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1)
독식하는 재벌 3세-51화(51/518)
51화. 거짓 정보 (2)
미국 뉴욕의 명물인 타임 스퀘어.
미국에서 인파가 많이 몰리기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오늘따라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여기서 다들 뭐 해?”
“스티브가 만든 휴대폰 시연회를 한다고 하더라.”
“그거 문제가 많은 휴대폰이라던데?”
“경쟁사가 허위로 퍼트린 정보라더라고. 그래서 오늘 이노폰의 문제점이 전부 거짓이라는 걸 시연회를 통해 보여준다네.”
“시연회면 우리도 이노폰을 만져 볼 수 있는 건가?”
“당연히 가능하지. 보면 알겠지만 100대나 세팅을 해 놓았더라고.”
이런 광경이 한국과 독일에서도 펼쳐졌고.
많은 사람들이 직접 이노폰을 만져 보며 알려진 문제점들이 허위 정보라는 걸 직접 느껴 보았다.
시연회에는 당연히 많은 기자가 몰려들었고.
기자들은 사진은 물론이고, 시연자들을 잡아 세워 인터뷰까지 따내었다.
이렇게 시연회에 기자가 몰려들었을 때.
유명한 가전제품 전문 기자들에게는 따로 이노폰이 제공이 되었다.
이 분야에서 유명세를 얻기 위해선 객관적인 기사가 필수였고, 로비를 일절 받지 않기로 유명한 기자들이 상당수였다.
그들은 직접 이노폰을 사용해 보며 기사를 작성했고.
특히나 한국 신문사에서 대서특필한 내용이 거짓이라는 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기사를 채워 나갔다.
이런 이슈를 언론사에서 놓칠 리가 없었다.
가전제품 박람회가 열린 독일은 당연히 메인 뉴스에서 이노폰 허위 비방 관련 내용을 보도했고, 스티브가 있는 미국에서는 더욱 비중을 크게 다루었다.
문제는 한국이었다.
특히나 우성일 부사장에게 직접 정보를 제공받아 기사를 쓴 동영신문에서는 아주 난리가 났다.
“박 기자! 어떻게 책임질 건가. 자네가 쓴 기사가 모조리 허위라잖아!”
“그,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정말 믿을 만한 제보자에게 얻은 정보였습니다.”
“강남 한복판에서 시연회가 열리고 있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
“품질이 좋은 제품만 따로 선별해서 시연회를 열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미국과 독일에서도 시연회를 열고 있고, 외국 기자들에게는 이노폰을 무상으로 제공해 줬다고 하는데. 최소 천 대 이상의 이노폰을 풀었다는 거잖아!”
억울한 건 박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태우전자의 수뇌부인 우성일 부사장에게서 받은 정보가 어떻게 거짓이라 생각하겠나.
크로스 체크를 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도 있지만, 출시도 하지 않은 제품을 크로스 체크 할 방법도 없었다.
“제보자를 다시 만나 보겠습니다.”
“신문 초판을 보냈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태우그룹에서 대응을 안 한 이유가 있었어.”
“설마 제보자와 태우그룹이 짜고 노이즈 마케팅 용도로 우리 신문사를 이용한 건 아닐까요?”
“그렇다고 해서 어쩔 건데? 기사를 쓴 곳은 우리고 팩트 체크를 안 한 것도 우린데! 태우그룹에서 광고를 다 뺀다고 해도 우린 할 말이 없는 처지야. 이번 일을 어떻게 수습할 거야!”
편집국장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높아져만 갔다.
태우그룹은 삼진전자와 더불어 가장 비싼 광고료를 내는 고객이었다.
고객의 등에 칼을 꽂은 격이 되었으니 그에 따른 책임도 신문사의 몫이었다.
“제가 어떻게든 수습해 보겠습니다.”
“제보자를 만나 따지는 걸로는 수습이 안 된다는 거 알고 있지? 태우그룹 앞에 가서 무릎을 꿇든지 김 회장의 바짓가랑이라도 잡든지 해서 어떻게든 용서를 구하라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빨리 나가서 뭐라도 하라고!”
