가격을 주고 웨스팅하우스 인수에 나섰다.
그만큼 원전 산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도시바였다.
동일본 대지진만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 정도 가치를 할 웨스팅하우스였지만.
지금은 적자투성이에 불과한 짐 덩어리에 불과했다.
“일부 인정합니다. 태우그룹이 제시하는 금액에 최대한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3천억 엔에 인수하고자 합니다.”
“외부 전문가가 평가한 금액이 4천억 엔이지 않습니까?”
“앞으로 매년 천문학적인 적자를 버텨 내야만 합니다. 그러니 인수에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모 펀드에서도 3천억 엔 이상을 제시한 적도 있습니다. 할인율이 너무 과하십니다.”
과한 금액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새로운 제안 하나를 덧붙였다.
“태우전자에서 사용하고 있는 러시아 공장 한 곳을 3년 후에 양도하는 조건을 추가하려고 합니다. 현재 가치로 최소한 5백억 엔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공장이지요.”
“태우그룹이 보유한 러시아 공장을 전부 매각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아직 완전히 다 매각하진 못했습니다.”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러시아 공장을 매각했었다.
하지만 아직 일부 남아 있는 공장이 있었고, 이번 기회에 남은 공장까지 전부 처분할 계획이었다.
“그럼 3천5백억 엔으로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시겠다는 것이군요.”
“그 정도면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모 펀드에서 제시한 금액과도 크게 차이 나지 않거나 혹은 태우그룹의 제시액이 더 높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흠, 좋습니다. 그럼, 3천억 엔과 5백억 엔 규모의 러시아 공장을 양수받는 것으로 웨스팅하우스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하루토 상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웨스팅하우스는 애피타이저에 불과했다.
입가심 요리를 기를 쓰며 먹을 이유는 없었고, 메인 요리인 도시바메모리에 더 집중하는 편이 백번 나았다.
“이제 도시바메모리 협상을 시작해야 할 차례군요.”
“잘 아시겠지만, 도시바메모리는 다른 계열사와는 다릅니다. 작년에 적자를 보긴 했지만, 이는 기술 개발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기술력만 따지고 보면 삼진전자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 유일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도시바메모리의 기술력은 확실히 뛰어났다.
그리고 8천억 엔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 것도 맞았다.
하지만 파고들 구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고, 지금 일본 제조업계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
“실적을 과하게 발표하고, 적자인 사업부의 실적을 흑자로 눈속임했다는 사실이 작년에 밝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흠흠, 회계상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지 절대 고의는 아닙니다.”
도시바 또한 조작과 관련이 있었다.
자동차 업계처럼 성능을 조작한 것은 아니지만.
회계 정보를 조작하여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전과가 있었다.
분식회계만큼 파고들기 좋은 소재는 없었고, 잘만 사용하면 협상을 아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