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85)
독식하는 재벌 3세-485화(485/518)
485. 전문가 (5)
오마하의 현인.
세계 대부호 3위.
가치투자의 대가.
모두 워렌을 부르는 또 다른 호칭이었고.
그런 그와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손을 잡을 수는 없었고, 그가 무슨 의도로 150억 달러나 되는 거액을 나에게 투자하려는지 알아야만 했다.
“투자 제안은 정말 감사하지만, 저는 회장님이 생각하는 방향과 다른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김 회장에게 투자를 하려는 것이지요.”
“무슨 의미입니까?”
“버크셔의 이름을 달고는 진행할 수 없는 투자들이 많이 있지요.”
이름값이 높아질수록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그렇기에 태우그룹은 퀀텀펀드를 방어막으로 자주 사용했고, 결국엔 금융타워라는 초거대 집단까지 만들어 내었다.
워렌도 그런 방어막이 필요한 걸까?
그런 것이라면,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방어막을 자처할 사람이나 금융사가 많이 있었다.
“단순히 시선 회피를 위한 목적이라면, 금융타워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버크셔도 금융타워에 입주해 있으니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겁니다.”
“버크셔가 금융타워에 입주한 이유도 전부 김 회장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지요. 제가 믿는 건 금융타워가 아니라 김 회장 한 명뿐입니다.”
참 듣기 좋은 말이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걸 누가 싫어하겠는가?
하지만 부담되는 말이기도 했다. 금융타워는 오로지 수익만을 중시 여기는 집단이었고, 태우그룹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저에게 투자를 하시면 원치 않는 업계에도 투자를 하게 됩니다.”
“비트코인 같은 업계에 투자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김 회장에게 돈을 맡기는 겁니다.”
많은 전문가가 비트코인을 폄하했다.
화폐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으며 오로지 광기에 의해 움직이는 데이터 쪼가리라는 말이 전문가들의 입에서 나왔고, 그중 한 명이 워렌이었다.
비트코인은 도박이다.
워렌 버핏이 한 말이었고.
비트코인은 아무런 쓸모도 없다라는 말까지 한 적이 있었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시는 겁니까?”
“그건 아니지요. 여전히 비트코인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선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거래하고 있고,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요.”
모순적인 말이었다.
비트코인은 인정하지 않지만,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건 인정하겠다니.
“그러면 비트코인이 아니라 비트코인 시장 관련 회사에 투자를 하겠다는 말씀입니까?”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은행에 투자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버크셔 해서웨이가 직접 투자를 하고 싶지는 않군요.”
“태우증권이 그 역할을 대신해 주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비트코인뿐만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태우증권과 김 회장의 판단에 맡기지요. 손해를 봐도 괜찮고, 적은 수익을 봐도 상관없어요.”
테스트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태우증권과의 깊은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한 장치라고 봐야 할까?
여전히 의도를 알기 어려운 워렌의 계획이었고, 상세 정보를 살펴보아도 관련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럴 때는 정공법이 최선이었다.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걸 포기하고 입을 열었다.
“저에게 바라는 점이 따로 있으십니까?”
“태우그룹과 김 회장에게 아주 관심이 있어요. 그리고 금융타워가 앞으로 하려는 일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지요.”
버크셔 해서웨이도 금융타워 소속이었고.
그렇기에 정보 일부를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보의 양은 미미했고, 금융타워 장기 계획을 알아낼 수는 없었다.
“금융타워의 계획을 알고 계십니까?”
“돈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대충의 그림이 그려지곤 하죠. 그런데 금융타워의 자금 흐름이 참으로 위험한 곳으로 흐르고 있더군요.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아주 위험한 그림의 스케치를 엿볼 수 있었어요.”
안목이 남다른 워렌이었다.
자금의 흐름만 보고도 우리가 뭘 하려는지 감을 잡은 그였다.
하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과 안목이 필수였다.
“위험한 그림을 위해 물감을 지원해 주시겠다고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대작을 만들기 위해선 물감보다 화가가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대중들은 물감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궁금해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그림은 중도 폐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내가 이런 제안도 하지 않았겠지요.”
미·중 무역 분쟁을 장담하는 워렌이었다.
나야 회귀를 했으니 당연히 아는 정보였지만, 워렌은 자금의 상황과 국제 관계만으로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물감이 사방으로 튀곤 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정도 위험 부담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제 힘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도울 생각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방어막을 원하는 건 아니었다.
뒤로 빠져 과실만 취할 생각이 아니라, 리스크를 분담할 의지도 있어 보였다.
“…굳이 금융타워를 통해 투자를 하려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투자자는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하는 사람이지요. 이번 일은 김 회장과 금융타워가 가장 잘할 수 있기에 투자를 하려는 것이고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상대하기 위해선 금융사 한 곳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
금융타워처럼 다국적 금융사 연합이 움직여야지만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그렇기에 워렌이 우리에게 투자를 하려는 것이었다.
“아주 힘든 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김 회장을 믿어요. 그리고 김 회장이 만든 금융타워의 힘도 믿고 있지요. 자금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금융타워의 힘도 엿볼 수 있었어요. 월가 전체와 맞먹는 힘을 금융타워가 보유하고 있더군요.”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월가.
금융 허브에 불과한 금융타워였기에 극찬이 아닐 수가 없었다.
