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17)
독식하는 재벌 3세-517화(517/518)
## 517. 동맹 형성 (2)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
그동안 밀린 업무를 보기 위해 아침부터 책상에 앉았지만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한 부회장이 긴급 속보를 가지고 나를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일본 초계기가 한국 구축함을 상대로 위협 비행을 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벌써 두 번째입니다.”
“이런 식으로 항의를 하나 보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강제징용 판결을 항의하는 의미로 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 행위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무력시위.
정찰 임무에 특화된 군용 항공기가 초계기라고는 하지만.
무기 탑재가 가능한 항공기이기에 전투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함선을 향해 저공비행을 했다는 건, 공격 의사를 밝힌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의도적으로 외교적 마찰을 키우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군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 같습니다. 극우 세력의 표를 얻기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명분을 쌓는 행동이라고 봐야겠군요. 한국을 제재하기 위해선 명분이 필요하니까요.”
“그렇게 보십니까? 아무리 일본이라고 하더라도 한국과의 무역에 문제가 생긴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입기 마련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미국이야 대중 수출 규모보다 수입 규모가 훨씬 크기에 강하게 제재를 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매년 1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보고 있었다.
한마디로 한국은 일본 제품을 대량 수입하지만.
일본은 한국 제품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한 부회장은 일본이 무역 제재를 가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한국이 일본 소재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거죠. 특히나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일본 소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이런 짓을 꾸미는 걸 겁니다.”
“확실히 심상치가 않긴 합니다. 그래도 G20 회의 전까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G20 회의가 끝나는 순간, 대놓고 제재를 가할 수도 있죠.”
G20 회의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6개월.
이번 G20 회의의 핵심 주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그리고 제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니 그 이전까진 일본은 무역 제재를 가하지 않을 터였고, G20 회의가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제재를 가할 게 분명했다.
“정말 그런 미친 짓을 하겠습니까?”
“정치인들에게는 국익보다 표가 더 중요한 법이죠. 당선만 될 수 있다면 무역 제재보다 더 강도 높은 짓도 할 사람들이죠. 우리도 대비가 필요하겠어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면 되겠습니까?”
“한 부회장은 일본 경제를 공략해 주세요.”
금융타워가 움직인다면 일본 경제를 충분히 흔들 수 있었다.
물론 아무런 악재 없이 자본만으로 흔드는 건 한계가 있지만, 스스로 악재를 만드는 일본 정부였기에 격하게 흔들 수가 있었다.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 공매도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만 해 놓고 있으세요.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일본 소재 기업의 주가가 상당히 높아질 테니까요.”
“호재가 있습니까?”
“아주 큰 호재가 있죠. 태우그룹이 소재 싹쓸이를 할 계획이니까요. 지금 수입하는 양보다 최소 2배 이상 최대 10배까지 소재를 전부 사들이세요.”
일종의 사재기라고 볼 수 있었다.
무역 제재가 일어나지 않은 지금이라면 충분히 사재기가 가능했다.
“소재를 확보해 시간을 버실 계획입니까?”
“새만금 화학단지도 시간이 필요하죠. 아무리 기술력이 확보되고, 대량 생산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해도 안정화를 시키려면 최소 3개월은 필요하죠. 혹시 모르니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소재를 확보해 보세요.”
“그런데 태우그룹에서 갑자기 많은 주문이 들어오면, 일본 정부에서 의심을 하지 않겠습니까?”
수출량이 갑자기 증가하면 당연히 의심을 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카드를 사용하면 충분히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외국 기업을 이용하면 의심을 피할 수 있죠. 반도체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기업을 총동원해서 일본 소재를 사재기하세요.”
“대리 구매 방식이라면 확실히 의심을 피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원가에 소재를 우리가 재구매하면 문제 될 게 전혀 없죠.”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외국 기업은 수십 곳이 넘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퀄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 소재와 큰 관련이 없는 기업도 있었지만, 미국 기업이었기에 일본 정부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사재기를 통해 시간을 벌고, 화학 단지가 소재를 대량 생산하거나 다른 국가의 기업과 소재 계약을 체결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요.”
“확실히 공매도로 큰 재미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대량 구매가 몇 달 동안 이어지면 공장을 키우거나 인력을 더 충원하게 되겠습니다. 그런데 무역 제재로 인해 수출이 금지되면, 엄청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매출이 높아지면 당연히 주가는 상승한다.
그렇게 고점을 찍은 매출이 단번에 최저점을 찍어 버리면, 주가 또한 수직낙하를 할 수밖에 없었다.
“파산 직전까지 몰아붙이세요.”
“그런데 정말 파산까지 하게 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물론 새만금 화학 단지에서 많은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에 성공하긴 했지만, 일부 소재의 경우엔 여전히 일본 소재가 더 우수하긴 합니다.”
소재 국산화를 위해 10년 넘게 거액을 투자했다.
그 덕분에 대부분의 소재 국산화에 성공은 했지만, 아직 미흡한 소재가 몇 개 있었다.
