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2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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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인개발팀 최현수 대리라고 합니다.”
벌떡 일어나 먼저 인사를 건네는 건,
신인개발팀의 두 대리 중 남자 쪽이었다.
“안무가 최연우입니다.”
내미는 손을 맞잡는다.
일단 인사를 건네니까 받는데…
대체 왜 신인개발팀 사람들이 여기 있는 거지?
“와…”
최현수 대리와 인사를 나누는데, 뒤쪽에서 방태진 대리의 감탄이 들려왔다.
세 사람이 동시에 자신을 쳐다보자,
갑자기 방태진 대리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더니 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것이었다.
“메이크업하니까 확실히 느낌이 있네요. 사진으로, 영상으로 보던 거랑은 많이 다르네 역시.”
“메이크업을 안 해도 잘생긴 얼굴이라, 무대 메이크업을 하니 좀 과한 느낌이네. 좀 더 가벼운 메이크업이 잘 어울리겠다.”
박 팀장 역시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말했다.
에고, 이 메이크업은 빨리 지우던지 해야지.
내가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같았다.
칭찬을 어색하게 받아들이려니, 박 팀장이 최 대리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어라, 최 대리는 최연우 안무가님이랑 아는 사이 아니었어요? 인사를 나누는 걸 보니, 어째 처음 보는 사이 같은데.”
어라, 최 대리가 나를 안다고?
어디서 본 적 있나… 하고 그의 얼굴을 쳐다봤지만, 역시 기억에 없는 얼굴이었다.
회귀 전 기억에서도 없었고, 이번 기억에서도.
‘여자 대리 쪽은 본 적 있는데…’
오히려 방태진 대리는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퍼플링크 멤버들이 연습생일 때, 그녀들을 담당하던 신인개발팀 사원인 것 같다.
“저를 개인적으로 아신다구요?”
“아, 그게…”
나의 질문에 최 대리가 설명을 하려는 순간.
박 팀장이 그의 말을 끊으며 물어오는 것이었다.
“최연우 안무가님, 전에 저 처음 봤던 날 기억나요?”
내가 박 팀장을 처음 봤던 날이면,
한결과 A&R 1팀의 홍 팀장과 함께 사무실에서 봤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박 팀장님이 그때 뜬금없이 저를 보러 오셨었다고…”
내 안무가 픽스 됐는지 확인하러 갔는데.
갑자기 기획팀의 팀장이 있어서 당황했었지.
박 팀장이 찡긋 웃으며 최 대리를 가리켰다.
“그거 사실, 여기 최 대리가 말해줘서 갔던 거에요. Free Plus에 잘생긴 댄서가 한 명 있다고. 그래서 그림 한 번 보러 간 거지.”
최 대리가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인다.
“저도 들은 얘기에요. 1층에 근무하고 있는 박윤주라는 리셉셔니스트가 제 친구거든요.
그 친구가, 전에 Free Plus 오디션을 보러 온 최연우 댄서님을 아이돌 연습생인 줄 착각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를요?”
처음 오디션을 보러 왔을 때.
리셉셔니스트가 아이돌 오디션인지, 댄스팀 오디션인지 되물어보긴 했는데…
그게 그 사람인가보다.
“그래서 혹시나 댄스팀에서 떨어지면 한 번 연락이나 해볼까 싶었는데… 합격까지 했다고 해서.”
“그래서 나한테 말하게 된 거고?”
박 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최 대리였다.
“그쵸. 그래서 오늘 자리도 마련이 된 거고.”
그러니까, 자초지종을 살펴보자면.
그 리셉셔니스트가 내 외모를 보고 신인개발팀의 최 대리에게 말을 했고, 최 대리는 박 팀장에게 그걸 얘기했다…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퍼플링크의 리얼리티에 출연하게 된 거고.
참, 오디션 당일 날 있었던 작은 오해가 이렇게 커질 줄은.
“신기하네요.”
이리 건너고 저리 건너서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된 게 신기하긴 하다.
그런데,
단순히 그게 신기하다고 여기 최현수 대리를 부른 건 아닐 텐데…
박 팀장이 정작 여기에 날 부른 목적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여기까지 했으면 최연우 안무가님도 예상은 되죠?”
그런데 박 팀장이 곧이어 장난스럽게 말해온다.
“…”
여기까지 했다뇨.
인사 말고 아무 말도 안 하셨잖아요.
가만히 서 있으려니, 최현수 대리가 곧바로 눈치를 채고는 보충해서 설명을 해왔다.
“최연우 안무가님. 저랑 여기 방 대리가 신인개발팀 캐스팅 디렉터인데… 혹시 아이돌 한 번 준비해 볼 생각 없으세요?”
“아…”
이거 진짜야?
신인개발팀이라는 말을 듣고 혹시나 혹시나 했는데.
이 사람들. 정말 나에게 아이돌을 해 보라고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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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돌에 대한 꿈을 가져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서은아와, 주혜린. 그 외에 아이돌 멤버들을 보면서 더더욱 느꼈으니까.
