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130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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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프로원 때문에 리버티 멤버들끼리 불화가 있었다는 소리인가?] [그게 무슨 소리임. 리버티 멤버가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것도 아니고.] [그러면 대체 리버티 내부 불화는 왜 있는 건데?] [내가 어떻게 암? 왕따시킨 한세나 본인이 더 잘 알겠지 ㅋㅋㅋ] [└아직 불화설 확정된 것 하나도 없는데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팬들만 확정 안 됐지, 사실 확정 아님? 매스매치에서 이런 기사 내는 거 한두 번도 아니고. 거기 확정 아니면 기사 안 내는데.] [한세나 연습생 시절 전과도 있네. 그때 주혜린 왕따시켰다는 듯. ㄹㅇ 저게 학교 일진들이랑 다를 게 뭐냐?] [그러면 프로원은 뭐임?] [아 누가 계속 프로원이랑 리버티랑 엮음?] [계속 프로원 끌어들이지 마라, 두 기사가 동시에 터져서 그렇지 전혀 다른 사건이니까.] [근데 솔직히 멤버들 내부 불화보다, 뒤에서 몰래 연애하는 게 더 팬들 기만 아님?] [ㅋㅋㅋ너 연애 안 해봤지. 주혜린이랑 최연우 저게 연애냐? 트레이너가 연습생 조언 해준 게 연애임?] [└기사에 나온 것만 있겠냐? 뒤에서 몰래 데이트하고 다녔을 줄 어떻게 암?] [그래도 주혜린이랑 최연우는 솔직히 선남선녀잖아 ㅋㅋㅋ 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응원함.] [└개 헛소리 하지 마세요.] [└응원은 모태솔로인 니 연애나 응원하시고요.]프로원과 리버티의 기사가 뜨고, 실시간 검색어로 자리 잡은 후.
SNS, 팬카페를 비롯한, 온갖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번 사건들로 인한 수많은 말들이 오갔다.
“반응은 어때?”
“…좋지 않습니다.”
HY엔터 사옥.
반응을 살피던 HY의 홍보팀 직원들은 생각보다 사그라들지 않는 이슈에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쉰다.
“일단 당장 리버티 팬 카페 신규 가입은 막아뒀고, 기존 패들이 올리는 글들은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팬카페는 유동인구도 많이 없잖아.”
“네. 그래서 다른 대형 아이돌 커뮤니티 사이트에 여론을 형성하려고 하고는 있는데…”
이석주 사원이 팀장의 질책에 말꼬리를 흐리며 답했다.
“생각보다 관심사가 잘 바뀌질 않습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도 계속해서 한세나가 상위권에 떠 있고,
스캔들으로 이슈를 돌려보려고 해도, 사람들의 관심이 왕따 사건에서 떠날 줄 모른다.
‘스캔들이 더 어그로가 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석주가 뒷머리를 신경질적으로 긁적였다.
보통 회사에서는 걸그룹의 어떤 사건사고보다, 걸그룹의 스캔들을 걱정하곤 한다.
특히 신인 걸그룹일 때는 더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그 어떤 이슈보다, 아이돌 걸그룹이 누군가와 사귄다는 거에 관심을 가졌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HY는 그걸 이용하려 했을 뿐이었다.
한세나의 논란을, 주혜린의 스캔들로 막아주기를.
그런데 어째, 반대가 된 기분이었다.
주혜린의 스캔들이, 한세나의 왕따 논란 덕분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지도의 차이 때문인가?”
그렇다면 생각할 건 역시…
한세나의 기존 인지도 때문일 수밖에 없으려나.
리버티는 ‘연기돌’이라고 불릴 만큼, 아이돌들 중에서도 외모로 빼어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그 중 센터이자, 가장 인기 멤버인 한세나는 리버티라는 그룹을 모르고, 노래를 안 듣는 사람들도 알 만한 이름이었다.
“그럼 주혜린 말고 다른 관심을 돌릴 만한 거 없어?”
