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87)
독식하는 재벌 3세-487화(487/518)
487. 약속의 시간 (2)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승인했고.
연구원들은 신이 나서 연구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회사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서정준 대표만은 망부석이 된 것인 양 자리를 지켰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못마땅한가 봅니다.”
“그런 건 아닙니다. 분명 대단한 성과긴 하지만, 유전자 치료제 개발로 인해 센트리언의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생각 중이었습니다.”
서정준 대표는 뛰어난 사람이었다.
회귀 전에는 태우그룹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센트리언을 코스닥 1위 회사로 키운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 서정준 대표의 고민은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었고.
고민을 나누기 위해 자세를 고쳐잡고 그에게 집중했다.
“치료제 가격이 너무 비싸기에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일반 치료제와 달리 환자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포함되기에 막대한 치료비가 듭니다. 그런데 대중이 그런 점에 관심이나 두겠습니까? 그저 돈을 밝히느라 생명을 담보로 가격을 올린다고만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제가 없으면 사망에 이르는 희귀 질병.
유전자 치료제가 유일한 생명줄이었고, 그렇기에 비싼 약값은 더욱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건강 보험처럼 각 국가가 일정 부분 부담을 진다면 그렇게까지 비싼 금액은 아닐 수도 있어요.”
“그래도 다른 치료제에 비해 최소 수백 배 혹은 수천 배 이상 비싼 가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태우그룹에서 치료비 전액을 지원할 생각까지 있어요. 태우그룹이 책정한 사회 공헌 자금을 이용하면 충분히 전액 지원이 가능합니다.”
“정말입니까?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걱정을 덜 수 있게 됩니다!”
그제야 표정을 푸는 서정준 대표였다.
그런 그에게 나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 주었다.
“한 부회장을 통해 신축 공장 이야기를 전해 들으셨지요?”
“미국과 유럽에 신축 공장을 짓는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습니다.”
“지금 센트리언이 보유한 공장보다 2배 이상 큰 공장을 미국과 유럽에 만들 생각입니다.”
“그, 그렇게나 큰 규모로 말씀입니까?”
서정준 대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만큼 신축 공장은 충격적인 규모였고, 센트리언의 살림을 책임지는 서정준 대표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규모기도 했다.
“건설 비용은 걱정하지 마세요. 25%는 센트리언이 나머지 75%는 태우그룹이 투자할 계획입니다. 원하신다면 태우그룹의 지분율을 더 높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유고빈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게 큰 공장을 가동할 정도의 수요는 아닙니다.”
“공장 가동은 걱정하지 마세요. 센트리언이 개발한 약으로 부족하면, 다른 제약사의 약을 수주 받아 공장 가동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사실 그런 계획은 없었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면 모든 공장을 24시간 가동해도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테니까.
“대규모 위탁 생산 공장을 계획하고 계신 겁니까? 저도 처음 센트리언을 창업할 때 위탁 생산 위주로 회사를 키워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센트리언의 규모 확대를 위해선 위탁 생산을 통해 생산량을 증대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공장을 만들어 두면 손해 볼 것도 없습니다. 만약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공장을 매각하면 되니까요.”
서정준 대표를 안심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틀린 말이 아니기도 했다. 공장 부지와 공장은 제값을 받고 팔아 치울 수 있으니 손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센트리언에서 25%의 지분을 투자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50% 이상 투자를 하고 싶긴 하지만, 신약 개발에 워낙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어 그 이상은 어렵습니다.”
“그 정도 금액이면 충분합니다. 사실 태우그룹이 공장 건설 비용을 전적으로 투자할까도 했지만, 그래도 센트리언이 사용할 공장이니 센트리언이 일부라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지분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태우그룹이나 센트리언 모두 내 소유나 다름없는 곳들이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을 하나 더 전해 드릴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새로운 신약이 또 개발되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유고빈의 폭발적인 반응 덕분에 코스피에 이전 상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센트리언은 현재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었다.
코스닥은 중소 벤처 기업을 위한 증권 시장이었고.
코스피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만이 상장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군요.”
“사실 걱정이 조금 되긴 합니다. 뱀의 머리 노릇을 하다가 용의 꼬리 역할을 하게 된 셈이지 않습니까?”
“센트리언의 기업 가치를 놓고 본다면, 최소 용의 가슴 정도는 될 겁니다.”
압도적인 코스닥 1위 기업이 센트리언이었다.
지금 코스피에 상장을 하게 되면, 최소 10위 권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물론 코스닥 1위라는 상징성을 포기하게 되는 셈이긴 했지만,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면 코스피에 상장하는 편이 맞았다.
“괜히 코스피로 갔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가 장담 하나 하죠. 센트리언은 5년 안에 코스피 3위 안으로 진입하게 될 겁니다.”
“너무 부담되는 순위입니다. 태우그룹의 쟁쟁한 계열사들보다 더 높은 자리까지 오를 수 있겠습니까?”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니 저만 믿고 지금처럼만 센트리언을 경영해 주십시오.”
많이 줄여서 3위였다.
유고빈의 성과만으로도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센트리언이었고.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까지 개발하게 된다면, 무조건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있었다.
물론 그룹으로 놓고 본다면 여전히 태우그룹이 1위겠지만.
단일 계열사만 놓고 본다면, 태우그룹의 계열사보다 그리고 삼진전자보다 더 높은 가치를 보유하게 될 회사가 센트리언이었다.
***
엔비디아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하락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었지만.
상승세가 꺾이며 하락세로 전환되었기에 의미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를 기획실장이 알려 주었다.
