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5)
독식하는 재벌 3세-55화(55/518)
55화. 주인이 되다 (3)
강 대위는 역시나 빨랐다.
내가 퇴근할 시간쯤 되자 강 대위가 증거를 확보했다는 연락이 왔고.
나는 오랜만에 강 대위도 볼 겸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대표님 오셨습니까!”
“증거는 확보하셨어요?”
“깊게 조사해 볼 것도 없었습니다. 아주 어설픈 놈입니다. 돈도 비밀리에 받지 않고 자기 계좌에 딱 받았고, 이번에 신축 아파트까지 구매했더라고요.”
강 대위가 수집한 증거를 꺼내 놓았다.
정말 그의 말처럼 허술하기 그지없는 산업 스파이였다.
그리고 아주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 더 있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와이프가 중국 사람입니다. 게다가 매형 되는 사람이 화이텐 전자에 근무 중입니다.”
“설마 미인계인가요?”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인계는 예전부터 사용되던 방식이었다.
지금까지 사용된다는 건 그만큼 효과가 좋은 방식이라는 말이기도 했다.
“참 능력 좋은 사람인데 안타깝게 되었네요. 대학도 좋은 곳을 나왔던데.”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냥 사법적으로 처리하려고요. 검찰을 동원해서 처리하세요.”
“오랜만에 검찰청 돌아이를 사용할 수 있겠네요.”
검찰과의 라인도 날이 갈수록 튼튼해지고 있었다.
SAVE 투자회사 펀드에 가입한 검사의 수가 날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었고, 그들은 전부 내 라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돈이 아니라 펀드 가입이라고 해서 꺼려 하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뒷돈보다 훨씬 깔끔하고 법에 걸릴 일도 없으니 지금은 더 좋아했다.
“이번 주 내로 처리하세요. 바퀴벌레를 회사 안에 오래 둘 수는 없죠.”
“지금 바로 검찰청 돌아이에게 연락을 넣어 놓겠습니다.”
“그리고 의심되는 사람이 몇 명 더 있어요. 그 사람들도 조사를 해 주세요.”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십니까? 역시 대표님의 안목은 남다릅니다.”
“안목이 좋으니 강 대위를 영입한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강 대위는 정말 뛰어난 인물이었다.
게다가 노력까지 하는지 다양한 업무 능력이 상승하고 있기까지 했다.
이런 사람에게 걸렸으니 산업 스파이가 구속되는 건 일도 아니었다.
* * *
일주일 후.
태우전자의 전 부서에서 난리가 났다.
모두가 사내 게시판에 몰려들어 대규모 인사이동 내용을 확인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내가 갑자기 개발팀으로 가야 한다고?”
“과장님은 그래도 개발팀이죠. 저는 공대를 나왔는데 갑자기 총무팀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사무직 인원 20%가 인사이동 되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인원이다 보니 인사이동 명령서가 사내 게시판을 가득 채울 정도였다.
인사이동을 명령받은 인원들은 툴툴거리며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막상 부서 이동을 하고 보니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박 과장 왔어? 안 그래도 자네를 우리 팀으로 데리고 오고 싶었는데 잘됐어!”
“부장님이 설마 사장님께 인사이동을 부탁하셨습니까?”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그나저나 전에 자네가 하던 프로젝트 말이야. 우리 팀에서 같이해 보자고.”
“그 프로젝트는 폐기되었습니다. 얼토당토않는 프로젝트라며 윤 부장이 쓰레기통에 넣어 버렸습니다.”
“윤 부장의 눈에는 쓰레기겠지만, 내 눈에는 가능성이 보이더라고. 어때 같이해 볼래?”
“저야 감사드리죠!”
대부분의 부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변했다.
가려운 곳을 긁어 주듯 필요한 인원을 배치해 주었고.
가장 중요한 건 쓸모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인원까지 사라져 버렸다.
“어? 부장님이 해외 발령이 났네요. 설마 임원 승진입니까?”
“쉿! 부장님 듣겠다. 승진이면 부장님 표정이 저렇게 울상이겠어? 말이 해외 발령이지 동남아 오지에 있는 법인이야. 그냥 사표 쓰라는 거지.”
“그럼 부장님이 회사를 나가는 겁니까?”
“너 왜 웃으면서 말하냐?”