“저희가 매거진도 아니고…”
한혜영 팀장의 말에 이석주가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젓는다.
사실, 최연우와 주혜린의 스캔들도 억지로 터트린 것에 불과했다.
물론 HY엔터는 5대 기획사 중 한 곳인만큼,
터트릴 수 있는 연예계의 뒷이야기들이야 많았지만…
그것을 터트리는 것은 곧 제 살 파먹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한세나, 한세나 그 년은 부른 지가 언젠데 안 오는 거야?”
“매니저랑은 연락이 되는데, 한세나가 어디갔는지 모르겠답니다.”
“하!”
현재 HY의 대외적 이미지는 최악 중의 최악.
그래도 인기 그룹인 리버티의 이번 앨범이 성공하면서,
작업물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노리고 있었는데…
“젠장!”
쾅!
한혜영 팀장이 책상을 내려치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석주 역시 짜증이 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왜 홍보팀에 들어와서…’
회사에서 뒤치다꺼리나 하는 부서인가, 싶다.
프로듀스 101의 안무가와 결탁해서 연습생의 편의를 봐주는 것도, 홍보팀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통수를 쳐 맞은 격에 속했다.
심지어 이번 한세나의 왕따 사건도.
‘매니저가 몰랐을 리 없지.’
멤버들과 계속 붙어 생활하는 담당 팀이 막내인 방시연을 멤버들이 무시하는 걸 몰랐다?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이제야 이해되는 이때 한세나 행동들.jpg] [한세나 방시연, 단체 출연 제외하고 리버티 B앱에 동시 출연한 횟수 단 3회! ㅋㅋㅋㅋ] [애초에 방시연은 단독 출연만 하고 멤버들이랑 같이 출연한 게 별로 없음]이석주가 착잡한 표정으로 대중들의 반응을 지켜봤다.
지금에도,
매스매치 기자가 터트린 단독기사를 기점으로, 사람들은 과거 영상들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리고는 기자가 채 찾지 못한 증거들을 하나 둘 찾아낸다.
꾸욱.
이석주가 주먹을 슬쩍 쥔다.
입술을 혀로 훑었다.
그가 슬쩍 앉아있는 책상의 서랍을 힐끔거린다.
그 안엔…
언제나 고이 모셔놓은, 사직서 서면용지가 놓여져 있었다.
xxx
“생명의 은인?”
당연히 아무도 알고 있었을 리 없는 과거.
주혜린이 꺼낸 말에, 사람들의 눈이 크게 떠진다.
목숨을 살려줄 일이라는 게 인생을 살면서 많은 것도 아니고.
무슨 소리냐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짓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제가 말씀 드릴게요.”
우물쭈물하며 말을 잇지 못하는 주혜린.
그녀는 이미 자신의 스캔들이 터졌다는 것에 잔뜩 의기소침해 있었고,
게다가 회사 내부에서 개인 SNS를 만들었다는 것까지 들켜, 잔뜩 죄책감에 휩싸여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과거에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사건을 기억해서 설명하기란 쉽지 않을 일이다.
나야…
‘몇 년을 회상하며 지냈으니, 많이 희석됐지.’
설명 하는 게 크게 어려운 건 아니었다.
“태하 종합 상가! 그 화재?”
“너 알아?”
대략적으로,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하고 있길 얼마.
MW엔터의 사원 중 한 명이 내 말을 듣고는 놀라서 손짓을 했다.
“네! 알죠. 제가 살고 있는 쪽 근처에서 일어난 건데. 5층짜리 건물이 붕괴했다니까요.”
“뭐어?”
“폭발 사고였어요. 와. 그때?”
그의 눈이 놀랍다는 듯 커지며 나를 돌아본다.
“그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다 말했거든요. 화재가 일어나기 직전에, 한 명이 화재 경보를 해줬다고.”
“화재 경보?”
“네. 당시 상가 건물이 너무 노쇠해서, 스프링쿨러, 경보기 모두 고장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꿀꺽.
