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121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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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 이 노래 뭐임? 브금으로 깔리는 데 아무리 들어도 무슨 노래인지 모르겠네.] [나도 처음 들어보는데, 노래는 좋네 ㅋㅋㅋ 찾으면 공유좀.] [이거 목소리가 민아인 같은데?] [찾았다. 유튜브 H&C Gallery에 가면 올라와있음.] [뭐야 헬리 작곡가 노래임? 이번 프로젝트 세 번째도 민아인이랑 했네.] [그러게. 안 그래도 민아인 라디오에서 커버곡 부르는 거 챙겨듣고 있는데. 좋네.] [역시 노래 잘 뽑는다… 이번엔 더 민아인 목소리랑 노래가 잘 어울리는 듯. 두 사람 앞으로 꾸준히 했으면.] [└니네 민아인 회사에서 출동한 댓글부대임? 처음 듣는 애인데 칭찬밖에 없네 ㅋㅋㅋ] [└민아인은 댓글부대 출동시킬 소속사도 없는데 병신아.] [노래 듣고 좋다고 말해도 지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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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창 퍼플링크의 작업에 신경을 쓰는 동안.
예정대로, 우리의 유튜브는 헬리의 프로젝트 앨범의 음원 작업과 선아의 안무를 업로드 하기로 했다.
“촬영은 선아 쪽이 먼저 했던 것 같은데, 업로드는 민아인 노래가 먼저 됐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긴 했다.
선아의 댄스 영상은 편집을 통해 이펙트나, 줌인, 줌아웃 등의 효과를 필요하지만.
민아인의 노래 영상은 고정된 카메라 각도에, 그녀가 부르는 노래와 외모를 부각하기만 하면 됐으니까.
“워후.”
노래를 한 번 쓱 들으니, 나도 모르게 팔다리에 소름이 돋는다.
이번 헬리의 신곡은 「Higher」
나와 퍼플링크가 동료가 되어 서로 성장해간다는 것에서 감명을 받고 만든 노래답게.
제목부터 아주 고음을 발산할 것임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와 진짜 1분 37초 소름] [1:37 1:37 1:37 1:37 1:37 계속 돌려들음. 고음 깔끔한 거 미친거 아니냐?] [이 노래를 듣고 막혔던 귀가 뚫렸습니다…] [평소에 라디오에서 들을 땐 기타 한 대로 통기타 커버만 해서 몰랐는데, 민아인 노래 실력 레전드.] [노래도 노랜데, 얼굴 진짜 내 스탈이다. 여기서 뼈를 묻겠습니다.]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나, 댓글들의 반응을 찾아 볼 필요도 없었다.
이미 대부분의 반응들이 감탄으로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이잉.
지잉-.
[이번에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봤어요. 노래 너무 좋아요 형!] [대박, 저도 다음에 헬리 작곡가님이랑 작업한 번 주선 해주시면 안되나?]문자를 통해 실시간으로 평가를 보내주는 해브잇 멤버들.
그리고 화이언 역시 부차적인 설명도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이모티콘을 하나 보내줬다.
화이언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노래에 반응을 보내준다는 것 자체가 극찬이다.
“…아니, 퍼플링크랑 박 팀장님한테서도 문자가 왔네.”
그런데 나와 함께 작업한 가수들 뿐만 아니라.
박 팀장님을 비롯한 나와 안면이 있는 MW 직원들.
그리고 Free Plus 댄서들까지 모두 칭찬의 문자를 보내오고 있었다.
다들 노래를 듣자마자 느낀 거겠지.
이 노래는 대박이 난다.
혹은, 이렇게 좋은 노래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정도.
당연히 듣는 내가 기분이 나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문자를 받는 건,
나 혼자가 아니었다.
지이잉-.
“너도 문자 많이 와?”
“아, 네. 왜 저한테 문자를 보내는 진 모르겠지만요.”
나와 함께 있던 민서연.
그녀의 핸드폰 역시, 나 못지않게 진동이 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동생이니까 그렇지.”
“그건 그렇지만…”
민서연이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인다.
그녀가 이번 퍼플링크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나서.
함께 ‘거리의 댄서들’의 공연을 참관했던 아인과 서연, 두 사람이 자매라는 소식 정도는 주변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게 됐을 것이다.
애초에 서연은 자신이 알바하던 카페에서 아인의 노래를 BGM으로 틀기도 했으니까.
숨기고자 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을 테고.
“제가 한 게 아닌데, 저한테 축하를 하니까 뭐라고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서연이 조금은 축 쳐진 목소리로 답한다.
물론 그녀도 동생의 이번 곡이 잘 된게 좋겠지만.
