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12)
독식하는 재벌 3세-512화(512/518)
## 512. 식량 카르텔 (2)
카길의 1년 매출은 1,400억 달러에 달했다.
나머지 곡물 메이저 기업의 매출까지 다 더하면 2,000억 달러가량이 되었다.
전체 매출의 50%에 달하는 투자금이 들어온다는데 어느 기업이 욕심이 생기지 않겠는가?
특히나 카길을 제외한 나머지 곡물 기업들이 더욱 욕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1,000억 달러의 투자금을 몰아서 받게 된다면, 카길의 매출을 단번에 뛰어넘을 수도 있었으니까.
“미국 농업 벨트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비율을 조절했지만, 다른 지역은 굳이 그럴 이유가 있겠습니까?”
“저도 동의합니다. 태우그룹이 원하는 조건을 맞춰 주는 기업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아처 대니얼스와 번지의 대표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그들의 적극적인 반응에 카길의 맥레이 회장은 다급히 목소리를 내었다.
“우리끼리 경쟁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안 그래도 곡물 시장이 어렵습니다. 굳이 출혈 경쟁을 할 이유는 없지요.”
“경쟁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태우그룹이 원하는 조건의 농장을 아처 대니얼스가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 번지도 브라질과 동남아 지역에 다량의 농지를 보유하고 있지요. 태우그룹이 원하는 만큼 임차하여 사용할 수 있는 땅입니다.”
내가 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서로 경쟁하는 순간 1,000억 달러로 사들일 수 있는 곡물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태우그룹에게 너무 부담이 되지 않겠습니까? 과도한 양의 곡물을 사들이게 된다면, 보관부터 운송 그리고 판매까지 전부 문제가 됩니다.”
“그 문제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태우그룹은 전 세계 곳곳에 대형 창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 물류 창고에도 빈 공간이 많아 보관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운송은 더더욱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태우해운은 글로벌 해운사 중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관, 운송 그리고 판매.
판매를 제외한 문제는 전부 해결이 가능했다.
그리고 판매의 경우도 큰 걱정이 없었다.
식량 대란 때까지 보관하고 있기만 하면 2배 장사를 할 수 있었다.
보관, 운송 비용까지 생각해도 최소 50%는 남겨 먹을 수 있으니 무조건 많은 양을 확보할수록 이익이 증가하는 셈이었다.
“그래도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곡물을 사들이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그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면 이러는 건 어떻겠습니까? 우선 올해는 며칠 남지 않았으니 넘어가고 내년 하반기부터 투자를 시작하겠습니다. 내년 하반기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내후년에는 계획대로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곡물에도 당연히 유통기한이 존재했다.
냉동 보관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몇 년은 버틸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유통기한을 생각하면 내후년부터 다량의 곡물을 사들이는 편이 맞았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곡물 계약을 지금 체결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향후 5년 동안 생산되는 곡물을 지금 미리 계약하고 싶습니다.”
“곡물 가격이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5년이나 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셔도 괜찮겠습니까?”
장기 계약은 곡물 메이저 기업에게 유리한 계약이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곡물의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다.
가격 하락은 물론이고, 잉여 곡물의 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니 장기 계약을 통해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었다.
“장기 계약을 체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면, 창고 임차 계약까지 할 계획도 있습니다.”
“곡물, 농지, 그리고 창고까지 포함된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싶으시다는 것이군요.”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디 있겠는가?
단순히 곡물만을 사는 것이 아니라 곡물 메이저 기업의 인프라까지 임차료를 내고 사용하겠다는 조건이었다.
태우그룹이 많은 창고를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곡물 전용 창고는 아니었고, 개조를 하는 것보다는 곡물 메이저 기업의 창고를 임차하는 편이 더욱 저렴했다.
태우그룹도 좋고 곡물 기업도 좋은 제안.
물론 다른 이가 볼 때는 압도적으로 곡물 기업에게 유리한 제안처럼 보일 것이다.
매년 곡물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었고, 무역 전쟁이 5년 안에 끝날 거라고 기대하는 이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농지의 경우 매입할 계획도 있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제안을 주시면 최대한 상황을 고려해 드리겠습니다.”
“브라질 옥수수 농장에도 관심이 있으십니까?
“당연히 관심이 있습니다. 가격만 협의가 된다면, 언제든지 매입할 생각이 있습니다.”
번지가 포문을 열었다.
브라질 옥수수 농장을 시작으로 여러 제안이 쏟아졌고.
향후 5년 동안의 곡물을 미리 확보했고, 농지 임차와 매입 계약까지 차근차근 체결이 되었다.
“오늘 하루 만에 모든 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나머지 계약은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좋은 생각입니다. 다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 각 기업이 알아서 태우그룹과 협상을 진행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시간을 주면 야합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시간을 준 이유는 이미 곡물 메이저 기업 대표들의 눈이 돌아간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서로 야합을 하기보단 조용히 거래를 하길 원하고 있을 터.
그렇기에 나는 판을 깔아 주었고, 냉큼 받아먹는 곡물 기업 대표들이었다.
“허허, 아주 오랜만에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관계가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태우그룹처럼 적극적인 곳이라면 얼마든지 문을 열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테라까지 인수를 했으니 태우그룹도 엄연히 곡물 기업이지 않겠습니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후배의 마음가짐으로 배움을 자주 청하겠습니다.”
한국식으로 예의를 지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미국식 예의만 보다가 90도로 숙이는 한국식 예의를 접하는 얼마나 좋겠는가?
입꼬리와 눈꼬리가 자꾸만 하늘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곡물 기업 대표들이었다.