“회장님! 쇼프트뱅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손정우 회장이 조만간 한국으로 들어오고, 회장님과 독대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확실히 행동력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빠르군요.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되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하는군요.”
손정우 회장의 빠른 판단력은 유명했다.
딱 10분의 대화만으로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사람이 그였고.
반대로 수십억 달러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지체 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손정우 회장이었다.
“한국의 유망한 기업 투자를 위한 방문이라고 포장은 했지만, 회장님과의 독대를 위한 한국행으로 추측됩니다.”
“조용히 만나고 싶어 하나 보군요. 하긴 소문내서 좋을 일은 아니긴 하죠.”
엔비디아 4대 주주가 쇼프트뱅크였다.
그 자리를 나에게 넘겨준다는 걸 괜히 소문내고 싶진 않을 터.
원하는 대로 조용한 협상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었다. 엔비디아의 지분만 넘긴다면 뭔들 못 해 주겠는가?
“조용히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식당 별관이면 조용히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태우반도체에서 회장님의 방문을 원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도시 때문인가요?”
반도체 도시는 매년 규모를 키워 나가고 있었다.
명동에서 미리 부지를 확보해 준 덕분에 빠르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고, 벌써 대규모 단지가 가동을 시작했다.
“반도체 도시 방문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 반도체 단지에 있는 구형 반도체 공장 리모델링 공사가 끝났다고 합니다.”
“아! 두 사장이 경쟁하며 만들던 구형 공장 공사가 드디어 끝났나 보군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완전 자동화 시설을 도입한 구형 반도체 공장.
태우반도체의 두 명의 사장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개조를 하기로 하였고.
막대한 자금과 인력 그리고 태우그룹의 다양한 전문가와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개조한 공장들이기도 하였다.
“지금 바로 가 봐야겠군요.”
“태우반도체에 연락을 하겠습니다.”
얼마나 자랑하고 싶겠는가?
모든 자원을 이용해 만든 자동화 공장이었다.
게다가 두 명의 사장이 경쟁해서 두 개의 공장을 만들었으니 더욱 할 말이 많을 터였다.
“헬기를 준비해 주세요. 지금 시간에 경기도까지 차를 타고 가려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군요.”
“기상 상태가 좋아 헬기를 타고 이동하기 좋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자동화 공장을 만들어 뒀을까?
나는 일부러 관련 보고도 받지 않았고, 오늘만을 기다렸었다.
***
반도체 단지에 도착했다.
태우반도체 임원부터 많은 계열사 전문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명의 사장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 전문가들도 이번 경쟁에 참여한 참가자였다.
“스마트 공장 완공을 축하드립니다. 태우반도체와 각 계열사의 인재들이 힘을 합친 덕에 일정을 앞당겨 완공이 가능했어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영혼 없는 감사의 인사를 봤던가?
저들의 영혼이 완전히 빠져나가기 전에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동선상 웨이 사장님이 담당한 1단지가 가깝군요. 그곳부터 가 봅시다.”
“제가 직접 안내를 맡겠습니다!”
풍채가 넉넉했던 웨이 사장이었다.
그런데 스마트 공장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튀어나왔던 배가 반쯤은 들어가 있었다.
살이 빠져서 그런지 걸음걸이에 힘이 넘쳤고, 금세 1단지에 도착해 공장 자랑을 늘어놓았다.
“3.5단계 수준의 자동화가 적용되었습니다. 이전 공장과 비교하면 투입되는 인력을 30%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생산 속도와 생산량을 극대화하였습니다.”
“인력을 줄였는데 생산 속도와 양이 늘었군요.”
“20% 이상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1단지보다 더 효율적인 공장은 없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웨이 사장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공장이었다.
그는 파운드리 공장을 담당하고 있기에 생산량과 속도에 집착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그가 만든 공장은 오로지 효율성만을 위한 공장이었다.
물론 나쁜 건 아니었다.
특히나 구형 반도체의 경우엔 더더욱 생산량이 중요하기에 웨이 사장의 방식을 따라야만 했다.
“계속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설명을 이어가는 웨이 사장.
그러고 나서야 겨우 리사 사장의 차례로 넘어갈 수 있었다.
우린 2단지로 넘어갔고, 이번에는 리사 사장이 직접 공장 설명을 자처했다.
“우리 공장은 4단계 공장 자동화를 넘어 4.5단계 수준의 완전 자동화 단계를 적용했습니다. 거의 모든 작업을 무인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관리 업무에만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특히나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해 오류 수정과 비상시 대처까지 무인으로 진행이 가능합니다!”
“인공지능 센터의 직원들이 많이 투입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스케줄링과 경로 설정 그리고 변수까지 모두 인공지능을 활용했고, 특히나 웨이퍼 자동 운반 장치와 시스템은 아마존의 물류 센터에서 개발한 기술을 더욱 업그레이드하여 적용했습니다.”
태우그룹의 기술 집약체.
10년도 전부터 투자한 물류 센터 기술,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리사 사장이었다.
효율성만 놓고 보자면, 1단지에 비해 부족할 수 있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과 변수 대처 능력을 보면 더욱 우수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두 공장의 단점은 버리고 장점만을 살려 앞으로 리모델링할 반도체 공장을 설계해 주세요.”
나는 굳이 경쟁의 승자를 정하지 않았다.
진정한 승리는 미·중 무역 분쟁을 통해 결정될 사안이었으니까.
그러니 지금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반도체 지분을 확보해야 했다.
구형 반도체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회귀 전에는 중국에 넘겼던 구형 반도체 생산이었지만, 이번엔 넘겨주지 않는다.
그리고 며칠 후에 만날 쇼프트뱅크의 손정우 회장과 진행할 엔비디아 지분 협상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