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13)
독식하는 재벌 3세-513화(513/518)
## 513. 식량 카르텔 (3)
식량 카르텔과의 협상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 도착한 즉시 한 부회장과 천민정 센터장 그리고 태우반도체의 리사 사장과 웨이 사장을 소집했다.
본사에 도착하자 이미 회의실에 도착해 있는 그들이었고.
무슨 연유로 소집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얼굴을 하며 나를 반겼다.
“갑자기 소집을 해서 죄송하군요.”
“아닙니다. 저도 회장님을 하루빨리 뵙고 싶었습니다.”
한 부회장이 능청맞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곡물 메이저 기업과 체결한 계약 규모를 알고 있는 그였기에 심란해 보였다.
그렇기에 분위기 전환을 할 겸, 가벼운 주제부터 먼저 던졌다.
“중국에서 해고당한 기술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퇴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기술자들이다 보니 구직 활동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 기업에서도 받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돌아온 기술자들은 대부분 이전에 한국의 대기업 출신이었다.
태우, 삼진, CL 등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소속이었던 그들을 받아 준다는 뜻은 대기업과 척을 지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기술자 몇 명을 받자고 대기업과 척을 지고 싶은 중소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슈퍼 을의 위치에 있는 기술력이 높은 중견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대기업과 굳이 척을 지고 싶지 않아 했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기업들도 중국에 넘어갔던 기술자를 받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기존 분야에서 구직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직 걱정보다 구속 걱정부터 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기술 유출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검찰 조사였다.
이는 내 능력과 태우그룹의 능력까지 활용해 기술 유출을 조사했기에 가능한 속도였다.
“태우반도체 소속이었던 기술자들도 꽤 있더군요. 혹시나 그들을 받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십니까?”
“이미 뒤처진 사람들을 굳이 받아 줄 이유가 없죠. 그들이 중국으로 가 있는 몇 년 동안 태우반도체는 몇 배나 더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그들이 가진 건 과거의 기술이니 아쉬울 게 전혀 없어요.”
리사 사장은 단호하게 말하였다.
누구보다 기술력 발전에 민감한 그녀였고.
특히나 자신이 주도해서 개발한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걸 극도로 싫어하기도 했다.
“그들과 한솥밥을 먹던 직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퇴사율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중국으로 넘어간 기술자들의 말로를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태우반도체 품 안이 얼마나 따뜻한지 느끼는 것 같아요.”
중국으로 넘어가는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하지만 약속한 연봉을 안 주거나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까지 생겨났고.
그러니 위험부담을 안고 중국으로 넘어갈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본격적으로 구속 수사까지 받게 되면, 퇴사율이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겁니다.”
“그런데 회장님, 혹시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우리를 소집하신 겁니까?”
“저도 지금 하던 프로젝트가 있어서 시간이 부족해요. 급한 일이 아니면 먼저 일어나 봐도 될까요?”
리사 사장은 물론이고 천민정까지 자리에서 반쯤 일어났다.
진짜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얼른 본론을 꺼내기로 했다.
“베트남과 인도 등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경기도에 있는 반도체 도시 가동률도 아직 100%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장을 추가 건설하면,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한 부회장부터 반대하고 나섰다.
아무리 지금이 반도체 호황기라고는 하지만 여기서 공장을 더 늘리는 건 좋지 않은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리사 사장과 천민정 센터장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그나마 파운드리를 맡고 있는 웨이 사장이 관심을 보였다.
“얼마나 더 늘리실 계획입니까?”
“중국 반도체 시장을 대신할 정도의 규모는 안 되더라도 최소 50% 정도는 대체할 수 있는 규모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계획이라면, 대부분 저기술 반도체가 되겠군요. 이미 태우그룹은 저기술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공장 단지를 보유하고 있어요.”
왜 모르겠는가?
리사 사장과 웨이 사장이 경쟁하며 만든 자동화 공장이었다.
하지만 한국 공장에서만 반도체를 생산해서는 곧 다가올 반도체 대란을 완벽히 대처할 수 없었다.
물론 한국에 공장을 더 지으면 해결되는 문제였다.
그럼에도 인도와 베트남 등에 공장을 지으려는 건, 동맹 관계를 맺기 위해서였다.
“인도와 베트남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긴 하지만, 대규모 공장을 건설해야 지금보다 더 깊숙이 진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해외 시장 확보를 위해 공장을 확대하신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규모가 너무 큽니다.”
“태우그룹의 돈으로만 짓는다면 당연히 부담되는 규모죠. 하지만 베트남과 인도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공장을 지을 수 있습니다.”
해외 시장 확보.
이것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해외 공장 증축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말하는 임원들이었다.
