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91)
독식하는 재벌 3세-491화(491/518)
491. 장난질 (1)
한국으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하는 길.
내가 무료할까 싶어 데이비드는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덕분에 여러 가지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니콜라사를 조사해 보세요. 수소 트럭을 만든다고 광고하는 회사인데 구린내가 심하게 나는군요.”
“니콜라라면 저도 들어 봤어요. 요즘 가장 뜨거운 기업 아닙니까.”
“정말 뜨거워서 붉게 달아오른 건지 아니면 붉은 페인트를 발라 뜨거운 척을 하는 건지 확인해야겠어요.”
“1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금을 받았는데 설마 장난질을 치고 있을까요?”
“가능성이 높아요. 수소 자동차가 현실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관련 기술이 부족한 회사가 단숨에 만들 정도로 쉬운 기술은 아니죠.”
미국 최고의 로비스트 데이비드.
그는 정보력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고,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는 능력도 일품이었다.
“사실 파악은 어렵지는 않긴 해요. 24시간 니콜라 공장을 감시하고, 니콜라 소속 연구원들을 포섭하기만 하면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요.”
“수소 트럭을 제작하고 있다는 공장부터 우선 파악을 해 보세요. 기술력이 사실이라면, 지금 한창 생산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거짓이라면 공장은 텅텅 비어 있겠죠.”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면 되겠네요. 그 정도 정보는 오늘 안에 확인이 가능해요.”
“그리고 영상 분석 전문가에게 의뢰해 니콜라가 올린 수소 트럭 영상을 분석해 보세요. 트럭이 스스로 움직인 건 절대 아닐 겁니다.”
머스크의 불안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시켜 주고 싶었다.
그렇기에 몸값이 과한 데이비드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몸값이 높은 만큼 돈값을 충분히 하는 사람이 데이비드였으니까.
“일주일 안에 확실한 정보를 수집해 보고드릴게요.”
“베릴을 이용해 니콜라 사태를 공격해 보도록 하세요.”
“베릴이라면 투게더워크를 창업한 사람 말인가요? 월가에서 공매도 전문 금융사를 운용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금융타워 쪽에서 주기적으로 그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죠. 이런 일을 위해 키운 인력이라고 봐도 됩니다.”
이런 사소한 일에 태우그룹이나 금융타워가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베릴이라는 닭 잡는 칼을 갈아 두었고, 니콜라 정도는 야무지게 토막 낼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작전을 베릴과 함께 진행하도록 하죠.”
“생각보다 사납게 물어뜯을 겁니다. 그러니 잘 진정시켜 가며 일을 진행해 보세요.”
“사실 이런 일은 제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어요. 그보다 조금 있으면 미국 중간 선거가 진행됩니다. 이젠 노선을 확실하게 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이번 선거는 꽤 중요했다.
상원, 하원, 주지사까지 결정짓는 선거였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 격인 선거기도 했다.
“중간 선거 결과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죠.”
“낯설다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천천히 결정하는 경우가 처음이라 어색합니다.”
“그만큼 태우그룹과 금융타워의 힘이 강해졌다는 뜻이겠죠. 이젠 리스크를 안으면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없어요.”
“그럼, 중간 선거까지는 큰돈을 쓰지 않고 생색을 낼 정도로만 지원을 하죠.”
선거 이야기를 끝으로 공항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데이비드는 미처 다하지 못한 말이 있는지 급하게 입을 열었다.
“조만간 미국에서 IT 산업을 중심으로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는 정보가 입수되었어요.”
“규모는 얼마나 되죠?”
“160억 달러입니다. 이번에 340억 달러 규모였으니 합치면 정확히 500억 달러 규모가 되겠네요.”
“나머지 이야기는 통화로 마저 하기로 하죠.”
계속 공항에 머물 수는 없었고.
데이비드는 회사로 나는 한국으로 이동했다.
***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금융타워로 출근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내용을 한 부회장에게 그대로 알려 주었다.
이미 다이먼과 통화를 했는지 상황을 얼추 파악하고 있는 그였기에 격한 반응은 튀어나오지 않았다.
“3천억 달러 규모의 채권이라면 확실히 부담되긴 합니다. 그래도 올해 당장 3천억 원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중국이 던지는 물량만 차근차근 소화하기만 하면 되니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긴 합니다.”
“부담스러운 액수긴 하죠. 금융타워 전체가 십시일반 소화를 해야 가능한 액수죠.”
“다른 곳에 투자하라는 것도 아니고 미국 채권이니 어렵지 않게 자금을 모을 수는 있습니다.”
“놀이공원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을 산다고 생각하라고 하세요.”
금융타워 입장에서 미·중 무역 분쟁은 놀이공원이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상승장과 하락장이 기다리고 있었고, 맛있는 음식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환상의 나라였다.
“놀이공원 입장권은 한 번 쓰면 버려야 하지만, 미국 채권은 다시 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으니 훨씬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이 두 곳이라는 거죠. 미국 입장권은 샀으니 이제 중국 입장권을 사야 하지 않겠어요?”
“미국 채권을 금융타워가 대거 사들이는 순간, 연락이 올 듯합니다.”
“그러니 초반에 강하게 미국 채권을 사들이세요. 그래야 연락이 더 빨리 오지 않겠어요?”
“이번엔 협박을 할지 회유를 할지 예상이 안 됩니다.”
한한령 당시에는 협박에 가까운 대화를 시도한 중국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런 방식으로 나올 수 있을까?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 한 장을 우리가 무효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알면, 예전처럼 나오진 못하겠죠. 그렇게 나온다고 해도 상관없고요.”
“아예 중국을 적대시할 계획까지 있으십니까?”
