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90)
독식하는 재벌 3세-490화(490/518)
490. 약속의 시간 (5)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끝내고 캘리포니아로 넘어갔다.
다이먼과 데이비드를 만나기 위함이었고, 핀테크 은행장실에서 회담 내용을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
“미국 채권에 3천억 달러나 묶여도 괜찮겠습니까? 미국 채권 수익률이라고 해 봐야 아무리 높게 잡아도 5% 정도에 불과합니다.”
“지금 당장 3천억 달러를 투입하는 건 아니죠. 중국이 던지는 물량을 차근차근 받아 내면 되니 시간은 충분해요. 그 대신 금융타워가 아주 공격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권한을 받아 내었으니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닙니다.”
금융타워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나 태우증권과 핀테크 은행 그리고 CITI 은행의 자산만으로도 충분히 3천억 달러를 융통하고도 남았다.
“사실 핀테크 은행 혼자서도 채권을 전부 소화할 수는 있긴 하지만, 낮은 수익률로 인해 고객 유출이 발생하게 됩니다.”
“핀테크 은행 혼자 부담을 떠안을 수는 없죠. 금융타워의 모든 금융사가 리스크를 분담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큰 수익을 내어 이득을 취하면 됩니다.”
평균 수익률만 맞추면 되었다.
미국 채권으로 고작 5%의 수익을 낸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투자로 200% 이상의 수익률을 낸다면, 평균 수익률을 높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미국과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매도가 벌써부터 높은 수익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
“이제 눈치 볼 필요도 사라졌으니 지금보다 더 잔인한 방식으로 공매도를 진행해도 됩니다.”
“그런데 보스! 중국은 괜찮나요? 영원히 중국을 적으로 삼을 게 아니면, 이야기를 좀 해 봐야 하지 않나요?”
로비스트인 데이비드에게도 민감한 문제였다.
그는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로비를 진행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중국과의 관계가 멀어지면, 그가 활동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로비 시장 한 곳이 사라지는 셈이었다.
“당연히 중국과도 협상을 진행해야죠. 조만간 중국 고위층과 회담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약속을 미리 잡아 두셨어요?”
“금융타워가 중국이 매각하는 중국 채권을 사들이면, 먼저 연락 오지 않겠어요?”
“화가 단단히 난 상태일 게 분명한데 이야기가 잘 통할까요?”
“미국이라는 거대한 적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굳이 새로운 적을 만들고 싶진 않을 겁니다. 만약 우리와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셈이 되겠죠.”
중국은 아직 태우그룹과 금융타워의 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화조차 하지 않고 우리를 적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
우리 입장에서도 원하는 상황은 아니긴 했다.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에게서 수익을 볼 수가 없게 되는 구조였으니까.
하지만 중국에서 그렇게 나온다면,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더 있습니다. 청나라 채권은 왜 사용하지 않은 겁니까?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나라 채권 아이템을 제시했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 낼 수 있지 않았습니까?”
“보유한 카드를 한 번에 다 보여 주면 제값을 받기가 힘들죠. 아직 청나라 채권은 사용할 때가 아니에요. 그리고 청나라 채권이라는 카드를 미국 손에 들려줄지 아니면, 중국 손에 쥐여 줄지 결정하지 않기도 했고요.”
청나라 채권은 양측 모두에게 유용한 카드였다.
미국은 청나라 채권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수 있었고.
반대로 중국은 청나라 채권이라는 변수를 지워 버릴 수 있었으니까.
“청나라 채권 카드를 중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긴 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청나라 채권을 모두 매입해 소각해 버릴 수도 있겠습니다.”
“청나라 채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가 한 곳이 더 있기도 해요.”
“어느 국가가 중국을 상대로 그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이나 되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청나라 채권 카드를 사용하는 순간 중국을 적으로 삼는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딱 한 곳만은 큰 부담 없이 청나라 채권 카드를 사용할 수가 있었다.
“대만이 사용할 수도 있겠죠. 청나라의 진정한 계승자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카드가 될 테니까요.”
“대만이라면 가능은 하겠지만, 대만도 중국과의 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나라 채권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전쟁이 터지면 매일같이 상황이 변하기 마련이죠. 그러니 우린 어느 쪽에 팔아야 가장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이번 무역 전쟁에서 중요한 건 주도권이었다.
미국 채권과 청나라 채권 그리고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워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야만 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우리는 고래는 아니더라도 상어 정도로 규모를 키워 두었고.
고래끼리 싸우면서 나오는 부산물을 독식하고 싶기에 주도권이 중요했다.
우리가 원하는 전장에서 서로 싸우도록 만들어야지만 독식이 가능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다른 일정이 있어서 이만 일어나 봐야겠어요.”
“어디 멀리 가십니까?”
“멀지 않은 곳에 갈 겁니다. 테슬라에 볼일이 있어서요.”
미국 출장을 가기 전에 머스크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전기 자동차와 인공위성 프로젝트까지.
할 말이 많아 보였던 머스크였고, 이왕 캘리포니아까지 왔으니 그의 얼굴을 보고 가기로 하였다.
***
미국 최고의 셀럽 중 한 명이 된 머스크.
하지만 예전부터 워낙 자존감이 강한 타입이라 그런지 그다지 달라 보이진 않았다.
여전히 일에 빠져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었고, 나와 만나기 직전까지 현장에 있다 나왔다.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나와 죄송합니다. 급하게 처리할 문제가 있어 현장에 있었습니다.”
“아닙니다. 급한 일이면, 제가 내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미스터 킴만 괜찮다면, 오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저야 당연히 괜찮죠. 그보다 우선 축하부터 드리죠. 페어링 회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블록 5의 발사 성공도 축하드려요.”
