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Third-Generation Heir of a Conglomerate RAW novel - Chapter (77)
독식하는 재벌 3세-77화(77/518)
77화. 진출 (6)
IT 진출이 본격화되었다.
기획실을 중심으로 IT 전문가 신규 채용에 들어갔다.
“모든 이력서는 저에게 가지고 오세요.”
“1차 서류부터 말씀이십니까? 어중이떠중이까지 전부 지원을 합니다. 최소 자격 조건을 검토한 후 본부장님이 확인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기획실장이 날 걱정해서 하는 말이었다.
태우그룹이라면 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기업이었다.
당연히 엄청난 인원이 이력서를 넣을 게 분명했고, 최소 자격 심사는 밑에 사람을 시키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원석이 같이 버려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니 내가 직접 일일이 능력을 확인해 합격자를 선별해야만 했다.
“괜찮아요. IT 사업은 제가 밀어붙이는 거니 1차 서류부터 제가 챙기는 게 맞아요.”
“인사팀에서 자신들이 하는 일이 없어진다고 사기가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일을 덜어서 좋다고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IT 관련 직종 직원을 100명이나 선발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100명도 부족하죠. 태우그룹 전체를 관리하게 될 인원들이니까요.”
“인원이 너무 많아 태우그룹 본사에서 근무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뭐 그런 사소한 걱정을 하나 몰라.
물론 태우그룹 본사는 인원이 넘쳐나긴 했다.
그러면 다른 건물에서 근무하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애초부터 난 IT 직원들을 본사에서 근무시키지 않을 생각이었다.
군대식 조직이 물들어 버리면 안 되니까.
창의적인 생각이 중요한 IT 직원들이 태우그룹 본사에서 일을 시작하면.
한 달도 걸리지 않아 군대식 문화에 물들어 버릴 게 분명했다.
“강남에서 조용한 건물 한 채를 매입해 주세요. 태우IT라는 이름의 회사를 새로 만들 겁니다.”
“강남구에 위치한 빌딩이라면 가격이 상당합니다. 최소 100억 원입니다.”
“아! 그러면 임대 계약을 맺는 걸로 하죠. IT 부서가 성과를 낸 다음 건물을 매입하는 걸로 하죠.”
내가 너무 섣불렀다.
외환위기가 찾아오면 부동산 가격은 폭락한다.
그때 건물을 매입하는 편이 훨씬 저렴한데 지금 살 필요는 없지.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건물 실내 인테리어는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로 만드세요.”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하시면 어떤 인테리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기술 연구소나 경제 연구소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사무실보다 도서관에 가깝게 만들면 됩니다.”
“도서관 말씀이십니까? 그렇게 해서 업무 효율이 나오겠습니까?”
기획실장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겠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동선이 짧아야 했고, 수직적 보고 체계가 필수였다.
“괜찮으니까 그렇게 만드세요.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 * *
IT 부서 신입 채용은 한 달 만에 마무리가 되었다.
내가 이력서를 확인해 업무 능력을 일일이 확인해 채용 인원을 선발했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연수도 거치지 않고 곧장 IT 부서로 출근을 했고.
전혀 사무실 같지 않은 분위기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흠흠, 반갑습니다. 태우그룹 기획 본부장 김민재입니다. IT 부서는 기획실 산하의 부서로 조직되어 있지만,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부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웅성거림이 더 커졌다.
나는 잠시 직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 보았다.
[기획 본부장이면 차기 회장님 아니야?] [이노폰을 만든 분이시잖아.] [그런 분이 우리 부서를 컨트롤 한다고?] [저기 나 잘못 온 거 같아요. 대학도 안 다녔는데 이런 곳에서 일해도 되는 걸까요?] [저는 미대를 나왔어요. 그리고 IT 부서에 지원한 게 아니라 디자인 부서에 지원을 했는데.] [어! 저도 그래요. 저는 음대 출신이에요.]다양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태우그룹의 직원들이라면 절대 이렇게 웅성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연수도 받지 않은 직원들이었기에 직장인보다 학생에 가까웠고, 아직 경직되지 않은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미대, 음대 출신을 받은 이유기도 했다.
뛰어난 창의성을 지닌 인재들과 IT 능력자들이 만나면 분명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다.
“자! 앞으로 할 일을 설명드리죠. 먼저 인터넷 유통 사업부터 시작할 겁니다. 아마존에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으니 한국식으로 몇 가지만 손을 보면 됩니다. 인터넷 유통 사업 프로젝트를 담당할 조장은 이동민 사원입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이곳의 모든 직원의 직급은 사원이었다.
위아래가 없기에 상급자가 없었고, 그 대신 나는 임의로 조장을 지명했다.
조장은 업무 능력 중 리더쉽이 뛰어난 사람들이었고, 조장에게는 조원들의 명단을 나눠 주었다.
“자! 다음 프로젝트는 태우증권과 관련된 프로젝트입니다.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겁니다.”
100명의 직원에게 업무를 할당했다.
앞으로 태우 IT 부서가 할 일은 이러했다.
1. 전자 상거래 시스템
2. 태우증권 홈 트레이딩 시스템
3. 태우호텔 인터넷 예약 시스템
4. 온라인 A/S 예약 시스템
지금 인원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였고.
결과를 만들어 낸 다음 더 많은 인원을 채용해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우리 부서는 출퇴근 시간이 자유입니다. 점심을 먹고 출근을 해도 되고 아침 일찍 출근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집에서 업무를 보다 출근해도 상관없습니다. 단지 맡은 일에 결과만 만들어 내면 됩니다.”