“그러는 차장님도 웃고 계신데요.”
능력보다 정치로 승진한 케이스가 여럿이었다.
특히나 박진훈 사장 체제에서는 정치력이 있어야만 승진이 가능했기에 태우전자에는 무능력한 부장급이 상당수였다.
그런 사람들이 대거 해외 법인으로 발령이 났다.
그것도 동남아에서도 아주 외진 곳으로 발령이 났기에 대부분이 눈물을 머금고 사표를 꺼내 들었다.
해외로 발령 난 건 부장급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직급이 낮은 직원 중에서도 해외 발령이 난 사람들이 있었다.
“정 대리가 이번에 동남아로 발령이 났던데. 무슨 일인지 알아?”
“딱 보면 모르겠어? 정 대리 낙하산이잖아. 빽만 믿고 업무 시간에도 잠만 쳐 자더니 꼴좋다.”
“그럼 인원 충원을 할 수 있는 거지? 쓸모없는 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인원 충원이 안 되고 있었잖아.”
“안 그래도 품질팀 에이스가 우리 부서로 온다고 하더라.”
“쓰레기가 가고 에이스가 온단 말이지? 이야, 사장님 바뀌니까 이런 날이 오는구나.”
“황태자가 칼춤 하나는 예술로 춘다고 아주 소문이 자자하더라. 쓸모없는 놈만 딱 집어서 잘라 내는 솜씨가 의사 저리 가라라니까.”
해외 발령 난 직원을 제외하면 모두가 좋아하는 인사 발령이었다.
하지만 해외 발령으로 많은 인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빈자리가 속출했다.
“그런데 인원 충원은 제대로 될까 모르겠네. 해외 발령 난 직원이 50명이 넘는다던데.”
“그래서 기존 프로젝트 몇 개를 엎는다고 하더라. 개발이 거의 끝난 프로젝트도 과감히 엎어 버리셨더라고.”
“그러다가 다른 기업에서 대박을 치면 어쩌려고 그러시지?”
“뭐, 우리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 황태자가 알아서 한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
“하긴 차기 회장님이 되실 분이니 어련히 잘하시겠지.”
“그런데 개발3팀 이 과장은 어디로 갔는지 알아? 며칠 전부터 출근도 안 하던데.”
“몰랐어? 그 사람 중국에서 보낸 산업 스파이였어.”
“진짜? 감사팀에 있는 동기가 알려 줬어. 조만간 뉴스에도 나올 것 같다더라.”
사내 분위기가 하루 사이에 뒤바뀌었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인원이 줄어든 만큼 일거리가 늘어났으니 오후가 되자 다들 산처럼 쌓인 일을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 * *
인사이동 명령을 내린 다음 날.
부사장이 사내 분위기를 전해 왔다.
“다들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해외 발령 난 직원 몇 명이 항의를 하고 있지만, 큰 문제 없이 처리될 것 같습니다.”
“서운하시죠? 부사장님 라인에 있는 사람까지 해외 발령을 보냈으니까요.”
“괘, 괜찮습니다. 사장님께서 하시는 일을 제가 어떻게 간섭하겠습니까.”
“부사장님을 위해서라도 그런 사람은 잘라 버리는 게 맞아요. 그리고 앞으로는 라인을 따로 구축하지 마세요. 전 직원이 부사장님 라인 아니겠습니까?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셔야 이 자리에 앉으실 수 있지 않겠어요?”
나는 내가 앉고 있는 의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
내가 회장 자리에 오르면, 태우전자 사장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뜻이었고.
단번에 내 말뜻을 이해한 부사장은 언제 울상을 지었다는 듯이 방긋 웃으며 손을 비벼 왔다.
“저를 그렇게 좋게 봐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앞으로는 전 직원이 제 라인이다 생각하고 직원들을 관리하겠습니다.”
“그런데 인사이동 한 직원들이 잘 적응하고 있긴 한가요?”
“아직 첫날이라 미숙한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불평하는 직원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내가 밤까지 지새우며 신상정보를 확인해 적성에 맞는 부서에 꽂아 넣어 주었고.
궁합이 맞는 팀원까지 매칭시키느라 두통약까지 몇 알이나 먹어 가며 완성시킨 인사이동 명령서였다.
“그럼 다행이네요. 공장 3곳에서 이노폰을 추가로 생산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상황이 어떤가요?”
