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08)
독식하는 재벌 3세-508화(508/518)
508. 증거 확보 (3)
명동의 주인이 직접 나서 확보한 내부 고발자와 증거.
이제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지금까지 유출한 기술의 가치는 얼마 정도 되죠?”
“탑테크 임원들이 받은 돈은 500억 원입니다. 하지만 기술 격차와 경쟁사 성장 등의 여러 요소를 따진다면 5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할 수도 있습니다.”
피해액이 클수록 대중의 반응이 갈리기 마련.
몇백억 정도로는 동력이 부족하지만, 5조 원의 피해액 정도라면 충분히 동력으로 삼을 만한 규모였다.
“자료는 전부 수집되었나요?”
“이미 전부 수집되었습니다. 그리고 명동에 약점이 잡힌 탑테크 임원을 통해 개인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 확보했습니다. 많은 임원이 기술 유출에 동참했다는 증거는 충분하고 넘칩니다.”
명동의 무서움이 여기서 나왔다.
기술을 팔아 치운 매국노를 회유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명동은 두려움과 공포를 통해 매국노를 애국자로 만들 능력이 있는 집단이었다.
어떤 과정을 통해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굳이 알고 싶지 않았다.
이야기만 들어도 아침으로 먹은 샌드위치가 역류할 수도 있을 테니까.
“자금을 받은 과정도 확보가 되었나요?”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현금에 비해 자금 추적이 쉽지 않았지만, 현금화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추적이 가능했습니다.”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는 태우그룹이 꽉 잡고 있었다.
올해까지 이어진 비트코인 하락장으로 많은 중소규모 거래소가 문을 닫았고.
살아남은 대형 거래소는 핀테크 은행 또는 태우그룹과 관련이 있는 곳들이었기에 손쉽게 정보를 얻어 낼 수 있었다.
만약 탑테크 임원들이 실수를 하지 않았더라도 상관없었다.
암호화폐 거래 상황을 언제든지 들여다볼 수 있었으니까.
물론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니 증거로서 효력이 없을 수도 있었지만, 잘만 포장하면 충분히 증거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실수를 해 준 덕분에 포장 작업 없이 곧장 증거로 사용할 수 있기까지 했다.
“그럼 더 이상 두고 볼 것도 없겠군요. 터트리세요.”
“국민경제당과 언론사 그리고 SNS와 포털 사이트까지 이용해 대대적으로 사건을 키워 보겠습니다.”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격차를 줄여 왔는지도 상세히 알리도록 하세요.”
“일주일 안에 전 국민이 관련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실장의 얼굴에 활기가 돌았다.
오랜만에 자신의 전공을 살릴 기회가 왔으니 신이 났나 보다.
할아버지 밑에 있을 때부터 이런 공작을 수도 없이 진행했던 기획실장이었다.
***
2018년 12월 7일.
올해 마지막 정기 국회에서는 수백 건의 법안이 의결되었고, 치열한 회의 끝에 기술 보호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이번 회기에서 기술 보호법이 통과되었군요.”
“여론 조사 결과 덕분입니다. SNS와 포털 사이트까지 이용해서 그런지 국민적 분노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여당인 국민경제당이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부채질을 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반발이 적진 않았다.
한한령으로 인해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고.
거기에 기술 보호법이 통과되면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는 정치인도 꽤 있었다.
하지만 결국 민심을 거스르지는 못하였다.
한한령 이전에는 반중 여론은 고작 37%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한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부터는 60%가 넘었고, 탑테크의 기술 유출 사건으로 인해 반중 여론이 65%를 돌파하였다.
“국민 65%가 원하는 법안이니 계속 반대하긴 부담되었겠죠.”
“반대 측 정치인들은 적극적 반대에서 침묵으로 노선을 변경하였습니다. 일부가 여전히 적극 반대하고 있긴 하지만 대세를 뒤집을 정도는 되지 않습니다.”