하지만 워렌은 금융타워의 힘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금융타워는 월가 이상의 힘을 보유하고 있었고, 미·중 무역 분쟁 이후에는 국가 연합급의 힘을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저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그렇게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군요.”
“너무 자주는 이용하지 않겠습니다. 꼭 필요할 때만 한 번씩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허허, 마다하진 않는군요.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오늘을 기점으로 버크셔와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게 되었다.
버크셔가 금융타워에 속해 있다고는 하지만, 이방인 대우를 받았다.
금융타워가 버크셔를 따돌린 것이 아니라 버크셔가 금융타워와 거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었다.
미·중 무역 분쟁에 참여하기로 한 순간부터 버크셔는 금융타워와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
***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서 곧장 금융타워로 이동했고, 할 말이 많았는지 한 부회장이 입구에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회장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데이비드랑 다이먼을 통해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두셨다고 들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급해요. 우선은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죠.”
한 부회장은 빠른 걸음으로 이동해 사무실 문을 열어 주었고.
안으로 들어가 앉자마자 관련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얼추 3배 장사를 넘게 하긴 했죠. 예상보다 유전에 관심이 많더군요. 1,100억 달러가 2년 동안 순차적으로 들어올 겁니다.”
“제가 관리해야 할 금액이 더 커졌습니다.”
“투자할 곳이 없으면, 기업을 인수하거나 공장을 새로 지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해 드려요?”
기겁을 하는 한 부회장이었다.
내가 기업을 인수하거나 공장을 짓는 순간.
최소 수십조 원의 돈이 나가는 걸 알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투자할 곳은 아주 넘쳐납니다. 초거대 국가 두 곳이 싸움을 하는데 어떻게 투자할 곳이 없겠습니까?”
“그래도 절반에 가까운 금액은 따로 사용할 곳이 있어요. 센트리언 공장을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도 지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반도체 관련 회사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기도 하고요.”
“센트리언 공장 증축이라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저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유고빈의 판매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기도 하고, 특히나 미국과 유럽에 판매량이 집중되고 있기도 합니다.”
비만 치료제 유고빈.
이전에는 셀럽들이나 소수의 사람만이 사용하던 약이었지만, 지금은 대중화가 되려고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미리 공장을 증축해 두었지만.
그럼에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매진 사태가 일어나곤 했다.
“센트리언 공장 증축에 대략 300억 달러를 사용하려고 해요.”
“그렇게나 많이 말씀입니까? 유고빈의 판매량이 급증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 규모의 공장을 가동할 정도는 아닙니다.”
“만들어 두면 다 쓸 곳이 있지 않겠어요?”
유고빈을 위한 공장이 아니었다.
앞으로 다가올 코로나를 위한 공장이었고.
최소 3년 동안은 엄청난 수익을 올릴 공장이었다.
그렇게 수익을 올린 뒤에는 각 국가에 비싼 값을 주고 매각하면 이중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공장을 짓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조금 과하긴 하지만, 적자를 볼 것 같지는 않긴 합니다.”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세요. 금융타워의 분위기는 어때요?”
“매일 웃음꽃이 피고 있습니다. 벌써 비트코인 가격이 45%나 하락하였습니다. 이 기세라면, 다음 달이면 60% 이상 하락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단순 계산해도 45%의 수익이었다.
하지만 공매도는 기본적으로 레버러지를 2배 이상 설정하기에 원금에 가까운 수익을 실현한 금융사도 나왔을 터였다.
“세력들이 아주 난리가 났겠군요.”
“한국 주가 조작 세력부터 야쿠자와 갱단까지. 아주 제대로 털어먹었습니다. 특히나 자금 세탁용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하던 세력들은 이민을 준비해야 할 겁니다.”
“지금 흐름이라면 75% 이상 하락도 가능하겠군요.”
세력들이 털리는 순간 하락세를 막을 사람은 없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아무리 용을 써도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는 법.
결국엔 중심을 잡아 줄 만한 존재가 있어야지만, 방어선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부회장은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75%까지는 하락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량을 사들이고 있는 세력이 한 곳 있습니다.”
“금융타워를 위협할 정도의 세력이 아직 남았나요? 그냥 확 밟아 버리세요.”
“밟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에서 비트코인 물량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밟으라는 말은 취소하죠.”
정말 예상치 못했던 세력의 등장이었다.
그것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거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세력이었다.
“다른 세력이야 아무리 길어도 1년 안에 수익을 보고 청산하려고 들지만, 국민연금의 경우엔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도 가능한 곳이라 싸우더라도 큰 이득을 취하기가 어렵습니다.”
“웃기지 않나요? 정부 규제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정부 기관 중 하나인 국민연금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군요.”
기업에서 이런 짓을 하면 무조건 감찰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부 기관끼리 합을 맞춰 움직이는데 누가 감찰을 하겠는가?
“괜히 국민연금이 엘리트들만 가는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점을 정확히 알고 치고 들어왔습니다.”
“전문가는 전문가네요. 국민연금 기금에서 누가 비트코인 작전을 펼쳤는지 확인해 보세요.”
“보복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보복이 아니라 영입을 하세요. 이 정도 센스를 가진 사람이 국민연금에 있기엔 아까우니까요.”
전문가는 따로 있었다.
세력들이 아무리 날고뛰어도 국민연금 기금 앞에서는 갓난쟁이의 뜀박질에 불과했다.
덕분에 금융타워의 수익률이 조금 낮아지게 생겼지만, 그렇다고 국민연금을 공격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