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499)
독식하는 재벌 3세-499화(499/518)
499. 훼방꾼 (4)
한국으로 돌아오고 일주일이 흘렀다.
할아버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베트남 광산 규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주셨다.
엄청난 추진력에 한 부회장이 깜짝 놀라 나를 찾아올 정도였다.
“동파오 광산은 물론이고, 베트남에서 개발하고 있는 7개의 희토류 광산 모두 규제가 완화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완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규제 완화 수준이 달라지긴 하겠군요.”
사실 베트남에서 선거는 변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480석에 달하는 국회의원(국회대표) 중 460석을 베트남 공산당이 차지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 정치자금 지원과 외화 유치라는 실적만 있다면, 푹 수상은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희토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겠군요.”
“지금은 고작 2천 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작년에 비해 2배가량 상승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규제 완화 덕분에 생산량이 10배 이상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0배면, 2만 톤을 생산할 수 있겠군요.”
“중국이 매년 12만 톤을 생산하고 있으니 여전히 생산량 자체만으로는 비교가 어렵지만, 그래도 2만 톤의 희토류가 추가 생산된다는 것만으로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훼방 놓을 수 있게 됩니다.”
희토류 1년 생산량은 고작 17만 톤 정도였다.
그리고 중국이 12만 톤을 생산하고 있었고, 이는 전체 생산량의 70%에 달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2만 톤이 추가 생산되게 되면, 중국이 차지하는 생산량은 63%로 줄어들게 된다.
물론 70%나 63%나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태우그룹은 베트남 희토류 광산만 개발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브라질과 인도, 호주 희토류 광산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죠?”
“브라질과 인도의 경우엔 아무리 늦어도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부터 대규모 채굴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호주의 경우엔 환경 규제 문제로 인해 생산량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 2위 희토류 생산국은 호주였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호주가 희토류 생산 2위 국가라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었다.
그만큼 다른 국가에서 희토류 채굴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매장량만 봐도 호주는 중국, 브라질, 베트남, 러시아, 인도에 이어 6위에 불과했으니까.
“호주의 희토류 매장량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니 차근차근 늘려 나가면 됩니다.”
“희토류 매장량 공동 2위인 베트남과 브라질에서 대규모로 희토류를 채굴할 수만 있다면, 태우그룹이 희토류 생산량 25%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을 50%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점이죠. 게다가 몽골에서 나오는 희토류까지 태우그룹이 독점하게 되면,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겠군요.”
몽골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16%를 차지하는 국가였다.
하지만 중국을 통해서만 희토류를 수출할 수 있기에 중국에 종속된 자원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 불합리한 구조를 미리 파괴해 두었다.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맺은 몽골 자원 수출 계약을 통해 태우그룹이 몽골의 희토류를 독점할 수 있었다.
“몽골 희토류 광산도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내년 중순만 되어도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몽골의 희토류까지 채굴을 시작하면, 태우그룹이 희토류 30% 이상을 생산하게 되겠군요.”
“문제는 가격 경쟁력입니다. 중국에 비하면 아직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실정입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중국 희토류에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려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날 테니까요. 그리고 가격 경쟁력 문제도 인건비가 해결해 주겠죠.”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많은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값싼 재료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안정성과 신뢰도를 잃어 가고 있었고.
게다가 중국의 인건비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에 가격 경쟁력 문제는 큰 장애물이 아니었다.
“확실히 중국의 인건비 상승 속도가 가파릅니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절반보다 더 저렴합니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생산기지를 조금씩 옮기기도 해야죠.”
“문제는 중국의 공장을 옮기는 순간, 중국의 13억 소비 시장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잘 팔리지 않는 가전부터 하나씩 옮겨나가면 됩니다.”
중국은 참 애국자가 많은 국가였다.
가전부터 휴대폰까지 중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이었다.
물론 가격이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 제품 자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중국 전역에 깔려 있기도 했다.
“중국 가전 회사에서 생산할 수 없는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 말고는 판매량이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한령의 여파라고 하기엔 너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허권이 통하지 않는 나라니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죠. 물론 내수 시장에 한해서만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중국의 특허 베끼기는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중국 내수 시장에서만 중국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막는 것이 중요했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 특허권을 도용한 중국 제품이 진출하지 못하도록 미리 준비를 해 두어야만 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 특허 등록을 계속해서 하고 있고, 중국 기업의 특허권 도용 관련 제소를 매년 수백 건 이상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지적재산권을 명분 삼아 무역 분쟁을 일으키는 마음이 다소 이해되긴 하는군요.”
“조금 부럽기도 합니다. 태우그룹은 미국처럼 강력한 대처가 힘듭니다.”
여전히 태우그룹은 많은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었다.
그러니 미국처럼 강한 조치를 가할 수는 없었고, 태우그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도 미국의 조치를 따라 할 수 없었다.
“그러니 계속해서 힘을 키워 나가야죠. 이번 기회에 중국 금융 시장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 보세요.”
“금융 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도 진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중국 부동산 버블을 공격할 계획인가요?”
