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70)
독식하는 재벌 3세-70화(70/518)
70화. 실패 (3)
지금의 애플은 돈이 없었다.
부채만 가득한 애플이었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보유하고 있었고 나는 그걸 받아 내려고 했다.
“태우전자는 애플과 완벽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싶어 합니다. 서로의 주식 10%를 교환하고, 앞으로 나오게 될 휴대폰의 로고에 태우그룹의 로고를 같이 사용하는 조건입니다.”
“로고를 하나 더 붙이는 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 그런데 완벽한 파트너 관계라는 게 무엇인가?”
“휴대폰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또한 애플과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애플은 가전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네. 태우전자 입장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애플은 컴퓨터 회사의 이미지가 강했다.
메시지 패드 같은 소형 제품을 생산하긴 했지만, 가전제품은 거의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몇 년만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아이팟과 아이폰이 성공하자 애플 TV 같은 가전제품까지 뻗어 나가게 된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본 파트너 체결입니다.”
“그런가? 나는 잘 모르겠지만, SAVE 투자회사에서 투자를 한다고 하니 반대하진 않겠네.”
“휴대폰 사업부를 애플이 인수하게 되면 주가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겁니다. 이노폰은 물론이고, 이번 CES에서 좋은 성과를 낸 슬라이드폰의 소유권을 가지게 되니까요.”
조지를 비롯한 이사회 구성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모두가 이노폰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 제품인지 잘 알고 있었고. 차기작인 슬라이드폰도 직접 본 그들이었다.
“상의는 이 정도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그럼 투표를 통해 의사를 확인하겠습니다.”
투표는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반대하는 사람은 이미 사표를 던지고 이사회를 나가 버렸으니 만장일치로 안건이 통과가 되었다.
이로써 나는 애플의 최고 주주가 된 셈이었다.
SAVE 투자회사가 보유한 지분이 20%.
휴대폰 사업부 매각으로 태우전자가 애플의 지분을 10%를 보류하게 될 터이고.
내 개인적으로 5%를 보유하고 있으니 총 35%의 애플 지분이 내 것이었다.
우호 지분까지 더 하면 더 높았다.
스티브와 조지가 보유한 지분까지 더 하면 45%에 달하는 지분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모두 찬성하시는군요. 그럼 태우전자 휴대폰 사업부 인수 절차를 밟겠습니다.”
“인수 자금이 얼마가 되든 SAVE 투자회사에서 전부 책임지겠습니다.”
투자 방식을 가장한 대출이었다.
애플의 매출이 상승하면 결국 돌려받을 돈이니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열 수 있었다.
* * *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애플 이사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회의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식당에서 데이비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장소엔 2명의 손님이 함께였다.
“안녕하세요. SAVE 투자회사 김민재입니다. 편하게 킴이라고 부르세요.”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정말 우리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시는 겁니까? SAVE 투자회사라면 월가에서도 유명한 곳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우리에게 왜?”
“래리, 세르게이. 당신들의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전부입니다.”
데이비드와 함께한 두 명의 정체는 구글의 창업자들이었다.
스탠포드 대학의 대학원생인 두 명이 연구 프로젝트로 만든 결과물이 구글이었고,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에 불과했다.
이럴 때 투자를 해야 싼값에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나는 이들이 스탠포드 대학원생이 되기 전부터 지켜봤을 뿐 아니라 알게 모르게 많은 지원까지 해 주었다.
“우리를 아십니까?”
“월가 장학금을 받으신 적이 있으시죠? 장학 증서를 끝까지 읽어 보셨으면 아셨겠지만, SAVE 투자회사에서 드린 장학금이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월가 장학금이 SAVE 투자회사에서 나온 건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합니다. 월가 장학금 덕분에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단번에 마음의 벽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래서 인맥 관리는 사람이 힘들고 어려울 때 도와줘야 효과가 만점이었다.
“SAVE 투자회사는 모든 장학생의 성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프로젝트를 아셨군요. 아직 제대로 된 보고서조차 만들지 않은 프로젝트를 지원해 주신다고 해서 많이 놀랐었습니다.”
“그럼 바로 본론부터 말씀드리죠. 10억 달러에 지분 49% 어떠세요?”
“그, 그렇게나 많이 말씀이십니까?”
“많다는 게 무얼 뜻하는지 모르겠네요. 지분 49%가 많다는 뜻인가요?”
“그게 아니라 투자금 규모가 너무 많다는 뜻이었습니다.”
10억 달러면 7천억 원이 넘는 거액이었다.
대학원생의 프로젝트가 이렇게 큰 돈을 투자받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난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임을 알고 있었고, 무려 구글이라는 초대형 회사로 발전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10억 달러가 부족하면, 20억 달러까지 투자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분 구조를 조금 바꿔야겠지만요.”
“아닙니다. 10억 달러면 충분합니다. 지분 49%에 10억 달러로 하겠습니다.”
“투자금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말씀만 해 주세요. 무한대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지분을 다른 곳에 판매하게 될 때에는 상호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조항을 추가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상당히 부드러운 분위기의 식사 시간이 이어졌다.
나는 10억 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글의 지분을 49%나 보유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았고.
대학원생들은 앞으로 돈 걱정 없이 학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니 상당히 들떠 있었다.
게다가 데이비드까지 있는 자리였다.