박 기자는 식은땀을 닦으며 신문사를 나왔고.
곧장 우성일 부사장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고 나자 기다리던 우성일 부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박 기자는 울분을 토해 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지금 저 엿 먹이려고 작정을 하셨어요? 당신이 준 자료 전부 허위 정보잖아!”
[우선 만나서 이야기하지. 전에 갔던 그 식당으로 오게나.]박 기자는 욕을 내뱉으며 차에 올라탔고.
강하게 엑셀을 밟으며 한정식 식당으로 달려갔다.
* * *
“기자를 여기로 불렀나요?”
“소장님이 원하신 대로 기자를 호출하였습니다.”
나는 한정식집에서 우성일 부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죄인이 되어 내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고, 박 기자에게 자료를 건네주는 사진과 음성 녹취를 들려주고 나서야 고개를 숙인 부사장이었다.
“그간 고생 참 많으셨습니다. 박진훈 사장이 이상한 일을 많이 시켰죠? 이번 일도 박진훈 사장이 주도한 일이지 않습니까.”
“…그, 그렇습니다.”
나는 그에게 죄를 묻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모든 문제는 박진훈 사장이라고만 말하였다.
“허위 정보를 수집한 것도 뿌린 것도 전부 박진훈 사장이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우성일 부사장님은 그저 시킨 일만 하신 거죠.”
“죄송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인지 알면서도 박진훈 사장이 워낙 강경하게 나와 말리지 못하였습니다.”
우성일 부사장이 박진훈 사장의 손을 완전히 놓아 버렸다.
이제 자신이 저지른 잘못까지도 박진훈 사장에게 떠넘기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고, 내가 원하던 방향이기도 했다.
“저는 다 이해합니다. 우성일 부사장을 믿기도 하고요. 그런데 할아버지나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살려만 주신다면 목숨을 다 바쳐 충성하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기로 하죠. 태우그룹에 있는 스파이를 잡기 위해 저와 손을 잡은 걸로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부사장님은 제 지시를 받아 거짓 정보를 의도적으로 회사 내부에 뿌린 겁니다. 그 정보를 유출한 스파이는 박진훈 사장이고요.”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겠습니까?”
표정과 말이 반대로 나오는 부사장이었다.
그는 이미 나와 손을 잡은 특수 요원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듯 보였다.
“제가 증언을 하면 누가 의심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이번 일을 아는 사람은 저와 부사장님 그리고 기자 한 명밖에 더 있습니까?”
“박 기자와도 입만 맞추면 되겠군요.”
“그리고 우리가 없는 일을 꾸며 내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모든 일을 박진훈 사장이 꾸미고 실행했는데 거기에 몇 가지만 더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박진훈 사장이 문제로 삼겠지만, 누가 그의 말을 믿겠습니까? 우리가 같은 말을 한다면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퍽! 음식 그릇에 이마를 박으며 고개를 숙이는 부사장이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죠. 그런데 저는 조화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박진훈 사장 같은 낡은 그릇은 버려야겠지만, 아직 튼튼한 그릇은 계속해서 사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소장님이 사용하실 수 있는 그릇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사장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박진훈 사장을 따르는 사장단이 꽤 되는 걸로 압니다.”
박진훈 사장을 철저히 고립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그를 따르는 사장단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했고, 우성일 부사장에게 그 역할을 맡길 생각이었다.
물론 그는 쓸모없으면 언제든지 버릴 패다.
그래도 나는 토사구팽을 하듯 그를 잡아먹진 않을 것이고.
전생에 작성한 살생부에 그의 이름이 없기에 이런 배려가 가능했다.
“박진훈 사장을 따르는 사장단의 수가 대략 12명 정도 됩니다.”
“파벌에서 수장이 갑자기 사라지면 시끄러워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수장이 바뀐다면 별 무리 없이 잘 돌아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더 좋아할 사람들입니다. 차기 회장님이 되실 분을 모실 수 있으니 영광이지요.”
“그럼 부사장님이 조용히 그들을 만나 포섭해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제가 직접 움직이고 싶지만 워낙 보는 눈이 많아 아직은 조용히 행동해야 해서요.”