그만큼 부담감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전에 녹음할 때 한 번 들었지만, 이렇게 올라온 거 보니 역시 너무 노래가 좋네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는 말투로 서연이 말했다.
탁!
그러다가, 눈을 꾹 감고는 핸드폰 화면을 끈 뒤.
옆에 툭 던져놓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부러워하고 감탄 할 시간이 없네요. 저도 연습해야하니까.”
오히려 아인의 성공이 자극이 된 것 같았다.
“그럼 아까 반복했던 거 다시 한 번 해볼까?”
“네!”
레슨.
함께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이처럼 누군가의 춤을 기초부터 갈고닦아주는 건 처음이라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음. 좋아.”
생각보다 민서연이 잘 따라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형편없이 못하면 문제적을 파고들어서 교정해야하지만.
잘 따라온다면야.
민서연의 레슨은 시간 되는 날 짧게 한 두 시간, 가볍게 봐주는 것에 불과했다.
퍼플링크의 시간이 될 때는 당연히 그녀들과 소리파도 어워즈의 무대를 연습하는 게 먼저였고.
퍼플링크가 활동으로 바쁠 때에도, 일단은 마무리짓지 못한 무언극, 그리고 특별 무대의 구상이 먼저다.
민서연을 가르치는 건, 이후에도 시간이 남을 때.
‘머리 비우긴 좋네.’
창작 안무를 만드는 게 아니다보니.
민서연을 가르치고, 그녀의 춤이 조금씩 늘어나는 걸 보는 것도 나름 보람이 느껴지긴 한다.
“헉, 헉.”
그렇게 연습을 이어가길 얼마.
민서연이 잠깐 숨을 고르는 동안, 문득 오디션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떠올랐다.
“그런데, 오디션은 어떻게 보는 거야? 댄스팀처럼 지정곡, 자유곡을 두고 춤을 춰보라고 하나?”
“예?”
“아니, 프리스타일로 추라고 시키는 건… 배우들한테 좀 힘들 것 같긴 한데.”
“어… 글쎄요.”
민서연이 나의 말에 턱을 부여잡고는 고민에 빠진다.
“너도 들은 거 없어?”
“네, 저는 일단 비공개 오디션이라 경쟁자가 많지는 않다는 거랑, 3차 면접까지 본다는 거… 그리고 춤을 본다는 것 정도?”
“어떤 춤을 춰야하는 지는 말 안했고?”
내 말에 그녀가 금방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아마 지정곡이겠네.”
“…그렇겠죠? 아이고, 어떤 곡을 준비해갈지는 아직 하나도 생각 안 해뒀는데.”
그러다가도, 걱정이라는 듯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뭐…
내가 보기에 당장 목표 춤을 준비하는 것보다.
민서연은 지금처럼 기본기에 충실한 연습을 하는 게 베스트인 것 같다.
일단 리듬을 타는 업다운이나, 베이직 스텝. 기초 웨이브는 어떤 안무를 출 때에도 중요한 것들이다.
다른 고난이도, 멋진 안무 동작들을 아무리 연습해도,
기본이 안 되면 춤은 ‘태’가 안 난다.
“오디션까지 얼마나 남았어?”
“한 10일 정도…”
“그럼, 앞으로 5일은 기본기만 계속 연습해. 그 중에서도 웨이브랑 업다운만.”
“그래도 괜찮을까요?”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민서연.
그녀의 입장에선 당장 오디션에서 출 춤을 정해놓고 싶긴 하겠지만…
너무 이르다.
“이번 오디션에서 실력을 위주로 볼 것 같진 않고. 내가 볼 땐 1차는 이미지를 제일 볼 것 같아.”
“이미지?”
“오디션이라면 내가 또 일가견이 있거든.”
그래도 Free Plus를 오디션으로 뚫고 들어간 입장이라.
“심사위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게 뭔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지. 그 캐릭터를 소화하는 네 이미지.”
“…그건 그래도 잘 맞을 것 같은데.”
그렇겠지.
그러니 비공개 오디션에 개인적인 연락까지 취해가면서 부른 것일테고.
나 역시 캐릭터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민서연이 첫 뮤직비디오에 보여줬던 캐릭터에서 조금 더 다채로워진 느낌의 캐릭이라고 느껴지긴 했다.
대학생은 대학생인데,
조금은 능글맞은 느낌이랄까.
“이미지가 맞으면, 그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안무를 정해야 할 거고.”
“네.”
눈을 빛내며 민서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머릿속에 한 방법을 떠올리며 웃었다.
“물론 내 말대로 한다고 오디션에 합격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안무를 결정하는 거에는 조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요?”
환하게 밝아지는 민서연의 표정.