“기존 공장에 비하면 생산량도 부족하고 불량품도 많지만, 이번 주 내로 안정화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뭐가 문제죠?”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 대리점에서도 이노폰을 더 달라고 아우성이고,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판매한 양만 하더라도 단일 기종만으로는 삼진전자의 휴대폰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노폰의 인기는 식지를 않았다.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이노폰을 구하기 위해 해외에서 구입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당연히 이노폰의 디자인과 성능이 우수한 덕분이지만.
스티브의 이름값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하였다.
“확실히 이노폰의 인기가 뜨겁긴 하네요.”
“내년 상반기에 출시 예정인 휴대폰까지 더해지면 지금의 공장만으로는 절대 수요를 만족시킬 수가 없습니다.”
기술 연구소에서는 다음 기종을 개발 중이었고.
이제는 태우전자와 합동해 개발이 가능했기에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내년 상반기에 신제품이 등장하면 이노폰의 판매량이 감소하긴 하겠지만, 만약 신제품도 대박을 친다면 지금의 공장의 생산량으로는 부족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긴 하겠네요. 그건 제가 알아볼 테니 부사장님은 공장 관리에 전념해 주세요.”
“최선을 다해 결과를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이노폰의 결과는 이미 나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금부터 수요가 급감해도 이노폰의 판매량은 그 어떤 휴대폰보다 뛰어났다.
그러니 이제 스티브를 애플로 돌아가게 할 계획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또 미국을 다녀와야겠군.
스티브의 문제도 있지만, 다이먼 영입을 위해서라도 미국을 다녀와야 했다.
* * *
트래블러스의 2인자 다이먼.
그는 스승이자 회사의 CEO인 샌드 웨일과 함께 많은 인수 합병을 지휘했다.
지금의 수익률이 가능했던 것도 다이먼의 능력이 있었던 덕분이었고, 다이먼은 언젠가는 샌드 웨일이 자신에게 회사를 물려줄 것이라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 터져 버렸다.
샌드 웨일의 장녀인 제니카 웨일이 낙하산으로 회사에 입사했다.
여기까지는 그도 참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샌드 웨일은 전폭적으로 그녀를 지원했고, 다이먼이 운영하고 있던 기금까지 그녀에게로 돌려 버렸다.
다이먼은 그 즉시 샌드 웨일을 찾아갔고.
그간 감춰 왔던 울분을 토해냈다.
“제니카는 아직 일을 더 배워야 합니다. 기금을 전적으로 운영하기엔 경험도 능력도 많이 부족합니다.”
“나도 다 알고 있다네. 자네가 옆에서 잘 알려 주면 되지 않겠나?”
“당연히 알려 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사 기밀 정보까지 제니카는 마음대로 보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는가?”
“회사 기밀 정보는 수뇌부만 알아야 합니다.”
“그럼 당연히 제니카도 알아야 하지 않겠나. 언젠가는 내 뒤를 이어 회사를 운영하게 될 아이니.”
“그게 지금은 아닙니다! 철부지 아이에게 기밀 정보를 어떻게 알려 줍니까!”
“지금 뭐라고 했는가? 내 딸이 철부지라고?”
“솔직히 더 심한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제대로 투자 교육도 받지 않은 사람을 왜 회사로 불러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짝!
샌드 웨일의 손바닥이 다이먼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월가에서 성격이 더럽기로 유명한 사람이 샌드 웨일이었고.
그가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한 것도 상사와 대판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었다.
“이게 대답입니까? 저는 당신을 위해 20년이 넘게 일해 왔습니다. 대형 금융사에서 몇 번이나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지만, 전부 거절하면서까지도요.”
“내가 언제 남아 있으라고 했나? 지금이라도 가고 싶으면 다른 곳으로 가라고!”
둘의 말다툼은 더욱 심해졌고.
밖에서 듣고 있던 직원들이 나서 뜯어말려야 할 정도였다.
샌드 웨일과 다이먼의 다툼.
김민재가 회귀 하기 전에는 몇 년 뒤에나 일어났어야 할 일이었지만, 무슨 연유인지 몇 년이나 앞당겨 발생하고 말았다.
불화의 씨앗.
김민재가 다이먼의 머릿속에 심어 놓은 씨앗이 기폭제가 되어 폭발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