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134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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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댄서들의 마지막 방송.
촬영이 끝난 후 출연진들은 회식을 통해 심적인 마무리를 지었지만…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마지막 회차가 방송을 탄 후였다.
[연우 머리 염색한 거 봐.] [어, 얼마 전에 소리파도 어워즈에서 찍힌 사진에는 검정색이었는데.] [진짜 최근 녹화인가보다… 아 내 최애 프로그램…ㅠㅠㅠ]“아쉽네.”
실시간 반응들은 하나 같이 프로그램이 끝이 난다는 것을 아쉬워 한다는 댓글들이 많았다.
이처럼 좋아해주는 팬들을 보니, 역시 조금 아쉽긴 하네.
얼마 없는 춤 예능 프로그램인데.
‘방송을 통해 유튜브로 유입되는 것도 많았고.’
반짝 인기를 얻었다가, 관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었던 내 인기 이처럼 이어진 것도 ‘거리의 댄서들’ 의 역할이 컸다.
프로듀스 101, 복면가왕.
그것으로 얼굴을 알린 나의 춤 실력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니까.
[댄서들 전부 같이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 [ㅇㅇ 와 이걸 마지막에 딱 한 번 보여주네.] [다음에 꼭 다시 모여서 공연해줬으면.] [‘거리의 댄서들’ 출연진 콘서트 기원 1일차.]이번 마지막 회차는, 경쟁의 요소보다는 화합을 위주로 한 무대가 이루어졌다.
지금껏 12회가 방송될 동안.
1위를 한 숫자를 세어보면 나와 화이언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작가가 더 이상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생각 이상으로 결과를 보여준 우리 댄서 출연진들에 대한 배려라고나 할까.
그 덕분에 마지막 회는 날이 선 느낌보다는 둥글둥글한 느낌으로 편집이 되었고.
보는 이들에게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가 될 수 있었다.
특히나 출연한 8명의 댄서들이 모두 모여 기획한 공연이 클라이막스.
‘염색하길 잘 했네.’
남궁수의 손에 이끌려 반쯤은 타의로 한 염색이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무대로서는 더욱 완성도 높은 그림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이 나는 프로그램에 떠오르는 자막.
지금껏 이처럼 고정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자막을 보니 싱숭생숭하다.
‘어쩐지 느낌이 이상하네.’
마지막에 최고의 시청률을 찍은 거리의 댄서들.
이 프로그램은, 회귀 전에도 즐겨 봤던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만 좋아했던 예능에 가까웠다.
혹은 연우처럼 춤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챙겨보던가.
하지만 이번 거리의 댄서들은 다르다.
시청률부터 일반 사람들의 관심까지 예전과 차원이 달라졌으니까.
어디까지나 아티스트들의 뒤를 받쳐주는 입장에서만 일하던 내가 주인공으로 주목받는 프로그램.
끝이 나니, 시원섭섭하다.
지이잉-.
어쩐지 방송이 끝나고도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동시에 핸드폰의 진동이 울린다.
발신자는 헬리와 남궁수.
우리들이 함께 있는 H&C Gallery 단체방에 올라온 메시지였다.
[고생했다.] [(눈물을 흘리는 고양이 이모티콘)] [연우 넌 울고 있는 거 아니지?] [(대성통곡을 하는 강아지 이모티콘)]타이밍을 보니,
각자 집에서 보고 있었나보네.
남궁수는 딱히 다른 말없이 이모티콘만 보내고 있었는데,
어째 그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 것만 같다.
나는 피식 웃으며 그들에게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울기는. 홀가분하다 야. 이제 우리들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겠네.] [ㅇㅋ 그럼 내일부터 바로 나랑 작업하나 하자.] [내일부터는 좀…]일이 있어서.
[ㅋㅋㅋㅋ 농담. 난 요새 프로젝트 앨범 발매 준비해야 돼서. 다음에 고고!]그러고 보니 헬리는 리버티의 타이틀곡을 담당한 이후로 민아인과 계속 같이 다니더니.
자신이 프로듀싱한 프로젝트 앨범의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신곡은 어떤 느낌이려나.’
그건 또 나름대로 기대가 된다.
[일에 파묻히는 고양이 이모티콘] [음료를 마시며 휴양지에서 쉬는 이모티콘]여전히 이모티콘만 보내고 있는 남궁수의 메시지.
[그만하라는 이모티콘] […]나는 그녀의 말에 똑같이 이모티콘으로 답해주며, 핸드폰에서 눈을 뗐다.