“맡겨만 주시면 최선을 다하여 해내겠습니다.”
아주 충신이 났다.
처음 한정식 식당 안으로 들어올 때만 해도 나를 잡아먹을 듯 바라보던 부사장이 지금은 아주 충성스러운 신하인 척 연기를 하고 있었다.
저게 부사장의 생존 방식이겠지.
그 능력으로 부사장의 자리에 오른 것이기도 했고, 지금 당장 저 사람만큼 내가 용이하게 써먹을 만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술병을 들어 부사장의 잔에 술을 따라 주려고 하는 순간.
똑똑똑! 손님이 도착하셨습니다.
한정식 종업원이 조심스레 문을 두들기며 말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부사장이 직접 문을 열고 박 기자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뵙네요. 제가 누군지는 아시죠?”
“태우그룹 황태자? …김민재 소장님을 처음 뵙습니다.”
박 기자는 멀티테스킹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나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면서 눈빛으로는 부사장에게 무슨 일인지 알려 달라고 신호를 보냈다.
“일단 앉으시죠. 할 이야기가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소장님은 혹시 모든 상황을 다 아시고 계십니까?”
“부사장이 허위 정보가 든 자료를 박 기자님에게 줬다는 것 말인가요?”
“정말 허위 정보였습니까? 부사장님! 진짜 저에게 어떻게 그러실 수 있으십니까! 한 푼도 안 썼으니 다시 받아 가세요.”
박 기자가 품에서 수표가 든 봉투를 꺼내 부사장에게 집어 던졌다.
갑자기 돈이 등장하자 부사장은 안절부절못하며 내 눈치를 봤지만.
나는 오히려 웃으며 수표가 든 봉투를 박 기자의 주머니에 살며시 찔러 넣어 주었다.
“자, 자. 진정하세요. 여기서 제일 흥분할 사람은 박 기자님이 아니라 저 아니겠습니까?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노폰이 출시도 하기 전에 허위 기사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어요.”
“그, 그건 전부 부사장이 허위 정보를 ….”
“다 알아요. 압니다. 그래서 부사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싶으신 겁니까? 박 기자님이나 신문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건가요?”
“아닙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박 기자가 무릎을 꿇고는 사죄를 청해 왔다.
부사장의 얼굴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라 상황 파악이 뒤늦게 되었나 보다.
“죄송한 건 죄송한 거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부터 해 보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음 같아선 신문지 전면을 이용해 정정기사를 싣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 신문사의 신뢰성에 큰 금이 가 버리고 맙니다.”
박 기자는 눈물까지 흘리며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게 팩트 체크도 없이 누가 기사를 쓰라고 했나?
뭐 내가 거짓 정보를 흘린 당사자긴 하지만, 어쨌든 책임은 박 기자와 신문사에 있었다.
“그럼 정정기사 대신 새로운 기사를 쓰는 거면 문제가 되지 않겠군요.”
“새로운 기사라고 하시면?”
“거짓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노폰을 망치려고 한 사람이 태우전자 박진훈 사장이라고 하면, 충분히 뉴스거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정정기사도 짤막하게나마 내주셔야겠죠.”
“이번 일의 배후가 박진훈 사장이라는 기사면 용서해 주시는 겁니까?”
“용서라고 할 게 있겠습니까? 사람이 살다 보면 다 실수도 하고 그러는 거죠. 아! 그리고 지금 품속에 있는 봉투도 박진훈 사장에게서 나온 돈입니다.”
박 기자는 잠시 내가 한 말의 뜻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고.
갑자기 헛기침을 하는 부사장을 보고는 상황을 파악했다.
“저는 박진훈 사장이 돈까지 주며 기사를 써 달라고 했다고 기사에 추가하겠습니다.”
“기사에 부사장의 이름은 보고 싶지 않네요.”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기사만 잘 써 주신다면, 태우그룹 차원에서 이번 일을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이노폰의 광고까지 밀어드리겠습니다.”
박 기자는 참 똑똑한 사람이었다.
내가 무얼 원하는지 자신이 무얼 해야 하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