아이돌이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그런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결코 그런 깜냥이 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거절을 해야 하지…’
말을 고르고 있으려니, 최현수 대리가 웃으며 태진에게 슬쩍 말한다.
“이거 어째 길거리 캐스팅을 하는 기분이다, 그치.”
“그러게.”
“하하. 요즘 길거리 캐스팅을 할 일도 많지 않은데. 재밌네. 최연우 씨, 깊게 고민하지 말아요. 하기 싫은 걸 하라고 하는 건 아니니까.”
가만히 생각을 거듭하다보니 문득 그들의 대화가 신경이 쓰인다.
왜 길거리 캐스팅을 하지 않는 거지?
내가 생각하는 ‘매력’이란 게 없이 잘 생긴 것만으로 아이돌이 가능하다면,
길거리 캐스팅도 충분히 가능한 거잖아.
“음…”
그런 생각을 담아 질문했더니, 최 대리가 턱에 손을 얹고는 가만히 대답했다.
“찾아오는 연습생들이 많으니까… 그렇다고 해야 할까요? 굳이 백지상태의 연습생을 선택한다기보다, 스케치가 되어있는 그림 중에서 선택하는 느낌이죠. 요즘은.”
“그치. 워낙 지원자도 많고, 연습생도 많고… 아카데미 내방 오디션도 많이 하니까.”
그들의 말은, 점점 아이돌 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뛰어드는 연습생들이 많아졌고.
그만큼 소속사들이 굳이 설득을 해야 하는 길거리 캐스팅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같았다.
“그래도 연습생은 찾고 또 찾아도 부족한 법이라서…”
방태진이 최 대리의 말에 곁들이듯 말한다.
“언제나 새로움이 있는 연습생들을 원하고, 그런 매력을 모르는 아이돌을 발굴해내는 것 역시 신인개발팀의 일이니까요.”
“근데 길거리 캐스팅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소식은 종종 들리던데? 회사 연습생의 졸업식 같은 곳에는 캐스팅 디렉터들이 꽤나 모인다더만.”
대화에 끼어들듯 말하는 박 팀장.
그런 그녀의 말에 대답한 것을 최 대리였다.
“오롯이 외모로만 뽑아야 하는 거니까… 그런 경우에는 해당 연습생의 가족이나, 동창. 혹은 친구의 가족이라는 스토리가 있잖아요? 그런 스토리가 세일즈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최 대리의 말을 태진이 잇는다.
“연우 씨도 그런 스토리가 굉장히 매력적인거에요. 나이는 좀 있지만, 군대를 다녀왔다는 건 메리트가 되긴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최 대리.
최현수와 방태진, 두 사람이 쿵짝을 맞추며 설명하는 게, 아주 청산유수다.
“춤을 잘 추는, 댄서생활을 했던 아이돌.
아니, 심지어 퍼플링크의 안무를 만들기까지 했던 Free Plus의 최연소 안무가가, 아이돌로 데뷔!“
“확실히 홍보팀이 들으면 침을 질질 흘릴만하겠네.”
박 팀장이 옆에서 크크크 하는 웃음소리를 흘린다.
“아무튼! 중요한 건 연우 씨 마음가짐이에요. 연습생이 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많이 달라질 테니까.”
최 대리가 그만 내 대답을 듣고싶다는 듯이 말해왔다.
음. 계속 얘기를 들어왔는데…
그래, 내 마음가짐.
내가 아이돌로 데뷔하면 어그로가 끌린다는 것도 알겠고, 회사 쪽에서 그걸 원한다는 것도.
조금 부끄럽지만, 내 마스크가 그만큼 괜찮다는 것도 알 것 같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들보다 중요한, 뭔가 한 가지가 빠진 것 같지 않나?
“제 노래 실력은요?”
아이돌은 그런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니 말이다.
당연히 춤에 대한 자신감이야 누구보다 있지만.
노래는 어떡해.
“노래는 뭐.”
하지만,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회의실에 있는 세 명 모두 내 노래실력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지 않는 모습이었다.
누군가에게 들은 거라도 있나?
…그렇다면 그게 무엇이든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디.
하지만 딱히 뭔가를 들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노래는 춤보다는 데뷔에 걸림돌이 없죠.”
“그렇지. 춤은 아무리 죽어라 연습해도, 못하는 건 사소하게라도 티가 나는 편인데…”
“노래는 기본적으로 깔리는 AR, 기계로도 다 만질 수 있지.”
“그치그치. 예능 같은 곳에 나가도, 연우 씨가 보컬적인 측면이 강조될 일도 없을 거고.”
이젠 아주 세 명의 쿵짝이 착착 들어맞는다.
특히나 박 팀장은 숫제 신인개발팀이라도 된 것처럼 내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었다.
“그래도 한 번…”
최 대리가 먼저 말문을 열었고,
“말 나온 김에 바로 옆에 프로듀싱 룸이 있으니, 노래 한 번 불러볼래요?”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나에게로 쏘아졌다.
.
.
.
