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73)
독식하는 재벌 3세-73화(73/518)
73화. 진출 (2)
중국의 1자녀 정책.
기근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은 중국에서는 산아 제한 정책을 채택하고 있었다.
물론 돈만 많다면 벌금을 물면서도 다자녀를 채택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고위층의 경우엔 주변 시선을 의식해 호적에도 제대로 올리지 못한 숨겨진 자식이 비일비재하였다.
쩡훙친도 그런 경우였다.
자신의 성을 주지 못한 아들 한 명이 그에게 존재했고.
그의 바로 옆에서 호위하고 있는 인물이 그의 숨겨진 아들이란 걸 상세 정보를 통해 확인했다.
이런 정보를 획득한 상태로 본론을 꺼내 들었다.
“태우자동차는 루마니아의 회사와 합작하여 중국에 완성차를 수출하고자 합니다.”
“루마니아라면 공산권 출신 국가라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겠군.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게야.”
“중국과 루마니아와 거리는 무려 6,000Km입니다. 엄청난 운송비가 따르는 사업이며, 운송업을 어르신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규제 통과가 아니라 운송을 나에게 부탁하고 싶다? 예상치 못한 말이군.”
규제 통과를 위해선 결국 돈이 필요했다.
그 돈을 완성차 운송업을 통해 대신 전해 주겠다는 의미였다.
쩡훙친도 어렵지 않게 내 말에 숨겨진 속뜻을 알아내었다.
“중국과 루마니아 사이의 안정적인 교역을 위해선 어르신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그 정도 도움이야 어렵지 않게 줄 수 있지.”
“그런데 운송 회사의 사장은 어르신과 친분이 깊은 분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가령 옆에 계신 분이 어떠십니까?”
“……자네, 뭘 알고 하는 소린가?”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저 어르신의 옆에 계시기에 총애하는 분으로 생각했습니다.”
숨겨진 아들에게 운송 회사 사장을 맡기겠다.
쩡훙친 입장에서는 전혀 나쁠 게 없는 조건이었고.
나는 거기서 더 좋은 조건을 하나 더 얹었다.
“운송 회사의 모든 수익의 관리도 어르신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운송 회사 설립에 필요한 모든 자금은 제가 투자하고 싶습니다.”
“허허, 아주 경우가 바른 사람이군. 그런데 운송 회사라고 해 봐야 수익이 나오긴 하겠나?”
“완성차가 중국에서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최소한의 수익은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결코 어르신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알아서 챙겨 주겠다는 말이었다.
운송 회사가 잘 되든 안 되든 최소한은 챙겨 줄 테니 규제를 풀어 달라는 뜻이기도 했다.
내 말뜻을 잘 알아들은 쩡훙친이었고.
그는 고개를 돌려 숨겨진 아들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네가 한번 해 보겠느냐?”
“맡겨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호적에도 올리지 못한 아들.
쩡훙친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그런 아픈 손가락에게 나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돈을 흘러 들어오는 운송 회사의 사장 자리를 제안했다.
“저놈이 한번 해 보겠다는군.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겠는가?”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야 영광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제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만 해 주십시오. 중국에서는 무지렁이지만, 한국에서는 꽤 힘을 쓸 수 있습니다.”
“허허, 마음이 아주 곱구나. 내 자네를 기억하겠네. 이만 늙은이는 빠지겠네. 사업 이야기는 젊은 사람끼리 이어서 해 보게나.”
쩡훙친이 아들을 남겨 두고 떠났다.
자신의 아들과 꽌시를 맺으라는 쩡훙친의 배려였고, 아들의 꽌시가 곧 자신과의 꽌시라는 뜻이기도 했다.
“자! 한 잔 하시죠! 세계 각국을 돌며 배운 주도를 오늘 뽐내 보겠습니다.”
이런 일은 데이비드가 전문이었다.
세계 각국을 돌며 정재계 인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였다.
중국 고위층의 숨겨진 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일도 아니었다.
* * *
술자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데이비드의 활약 덕분에 쩡훙친의 아들과 꽌시를 맺는 건 어렵지 않았다.
“많이 부족한 사람이더군요. 호적에도 올라가지 못한 아들이라 그런지 대우받는 걸 좋아했어요.”
“저런 사람은 조금만 대접을 해 줘도 넘어오기 마련이죠. 그런데 보스는 쩡훙친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태우그룹의 정보력도 나름 막강해요.”
태우그룹의 정보력은 개뿔.
내가 가진 능력 덕분에 알아낸 정보였다.
“그런데 쩡훙친에게 얼마나 쥐여 주실 생각입니까? 이번 한 번으로 끝낼 관계가 아니면 꾸준히 챙겨 줘야 할 겁니다.”
“이왕 쓸 거면 확실하게 써야죠. 매년 1억 달러 정도 챙겨 주세요.”
“고작 서열 22위에게 쓰기엔 너무 많은 금액 아닙니까?”
“서열은 22위지만, 서열 1위의 오른팔 아닙니까. 그 정도 써 줘야 1위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겠어요?”
“서열 1위가 관심을 가지면 돈을 더 쓰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하죠. 앞으로 태우그룹과 SAVE 투자회사는 중국에서 돈을 쓸어 담을 테니까요.”
중국은 이제 성장기에 돌입했다.
20년 정도가 지나면 외국 기업을 강하게 배척하겠지만.
그전까지는 최대한 빼먹고 빠질 생각이었고, 그러기 위해선 일정 금액을 로비 자금으로 사용해야 했다.
“그럼 당분간 저는 중국에서 남아 꽌시를 더욱 튼튼하게 다져 놓겠습니다.”
“데이비드가 고생 좀 해 주세요.”
“고생이랄 게 뭐가 있겠어요? 인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사람 만나는 걸 참 좋아하는 데이비드였다.
