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57)
독식하는 재벌 3세-57화(57/518)
57화. 주인이 되다 (5)
“SAVE 투자회사에서 NEXT사 인수에 들어가는 모든 자금을 부담하겠습니다.”
“그 대신 지분을 더 달라는 건가? 지금도 자네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네. 여기서 지분을 더 올리는 건 힘든 일이야.”
“지분을 더 요구하진 않겠습니다. 그 대신 앞으로 만들 소프트웨어의 소유권을 제가 가지고 싶습니다.”
“소프트웨어 그게 돈이 되는가?”
나는 은근슬쩍 본론을 꺼내 들었다.
지금의 시대는 아직 하드웨어를 더 중하게 여겼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 소프트웨어의 수익이 더 증가하게 되고, 그걸 내가 전부 독식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사회에서 착각하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내가 애플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고?
나는 몇 년 전부터 착실히 애플의 주식을 모으고 있었고,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여러 회사로 쪼개 다량으로 애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걸 공개하는 건 나중의 일이고.
지금은 소프트웨어 소유권을 얻기 위해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
“지금이야 돈이 안 되겠지만, 애플의 제품이 크게 성공하면 언젠가 본전을 뽑지 않겠습니까? 아! 그리고 스티브에게 애플의 CEO를 맡기려면 지분 일부를 쥐여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금액까지 제가 충당하겠습니다.”
“우리가 가진 지분의 일부를 자네가 구입해 스티브에게 주겠다는 말인가?”
“구입하려는 지분의 양은 많지 않습니다. 스티브가 다시금 주인의식을 가지고 애플에 몰두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는 은근슬쩍 주제를 전환했다.
이사회는 소포트웨어를 등한시했기에 주제전환이 가능했다.
“자네는 정말 스티브를 믿나 보군. 만약 실패한다면, SAVE 투자회사가 큰 손해를 볼 걸세.”
“모든 투자에는 위험성이 동반됩니다. 그리고 실패한다고 한들 SAVE 투자회사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SAVE 투자회사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데 한번 밀어줘도 되지 않겠어요?”
“그렇게 하지요. SAVE 투자회사에서 총대를 매겠다는데 밀어드려야죠.”
조지를 시작으로 이사회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표면적으로는 SAVE 투자회사가 극심한 손해를 보는 협상이었지만.
몇 년만 지나고 나면 후회하는 건 내가 아니라 저들이 될 것이었다.
* * *
이사회가 끝나고 나는 곧장 스티브를 만나러 이동했다.
좋은 소식을 빨리 알려 주고 싶었기도 했고,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바삐 움직여야 하기도 했다.
“이사회에서 스티브의 복귀를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정말인가?”
감정이 벅차오르는 걸까?
냉혈한으로만 보였던 스티브가 잠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래서 말입니다. 지금 진행하고 계신 휴대폰 개발 프로젝트를 그만두시는게 어떻겠습니까?”
“갑자기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완성 단계나 다름없는 프로젝트를 그만두라니.”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다음 기종을 스티브가 총괄해 준다면 태우전자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스티브의 명성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이노폰의 경우야 혁신적인 부분이 상당했다.
폴더폰에 다양한 일정 관리 기능까지.
하지만 다음 기종은 단지 슬라이드폰이라는 것만 빼면 혁신적인 기능이 들어가 있지는 않았다.
물론 스티브의 완벽주의자 성격으로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긴 했다.
그렇다고 해서 혁신적인 제품은 아니었다. 그저 좋은 제품 중 하나일 뿐.
“태우전자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프로젝트를 중단하라는 것이군.”
“다음 기종에서 스티브의 이름을 완벽히 지울 생각입니다. 남은 개발도 전부 태우전자에서 담당하게 될 겁니다.”
“애플로 돌아가 혁신적인 제품에만 집중하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이노폰이나 다음 기종처럼 우수한 제품이 아닌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제품을 만들어 주십시오.”
의아하게 생각하는 스티브였다.
태우전자 사장이 할 말은 아니긴 했다.
애플의 성공과 태우그룹이 무슨 상관인가?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리고자 하는 그림을 완성하려면 애플이 빠르게 성공해야 했고, 그래야지만 부채가 가득한 태우전자를 처분할 방법과 나머지 계열사의 문제 또한 해결할 방안이 생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거부할 수는 없군……. 그래서 내가 무슨 제품을 만들었으면 하는가?”
“애플의 전반적인 제품을 총괄하시겠지만,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제품은 MP3 플레이어입니다.”
“MP3?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아직 MP3를 바탕으로 재생이 가능한 전자제품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네.”
“한국에서는 이미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생각은 한번 해 보겠네.”
아이폰이 있기 전 애플에게는 아이팟이 있었다.
휴대용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로 디자인부터 많은 기능이 아이폰과 닮은 MP3 플레이어였다.
아이팟이 있어야 아이폰이 가능했고.
2001년이나 되어서야 만들어질 아이팟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자 스티브에게 MP3에 관한 정보를 넘겨 주었다.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메시지 패드를 이용한다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관련된 기술과 특허는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내년쯤에는 전해 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은 애플로 돌아가 시스템부터 변화시켜야 되네. 그런 후에나 MP3를 연구해 보겠네.”
“급한 일은 아니니 천천히 진행해 주셔도 됩니다.”
“휴우, 막상 애플로 복귀한다고 하니 머리가 복잡해지는군.”
“잘 해내실 겁니다.”
스티브가 아니면 아무도 못 하는 일이었다.
회귀 전보다 2년이나 애플로 일찍 복귀하긴 했지만, 애플이 다시 살아날 것임은 분명했다.