“회장님께서 이전부터 중국 부동산에 버블이 잔뜩 끼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미국 리먼 사태와 비슷한 방법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력은 부동산 시장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중국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대규모 토목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버블 현상의 증거였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이미 불이 붙은 폭탄이죠. 재미를 크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중국 최대 건설사인 헝대그룹의 주가는 매달 10% 이상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공매도와 매입을 반복하면, 매달 큰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재미를 보다 한 방에 밀어 버리세요. 중국 정부도 부동산 버블을 직감하고 대출 규제 같은 방안을 마련할 겁니다.”
“대출 규제가 발표되는 순간 모든 공매도 물량을 던져 버리겠습니다.”
금융과 부동산.
가장 많은 돈을 남길 수 있는 업종이었고.
금융타워는 이 두 분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 부회장이 중심을 잡고 수익률을 최대한 올려 보세요. 저는 태우반도체 방문 일정이 있어 이만 가 봐야겠군요.”
“사상 최대 수익률을 기록해 보겠습니다!”
한 부회장을 믿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부회장이 금융을 도맡아 처리하는 동안 나는 다른 계열사를 더욱 신경 써야 했다.
***
태우반도체에 도착했다.
오늘 일정은 리사 사장의 요청으로 마련된 자리였고, 천민정 센터장까지 도착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인공지능 센터장까지 부를 정도로 심각한 일입니까?”
“태우반도체에서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관련해 상의드릴 내용이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심각한 표정을 짓는 리사 사장이었다.
항상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그녀였기에 나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태우반도체를 중심으로 GPU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HBM 개발에 성공했었습니다.”
태우반도체의 역작이 HBM이었다.
리사 사장이 밀어붙였던 사업으로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간 프로젝트였다.
기존의 고속 메모리 시장의 GDDR 방식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유한 방식이 HBM이었다.
나도 그 이상은 알지 못했고.
단순히 성능이 매우 우수한 고속 메모리 방식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HBM 방식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이론상으로는 기존 고속메모리보다 성능이 뛰어나야 하지만, 실제 적용을 하니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율도 기본 방식보다 매우 떨어지고 있습니다.”
“성능도 수율도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군요.”
“게다가 가격도 기존 방식보다 3배 이상 비싸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삼진전자에서는 HBM 방식 개발을 중단하였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최대 경쟁자인 삼진전자.
그런데 삼진전자조차 프로젝트를 중단할 정도면, HBM 방식에 큰 문제가 있음은 분명했다.
“삼진전자에서 이런 반응을 보일 정도면, 확실히 문제가 있긴 하군요.”
“기존 방식의 경우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대량 생산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HBM 방식은 단가도 비싸고 대량 생산까지 어렵습니다. 물론 기존 방식보다 성능이 뛰어나긴 하지만, 3배 이상의 돈을 주고 살 정도는 아닙니다.”
어떤 상품이든 팔려야지만 가치를 발휘한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다고 한들 적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태우반도체도 HBM 개발을 중단할지 아니면 지속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군요.”
“개발을 지속한다면 지금보다 수율과 생산량을 높이는 건 물론이고, 더욱 뛰어난 성능으로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성능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수요가 생길지는 미지수입니다.”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곳은 GPU 시장이었다.
높은 성능의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할수록 그래픽 카드의 성능은 높아지기 마련이었다.
“천민정 센터장의 생각은 어때요?”
“경제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말씀드려도 될까요? 그 분야는 제가 잘 몰라서요.”
“인공지능 센터장으로의 의견만 주시면 됩니다.”
“AI, 자율 주행 등에 사용되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요.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가 적용된 GPU가 있어야지만 더 우수한 AI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천민정 센터장이었다.
지금 당장 돈이 되지 않고, 수율도 나오지 않고 성능 면에서도 뚜렷한 강점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지금의 방식은 한계가 분명했고.
앞으로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올 게 분명했다.
정확히는 태우그룹이 그런 시대를 만들어 낼 준비를 이미 끝내 놓았다.
“답은 나왔군요. 투자금은 생각하지 말고 밀어붙이세요.”
“제대로 개발하기 위해선 최소 3조 원 이상의 개발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 정도 금액이면 충분하군요. 그리고 HBM 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GPU에 사용되겠지요? 그러면 엔비디아와 협업을 진행하세요. 400억 달러 투자 비용 일부를 HBM 메모리 반도체 개발로 돌리면 됩니다.”
엔비디아 지분을 얻기 위해 감행한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그중 100억 달러를 HBM 개발 비용과 HBM 전용 공장 개발에 사용한다고 해도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
어차피 HBM 메모리는 엔비디아가 사용하게 될 테니까.
“엔비디아와 협업한다면 지금보다 고성능 HBM 메모리를 단시간에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개발 비용도 3조 원이 아니라 10조 원 이상을 사용하세요. 그리고 전용 공장도 빠르게 만드세요. HBM 메모리 시장은 태우반도체가 독점해야 합니다.”
지금이야 HBM 메모리 시장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AI 붐이 부는 순간, 순식간에 거대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게 분명했다.
반도체 관련된 사업이라면 무엇이든지 지분율을 높여 두어야지만, 태우그룹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