하지만 그 문제도 일본 무역 제재 사태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서 파산까지 밀어붙이라는 겁니다. 파산 직전에 우리가 손을 내밀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옮겨 오지 않겠어요. 새만금 화학 단지 한 자리를 일본 소재 기업이 차지하게 되는 거죠.”
“일본으로부터 일본 기업을 빼 온다는 전략입니까?”
“일본 정부가 잘못한 일이지 일본 기업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일본 기업을 데려와 태우그룹이 흡수하면 단번에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게다가 무역 제재 사태는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 것이기에 문제 될 게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일본 정부에서 어떻게든 방해하려고 들 것이 분명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다른 해외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이미 데이비드를 통해 몇몇 기업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학 기업 듀폰과 접촉을 하고 있었다.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시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 기업만이 생산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었다.
우리가 수요만 약속할 수 있다면.
듀폰과 같은 해외 화학 기업이 한국에 공장을 건설하게 만들 수 있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태우그룹이 독자적으로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는 것이겠지만, 시간이 더 필요한 소재의 경우엔 외국 기업과 손을 잡으면 해결할 수 있었다.
* * *
다음 날.
또 대형 속보가 터져 나왔다.
하루가 조용한 날이 없는 2019년이었다.
“미국 정치권이 중국 전자 기업과 통신 기업 금지 법안을 공식적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이제 법안이 나왔으니 통과가 되려면 몇 달은 걸리겠군요.”
“그런데 이미 작년부터 예고를 한 상황이라 큰 변화는 없습니다. 정확히는 이미 50%가량 주가가 하락한 상태라 추가 하락은 없습니다.”
“50%나 하락을 했으면, 금융타워가 재미를 크게 봤겠군요.”
미소를 숨기지 못하는 한 부회장이었다.
공매도는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50%가 하락했다면 최소 2~3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아주 재미를 쏠쏠히 볼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중국 최대 전자 기업의 경우 주식 물량을 구할 수가 없어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통신 기업이나 관련 계열사 공매도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었습니다.”
“하웨이 주식은 직원들만 소유할 수 있으니 공매도 자체가 어렵긴 하겠군요.”
미국이 주로 공격하는 기업이 하웨이였다.
중국 최대 전자 회사로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까지 장악하고 있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기업이기도 하지만, 공매도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하웨이까지 공매도가 가능했다면 지금보다 몇 배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수익을 계속 올리고 있긴 합니다.”
“금융타워의 다른 금융사들도 다들 만족하고 있나 보죠?”
“최소 6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고, 공격적인 금융사의 경우엔 200%의 수익률까지 올린 곳도 있습니다. 이런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어떻게 불만이 나오겠습니까?”
벌서 본전 이상의 수익을 올린 금융사도 나왔다는 뜻.
그런데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아직 수익률을 올릴 사건은 여럿 남아 있었으니까.
일본 무역 제재, 코로나19, 반도체 대란, 식량 대란 등.
금융타워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일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고 있으니 우리 입장에서는 나쁠 게 전혀 없죠.”
“그래서 금융타워에 입점하고 싶다는 해외 금융사들의 요청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오고 있습니다. 특히나 홍콩에 아시아 지점을 만든 금융사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나 보군요.”
“중국 정부가 홍콩을 중국화시키려는 의지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거점을 옮기려고 하는 금융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홍콩은 아시아 금융 허브에서 밀려나게 될 터.
회귀 전에는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거점이 옮겨 갔지만, 이번에는 한국이 그 위치를 가져오게 만들 계획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움직임이 더욱 많아질 겁니다.”
“그런데 한국이 워낙 규제가 많기도 하고, 한국 기업의 주가가 투자하기 좋은 상품도 아니기에 머뭇거리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 문제는 조만간 해결이 될 겁니다. 최재석 대통령의 재선 메인 공약 중 하나가 금융 개혁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기업 가치를 강제로 높이는 공약도 함께 준비하고 있어요.”
해외 금융사를 회유하기 위해선 한국 자체가 매력적인 시장이 되어야 했다.
태우그룹이야 계속 고속 성장을 하고 있으니 충분히 매력적인 기업이었지만 다른 기업은 아니었다.
미국 기업에 비해 배당율도 낮았고.
돈이 된다 싶으면 분할 상장을 해 버리니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곤 했다.
그리고 낮은 PBR(주가순자산 비율)을 기록하는 기업이 넘쳐나기에 투자자로 하여금 투자를 꺼리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처음 시행되는 대통령 재선이니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지긴 하겠습니다.”
“초선 공약보다 재선 공약이 더 강력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걱정 말고 해외 금융사들을 금융타워로 유치해 보세요.”
“금융타워의 덩치를 확 불려 보겠습니다.”
“그렇게 진행하세요. 저는 이만 퇴근하도록 하죠.”
“외부 일정이 있으십니까?”
“명동에 잠시 들려야 해서요. 일본 무역 제재 관련해서 그쪽의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서 말이죠.”
일본 무역 제재를 대비하기 위해선 명동의 도움이 필요했다.
태우그룹은 어쩔 수 없이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명동을 움직인다면, 다른 이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막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특히나 야쿠자와 같은 어둠의 세계 관련된 정보라면 명동이 태우그룹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