그는 현란한 혀 놀림을 발휘하며 식사 자리를 즐겁게 만들었고, 변호사가 가지고 온 계약서에 사인까지 받아 내었다.
그렇게 식사가 끝이 났고.
나와 데이비드는 조용한 카페에서 휴식을 취했다.
“보스, 너무 과한 거 아닙니까? 대학원생 프로젝트에 10억 달러라뇨.”
“그래서 데이비드는 투자가 아니라 로비스트에 가깝다는 거야. 요즘 IT업계가 뜨거운 건 알고 있죠?”
“그렇긴 하지만, 10억 달러면 웬만한 회사를 세우고도 남을 돈입니다.”
“기다려 봐요. 10억 달러가 8,000억 달러가 되는 마법을 부려 볼 테니까.”
“허풍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지분 49%가 8천억 달러가 되려면, 시가 총액이 1조 달러가 넘어야 한다는 소린데. 미국에도 그런 규모의 회사는 없어요.”
이거 참 답답하네.
미래를 알려 줄 수도 없고.
나는 대답 대신 조용히 커피나 마시며 웃어 보일 뿐이었다.
* * *
좋은 성과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이먼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그는 미국에 남아 애플과의 협상을 진행해야 했다.
그래서 다이먼 대신 다른 사람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 팀장, 오랜만에 한국에 온 기분이 어때요?”
“그렇게 오랜만은 아닙니다. 작년에도 몇 번이고 왔었습니다.”
나는 한 팀장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왔다.
다이먼이 애플과의 협상을 맡으면서 SAVE 투자회사까지 지휘까지 맡기에 한 팀장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당분간은 한국에서 있어야 할 겁니다. 태우조선 협상은 거의 끝났지만, 마지막 도장을 받아 내야 하고 아람코와의 합작회사 설립도 컨트롤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보다 더 바쁘게 지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럼 놀라고 왔어요? 비싼 연봉을 받는 값을 해야죠. 태우증권에 있을 때보다 연봉이 한 100배는 오르지 않았어요?”
“보너스까지 합치면 더 넘긴 합니다. 진짜 태우증권에 있을 땐 제가 이렇게 될지는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대표님을 만나 제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연봉 2천만 원을 받던 증권맨이었던 한 팀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월가에서도 손꼽히는 연봉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내 덕분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
그대로 뒀다면 대형 증권사를 경영하고 있을 사람이었으니까.
“좋은 쪽으로 인생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길 바랄게요.”
“당연합니다. 대학 동기 중에 저보다 돈 많이 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돈 많이 받는 만큼 일 해야겠죠? 다이먼과 소통하면서 태우조선, 휴대폰 사업부, 아람코 합작회사 건을 진행하세요.”
“문제없이 진행하겠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한 팀장이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거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3개나 진행해야 한다면 긴장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한 팀장은 SAVE 투자회사에 있으면서 경험을 쌓았기에 긴장하긴커녕 즐기기까지 하고 있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강 대위의 사무실로 이동했고.
사무실에 도착하자 중앙에 위치한 칠판을 한 팀장이 발견했다.
칠판에는 태우전자의 계열사와 부채 정보가 적혀 있었다.
“부채율이 많이 줄었습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면 부채율이 300% 이하로 떨어지겠습니다.”
“그걸로는 부족해요. 최소 200% 이하로 떨어져야 안정권이죠.”
“계열사 몇 곳을 더 처분하실 생각이십니까?”
“계열사 매각으로 부채율을 낮추긴 더는 힘들어요. 이젠 계열사의 매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부채율을 낮춰야죠.”
“태우전자 사장 자리에 있으시면, 다른 계열사 일에 관여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난 태우전자 사장 자리에서 내려올 계획을 세웠다.
태우전자 일은 얼추 마무리했으니 다른 계열사를 건드릴 때가 되었다.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좌천시켜 달라고 하려고요. 태우전자 사장에서 기획실 실장으로요.”
“기획실로 가서 다른 계열사의 일에 관여하시려는 거군요. 그런데 아깝지 않으십니까? 사장에서 실장으로 가는 거지 않습니까.”
“사장으로 있든 실장으로 있든 어차피 태우그룹 회장 자리에 앉게 될 건데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하지만 내 경우엔 반대였다.
내가 앉는 자리가 어디든 상관이 없었다.
태우그룹의 후계자가 앉는 순간 그 자리가 곧 상석이 되니까.
* * *
보름의 시간이 지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사장님! 슬라이드폰의 판매가 대박이 났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주문량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주문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노폰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정확한 비교는 어렵습니다. 이노폰 때에는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제대로 생산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5곳의 공장이 전부 가동되고 있는데도 주문량을 맞추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슬라이드폰은 역시나 성공했다.
폴더폰인 이노폰과의 시너지를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노폰의 인기가 시든 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이노폰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공장 신축에 들어가세요. 기존 공장을 인수하는 방식도 괜찮고요. 모든 자금은 애플 쪽에 청구할 테니 돈 걱정은 말고요.”
“결국 휴대폰 사업부가 애플로 넘어가게 되는 겁니까?”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니 곧 그렇게 될 겁니다. 아까우세요?”
“솔직히 조금 많이 아깝습니다. 연달아 대박이 터졌는데 어떻게 아깝지 않겠습니까.”
나라고 아깝지 않겠는가?
하지만 더 큰 걸 가지기 위해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