* * *
나는 다이먼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연하지만 그는 태우전자 소속이 아니라 SAVE 투자회사 한국 지부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이제 뭘 하면 되는 겁니까?”
“제가 어디 소속인지는 아십니까?”
“SAVE 투자회사 직원들을 통해 간략한 정보는 들었습니다. 한국 대기업 후계자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칠판에 전지(全紙) 한 장을 붙였다.
60개가 넘는 태우그룹의 계열사가 빼꼭히 적혀 있는 전지였다.
“제가 후계자로 있는 태우그룹의 계열사 현황입니다. 그리고 간략히 생산하는 제품과 매출, 영입이익 그리고 부채를 적어 뒀습니다.”
“흠, 겉으로 보기엔 아주 건실한 회사 같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미국에 있는 기업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아요. 물론 최상위 기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요.”
“좋은 평가는 감사하지만, 저는 회사 상황을 좋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나 부채율이 아주 문제라고 생각하죠.”
다이먼이 전지로 한발 다가갔다.
그는 모든 계열사의 부채율을 더해 가며 평가를 실시했다.
“부채율이 400%라. 상당한 부채율이긴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대기업들의 경우 부채율이 500%가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알고 있어서 그렇게 놀랍지는 않습니다.”
“저는 부채율을 낮추고 싶습니다. 필요없는 계열사를 팔아서라도요.”
“그러니까 쓸모없는 계열사를 비싼 값에 팔고 싶다는 거군요. 그거라면 제가 전문가죠.”
다이먼은 인수 합병의 전문가이기도 했지만.
그가 보유한 S급 능력은 구조조정과 기업 회생이었다.
샌디 웨일은 다이먼을 믿고 여러 기업을 인수했고, 다이먼은 구조조정과 기업 환경 개선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쉽게 말해.
고장난 기업을 고쳐서 비싸게 팔아먹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 몇 곳을 빼고는 전부 팔아 치워야 합니다.”
“일이 너무 쉽네요. 적대적 인수 합병까지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말이죠.”
“아!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을 빠트렸네요. 태우그룹의 회장님이자 제 할아버지는 계열사를 팔고 싶어하지 않아 합니다.”
“……회장 몰래 계열사를 팔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전지를 보던 다이번이 내 쪽으로 고개를 훽 돌리며 말했다.
그렇게 쉬운 일만 맡길 거면 내가 왜 공을 들여 다이먼을 영입했겠어.
자신의 손에 쥔 걸 절대 내어주지 않으려는 할아버지에게서 계열사를 강제로 뺏어 팔아먹어야 하는 어려운 일을 시키기 위해 그를 데려왔다.
“어때요? 관심이 좀 가시나요?”
“이제야 피가 뜨거워지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핵심 계열사는 남겨 놓는다고 했는데 건설, 중공업, 전자, 금융, 자동차만 빼고 전부 판매하려는 겁니까?”
“중공업과 전자도 팔아치울 겁니다.”
“태우중공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회사지 않습니까? 특히나 태우중공업의 조선 사업은 매우 호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자까지 말입니까? 이노폰의 성공으로 태우전자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태우중공업은 조선업을 포함하고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태우조선이 중공업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회사가 되지만, 지금은 중공업과 조선업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만큼 규모가 큰 계열사가 태우중공업이었다.
“사실 전자는 다이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구상한 플랜이 있거든요.”
“그럼 건설, 자동차만 빼고 다 팔려는 생각입니까?”
내가 생각하는 태우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자동차와 건설 그리고 금융뿐이었다.
물론 전자를 비롯해 몇 가지 계열사는 완전히 팔아 버릴 생각까지는 아니었다.
월가의 방식대로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은 더 늘릴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할 것이었다.
“그럼 태우중공업부터 시작해 볼까요?”
“처음부터 덩치가 큰 계열사군요.”
“그만큼 부채가 큰 계열사죠. 태우중공업만 잘 처분해도 부채율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죠.”
“그만한 기업을 살 사람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살 사람은 이미 정해 뒀어요. 포장만 잘 하면 현재그룹에서 냉큼 집어먹을 겁니다.”
미국에서 한 팀장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현재그룹 자금 담당자가 월가를 돌아다니고 있다.’
장영주 회장이 꼬드김에 넘어갔다는 이야기였고, 나는 현재그룹이 태우중공업을 구입할 자금을 빌려줄 생각이었다.
“제가 다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태우중공업을 우리가 적대적 방식으로 인수하고, 그걸 다시 현재그룹에 판매하는 겁니까?”
“맞아요. 가능하겠습니까?”
“지분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대답을 드릴 수 있겠지만, 한국 기업의 기형적인 기업 구조를 본다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 기업의 기업 구조는 정말 특이했다.
적은 지분을 보유한 그룹 총수가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이었다.
미국이었다면 주주들이 들고일어났겠지만, 한국에서는 그 방식이 가능했다.
물론 IMF 이후에는 기업 구조가 많이 변하긴 했다.
하지만 아직은 기업 구조가 변하지 않았기에 적대적 방식의 인수가 가능했다.
“그룹과 할아버지가 보유한 지분은 27%에 불과합니다. 그중에서 할아버지가 직접 보유하고 계신 지분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17%의 지분은 계열사에서 골고루 보유하고 있죠.”
“아주 취약한 구조군요. 지금까지 제가 많은 회사를 인수해 봤지만, 이렇게 취약한 구조를 가진 회사는 드물었습니다.”
“인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들리는군요.”
나는 다이먼에게 태우중공업 지분 현황을 보여 주었고.
그는 잠시 자료를 살펴보고는 조금은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