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33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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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울리는 핸드폰.
나는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을 보고, 곧바로 수신을 거부했다.
안 받아.
내가 이걸 왜 받아?
“어.”
“왜?”
“아, 아냐.”
그 모습을 옆에서 본 헬리가 힐끔거렸지만, 딱히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김대주.
임성준이 실력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하는 사람이었다.
이해득실을 따지는 성격. 덕분에 회사 내에서는 유능한 팀장으로 이름이 높은 편이었지만…
나와는 편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낼 수가 없는 사이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전화를 받지 않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컴퓨터를 쳐다봤다.
“그러면 안무의 컨셉 기획을 잡아주면, 내가 거기에 맞춰서 추가적인 편곡을 해 볼게.”
“응.”
“그러니까, 안무에서 임팩트를 주는 부분에 노래를 살짝 뺀다던가. 음… 그런 부분은 영상으로도 편집 효과를 주면 좋을 것 같은데…”
동갑인 탓에 서로 말을 놓기로 한 헬리.
그가 화면을 보며 콜라보에 대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냈다.
회의 동안 그가 집중했던 것은, 역시 본인이 할 수 있는 작곡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음,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다. 아니 좋은 아이디어인가?
…사실, 그의 말들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게 다, 젠장할 그 김대주의 전화 때문이다.
“어때?”
“응? 아… 좋아. 좋은 것 같아. 안 그래도 엄청 실력 좋은 편집자를 알고 있거든.”
“그래? 역시 한 발 빠르구만.”
이제 유튜브도 조금씩 출발선상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영상 편집이야 영상 촬영이 다 나오고 맡겨도 되는 부분이지만.
미리 가능한 지에 대한 확인은 해 둬야했다.
‘편집자에게 연락을 해야겠네.’
박 팀장에게서 받은 연락처를 뭐라고 저장해뒀더라.
멈칫.
핸드폰을 향해 손을 뻗으니, 김대주의 전화가 떠오른다.
무슨 일로 전화를 했던 걸까.
엮이고 싶지 않지만, 궁금하긴 한데…
‘에이 씨. 짜증나게.’
애써 생각을 접어내고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메인 화면을 바라보니 가장 먼저 보이는 알람의 텍스트.
[문자 수신 – 김대주]김대주에게서 문자까지 와 있는 것이었다.
‘…문자까지 보낸다고?’
문자 수신을 눌렀다.
[바쁘냐? 소식 들었다. 프로듀스 101에 들어갔다며.]김대주의 성격 상, 단순한 안부 인사나 물어보려고 연락한 건 아닐 거라고 예상하긴 했는데…
프로듀스 101에 대한 얘기라니.
다소 예상외의 이야기였다.
혹시나 했던 건, 퍼플링크와 관련된 내 기사를 본 건가 싶었거든.
‘그게 아니면…’
Free Plus의 안무가인 나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
그게 회사에서 김대주가 이용해먹을 수 있는 카드가 된 건 아닐까. 그래서 연락을 한 걸까?
그렇게 이용당한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불쾌해지는데.
[어.]단답형을 짧게 보내니. 곧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축하한다. 오랜만에 얼굴 한 번 봐야지. 술 한 잔 하게 연락해.]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 같아서는 그냥 무시하고, 각자 갈길 가자고 하고 싶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 프로그램이 가진 파급력이 결코 작지 않으니까. 게다가 대형 기획사인 HY이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다고, 김대주와 같이 밥을 먹기는 싫은데…
…아니, 다르게 생각해보면.
내가 김대주를 통해서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을까?
[잠깐 시간 낼 수 있어. 전화로.]프로듀스 101이란 프로그램 자체는 내가 알고 있는 것과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바뀐 게 있다면, 이번엔 HY엔터에서 출연하는 연습생이 서은아가 아니라는 거다.
당시 프로듀스에 연습생을 출연시킨 5대 대형 기획사는, HY와 뮤즈 엔터테인먼트 뿐.
일단 대형 기획사에서 나오게 되면, 주목을 받게 된다.
서은아는 K-singer에 출연한 적 있는 연습생이라 상승 시너지를 일으켰었고.
그럼 이번에 HY에선 어떤 연습생을 출연시키는 거지?
“나 잠깐만.”
생각을 거듭하다, 핸드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전화 좀.”
물어보는 헬리에게 대충 대답한 뒤. 작업실을 나섰다.
시끄러운 노래 소리가 작업실 밖까지 들려오는 까닭에, 아예 문을 나서서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
뚜-.
찰칵.
전화 착신 소리와 함께…
“여보세요?”
듣고 싶지 않았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xxx
김대주가 날 반가워하며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본성을 알고 있는 내가 듣기엔 소름이 돋는다.
가식적인 목소리.
“무슨 일로 연락한 거야?”
– 무슨 일이냐니, 전에 연락 한 이후로 연락 한 번 안하고. 뭐 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했다, 짜식아!
“…”
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용건만 간단히 얘기하라고 말하고 싶은걸 가까스로 참았다.
“형 나 물어볼 게 있는데.”
– 물어볼 거?
그와 시답잖은 얘기까지 나누고 싶지 않다.
HY 엔터에서 서은아 대신 출연하는 연습생.
그 연습생이 프로듀스 101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그것만이 궁금할 뿐.
– 우리 회사에서 출연하는 연습생?