“네가 원하면.”
“당연히 원하죠! 전 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떤, 어떤거요?”
“그래. 그렇게 나를 믿는다면, 아까 말했던 것처럼 5일 동안은 기본기만 연습해.”
민서연이 입을 다문다.
“괜히 지금 말해줬다간 마음이 달아오를 수 있으니까. 딴 맘 먹지말고 기본기만.”
“…”
민서연이 눈빛에 여전히 잠깐 걱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 스며들었지만.
이내 깨끗하게 지워낸다.
“네, 연습 할게요.”
나를 완전히 믿는 눈빛.
‘조금은 부담되지만…’
기본기를 연습해야 하는 건 너무나도 최선의 일이라 부담이 안 되지만.
그 이후, 내가 정해준 선곡으로 오디션을 본다고 하면 조금은 걱정이 되긴 한다.
혹시나 안 될까봐.
‘나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결코 나쁜 선곡이 아니었다.
능글맞은 민서연.
그 캐릭터가 가진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선곡일테니까.
xxx
그로부터 10일 후.
영화 ‘SIgn Here’의 조연 배역 ‘랜디’의 비공개 캐스팅 오디션장.
각각의 배우들에게 다른 시간을 부른 듯,
대기실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진 않았다.
4시에 오라고 해도 한 시간을 일찍 오는 사람도 있고. 10분 전에 도착하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민서연은 본인의 오디션 시간인 3시보다 약 30분은 일찍 도착해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에 속했다.
‘후, 후.’
“민서연 씨, 들어갈게요.”
긴장되는 숨을 고르며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그린다.
연우와 함께 첫 레슨을 받은 지 10일.
춤에 문외한이던 자신이 댄스 영화 오디션을 본다는 생각을 하면 새삼 어이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퍼플링크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것을 떠올리기도 하며 긴장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열심히 연습했으니까.’
준비 기간 동안,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춤을 연습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새벽 늦을 때까지.
10일의 기간은 춤의 문외한인 서연이 댄서처럼 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만족스럽진 못할지언정, 후회는 없었다.
“안녕하세요.”
끼익-.
들어선 오디션장.
그래도 배우를 지망하면서 캐스팅 오디션장의 분위기가 어떤지 이런 저런 얘기는 들은 바 있었던 민서연이었지만.
‘댄스 오디션이라 그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가벼운 분위기였다.
심사위원들의 입가엔 살짝 미소가 지어져 있고, 연기를 펼칠 무대가 봐왔던 것보다 넓다.
물론 그런 분위기와는 별개로,
서연은 턱 끝까지 긴장이 차오른 상태였지만 말이다.
‘작가, 감독, 그리고 일차 에이전시 투자자…’
배역을 결정짓는데 큰 힘을 가진 사람은 어디까지나 감독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자 측에서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캐스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그것을 통해 2차, 3차 투자를 받고 영화의 수준을 올릴 수 있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이번엔 분명 감독의 영향이 더 크다고 했어.’
하지만 서연이 보는 배역, ‘랜디’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다.
물론 역할이 큰 조연이긴 하지만. 딱 새로운 마스크를 보여주기 적절한. ‘저 배우 누구야?’ 하는 관심을 얻기 딱 좋은 역할.
그렇다면 영화 외적인, 배우 자체의 인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탑스타로 캐스팅을 해야 하는 건 주연 자리지, 조연이 아니다.
“느낌이 굉장히 좋은데요.”
“아주 좋아요.”
춤을 추기 전, 그리고 연기를 보여주기 전.
간단히 배역에 대한 분석과 함께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그것만으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모든 배우들이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러면 준비해 온 춤 먼저 보고, 지정 연기까지 이어가볼게요.”
그리고 마침내. 보여준 것을 준비할 시기다.
랜디.
그 캐릭터가, 평소에 안무 연습실에 남겨졌을 때 보여줄 춤.
‘할 수 있어.’
♪♬
서연이 준비해 온 노래가 오디션장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순간.
서연의 머릿속은 ‘랜디’라는 캐릭터로 가득 찬다.
자유로우면서도 재기발랄한 캐릭터.
그 중에서도, ‘능글맞다’라는 임팩트가 넘치는 매력을 보여줄 안무.
“하하, 이거 90년대 노래 아냐?”
“한 곡이 아닌데? 여러 곡.”
“메들리야?”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 댄스곡들의 포인트 안무?”
심사위원들의 표정에 ‘요것봐라?’하는 미소가 떠오른다.
연우와 함께 고민하고, 고른 이번 오디션의 선곡.
민서연은 굳이 자신의 선곡과 안무에 대한 말없이.
춤으로써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