그가 있기에 나는 마음 놓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 *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곧장 기획실장을 호출했고.
그에게 중국에서 있었던 일을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중국 서열 1위의 오른팔과 꽌시를 맺었다는 말씀이십니까?”
“정확히는 그의 숨겨진 아들과 꽌시를 맺은 거긴 하지만 루마니아 공장에서 생산된 완성차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겁니다.”
“본부장님의 능력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태우전자에서 이노폰을 만든 데 이어 태우자동차의 중국 진출까지 해내시다니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기획실장이 정말 감격에 겨워 칭찬을 퍼부었다.
우성일 부사장에게 듣던 역한 아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랄까?
자식이 성공한 모습에 감격하는 것처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기획실장이었다.
“회장님에게 제가 직접 보고를 드리죠.”
“그러시겠습니까? 그럼 지금 바로 보고 자료를 만들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미 기획실에서 자료를 만들고 있으니 얼마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기획실에서는 완벽한 자료를 만들어 주었고.
나는 자료를 들고 계단을 통해 회장실로 올라갔다.
기획실에서만 계단을 통해 회장실로 이동이 가능했고, 그만큼 할아버지가 기획실을 중하게 여기고 계셨다.
“기획 본부장 왔는가? 매번 직급이 달라지니 가끔씩 헷갈리는군. 그런데 네가 그냥 왔을 리는 없을 테고 무슨 일이냐?”
“루마니아에 있는 로대자동차 공장에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설마 또 매각하자는 건 아니겠지?”
할아버지의 동공이 심하게 떨리셨다.
내가 연달아 회사를 매각하자고 나서자 지레 겁을 드신 것 같았다.
“아닙니다. 로대자동차 공장을 활용해 수출을 증대시킬 방법이 있기에 보고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로대자동차 공장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만든 회사인데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게냐?”
“루마니아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가 있습니다. 관련 자료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기획실에서 만든 자료를 할아버지에게 보여 드렸고.
할아버지가 보고서를 한 장 넘길 때마다 부연 설명을 해 드렸다.
“루마니아는 공산권 출신 국가이기에 이런 방법이 가능합니다. 이미 중국 정부의 허락까지 받아 두었습니다.”
“운송 회사의 수익금을 로비 자금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수출이 가능하다 이거군.”
“태우자동차는 현재 반제조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했지만, 완성차를 수출했을 때에 비하면 수익성이 낮습니다.”
“그래서 중국에 완성차 공장을 만드려고 내가 발품을 팔고 있지.”
“중국에 완성차 공장을 만들기 전 교두보 역할로 루마니아 공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용하구나. 다른 놈들은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을고.”
따스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셨다.
그간의 앙금이 이번 일로 눈 녹듯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우선은 소형차 위주로 수출을 시작하고, 반응이 좋으면 중형차 생산까지 도전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자꾸나. 안 그래도 로대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를 어디로 팔아먹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네 덕분에 고민을 덜게 되었구나.”
“할아버지가 진작 해외 진출을 해 두신 덕분에 가능한 방안이었습니다.”
“허허, 아주 좋구나. 그런데 중국에 완성차 공장을 짓기 전까지 로대 공장을 활용하자는 말은 너도 중국에 공장을 짓는 걸 찬성한다는 말이냐?”
할아버지는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질문을 던져 오셨다.
그런데 할아버지에겐 죄송하지만 난 반대 입장이었다.
중국 진출은 당연히 해야겠지만, 지금 진출하는 순간 막대한 부채가 쌓이게 된다.
지금까지 내가 부채율을 낮추려고 노력했던 일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는 셈이었다.
그렇다고 완전 반대는 아니었다.
최소한의 부채로 중국에 공장을 짓는 방법.
“태우자동차 단독으로 중국 진출은 어렵습니다. 중국 정부에서도 중국 기업과의 합작 형태가 아니면 완성차 공장 허가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중국 업체와 협의 중이란다.”
“중국 업체와 더불어 미국의 업체까지 더해 3자 합작회사를 만들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3자 합작회사.
내가 생각해 둔 방안이 이것이었다.
부채를 나눠질 회사를 합작회사에 끼워 넣으면 되었다.
“합작회사라고 하면 설마 GM을 말하는 게냐? 폴란드에서 우리가 대판 싸운 건 알고 있느냐?”
“FSO라는 폴란드 자동차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심한 다툼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기업 인수에는 정말 진심이었고.
GM이 눈독을 들이고 있던 폴란드 자동차 기업을 두고 경합을 붙어 승리하셨다.
“그런데도 GM과 합작회사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느냐?”
“미국에는 자동차 회사가 GM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설마 포드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자는 게냐?”
태우자동차의 기술력은 GM과 관계가 깊었다.
GM의 자동차를 생산하며 기술력을 쌓았기에 포드사와의 합작회사를 만드는 순간 GM과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어 버린다.
나는 그러길 바라고 있었다.
외환위기 당시 태우자동차는 외화가 급하게 필요했었고.
GM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었다.
그리고 합작회사 설립은 거의 마무리되어 갔지만, 갑자기 GM에서 말을 바꾸었고.
그렇게 태우자동차가 무너졌다.
그리고 GM은 기다렸다는 듯이 태우자동차를 인수했다.
태우자동차를 통째로 먹기 위해 합작회사 설립을 미뤘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포드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중국을 진출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소형차 위주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고, 포드사는 대형차 위주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으니 합작회사를 설립하면 큰 시너지가 일어납니다.”
“그게 가능하겠느냐? 포드사와는 아무런 접점이 없지 않느냐.”
접점이 왜 없겠나?
오늘을 위해 나는 포드사의 지분을 20%나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 파생 상품을 월가에 넘겨주고 포드사의 지분을 받아 낸 건 오늘을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