머스크는 전기 자동차 사업만을 진행하는 건 아니었고.
오히려 우주 산업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나 1단 로켓 회수에 많은 노력을 가하고 있었고, 드디어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페어링 회수에 성공하긴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만큼 성공적인 성과는 아닙니다. 사실 땅에 떨어진 페어링을 회수한 것이니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죠.”
“그런 성과라도 낼 수 있는 회사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조만간 완벽한 성공을 할 날이 올 겁니다.”
“안 그래도 8월에 블록 5의 재발사가 예정되어 있고, 1단 로켓 회수도 포함된 일정이죠.”
우주 산업에 한해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머스크였다.
그리고 나는 머스크의 최대 투자자로 막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했다.
그의 성공은 곧 나의 성공이나 다름없었고, 그 누구보다 그의 성공을 바라는 입장이었다.
“우주 산업은 잘 진행되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입니까?”
“태우그룹과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를 위협하려는 회사가 나왔습니다. 아직은 그렇게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입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 개발에 큰 투자를 하고 있으니 당연한 수순이죠.”
이전에는 태우그룹과 테슬라만이 전기차에 집중 투자했었다.
하지만 이젠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개발하거나 이미 판매를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에 관심을 가질수록 내겐 큰 이득으로 돌아오니까.
전기차 배터리부터, 관련 특허까지 태우그룹이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였다.
“미스터 킴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제가 말하는 건 전기차가 아니라 수소차 기업입니다. 니콜라라고 들어보셨나요?”
“니콜라? 아! 수소로 움직이는 대형 트럭을 제조하는 회사 말이군요.”
억지로 기억을 끄집어내어 말하였다.
희미한 기억만 남아 있다는 건,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회사라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왜 그 회사가 성공하지 못했는지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이번에 트럭 운행 영상을 업로드하기까지 했어요. 사실 지금의 기술력으로 대형 트럭까지 운행할 수 있을 거라곤 전혀 예상도 못 했어요.”
“확실히 뛰어난 기술력이긴 하군요.”
“우리가 시대를 주도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곳에서 우리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와 버렸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머스크가 걱정할 만도 했다.
승용차와 픽업트럭을 뛰어넘어 단번에 수소로 움직이는 대형 트럭을 운행하는 기술력이라면,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력임은 분명했다.
“영상에서 본 기술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면, 당연히 걱정을 해야겠죠. 하지만 기술 구현이 가능하겠습니까? 우리가 예상하지도 못한 기술력을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 업체에서 뚝딱 만들어 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이미 영상까지 나왔습니다. 기술을 구현했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상 정보를 그대로 믿는 시대는 지나갔죠. 직접 눈으로 봐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 요즘 세상 아니겠어요?”
니콜라의 수소 트럭은 허구였다.
그저 많은 투자를 얻어 내기 위해 조작된 영상을 만들어 내었다.
“한국의 대기업에서도 니콜라 회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특히나 지분 일부를 인수한 대기업까지 있다고 들었습니다.”
“태우그룹은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가능성이 있는 회사였다면, 태우그룹이 가장 먼저 투자를 진행했을 겁니다.”
“미스터 킴은 니콜라가 공개한 영상이 전부 거짓이라고 확신하는 겁니까?”
“걱정을 하시니 태우그룹 차원에서 진실 공방을 진행해 보도록 하죠. 몇 달 안에 니콜라의 기술력이 전부 거짓이라는 걸 증명해 보겠습니다.”
머스크는 할 일이 많은 사람이었다.
전기차, 자율 주행, 우주 산업 등.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사람이 그였고, 괜히 엉뚱한 곳에 심력을 쓰게 할 수는 없었다.
열심히 회사를 키워 나가야 내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늘어나지 않겠는가?
“미스터 킴이 그렇게 말하니 이제 안심이 좀 됩니다.”
“스타링크 계획은 얼마나 진행이 되고 있나요? 미국 전역을 자율 주행 자동차가 돌아다니려면, 스타링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자율 주행은 인터넷 연결이 필수였다.
한국이야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곳이 없으니 문제가 없지만.
미국의 경우엔 주요 도시를 제외하면,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곳이 더 많다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위성 인터넷 시스템이 필요했다.
스타링크가 가동된다면, 자율 주행 자동차는 미국 전역을 문제없이 운행할 수가 있었다.
“계속해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어요. 아무리 늦어도 1~2년 안에는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일정 궤도까지 오를 수 있어요.”
“그럼 걱정할 필요가 없겠군요. 혹시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말만 하세요.”
“새로 구상한 사업이 몇 개 있어요. 특히나 인간의 지능을 인공지능에 뒤처지지 않게 하는 뉴럴링크 프로젝트의 규모를 더 키울 필요성이 있어요.”
괴짜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 머스크였다.
그러니 로켓 회수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이긴 했지만.
인간의 뇌에 칩을 삽입해 지능을 끌어올리는 뉴럴링크와 같은 괴상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뉴럴링크는 사실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나는 뉴럴링크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약속했고.
성공 여부를 떠나 머스크를 계속 붙잡아 두기 위한 투자에 불과했다.
“뉴럴링크 투자금을 2배로 올리도록 하죠. 투자가 필요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만 하세요. 부족함 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역시 미스터 킴! 남들은 다 비웃어도 미스터 킴은 나를 믿어 준다니까요!”
그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를 믿는 건 아니었다.
10개 중에 1개는 성공하겠지. 그렇게 1개만 성공해도 이득인 투자였다.
그리고 테슬라와, 우주 산업을 통해 이미 막대한 이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그러니 자잘한 프로젝트에 투자해도 전혀 돈이 아깝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