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1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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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엔터테인먼트 사옥의 3층.
그곳에 위치한 신인개발팀 부서 사무실에, 한 여자가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작은 키에 왜소한 몸.
중단발 길이로 떨어지는 머리카락의 기장은, 단아한 느낌보다는 귀여운 느낌이 들게 했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입고있는 스타일링 역시, 섹시한 느낌보다는 귀여운 이미지를 살린 MW의 연습생.
그녀는 이번에 오디션으로 선발되어 연습생으로 들어오게 된 주혜린이었다.
‘사무실에 왜 날 부르는 걸까…?’
그녀가 괜히 불안해하며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연습생들 사이에서 도는 소문 정도야. 자신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이번에 데뷔하는 걸그룹의 데뷔조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
MW에 오기 전까지 자신이 있었던 회사들에서의 연습생 생활과,
특히 HY 엔터에서 지냈던, 짧은 6개월간의 생활은 지옥 같았지만.
그래도 그것으로 기본 실력을 쌓아, 곧바로 데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면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이번에 날 부르는 건 데뷔와 관련된 얘기겠지?’
데뷔를…
할 수 있을까?
연습생의 갑작스런 호출은 불안감을 낳기도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혜린이 가슴에 작은 두 손을 모아쥔 채, 위치해있는 사무실로 올라갔다.
넓은 사무실에 비치되어있는 신인개발팀 사원들의 책상.
하지만 한 자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리가 텅텅 비어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테이블 위를 대충 청소하고 있는 한 명의 남자였다.
그녀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이사님?”
사람이 있다고 해 봐야, 신인 개발팀 부서 언니가 있을 줄 알았는데!
신인개발팀의 팀장이자, 이사직을 맡고 있는 권 이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기 앉아.”
“아, 네!”
혜린이 눈에 띄게 긴장한 모습으로, 권 이사가 앉은 테이블의 맞은 편에 앉았다.
혜린은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그 사이에 다른 연습생들에게 권 이사의 얘기는 많이 들어본 상태였다.
신인 개발팀 권성욱 이사.
그는 모든 MW 연생들의 주적(?)이자 가장 큰 무서움이었다.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연습생들을 보고, 데뷔를 위해 기계처럼 관리하고.
조금은 여유롭게 대해주는 신인개발팀 다른 사원들과 달리, 권 이사는 몸무게 체중 하나, 몸짓, 말투 하나까지 지적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말투가 어쩐지 냉정하게 느껴졌다.
“우음…”
꿀꺽.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려 꿀꺽 침을 삼키고, 권 이사를 쳐다본다.
“혜린아, 단도직입적으로 말 할게.”
권 이사가 단칼처럼 말했다.
“원래 네 이미지가 우리가 원하던 것과 잘 맞아서 퍼플링크 데뷔조로 넣으려고 했어.
그러려고 네가 오디션에서 뽑힌거기도 하고… 그런데, 사정이 있어서 이번에는 퍼플링크가 추가 인원 없이 4인조로 가기로 했다.”
쿵.
어디선가, 들릴 리 없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
“아…”
아냐, 이렇게 까지 실망할 게 아닐거야.
애초에 데뷔한다고 확신한 것도 아니었고…
‘줬다 뺏는 기분을 느끼는 스스로가 바보인 거겠지…?’
누구에게도 토로할 수 없는 억울함이었다.
어차피 데뷔하지 못할 거라면, 원래 데뷔조로 거론됐다는 것도 그냥 말해주지 말지.
왜 따로 불러내서 얘기를 하는 거야?
혜린이 고개를 푹 숙이는데,
권 이사의 말이 이어서 들린다.
“그런데 꼭 그런 것 때문만은 아니야.”
“?”
“너를 여기 부른건, 퍼플링크에 못 들어가게 되서. 그걸 말하려고 부른 건 만은 아니라고.”
혜린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권 이사는 처음과 다름없이 고저없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태진이가, 이번에 N-net에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네가 최적격이라고 그렇게 말을 하더라고.”
“태진 언니가요…?”
태진은, 신인개발팀 부서에서 연습생을 담당하는 사원이었다.
그 중에서 혜린을 처음 안내했던 사람이었고, 그녀가 언니라고 부르는, 적어도 회사 내에서는 가장 가까운 사람.
그런 언니가 자신을 추천했다고 하니, 궁금함이 먼저 들었다.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이면, 프로듀스 101.
지금껏 시도되지 않은 포멧의 오디션으로, 지금도 그 성공 여부에 대해 말이 나오는 프로그램…
단순히 우승자를 뽑아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전국민 오디션으로 투표를 받아 ‘데뷔 멤버’를 꾸린다.
우승자 혜택이 금전적인 무엇이 아니라, ‘걸그룹 데뷔’라는 계약활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잘 될거다, 안 될거다 말이 많지만. 사실 대부분의 소속사들은 다 알고 있을 거야. 여기 연습생 내보내서 손해 될 건 없다는 걸 말이야.“
권 이사가 별스럽지 않게 말했다.