* * *
태우그룹과의 협상이 끝난 곡물 메이저 기업 대표들.
그들은 여전히 카길 본사에 남아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태우그룹이 그렇게 돈이 많다면서요?”
“반도체, 자동차, 전자, IT 등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모두 발을 걸치고 있는 곳이 태우그룹이지 않습니까? 아시아에서 가장 돈이 많은 기업이 태우그룹일 겁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렇지 너무 막 쓰는 것 같군요.”
“돈으로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으니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곡물 분야는 그런 방식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즐거운 티타임이었다.
중국의 미국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내던 곡물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날라 온 구세주 혹은 호구 덕분에 이번 위기를 아무런 피해 없이 넘길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한 20년 정도 돈을 쏟아부으면 어느 정도 자리는 잡지 않겠어요?”
“태우그룹의 영업 이익을 전부 곡물 시장에 투자하면 가능은 하겠습니다. 그 정도 끈기가 있다면 우리와 함께 설 자격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20년이 아니라 10년만 지금처럼 투자를 지속한다면 저는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10년이나 뽑아 드실 작정입니까? 참 독하십니다.”
“허허허, 알아서 요리를 바치는데 먹지 않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요.”
여전히 미소를 짓는 그들이었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거액을 싸 들고 온 호구를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좀 더 뜯어먹을 수 있을까 궁리하고 있는 곡물 기업 대표들이었다.
“우리 한 가지 약속을 합시다. 적정선에서만 경쟁을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괜히 가격을 너무 낮춰 계약을 체결하면 우리도 문제가 생기지만 태우그룹도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큰 부담을 지게 되면, 겁을 먹고 곡물 산업에서 발을 빼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내년까지는 살살하고 내후년부터는 계약 규모를 키워 나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겉으로는 합의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입으로 한 약속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는 그들이었다.
어떻게든 태우그룹과 대형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계획밖에 없어 보였다.
“그럼,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저도 지금 출발해야 늦기 전에 집에 도착할 수 있겠군요. 허허. 그럼 또 뵙도록 합시다.”
마음이 급한 2등, 3등 주자였다.
카길이 움직이기 전에 먼저 움직여야 했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회사로 돌아가 계약 준비를 시작해야만 했다.
* * *
곡물 메이저 기업 대표들과 회의를 마치고.
다이먼이 대기하고 있는 핀테크 은행 본사로 데이비드와 함께 향했다.
우리가 들어서자 박수와 함께 축하 인사를 전하는 다이먼이었다.
“본격적으로 곡물 시장에 뛰어드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지금 당장 축하받을 일은 아니죠. 1~2년 동안은 엄청난 적자를 보게 될 겁니다.”
“안 그래도 벌써 저에게 연락이 오고 있어요. 곡물 메이저 기업 관련자들이 추가 계약 의사를 묻고 있습니다.”
곡물 메이저 기업 대표들과의 자리를 마련한 사람은 데이비드였고.
그렇기에 데이비드를 이용해 추가 계약을 따내려고 노력하는 곡물 메이저 기업들이었다.
“곡물 메이저 기업이라고 해서 조금 다를 줄 알았더니, 월가와 크게 다르지도 않군요.”
“1,000억 달러가 달린 계약이라면 저라도 적극적으로 구애를 할 것 같습니다.”
“올해는 그 정도 규모는 안 돼요. 고작해야 400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고, 내년에도 5~60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겁니다.”
“하지만 내후년부터는 1,000억 달러 규모로 늘릴 생각 아니십니까? 솔직히 제가 보기엔 과한 금액 같습니다. 최대 100억 달러 수준의 적자를 볼 수도 있습니다.”
100억 달러의 적자?
그 정도면 아주 귀여운 수준이었다.
식량 대란이 온다면, 단번에 본전을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었으니까.
“백악관에서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적자 규모가 달라지겠죠.”
“에탄올 정책이라면 어렵지 않게 올해 안에 통과될 것 같아요. 백악관과 공화당이 밀어붙이는 법안인 데다가 친환경 정책이기도 하니 민주당에서 거부할 명분이 없어요.”
에탄올 법안은 곧 곡물 법안이기도 했다.
곡물로 만드는 에탄올을 기름에 얼마나 섞는지 국가에서 정해 주는 법안이었으니까.
“재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무조건 통과가 되겠군요. 그나저나 창고 확보는 잘 준비되어 가고 있죠?”
“아마존의 물류 창고 일부를 임차하기로 했습니다.”
“곡물 기업의 창고를 임차하기로 계약하긴 했지만, 그래도 미리미리 창고를 확보해 주세요.”
대규모 곡물 창고는 당연히 곡물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곡물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둬야만 했고.
아마존이라는 세계 1위 물류 회사를 활용할 수 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게다가 태우그룹이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창고까지 활용한다면, 아무리 많은 곡물이라도 어떻게든 보관할 수는 있었다.
“곡물 사업은 적자를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긴 하지만, 문제는 반도체 아니겠습니까? 태우반도체가 계속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서 이득을 취하는 스탠스를 취한다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처럼 될 수도 있다는 말 같군요.”
“그렇습니다.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 반도체 시장을 죽여 버린 전적이 있는 미국 정부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의 라이센스 없이는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반도체 산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큰 영향력을 보유해야만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일본처럼 되진 않을 겁니다.”
“계획이 있으십니까?”
“태우반도체가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항한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만 해도 미국은 태우반도체를 건드리지 않을 겁니다.”
단순히 건드리지 않는 정도로 만족하진 않았다.
태우반도체가 없으면 세계 경제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을 높여 나갈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