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01)
독식하는 재벌 3세-501화(501/518)
501. 치열한 공방 (1)
피곤한 몸을 이끌고 향한 곳은 강 대위의 사무실이었다.
한 부회장은 금융타워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는지 강 대위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오랜만에 찾아오십니다! 라면 한 그릇 하시겠습니까?”
“오늘은 배가 부르군요. 그보다 사업 이야기부터 하시죠. 요즘 진행하는 사업은 잘 되어 가고 있나요?”
“택시부터 PC방 사업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큰 폭으로 늘지는 않지만, 조금씩 매출이 늘고 있기도 합니다.”
강 대위의 사업 수완은 꽤 괜찮았다.
그의 경영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뛰어난 리더쉽으로 좋은 인재를 많이 데리고 있는 강 대위였다.
“이제 슬슬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가 된 것 같지 않나요? 기존 사업은 많이 정체되어 있군요.”
“회장님의 지시라면 어떤 사업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 마스크 사업을 한번 시작해 보시지 않겠어요?”
“마스크라고 하면 병원에서 쓰는 그런 마스크 말씀입니까?”
코로나 시대를 회상해 보자.
가장 먼저 발생한 건 마스크 대란이었다.
마스크 한 장을 사기 위해 약국이나 우체국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꽤 오랜 시간 동안 그런 상황이 유지되기까지 했었다.
“비말 차단 마스크라고 있어요. 병원에서 의료인들이 사용하는 수술용 혹은 보건용 마스크죠.”
“마스크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황사가 점점 심해지고 있죠. 폐 질환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할 겁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면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요.”
황사는 핑계에 불과했다.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함이었지만, 그 말을 강 대위에게 해 줄 수 없으니 그럴듯한 핑계를 대었다.
“마스크 사업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중소 마스크 업체 몇 곳을 인수하세요. 입자 94% 이상을 걸러 낼 수 있는 마스크를 개발하고 있는 중소업체가 몇 곳 있어요.
“무식한 방법으로 인수를 하여도 되겠습니까? 아니면 정중한 방식으로 인수를 해야 합니까?”
강 대위는 군인의 특성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상부에서 내려오는 지시는 무조건 수행하려고 했고.
정보라는 힘을 통해 강제로 중소업체를 인수할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어느 회사냐에 따라 방법도 달라지겠죠. 뒤가 많이 구린 회사는 무식한 방법을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정중한 방법을 사용하세요. 여기 중소업체 명단이 있으니 직접 살펴보세요.”
“이번 주 내로 모든 정보를 싹 털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정중한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인수 비용이 많이 들게 됩니다.”
“비용 걱정은 마세요. 부족한 비용은 명동에서 지원해 줄 겁니다.”
마스크 사업을 통해 명동의 주인의 배도 불려줄 계획이었다.
반도체 도시 부지 확보를 위해 노력한 이영한에게 이 정도 선물은 줄 수 있었다.
“명동과 지분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7을 가지고 명동이 3을 가지면 충분하겠죠. 그리고 무식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명동을 움직이는 편이 좋지 않겠어요?”
강 대위가 보유한 정보는 바다와도 같았다.
SNS와 동영상 플랫폼 그리고 포털 사이트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광활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강 대위였다.
하지만 명동은 저수지와 같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구린 일을 하는 순간 명동의 저수지에 발을 담가야만 했고.
협박 혹은 강요를 통해 회사 인수를 편하게 손쉽게 할 수 있는 이영한이었다.
“명동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확실히 일 처리가 쉽긴 합니다.”
“그런데 뒤가 구린 업체가 몇 곳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멀쩡한 업체를 괜히 괴롭히지는 말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인수를 하세요.”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다이먼과 한 부회장 옆에서 배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유도리 있게 잘 처리하겠습니다.”
미국 최대 금융사 대표인 다이먼.
한국 최대 기업의 부회장인 한 부회장.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일을 처리한 강 대위였기에 그도 적지 않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그의 밑에 있는 우수한 직원들의 일 처리 실력까지 감안하면, 충분히 이번 일을 알아서 잘 처리할 거란 믿음이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사업을 더 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사업입니까?”
“메르스 사태를 기억하나요?”
“태우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를 전부 받았던 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태우병원은 조립식 음압병동을 사용했었죠. 그 업체도 인수해서 규모를 키워 보세요.”
조립식 음압병동.
코로나19가 번지게 되면, 엄청난 환자가 발생하게 될 터.
음압병동이 부족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니 조립식 음압병동을 지금부터 대량생산 해야지만, 1년 후의 사태를 대비할 수 있었다.
“사실 조립식 음압병동이 뭘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번 제대로 키워 보겠습니다!”
“인수 직후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조립식 음압병동을 찍어 내세요. 모든 비용은 제가 책임지도록 하죠.”
태우그룹에서 돈이 나올 수는 없었다.
괜히 음압병동을 준비했다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태우그룹이 의도적으로 퍼트렸다는 헛소문이 퍼질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다른 통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해야 했고.
오늘 같은 날을 위해 여러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두었다.
거기에 쌓인 자금 일부만 사용해도 음압병동 공장 정도는 충분히 지원할 수 있었다.
“제 밑에 있는 직원들까지 공장에 투입해 생산량을 최대한으로 늘려 보겠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주세요. 특히나 마스크 업체 인수는 이번 달 안에 마무리했으면 하는군요.”