그가 여전히 놀랍다는 눈을 크게 뜬 채 나를 바라본다.
“키가 크고, 20대 초중반의 한 남자가 ‘불이야!’를 외치고 돌아다녔다고… 되게 눈이 날카로운데 비해 선한 느낌의 남자라고 했는데.”
“…딱 연우네.”
“…”
그 때 당시에 현장에 있었던 직원 덕분에.
상황 설명은 어렵지 않았다. 아니, 내 설명보다 어째 더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사람들은 건물에서 폭발이 막 일어나고 그러니까,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1층 출구로 남자가 마지막 탈출하지 못한 자매를 이끌고 나와서 그제서야 도와줬거든요.”
그래. 가까스로 주혜린 자매를 탈출시킨 뒤. 1층에 도착해서는 사람들이 우리를 챙겨줬었다.
“그 때.”
그러던 중.
주혜린이 고개를 연신 위아래로 크게 끄덕이며, 동의하며 얘기를 듣다가 끼어든다.
“그 때 저의 언니랑 저를 연우 님께서 구해주셨어요.”
“아무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었지, 사람들 수 십명이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고였다니까요.”
그런 사고가 흔한 것도 아니고.
직원이 한숨을 크게 내쉬며 말한다.
알지, 알지.
큰 사고로 이어질 사건이었다는 건,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
실제로 10년 전의 나는 폭발에 휘말렸고, 화상을 입었으며.
당시 목숨을 건진 건 커다란 행운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런 이들이 없도록 화재 현장에 뛰어 들어갔던 걸,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그러면, 그 때가 언제에요? 혜린이가 HY엔터에서 연습하기 전에? 그 전부터 알고 지냈던 건가?”
나와 주혜린이 겪은 사고를 들은 박 팀장이 놀란 표정으로 물어왔다.
“‘클로저스’시절이요? 아, 아뇨. 그건 아니고. 제가 오디션으로 MW엔터 들어오기 얼마 전이었을걸요.”
“맞아요. 제가 HY에서 나온지 한참 뒤였어요.”
그게 한참 뒤였구나.
“그 전에는 제가 안무가 일을 하고 있을 때도 아니어서, 혜린이를 알고 있을 일이 없었죠.”
한창 군대를 다녀 오고 나서.
안무 창작이나, 안무가보다는 춤을 추는 댄서 일을 하려고 대회에 나가고 경력을 쌓고 있을 시기다.
“그래서.”
가만히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Tred 엔터 쪽 성 실장이 끼어들었다.
“생명의 은인이어서 SNS를 팔로우 했고, 그래서 최 안무가를 좋아하고 있었던 건 아니고?”
그가 눈을 가늘게 뜨며 주혜린을 바라봤다.
주혜린이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리고는 손을 내젓는다.
“아뇨. 그런 거 절대 아니고.”
힐끔.
나를 바라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죄송해요. 같이 작업한 것도 없고, 그냥 공적인 일로만 만났을 뿐인데…”
하긴.
사실 그런 화재를 제외하면, 나와 주혜린은 엮일 만한 게 없다.
함께 MW소속이었지만, 주혜린은 금방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Tred쪽이 매니지먼트하게 됐고.
그 이후론 복면가왕에서 패널과 출연자로 만난 것 정도.
“최대한 모르는 사이인 척 하려고 했는데, 제가 연우 님을 저도 모르게 친하게 느끼고 있었나 봐요.”
“같이 한 게 없는데 친하게 느껴?”
“…저도 이상한 거 아는데.”
주혜린이 다시 울먹거린다.
하지만…
“나도 그래.”
그런 주혜린의 말을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내적 친밀감…
이라고 해야 할까.
나 역시 왠지 모르게 주혜린에게는 신경이 쓰이곤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어쩌면 오지랖일 수도 있는 관심을, 주혜린에게 계속해서 내보였던 건지도 모른다.
왜 주혜린은 프로듀스101에서 그토록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을까.