기술 보호법과 간첩법 개정안은 이러했다.
기존의 솜방망이 처벌이 이젠 야구 방망이 정도로 개정되었다.
중국을 비롯한 경쟁 회사 전직 금지 조치가 5년 동안 지속되고.
기술 유출 금지는 물론이고 유출 시 10년 이상의 형량을 받게 된다.
특히나 국가 첨단 산업의 경우 20년 이상의 형량과 10억 원 이상의 벌금까지 내야 했다.
“형량과 벌금이 확실히 강해졌군요.”
“사실 지금까지 산업 스파이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매년 수백 명의 산업 스파이가 구속되지만, 6개월 이상 징역을 받은 사람은 1명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벌금도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정도만 벌금으로 내면 되기에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재산상의 이득은 장부에 남는 돈을 의미했다.
뒷돈으로 수십 배를 더 받게 되니 벌금 정도야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감옥에서 6개월만 살다 나오면 해외로 나가 돈을 쓸 수 있으니 말 그대로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하지만 이젠 바뀌었다.
형량이 늘어난 건 물론이고, 재산상의 이득이 아닌 기업이 입은 피해액을 기준으로 벌금이 산정되었다.
“500억 원이 아니라 5조 원을 벌금으로 받게 되는 셈이군요.”
“탑테크 임원들을 예로 들면 그렇습니다. 재산상의 이득은 500억 원에 불과하지만, 기업 피해액을 추산하면 5조 원이 되니 벌금으로 5조 원을 내야 합니다. 물론 벌금으로 5조 원이 책정될 가능성은 낮긴 하지만, 이론상으로는 가능해집니다.”
천신만고 끝에 통과된 기술 보호법.
하지만 탑테크 임원들에게 적용되기는 힘들었다.
법률 불소급 원칙, 법 시행 이전의 사실에 대하여는 소급 적용될 수 없다는 원칙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예외가 있기 마련이었고, 국민적 합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예외는 존재할 수가 있었다.
“탑테크가 이번에 공포될 법안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많은 법조인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와 큰 관련이 있는 법안이라 예외 적용이 가능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적인 바람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겠죠. 그러려면 불씨를 계속 키워 나가야 합니다.”
“열심히 부채질하겠습니다.”
비장한 표정을 짓는 기획실장이었다.
이번 일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어 하는 그였고, 그럴 능력이 충분한 사람이기도 했다.
“아! 그리고 탑테크 내부 고발자는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양진태 이사 말씀입니까? 내부 고발자 역할을 충실히 해 주었기에 적은 형량을 받을 수 있도록 검찰 라인을 움직일 생각입니다.”
미국에서는 사법 거래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사법 거래의 폭이 제한적이었고, 내부 고발자라고 할지라도 마찬가지였다.
“양진태, 그 사람이 얼마나 받아먹었죠?”
“확인된 규모만 80억 원에 달합니다. 주동자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정보를 누출한 사람이 양진태 이사였기에 꽤 많은 보상을 받았습니다.”
“많이도 받아먹었군요. 그래도 최대한 형량을 줄여 주세요. 그래야 다른 내부 고발자도 나오지 않겠어요?”
마음 같아서는 양진태 이사를 탈탈 털어 버리고 싶었다.
한국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팔아먹어 호가호위한 사람이 그였다.
하지만 내부 고발자를 보호해야지만, 제2의, 제3의 내부 고발자가 나올 수 있었기에 그를 보호하기로 했다.
“최대한 빨리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재판을 진행한다면, 6개월 이하의 형량과 벌금 2억 원 정도로 끝낼 수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자식은 보호해 주시고요.”
“이번 사건과 양진태 이사의 자식 간의 연결고리도 이미 다 지워 두었습니다.”
“잘하셨어요. 계속 신경 써주세요.”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 보겠습니다!”
보고를 마친 기획실장이 밖으로 나갔고.