철컥-.
박 팀장님을 위시한 신인개발팀의 두 사람.
그들은 내가 더 거절할 말을 말 할 새도 없이, 가차 없이 프로듀싱 룸의 문을 열고 내 몸을 이끌었다.
그런데…
“어라.”
“태진 언니.”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상치 못한 사람이 눈에 보였다.
작업실 안에 먼저 자리 잡고 있던 두 명의 여자.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 중 한 명은, 나도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주혜린.
MW엔터의 연습생이자, 프로듀스 101에 출연하는 연습생.
그녀가 프로듀싱 룸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아 혜린이가 지금 여기 있었구나?”
회사의 여자 연습생들을 담당하는 방태진 대리가 깜빡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의 스케줄을 알고 있었는데 깜빡한 모양이었다.
“잠깐, 우리 안무가 님 노래 실력 한 번만 확인해보게.”
“안무가 님이요?”
혜린이 그제서야 먼저 들어선 사람들 뒤에 파묻혀있던 내 얼굴을 발견했다.
“어, 연우 님?”
얼굴이 급속도로 밝아지며 인사를 건네 온다.
여전히 나를 연우 님이라고 부르네.
“오랜만이에요!”
그녀가 내 손을 잡고는 위아래로 파닥파닥 흔든다.
“퍼플링크 안무 만드셨다는 거 들었어요. 와아~ 유명인~.”
“둘이 아는 사이에요?”
최 대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와 주혜린을 번갈아봤다.
“조금,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한 번 만나본 적이…”
“뭐, 연인 사이라거나 그랬던 건 아니죠?”
“절대!”
“저 모쏠이에요!”
…주혜린이 뒤에 덧붙이는 말은 무시하기로 했다.
애초에 내가 그녀와 얽힌 것들을 다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최 대리는 금방 의심을 거뒀다.
“바로 부스 안에 들어가 볼래요?”
“그런데, 안무가 님이 노래 실력을 왜…?”
두 명의 신인개발팀 대리들은 주혜린의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았다.
일단 하라는 대로 부스 안으로 들어서니,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다.
이 느낌이, 뭐라고 해야 할까.
과하게 고요하다고나 할까?
눈앞에 커다란 헤드셋이랑 마이크가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이 헤드셋 쓰는 거 맞겠지…’
헤드셋을 쓰니,
그제서야 밖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안무가 님, 느낌만 확인하는 거니까, 쉬운 노래로 할게요. ‘바람이 불어오는 곳.’ 아시죠?
다행히, 알고 있는 노래였다.
90년대에 나온 어쿠스틱 포크송.
고개를 끄덕이니, 헤드셋 안쪽에서 스르륵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차마 이 노래에 안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떠오르는, 평안하면서도 부드러운 기타소리.
“…”
아,
어쩌다가 내가 여기서 노래를 부르게 된 거야.
문득문득 내 노래 실력이 떠올라 부끄러움이 조금씩 차올랐다.
부르기도 전인데 벌써 볼이 달아오른 것만 같았다.
양 손으로 볼을 꾹꾹 누르며, 박자에 맞춰 첫 마디를 꺼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헤드셋에서 들리는 내 목소리가, 어째 내가 아는 내 목소리랑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거, 원래 녹음부스에서 부르면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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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으로, 가네-.”
노래가 끝이 났다.
목소리가 사그라들고, 남은 시간동안 귓가에 흘러나오는 반주.
그 편안해지는 분위기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끼익.
부스 문을 열고 나섰다.
‘이제 사람들도 생각 다 바꼈겠지.’
나는 내 노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내 귀엔 분명 내가 잘 부르는 것처럼 들리지만…
전문가들이라면 형편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할만한, 음치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 이제 신인개발팀 직원들도 권유를 보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노래… 잘하시네요?”
그런 나를 향해, MW의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는 것이었다.
“고음이나 리드미컬한 부분은 전혀 알 수 없긴 했지만, 음색이랑 느낌이 너무 좋아요.”
“아니, 저 음치인데…”
“푸하! 음치요? 에이, 누가 뭐래도 음치는 아니다!”
“아까 노래에 관해서 걱정하더니, 다 생색이었네.”
박 팀장이 다가와서 웃으며 말했다.
아니… 진짜 아니라니까요?
하지만 말해도 받아들이지를 않으니, 억울하기만 했다.
최 대리가 설득하는 듯 한 말투로 말한다.
“일단 의견은 알겠는데, 괜찮아요. 노래 들어보니까 괜찮아. 연우 씨 음치 아냐.
아까 말했던 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아셨죠?”
끝내 권유를 철회하지 않고, 생각해보라는 최 대리.
칭찬이었고, 분명 나쁜 말은 아니니 기분이 나쁜 건 아닌데…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했다.
‘이것도 과거로 돌아와서 바뀐 건가?’
그런 게 아니면…
“…다들 짜고 저 놀리는 거 아니죠?”
“?”
“?”
“연우 님?”
이거 몰래카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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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천재 안무가가 되었다 – 2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