“인도와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면 확실히 공장을 건설할 수는 있겠지만, 공장만 있다고 해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설비와 장비가 마련되어야지만 가동이 가능합니다. 특히나 노광 장비의 경우 확보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기술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신형 노광 장비를 사용할 필요는 없죠. 구형 장비는 충분히 확보가 가능할 겁니다.”
“현재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구형 장비를 공격적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그중 절반만 우리가 가지고 오면 충분히 공장을 가동할 수 있죠. 지금이라면 충분히 구형 장비를 구할 수 있어요.”
지금이라서 가능했다.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중국 IT 기업 제재를 시작하는 순간.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반도체를 시작으로 부품, 장비까지 대량으로 사들이려고 들 것이었다.
그러니 지금부터 공급 계약을 체결해야지만, 안정적으로 장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웃돈을 준다면 충분히 구할 수는 있지만, 그래서는 수익성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인도와 베트남의 인건비가 중국보다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공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선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태우반도체에서 만들고 적용시킨 자동화 공장을 일부분 적용시킨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는 하지만 중국 반도체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구형 반도체를 공급할 게 분명합니다.”
웨이 사장이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파운드리 공장과 구형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그였기에 시장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최고 전문가가 반대하는 일.
보통이라면 말을 따라야 했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중국 기업과 경쟁이 힘들다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중국 기업과 출혈 경쟁을 벌이는 건 좋지 않은 선택 같습니다. 그리고 태우반도체에서 구형 반도체를 공격적으로 생산하게 되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렇겠죠. 하지만 미국이 중국 기업 잘되는 꼴을 두고만 보겠습니까?”
미·중 패권 전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반도체였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하는 미국이었고.
신형 반도체는 물론이고 구형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을 밀어내려고 하고 있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을 강하게 제재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미국의 라이센스 없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고요.”
“중국 기업이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인도와 베트남에 구형 반도체 생산 기지를 만들자는 말씀이군요.”
가정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미국은 중국 반도체 기업을 강하게 제재한다.
그렇기에 ‘반도체 대란’ 사태가 발발하게 되었고, 특히나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신차 출고가 1년 이상 지연되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되어 있었다.
“아무리 늦어도 2년 안에 미국은 중국 반도체 시장을 적극 제재하게 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러니 태우반도체는 최대한으로 구형 반도체를 생산해 재고를 확보해 두세요.”
“만약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재고를 전부 우리가 감당해야 합니다. 악성 재고가 태우반도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재고를 좋아하는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
거기에 보관을 위해 창고가 필요했고, 상품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주기적인 관리 작업까지 필요했다.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악성 재고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
이중, 삼중으로 비용이 들어가기에 태우그룹 매출에도 악영향을 줄 게 분명했다.
하지만 반도체 대란 사태가 발생하는 순간, 악성 재고는 진흙 속의 진주가 되어 비싸게 팔려 나갈 수 있었다.
“모든 책임은 본사가 지겠습니다. 태우반도체 매출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모든 악성 재고를 태우그룹 본사에서 구입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하죠.”
“인도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말씀입니까?”
“당연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시작해도 최소 1년은 지나야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으니 너무 급하게 생각하실 건 없어요.”
최소 1년.
반도체 대란이 시작되기 직전일 것이다.
인도와 베트남 반도체 공장이 완공되는 순간 반도체 대란은 시작되고.
제품이 생산되는 즉시 세계 곳곳으로 팔려 나갈 것이기에 걱정할 게 전혀 없었다.
“회장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화해라도 한다면, 태우그룹은 수십조 원이 넘는 자금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반도체 생산에만 집중해 주세요.”
“그런데 저는 뭘 하면 될까요?”
천민정 센터장이 손을 들고 말했다.
인공지능 센터와 이번 일은 큰 관련이 없기에 자신이 여기에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였다.
“인공지능 관련 기기에 들어가는 HBM 반도체 개발과 생산 프로젝트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세요.”
“성능에 비해 너무 높은 생산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면 될까요?”
“네. 그리고 성능을 지금보다 더 높일 방법도 찾아주세요. HBM 반도체 전용 공장도 지금보다 5배 이상 규모를 키울 계획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HBM 반도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지금 당장은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기존 반도체보다 성능이 높다면 인공지능 기기에 쓰이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게 분명했다.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인공지능 센터 차원에서 더 깊은 연구를 진행해 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GPU 한국 생산 공장도 조만간 첫 삽을 뜨게 될 겁니다.”
“정부의 도움을 받아 부지 확보 작업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내년 1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AI가 주도하는 시대였다.
그 부분을 태우그룹이 독식하다시피 한다면, 최소 20년 동안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