문이 닫히자 나는 곧장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스! 이 시간에 전화를 한 걸 보니 또 시키실 일이 있나 보네요?]“미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 산업 스파이 관련 자료를 보내 드리죠. 미국 정치권을 이용해 터트릴 수 있겠어요?”
[그런 소스라면 로비를 하지 않더라도 정치인들이 달려들죠. 민주당이고 공화당이고 유력 정치인들을 이용해 폭탄처럼 터트릴 수 있어요.]중국 산업 스파이는 한국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었다.
한국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 더 많은 숫자가 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민정 센터장은 그런 산업 스파이의 명단을 확보했다.
중국 기업에 심어 둔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산업 스파이 명단 일부가 우리 쪽으로 넘어와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산업 스파이 사태가 불거져야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어요.”
[자료만 넘겨주시면 이번 주 내로 모든 언론사가 산업 스파이 내용을 메인으로 보도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어요.]“그리고 독일과 일본에 숨어 있는 산업 스파이 명단도 같이 드리죠. 여러 나라가 움직일수록 효과가 커지지 않겠어요?”
[일본이야 워낙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으니 알아서 움직이겠네요. 그런데 독일이 조금 문제긴 해요. 독일과 중국의 사이가 꽤나 좋아서요.]중국과 독일은 교류가 많은 사이였다.
게다가 현재 독일 총리는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었고.
매년 수조 원이 넘는 새로운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기도 하였다.
“지금 독일 총리가 12년 동안 총리로 있었죠?”
[21년도까지 총리 임기가 유지되니, 총 16년 동안 총리직을 맡게 되죠.]“이번 임기를 끝으로 은퇴를 한다고 선언하지 않았나요?”
[10월에 정계 은퇴 선언을 하긴 했습니다만, 정치인이 말을 바꾸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확신할 수는 없죠.]“말을 지킬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야죠.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 독일 5세대 통신 사업을 중국 기업에게 밀어주고 있다는 식으로 잘 포장해서 압박해 보세요.”
미국은 중국 통신 기업을 정조준하여 공격하고 있었다.
중국 통신 기업이 백도어를 이용해 기밀 정보를 빼내 가고 있다는 공격이었고.
독일의 5세대 통신이 중국 장비로 선정된다면, 독일 국민들도 마냥 총리를 지지할 수는 없을 터였다.
[증거가 없긴 하지만, 워낙 독일과 중국 정부가 사이가 좋으니 그럴듯하게 포장은 할 수 있을 것 같네요.]“마지막 임기이니 차기 총리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부담 없이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
[지지율이 60%가 넘을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어 조금 부담되지 않을까요?]“원래 차기 주자는 현 권력을 밟고 일어서야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마련이죠.”
아직 임기가 4년이나 남은 총리.
게다가 60%가 넘는 높은 지지율까지 기록하고 있는 총리였다.
하지만 패권 전쟁으로 인해 시대가 변하였고, 이젠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할 때였다.
[독일과 함께 EU 전체를 흔들어 볼게요. 독일이 EU를 주도하는 걸 마땅치 않게 여기는 국가가 여럿이니까요.]“그렇게 해 주세요. 그리고 조만간 한국 정부에서도 본격적으로 중국을 압박해 나갈 겁니다. 한국 정부가 총알받이가 되지 않도록 지원 사격을 해 주세요.”
[그건 걱정 마세요. 미국이 전면에 나서고, 그 뒤에는 일본과 EU를 세울게요. 총알이 한국까지 닿지 않도록 설계해 볼게요.]전면에 나서는 순간 집중 포격을 받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후방에 위치하고 있으면, 대화가 가능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익을 취하기 위해선 중국이 한국을 조준하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비테라 인수 건도 진척이 있어요. 아주 괜찮은 가격에 비테라를 인수할 수 있을 것 같아요.]“올해 안에 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기술 보호 다음은 식량 대란 준비였다.
앞으로 찾아올 식량 대란을 지금부터 준비해야지만, 태우그룹과 한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