“어때, 생각 있어? 출연을 고사하면, 그냥 연습생 생활 하게 되는거고… 불이익은 없어.”
그냥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되는 것…
하지만 혜린은 알고 있었다.
한 걸그룹이 데뷔하고 난 뒤. 같은 소속사에서 또 다시 걸그룹이 데뷔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말이다.
‘…나가서 손해될 건 없다니.’
회사의 입장에선 그렇겠지.
만약 프로그램이 망하고, 소속 연습생이 데뷔한다고 해도…
겨우 1년 계약으로 걸그룹 활동을 할 뿐이니 말이다.
운 좋게 높은 인기를 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고.
“저, 할게요.”
하지만 혜린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회사의 이득이 된다거나, 이후 데뷔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등, 자신의 상황들 때문에 출연을 결정한 것이 아니었다.
왜인지, 이 방송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방송이, 단순히 망하거나 잘 되는 것을 떠나서.
자신에게는 놓치면 안 될 커다란 기회가 될 것 같은 느낌이.
xxx
“제목 나왔다.”
연습실.
댄서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한결이 기다리던 소식을 들고 나타났다.
A&R 팀과 기획팀이, 마침내 데뷔 앨범의 컨셉과 수정을 마친 노래를 들고 온 것이다.
“노래 제목은 「나른한 오후」. 가사랑 한 번씩 다 봐봐.”
내가 알고 있는 노래 제목과 다른 건 당연한 거겠지. ‘토파즈 걸즈’와 ‘퍼플링크’는 컨셉부터 다른 그룹이니까.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넌 좀 더 꼼꼼히 읽어보고.”
슬쩍 내 옆으로 다가선 한결이 어깨를 톡톡 두드리곤 말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건, 나 역시 알고 있었다.
피드백을 받고, 안무를 수정하는 것. 즉, MW의 A&R 1팀의 오더를 맞추는 과정은 안무가의 실력과는 별개의 일이니까.
안무를 잘 만들고, 춤을 잘 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들이 원하는 컨셉에 맞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들이 만족하도록 안무를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생각보다 컨셉이 시안 안무랑 잘 어울리네요.”
“그러게.”
댄서들이 한 마디씩 내뱉는 말에, 나도 뒤늦게 기획안을 들여다봤다.
‘컨셉이 좀 바꼈는데?’
아니, 그것 정도가 아니다.
이 정도면 안무에 컨셉을 맞춘 수준인데…?
내가 오바하는건가?
퍼플링크의 노래와, 처음 내려왔던 회사의 요구엔 분명 ‘몽환적’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컨셉에 그 키워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있었다.
도리어 그 자리엔, 현실적인 걸그룹이라는 느낌과 ‘동네 친구’의 이미지를 연상하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긴, 안무가 잘 뽑혔으니까.”
“리모컨 안무는 인상 깊긴 했지.”
컨셉과 기획이 모두 나온 노래에, 마지막으로 안무를 맞추는 게 보통.
하지만 이번 작업은 Free Plus라는 안무팀 때문에, 보통의 경우와 반대로 되어버린 케이스였다.
안무가 먼저 나오고 기획안이 나왔다는 뜻.
덕분에, 이후에 나온 컨셉 기획이, 안무의 일부분에 기본적으로 융화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그 말을 다르게 말하면.
“작업하기 편하겠네.”
내 작업 환경이 훨씬 좋아졌다는 얘기겠지.
“이 부분부터 넌 어떻게 보냐?”
한결이 피드백이 들어온 부분의 안무를 움직이며 물어왔고,
점차 그와 함께 안무 수정을 이어나갔다.
퍼플링크의 데뷔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
.
.
내가 수석 안무가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회사와 얘기를 나누고, 내 안무를 대변하는 건 한결이었다.
“안무를 조금만 더 역동적이게요?”
“응. 특히 이 첫 번째 브릿지에, ‘바쁜 오후’ 가사를 좀 살려 달래. 후렴에 ‘나른한 오후’라는 가사의 느낌이랑 대비되게.”
“으음… 역동적, 역동적이라? 동선을 좀 바꿔서 짜 볼까요?”
라는 방식으로.
한결과 함께 안무를 짜는 것에 고민하고, 그것을 회사와 맞춰보며 안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MW에서 아이돌의 안무 작업을 해나가는 방식에 익숙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기존의 수석 안무가가 안무를 짜고, 댄서들이 익히는 것. 그리고 회사와의 컨택은 한결이 하는 것…
그 방식이 나나, 회사 모두에게 편할 수밖에 없었다.
당사자인 한결은 조금 피곤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부분을 한결이 대신해주는 만큼, 나는 안무를 만드는 것에 더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댄서들 연시 수많은 연습으로 하루하루 안무에 익숙해져 갔고.