한세나와는 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트라우마가 생겼던 걸까.
조가빈과 어떻게 친할 수 있었던 걸까. 하는 것들.
“하지만, 이게 연애 감정은 아닙니다.”
나는 단호하게 성 실장에게 말했다.
내적 친밀감.
그래, 분명 주혜린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그녀와 관련된 한세나가 계속해서 신경에 거슬리긴 했지만.
이게 연애 감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여전히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성 실장의 표정이 조금은 풀어진다.
“정말이죠? 정말이지?”
성 실장의 질문이 향한 곳.
주혜린이 움찔 몸을 떤다.
작은 목소리로 답하면서도 나를 힐끔거린다.
말꼬리를 흐리는 그녀의 말이 들릴 듯 말듯 흘러나왔다.
“…네. 저 이제 데뷔 했는 걸요.”
“자, 그럼.”
짝짝짝!
성 실장이 만족스럽게 박수를 치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 혜린이와 연우 씨의 인연을 어떻게 써먹어야 하냐는 건데…”
“사람들을 설득시켜야죠.”
지금까지 스캔들의 명분으로 나왔던 일련의 사건들.
그것들은 우리들의 데뷔 전부터 이어진 인연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설득을.
다행히 나와 주혜린의 스캔들에 증거로 몰래 데이트하는 사진이 나왔다거나, 한 게 아니었다.
아니, 다행히 안 나온게 아니라 당연히 안 나온 건가?
데이트를 한 적이 없으니.
…아무튼.
그러니까, 이번 사건은 충분히 해명을 할 수 있는 정도라는 거다.
그리고 ‘태하 상가 화재 사건’은, 인명 피해만 없었다 할 뿐이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사건이었다.
5층 건물이 한 순간에 폭발로 무너지는 게, 결코 평범한 사건은 아니니까.
게다가 이 사건으로 인해 화재 경보 등에 대한 점검의 강화 역시 이루어졌으니.
“어떻게 해명을 해야하지…”
하지만.
그런 스캔들의 해명 역시 상황이 중요하다.
예상 외로, 스캔들보다 한세나의 불화에 대중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
이대로 두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역시, 해명을 하지 않았다간 물밑에서 의심이 스물스물 커질 위험이 있다.
지금 재빨리 한순간에 의심의 고삐를 조여버려야하는게 맞겠지.
“보통 양쪽 기획사에서 동시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는 게 보통인데…”
어째 아이돌의 스캔들 상대가 무소속 안무가인 나인 덕분에.
공식 입장을 내는 게 무의미하고…
게다가 이번 해명에는 단순히 ‘우리 그냥 친한 사이에요’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쉰 후, 말했다.
“제가 할 수 있어요.”
“응?”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해명 기사를 낼 방법.”
나는 핸드폰을 들어,
이번에 크게 한 건 터트린 매스매치의 한이연 기자의 번호를 찾아봤다.
친한 기자가 있다는 게 도움이 된다지만, 그게 매스매치 기자임에야.
‘…조금 아쉽긴 하지만.’
HY엔터, 그 망할 녀석들이 스캔들을 내 준 덕분에.
더 좋은 기사를 부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지금 써야 되네.
“지금 가장 짜증날 사람.”
기껏 단독 기사를 냈더니,
스캔들을 터트려 이슈몰이를 해, 트래픽을 뺏겨서 분통을 터트리고 있을 기자.
그녀에겐 지금껏 도움을 준 것도 많고, 이번 리버티 불화 기사를 내는 것에도 도움을 줬으니.
한 번쯤은, 내 부탁도 들어주겠지.
‘상부상조 하자고.’
무슨 얘기냐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성 실장과 박 팀장.
나는 그들에게 슬쩍 미소를 지어준 후, 전화를 걸었다.
걱정해야할 건…
이후 HY가 어떻게 반응을 하느냐일 뿐이다.
얼굴 천재 안무가가 되었다 – 12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