그렇게…
거리의 댄서들은 성공리에 마무리지어졌다.
xxx
다음날.
나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채비를 챙겨 자취방을 나섰다.
오늘은 이번에 내가 담당하게 된 「Sign Here」의 안무를 함께 작업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휘이이-.
아침이라 그런가.
집을 나서자마자 부는 바람이 쌀쌀하다.
출근 시간에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대라 혹시라도 알아볼까봐 모자를 썼는데,
쓰길 잘 한 것 같다.
알아보고 자시고, 일단 모자가 바람은 좀 막아주니까.
이처럼 남들이 알아보는 것도 신경쓰며 이동하려니, 다시 한 번 자가용에 대한 필요성이 간절해진다.
다음에 시간 나면 꼭 보러 가야지.
이윽고 필름크루즈 에이전시 쪽에서 연락을 받은 주소로 도착하니, 안무 연습실이 보인다.
“실례합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연습실.
입구를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서니, 스치듯 본 적 있는 얼굴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나도 나름 일찍 온다고 왔는데, 나보다 더 일찍 왔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다소 무뚝뚝하게 느껴질법한 인사를 건네는 여자.
“김빛나 씨, 맞으시죠.”
“네.”
역시, 예상대로.
영화 에이전시와 미팅을 하러 갔을 때,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친 여자.
그녀가 담당자가 맞네.
이전에 봤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김빛나.
나는 그녀의 옆에 서서,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고 함께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일단 춤을 추기 전에 몸은 풀어야지.
“…”
어째 통성명 이후로 아무런 대화가 없으니,
꽤나 넓은 안무실이 휑하게 느껴진다.
…창문이 열려있나.
밖에 바람이 들어오는 것처럼 안무실이 쌀쌀하네.
“어.”
그러던 그녀가 문득 거울 속에 나를 마주보고는 한 마디를 내뱉는다.
뭐지?
드디어 이 어색한 분위기가 깨질 수 있는 건가.
얼굴 가득 물음표를 띄우고 그녀를 쳐다봤더니,
그녀는 내가 쳐다보자 갑자기 입을 합 다물더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모자…가 똑같네요.”
“?”
아.
내가 쓰고 온 모자?
그러고 보니, 김빛나가 쓰고 있는 모자와 같네.
“커플 모자네요. 하하.”
“…아, 네.”
분위기를 좀 풀어보려고 농담을 던졌더니,
김빛나가 무표정한 얼굴로 받는다.
…풀어지기는 커녕, 더더욱 어색해진 분위기.
문득 헬리의 낯가리지 않는 헛소리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 녀석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모자가 모자라진 않겠네요.”
“네?”
“모자라면 제 모자 드릴게요.”
“…”
헬리.
나 좀 도와줘.
.
.
.
헬리가 들으면 싫어할 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헬리식 농담을 한 이후.
내 말이 어이가 없긴 했는지,
그녀가 피식 웃은 탓에, 분위기가 풀어지는 것 같긴 했다.
“여기까지 할까요?”
다만, 김빛나도 어색한지 내가 온 이후로 쉴새 없이 몸만 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스트레칭만 하루 종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멈췄더니,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지간히 낯을 가리는 사람이네.
눈 한 번 안 마주치고, 계속 내 시선을 피한다.
나도 막 사람들을 친근하게 대하는 편이 아니라 어색하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돼.’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누가 봐도 예쁜 외모. 평소에도 화장을 수수하게 하는 건지, 엘레베이터에서 봤을 때와 비슷한 옅은 화장에도 한 눈에 피부가 좋다는 게 느껴지는 얼굴.
흔히 말하는 셀럽, 아이돌이나 스타들처럼 관심을 받는 걸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인데,
대화를 나눠보면 소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라니.
“빛나 씨 오늘 저희가 왜 모인 줄은 아시죠?”
“네, 들었어요.”
“근데, 에이전시 쪽에서 이전까지 정해진 춤들을 보고 검수를 해달라는데… 그 춤들을 빛나 씨가 담당했다던데?”
정확히는 몇몇 안무를 김빛나가 담당했다고 했나?
애초에 모든 안무를 한 총괄 디렉터가 담당하기 힘든 구조였다.
뭐, 하라면 할 수 있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영화에 안무가 한 두개도 아니고.
특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출연하는 댄스 경연대회. 그 곳에 경쟁 상대들의 안무들은 그 느낌이 다르도록 짜야하는데.