“형은 어떻게 그 미세한 느낌을 잘 살려?”
“타고난 거지.”
“…형 댄스 경연대회 때 췄던 춤 봤는데, 지금 짜는 안무랑 전혀 다른 느낌으로 춤 추던데.”
“그러니까, 타고 났다고.”
“아, 재수 없어!”
그 중 선아는 나를 향해 툴툴대며 재수없다는 둥 말을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 팀 댄서들 중, 안무를 가장 잘 살리는 댄서 역시 선아였다.
‘투덜대는 건 습관이었구만, 저 녀석.’
칼국수를 먹었던 날에도, 선아는 걸그룹 댄스가 싫다던가 하는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저것도 천성이라면 천성일까.
그녀도 이번 안무 작업을 굉장히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 좀 봐줘.”
“이것 좀.”
쉴 새 없이 나한테 피드백을 해달라고 하는 것도 모자라, 개인 시간 때마다 그 누구보다 연습을 많이 하고 있었으니…
“에휴.”
원채 연습을 많이 하는 녀석이어서, 그런 보챔이 날 피곤하게 만드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뿌듯한 마음이다.
춤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레슨생을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가르치는대로 쑥쑥 흡수하니까 조언을 해 주는 재미도 있고.
“좀 괜찮은 것 같은데?”
“응. 이번 거 좋다.”
안무를 녹화하고, 영상을 확인하며 연습을 하기를 약 3일.
그렇게 안무를 수정하고, 최대한 빨리 댄서들이 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퍼플링크의 데뷔곡, 「나른한 오후」의 최종 안무의 시안 영상을 A&R팀으로 보낼 수 있었다.
xxx
“메인 댄서를 결정해야하는데…”
최종 시안 영상을 보내고 난 후.
안무가로서의 작업은 일단락 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Free Plus라는 팀의 댄서로서의 업무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누가 하지?”
“…”
이번 안무의 메인 댄서는 무대 위에서 아이돌 멤버들과 직접적으로 컨택이 일어나는 동작이 많았다.
단순히 춤 실력만으로 결정할 수도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사실, 선아가 제일이지?”
“이번 곡 느낌이랑 잘 어울리기도 하고.”
댄서들이 먼저 말을 꺼냈다.
역시 다들 하는 생각은 똑같구나.
하긴, 선아가 연습하고, 안무를 소화하는 걸 보면 다 비슷한 생각이겠지.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니까.
안무가가 자신이 만든 안무라고 춤을 잘 추는 건 아니었다.
안무의 창작과, 춤은 엄연히 다르니까.
그렇게 생각 했을 때, 이번 무대에 메인 댄서의 자리는 내 것이 아니었다.
‘…무대에 서기만 해도 좋은데.’
사실 나한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과거엔 한 번도 서보지 못했던 무대.
그 무대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것 만으로도 설레고 있었으니까.
끼익-.
“어, 저기요.”
그 때였다.
안무실의 문이 열리며, 한 여자가 들어서며 말했다.
“기획팀에서 왔는데, 여기 혹시 최연우 안무가님 계신가요?”
기획팀?
“네, 전데요.”
“아, 역시. 이 기획안, 팀장님이 전해드리라고 해서.”
기획팀의 팀장이면…
기억이 난다.
홍 팀장과 회의를 할 때 함께 있었던 능글맞은 박 팀장.
그런데, 기획안이라니?
퍼플링크의 이번 데뷔앨범 컨셉, 그 기획안은 이미 몇 번이고 봤다.
보기만 한 게 아니라, 그것에 맞춰 안무까지 완성 됐는데?
“근데 한결 쌤은 어쩌고, 저한테…”
“팀장님이 연우 안무가님한테 바로 전하라던데요?”
그것도 이상한 일이다.
지금껏 회사와 안무팀간의 소통은 한결을 통해 했었는데.
팔랑~.
자신의 할 일은 끝났다는 듯, 기획안만 건네주고 사라지는 여자.
아무튼, 서류를 확인해보면 알게 되겠지.
‘뭐지?’
파일철로 클립 되어있는 기획안 문서를 넘겨봤다.
그리고 그곳엔…
“퍼플링크의 데뷔 일기?”
여자가 넘긴 것은, 말 그대로 컨텐츠의 기획안이었다.
그런데 뜬금없게도.
그 기획안은, B앱을 통해 공개되는 아이돌의 컨텐츠.
그 곳의 자체 제작 예능에 대한 기획안이었다.
첫 장에 적혀있는 예능에 대한 개요를 훑어봤다.
퍼플링크의 데뷔 과정을 담는 예능인데…
‘…안무 선생님으로 출연?’
멤버들이 안무를 익히는 과정을 담는 스토리.
멤버들 사이의 케미를 보여주기 위해, 안무 선생님으로 출연해달라는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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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천재 안무가가 되었다 – 1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