“하는 걸 봐서요. 얌전히 우리에게 입장권을 판매하면 그런 일은 생기지 않겠죠.”
중국은 여전히 폐쇄적인 시장이었다.
예전보다 개방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제약이 많이 걸려 있었다.
입장권을 받는다는 의미는 그런 제약 없이 금융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미국과 제대로 붙는 순간, 중국도 해외 자본 유치가 절실해지긴 하겠습니다.”
“아시아에서 금융타워보다 더 많은 해외 자본을 굴리는 곳은 없죠. 일단 연락을 기다려 보도록 하죠.”
우리는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었다.
중국 입장권을 사지 못한다면, 수익률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생존에 위협이 가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의 상황은 달랐다.
미국과의 무역 패권 다툼에서 밀리게 된다면, 중국은 극심한 경제침체에 빠질 수도 있었다.
그러니 아쉬운 쪽은 우리가 아니었고, 우리가 먼저 연락할 필요는 없었다.
“회장님이 미국에 계신 동안 괜찮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관세가 부과된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진행했습니다.”
“미리 준비를 잘한 덕분입니다.”
“벌써 1년 장사를 다 했다는 말까지 하는 금융사가 있습니다.”
“상당히 배가 작군요. 이제 시작인데 벌써 배가 부르면 어떻게 합니까?”
“강제로 화장실로 보내 새로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배가 부른 사냥개는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미국 채권을 강제로 사들여야 하니 금방 배를 홀쭉하게 만들 수는 있었다.
“배부른 업체부터 미국 채권 구매를 시작하도록 만드세요.”
“미국 채권이 소화제 역할을 하게 되겠습니다.”
“그리고 소식을 들었는지 몰라도 미국이 중국 IT 품목에도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더군요.”
“이미 관련된 준비는 모두 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160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큰 수익을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모두 합쳐서 겨우 500억 달러.
중국도 보복 관세를 부과했으니 양 국가를 다 합쳐도 1,000억 달러에 불과했다.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기엔 부끄러운 규모였지만, 전쟁 시작부터 핵폭탄을 떨어트리는 경우는 없었다.
“올해 안에 중국에서 생산하는 소비재 품목에 최소 2,000억 달러 규모 이상의 관세 인상 조치가 진행될 겁니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죠?”
“2,000억 달러 정도의 규모면 확실히 지금보다 더 큰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선이 코앞인 내년에는 더 큰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겁니다. 생활용품 대부분이 관세 부과 품목으로 지정이 되겠죠. 못해도 3,000억 달러 이상의 규모가 될 겁니다.”
미국에서만 5,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었다.
중국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테니 양 국가를 합치면 1조 달러 규모의 관세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한화로 무려 1,000조 원에 달하는 규모.
이 정도의 규모면 전쟁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고, 관세가 미·중 무역 분쟁의 전부도 아니었다.
“1조 달러 수준의 관세 전쟁이 벌어진다면, 금융타워는 역대급 수익을 기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그리고 관세뿐만 아니라 특정 기업 혹은 특정 제품 수입 중단 조치도 취해질 겁니다. 아마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통신, 가전 업계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죠.”
“이미 최대한으로 공매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시장을 조금 더 개방하지 않는 한 추가 투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몇 년 동안 준비해 온 한 부회장이었다.
당연히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했을 터.
추가 이득을 취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의 기조와 정책이 바뀌어야만 가능했다.
“우선은 준비만 하고 있어 보세요. 중국 정부로부터 연락이 오면, 방법이 생기지 않겠어요?”
“중국 정부로부터 반응이 오면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겠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은 이 정도로 정리하면 되겠고. 비트코인 관련 일은 잘 정리가 되었나요?”
“모든 금융사가 수익을 보고 안전하게 빠져나왔습니다. 욕심을 과하게 부린 금융사 몇 곳이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의 거품이 모조리 빠져 버렸다.
IT 버블, 부동산 버블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속도로 폭락을 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IT 버블도 부동산 버블도 다시 회복되었다.
그저 너무 이른 시기에 거품이 끼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을 뿐이었다.
“가격이 빠질 만큼 빠졌으니 이제 다시 조금씩 사들이도록 하세요. 급할 건 전혀 없고 여유가 될 때마다 조금씩 사들이면 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십니까? 벌써 75%가 넘게 가격이 하락하였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비트코인 규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책과 규제가 안정화되고 나면, 투자자들도 안정감을 되찾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상승장에서 비트코인 맛을 본 투자자들은 다시금 비트코인을 찾게 되어 있었다.
괜히 중독이 무서운 것이겠는가?
강렬한 경험이 뇌 속에 남아 있는 한 비트코인은 죽지 않는다.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확보한 비트코인으로 대여업을 다시 진행하면, 나쁘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죠.”
“비트코인 대여업으로 재미를 쏠쏠히 보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알트코인도 다시 매입을 하면 되겠습니까?”
“다른 알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심하죠. 그나마 에더리온은 괜찮겠군요.”
“……에더리온은 비트코인보다 더 심한 폭락을 겪고 있습니다. 무려 80%가 넘게 빠졌고, 지금도 빠지고 있습니다. 올해 말이 되면 95%까지 폭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형 IT 회사들이 비트코인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니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알트코인의 경우엔 중심이 없었다.
그나마 에더리온은 중심을 잡는 척이라도 하고 있으니 회복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손해를 보더라도 조금씩 사들이세요. 3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투자처가 될 겁니다.”
“남는 자금으로 비트코인과 에더리온에 투자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해요.”
“그리고 엔비디아 대주주 모임을 한국에서 갖기로 하였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의 핵심인 반도체.
그중에서도 GPU를 담당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가지고 오기 위해서라면, 대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