“정보와 돈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게다가 명동까지 합세했으니 이번 달 내로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 대위의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중소업체 인수가 아니라 대기업 인수까지 성공할 기세.
사실 못 할 것도 없지. 돈만 넉넉히 있다면 뭔들 못하겠는가?
***
이른 오전.
출근과 동시에 한 부회장이 찾아왔다.
“중국에서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역시 중국은 중국이군요. 채권도 희토류 같은 자원도 막았는데 새로운 카드를 찾았군요.”
“미국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미 지난달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축소했다는 정보도 입수했습니다.”
보고를 하면서도 미묘한 표정을 짓는 한 부회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우그룹이 보유한 미국 석유 기업의 지분이 적지 않았고.
미국에서는 태우그룹을 석유 기업 중 한 곳이라고 인식할 정도로 대규모 석유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유가가 조만간 많이 하락하겠군요.”
“이미 숏 포지션을 잔뜩 잡아 두었습니다. 브렌트유의 경우 무려 86달러까지 상승한 상황에서 중국의 대응으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석유 업계는 오랜만에 호황을 즐기고 있었다.
올해 1월만 해도 겨우 60달러 선이던 가격이 벌써 86달러를 돌파했고, 무려 43%나 상승한 수치였다.
“미국 석유 기업들도 아주 난리가 나겠군요. 공매도 물량은 잘 확보해 뒀죠?”
“아주 넉넉하게 확보해 두었습니다. 시장에 풀린 물량을 모조리 금융타워가 확보했습니다. 그래서 물량을 너무 많이 확보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원유 가격 하락은 당연히 석유 기업의 주가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금융타워가 준비한 물량으로 큰 수익을 내기 위해선 미·중 무역 분쟁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물량을 준비해 두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세요. 그리고 공매도를 2년 이상 이어 간다는 생각으로 플랜을 짜세요.”
“미·중 무역 분쟁이 2년이나 더 이어지겠습니까? 2년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도 끝이 납니다. 정권이 바뀌면 무역 분쟁의 양상도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전쟁이 시작된 순간 지휘관이 바뀐다고 한들 달라지지 않아요. 이미 달리기 시작한 기차를 한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죠.”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미 선을 넘어 버렸다.
트럼프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앉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이 하나 있었다.
설사 미·중 무역 분쟁이 2년 안에 끝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시대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기에 유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아주 큰 폭으로.
“다른 건 모두 한 부회장의 뜻대로 진행하세요. 하지만 유가에 관련해서는 무조건 제 의견을 따라 주세요.”
“앞으로 2년 동안은 석유 기업 하락에 베팅을 하라는 말씀입니까?”
“유가도 계속 하락할 겁니다. 그러니 원유 선물과 석유 기업 공매도의 비중을 계속 키워 나가세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유가는 당연히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올 한해 차곡차곡 상승한 40%의 상승분이 몇 달 사이에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고작 40%를 먹기 위해 이런 지시를 내린 건 결코 아니었다.
코로나 시대가 오는 순간.
유가는 10달러 선까지 떨어지게 되며.
마이너스 유가라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발생하게 된다.
마이너스 유가.
말 그대로 원유 생산업체가 돈을 얹어 주고 원유를 파는 상황을 뜻했고.
석유 산업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마이너스 유가가 발생한 적은 없었기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회장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원유 가격 하락과 석유 기업 주가 하락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런데 태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석유 기업도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래서 지분을 미리미리 정리해 둔 거 아니겠어요? 유전 지분은 물론이고 절반이 넘는 석유 기업 지분까지 매각한 이유가 여기에 있죠. 지분 매각으로 얻은 수익을 생각하면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죠.”
무역 전쟁이 시작되기 전 석유 지분을 정리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큰 폭으로 유가가 오를 것을 알았음에도 미리 지분을 정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가 되어야지만, 비싼 가격에 지분을 매각할 수 있으니까.
“확실히 다른 석유 기업에 비하면 몸이 가볍긴 합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공격을 해 줘야 나중에 더 싼 가격에 지분을 다시 가지고 올 수 있지 않겠어요?”
“석유 기업 지분을 다시 확보하실 계획입니까?”
“석유 산업에 발을 깊게 담그고 있어야 태우그룹의 영향력이 그만큼 높아져요.”
태우그룹의 생존을 위해선 여러 종류의 무기가 필요했다.
반도체, 희귀 자원, 석유 그리고 미래 산업까지.
무기가 늘어날수록 태우그룹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내가 말하는 생존은 단순히 살아남는다는 뜻을 넘어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악착같이 공격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에서도 당분간은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겁니다. 채권 문제를 해결해 준 덕분에 당분간은 그냥 지켜만 보겠죠.”
“눈치를 좀 받긴 하겠지만, 모르는 척하며 넘기겠습니다.”
그 어느 국가보다 석유에 민감한 국가가 미국이었다.
금융타워가 유가와 석유 기업을 공격하는 걸 반기진 않을 터.
하지만 중국이 계속해서 미국 채권을 매각하는 등의 공격을 가할 것이기에 우린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받을 수 있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전쟁.
그들은 지금 서로를 죽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었고.
태우그룹과 금융타워가 어떤 식으로 수익을 올리든 한눈을 팔 수 없는 미국과 중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