한 사람이 모든 팀들의 안무를 개성이 가득 드러나게 짜기는 힘든 일이다.
에이전시 쪽에서도 그런 경쟁 팀들의 안무는 각각 다른 안무팀들에게 맡겼다고 하고, 몇몇 안무들은 외국 안무팀들에게 받은 것도 있다고 했다.
다 다른 느낌의 안무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김빛나가 담당한 안무는 아마…
“주인공이 추는 안무들이죠?”
나는 대충 유추한 질문을 던지니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그 안무들 먼저 볼 수 있을까요?”
또 다시 고개를 끄덕.
지금 당장 빛나가 춤을 추는 건 당연히 아니고.
팀들과 함께 짰던 안무들.
그것의 영상을 내가 확인하는 것이었다.
“여기.”
그녀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총 다섯 곡의 영상이 들어있는 폴더를 내밀었다.
“여기 있는 안무들을 엮어서, 새로운 마지막 안무를 만들어보면 될 것 같아요.”
에이전시 쪽에서는 내에 총괄 안무 검수를 부탁한다고 했지만.
사실 내가 까다롭게 안무들을 수정하고, 지적하기도 힘든 입장이다.
‘홍보 목적도 조금은 있는 것 같고.’
영화사 쪽에서도 [안무 총괄 검수 – 최연우]라는 이름을 홍보로 이용하고자 한 게 더 큰 느낌이고.
모든 안무를 검수해, 내 스타일대로 바꾸면 각각 안무의 느낌을 획일화해버리는 격이다.
그런 생각으로 나는 김빛나의 안무들을 재생했다.
그런데…
“다 혼자에요?”
“네. 저 혼자 다 짰어요.”
내게 보여주는 영상은 아마 제작사 쪽에 컨펌을 받은 영상인 것 같은데.
그 곳에 보이는 댄서가 오롯이 김빛나 혼자였다.
“…느낌 하나는 확실하겠네요.”
놀랍긴 하다.
주인공이 추는 춤이 어쩌면 가장 중요할텐데,
그것을 짜는 안무가를 팀 단위도 아닌 단독으로 맡기다니.
김빛나와 계약한 에이전시 쪽도 대단하네.
“…”
그러면서도 왜 마지막 안무의 창작에는 나를 붙여, 공동 창작으로 하려 한 건지도 이해가 간다.
나는 차근차근 첫 번째 영상부터 안무들을 살폈다.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미 알고 있다.
민서연의 오디션을 도와줬었으니까.
전체적으로 주인공에 영화 전반적으로 가지는 이미지는,
성공이라던가, 성장이라던가. 그런 소년만화 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다.
– 반항.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주변의 사람들.
가족과, 부모.
그리고 심지어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친구까지 반대하는 현실.
그것들에 대한 의지와 고집이 주인공의 성격이자, 영화에 쭉 걸쳐 드러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꼭 해야 하는 건 그것의 ‘증명.’
“일단, 먼저 말씀드릴 건, 저는 전체적으로 안무를 건드릴 생각은 없어요.”
“!!!”
당연한 말이다.
만들 때부터 함께한 것도 아니고.
한 명의 ‘김빛나’라는 안무가가 고심해서 만들어낸 안무.
그녀의 입장에선 내가 굴러들어온 돌이다.
그녀가 가진 안무의 느낌을 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가, 감사합니다.”
그녀가 놀란 듯이 중얼거린다.
꽤나 걱정을 많이 한 모양이다.
이처럼 놀라는 걸 보니.
회귀 전에도, 현재의 삶에서도 김빛나라는 안무가는 들어본 적 없지만.
안무에서 보여지는 느낌도 그렇고.
자신의 일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다는 게 느껴진다.
다만…
“느낌은 좋은데, 기본적으로 안무들이 너무 다채로워요.”
“다채롭다?”
“정확히 말하면, 정신없습니다.”
나는 안무를 보고 다시 한 번 확신할 수 있었다.
어째서 에이전시는 나를 김빛나에게 붙였는가?
이 안무가는…
“김빛나 안무가, 아니. 김빛나 씨는 댄서죠?”
그녀는 안무가가 아니었다.
쉽게 얘기하면…
Free Plus의 선아 같은 케이스.
춤으로는 모르겠지만…
안무가로서는 신인,
초짜라는 얘기.
얼굴 천재 안무가가 되었다 – 13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