“퇴근 시간도 자유입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아시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겁니다.”
다급히 자리로 돌아가 앉는 직원들이었다.
각 조 조장들은 어설프게나마 업무를 분담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었다.
오합지졸.
IT 부서의 모습이 딱 그러했다.
저대로 둬도 잘 돌아가려나? 능력은 있는 사람들로 뽑았으니 뭐라도 만들어 내겠지.
혹시 알아? 내가 생각지도 못한 무언가를 만들어 낼지.
* * *
한 달이 지나고 서서히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확실히 능력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그런지 체계도 없는 부서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 나왔다.
그런데 그게 끝이었다.
확실히 중심을 잡아 줄 사람이 없으니 뛰어난 무언가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을 했고, 지금 IT 부서에 필요한 건 여러 명의 직원이 아니라 한 명의 천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
대한민국 경제에서 손꼽히는 분이 하신 말씀이시다.
그런데 10만 명을 먹여 살릴 천재가 흔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천재가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고, 다른 분야도 아니고 IT업계에 있는 천재였다.
고민할 것도 없이 휴대폰을 열어 한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프리! 요즘 많이 바빠요?”
[미스터 킴? 오늘 무슨 날인가요? 킴이 저에게 전화를 다 주시고.]“원래 진짜 친한 사이는 연락을 안 하는 거죠. 그것보다 요즘 바빠요?”
[이제 안정화가 되어 조금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그럼 인턴 30명을 한 달 동안 가르쳐 줄 수 있겠어요? 프로젝트를 시킨 게 있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제프리가 일하는 방식을 옆에서 배웠으면 하네요.”
[미스터 킴의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그런데 제 스타일 아시죠? 눈물 흘리면서 사표를 쓰는 사람이 많이 나올 겁니다.]아마존의 창립자 제프리.
그는 희대의 천재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었고, 그에게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그런 영광을 몰라보고 사직서를 던지는 바보가 있을까? 그런 바보가 나온다면 나는 붙잡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주 지옥을 보여 주세요.”
[그런데 IT 부서라면 이번에 우리 아마존과 협약해서 한국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를 만들 사람들입니까?]“맞아요. 마음 같아서는 부서원 100명을 전부 미국으로 보내고 싶은데 상황의 여의치가 않네요.”
[그럼 제가 한국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아마존과 협약을 했는데 이 정도 서비스는 해 줘야죠.”“정말 한국으로 올 수 있나요? 아마존의 일은 어떻게 하고요?”
[인터넷이 왜 좋겠습니까? 한국에서도 충분히 업무를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한 달 정도는 제가 없어도 잘 돌아가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뒀습니다.]“그럼 지금 바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제프리의 대답을 듣자마자 IT 부서가 있는 빌딩으로 이동했고.
여전히 오합지졸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직원들을 한 곳으로 모았다.
“연수도 받지 않고 실무에 바로 뛰어드니 적응하기 힘드시죠?”
[아닙니다!] [정말 마음에 듭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좋은 직장은 없을 겁니다.] [사랑합니다! 본부장님!]정말 편한가 보다.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직원들이었고, 자유에 대한 책임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연수 대신 IT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IT 전문가라면 누구입니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마존의 창립자인 제프리가 직접 한국으로 오기로 했습니다. 한 달 동안 그에게 교육을 받게 될 겁니다.”
또다시 웅성거리는 직원들.
그들에게 제프리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나는 또 빌 게이츠라도 오는 줄 알았네.] [아마존은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기업 아냐?] [제프리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 봤어.] [그래도 실력은 있는 사람 같던데? 아마존 사이트를 꽤 잘 만들었더라고.]지금 누가 누굴 평가하고 있는 건지.
너희들이 만날 사람이 몇 년 후면 세계 재벌 순위에 오를 사람이란다.
부연 설명은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제프리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사람이었고.
나는 그가 SAVE 투자회사를 맡았을 때 직원들이 얼마나 곡소리를 냈는지 잘 알고 있었다.
* * *
나흘 후.
제프리가 한국으로 입국했고.
나는 직접 공항으로 나가 그를 반겼다.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숙소로 한국에서 제일 좋은 호텔 스위트 룸을 잡아 뒀으니 좀 쉬세요.”
“비행기에서 많이 쉬었습니다. 하루빨리 한국 개발자들에게 지옥을 맛보여 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지금 바로 회사로 갔으면 합니다.”
“정말 지금 바로 가도 괜찮겠어요?”
“개발자에게 호텔은 사치죠. 피곤하면 회사 소파에서 잠시 자면 됩니다.”
나는 제프리와 함께 IT 부서 빌딩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제프리는 아마존을 운영하며 생긴 고충을 나에게 토로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마존을 운영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태우그룹 IT 개발자들에게 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어디서 이딴 걸 코드라고 짠 거야? 7살 먹은 조카도 이것보단 잘하겠어!”
오자마자 분노를 토해 내는 제프리였다.
그는 아마존과 협약을 맺은 전자 상거래 팀부터 건들기 시작했고.
평화로운 초원과도 같던 IT 부서가 난리가 나 버렸다.
초원에 사자가 등판해 날뛰니 초식 동물과도 같은 IT 부서원들이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역시 제프리를 데리고 오길 잘했어.”
그가 온 지 30분도 되지 않았지만.
IT 부서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고, 다들 손을 바들바들 떨며 컴퓨터 앞에서 눈물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