“어.”
– 그거 알아서 뭐 하게? 야, 나도 아직 몰라. 난 신인개발팀이랑 연관이 없어서.
하.
입술이 뒤틀려지며 올라간다.
김대주가 그걸 모를 리가 없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과 커넥션을 만들어, 자신의 팀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남을 이용해먹고, 회사에서 인정을 받는 거다.
내게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건…
그 연습생과 관련해서 분명 회사 내부에서 말 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거겠지.
일부러 모른 척 할 이유가 없는 것. 그런데 거짓말을 한다는 건…
어쩐지 냄새가 난다.
“그래? 알겠어.”
– 나도 물어볼게 좀 있어서 연락했는데, 왜 이렇게 쌀쌀맞아? 잘 지내냐?
“형, 나 바빠.”
아, 좀.
‘용건만 간단히’다 이 자식아.
– …새끼. 그래, 이번에 MW에서 데뷔한 걸그룹 안무. 니가 만들었다며? 얘기 들었다.
역시 퍼플링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구나.
김대주는 회귀 전에도 내가 안무 창작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날 끝까지 이용했다.
그런데 퍼플링크의 안무를 보고, 이번에도 그런 의도로 연락을 했다면…
프로듀스 얘기는 왜 꺼냈던 거지?
“그런데 내가 프로듀스에 출연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
– 아아. 사실.
전화기 너머의 김대주가 그제야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 전에 내가 너랑 만나기로 했던 날, 기억나냐? 그… 아, 그때 뭔 일이 있었는데, 뭐였더라? 아! 상가 화재사고 일어났던 날.
“…”
꾸욱.
그의 입에서 얘기를 듣자마자, 떨려오는 손을 마주잡았다.
나에게 잊을 수 없는 그 날이, 김대주에겐 기억도 나지 않는 날이라는 게.
‘후우, 후우.’
하지만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힌다.
회귀 전에는 매일 밤 화재가 일어나는 날에 대한 꿈을 꿨지만, 이번 생에는 다르다.
어쨌든 그 화재에서 인명 피해는 아무도 없었고, 나는 얼굴 없는 안무가가 아닌 Free Plus의 안무가였다.
그런 복잡한 내 마음과는 달리, 김대주는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 그 날, 너 대신 HY에 들어와서 안무팀을 만들게 된 애가 있거든. 걔가 이번에 프로듀스에 안무 서포트로 출연을 한다고.
“서포트…?”
– 그 녀석이 말하더라. 임성준 안무가 쪽 서포트로 네 이름이 들리길래. 깜짝 놀라서 연락했지.
내가 프로듀스에 출연한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된 지는 이해했다.
그런데, 그가 내게 전화를 건 이유.
– 그 녀석에 관해서 너한테 물어볼 게 좀 있는데… 프로듀스에 출연한다는 그 녀석이 임성준과 아는 사이 같더라고. 좋은 사이 같진 않던데?
나는 김대주가 나대신 HY에 받아들였다는 안무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내게 연락한 건 역시.
이 녀석의 목적은 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Free Plus의 리더이자, 탑 급의 안무가인 임성준.
그것에 대한 정보통으로서 날 선택한 거네.
– 이름은 이기천. 나이는 임성준이랑 동갑… 뭐, 아는 거라도 있냐?
그가 무슨 부탁을 하든, 무슨 용건으로 전화를 걸었든 들어 줄 생각이 없었는데…
‘흠.’
그가 말한 안무가의 이름을 들으니, 조금은 궁금증이 생긴다.
이기천이라면 그 사람 아냐?
분명 김명수의 빈자리를 대체할 안무가를 뽑을 때, 안무실에서 한결의 입에서 얘기가 나왔던 사람.
그 사람과 HY엔터가 관계가 있는 줄 몰랐다.
– 아는 거 있으면 연락해줘. 그리고 연락 좀 하고 살자.
김대주가 용건을 다 전달한 것처럼, 말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말이 내 속을 역하게 만들었다.
연락 좀 하고 살자는 말.
내가 만약 회귀하기 전이었다면 김대주를 믿고 있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저게 정말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내자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
그래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통화를 끊을 것 같던 김대주가 곧 이어서 또 다른 말을 꺼냈다.
– 야, 연우야 근데 넌 Free Plus 안무팀은 마음에 드냐?
“뭐?”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눈살을 찌푸리며 가만히 있었더니…
– 전에 나랑 안무팀 관련해서 얘기하려고 했었잖아. 생각해보니, 그때 너를 데려왔어야 했는데. 야 MW보다는 HY가 낫지 않겠냐? 그래도 너랑 나랑 정이 있는…
쓸데 없는 말을 했다.
뚝.
김대주의 말을 다 듣지 않고,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뭔 헛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
내가 HY를 왜 들어가?
.
.
.
끼익.
문을 열고 헬리의 작업실 안쪽으로 다시 들어간다.
임성준과 이기천.
김대주가 이기천이 임성준을 대하는 것에서 미묘하다고 한 걸 보면.
둘 사이의 문제가 프로듀스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는 것 같은데…
“아 맞다. 형 프로듀스101 나가는 거 맞죠?”
하지만 그 순간.
그런 내 생각을 깨는 소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다.
아직까지도 곡 작업에 한창인 헬리.
그런 그의 뒤에서 춤 영상을 보고 있던 화이언이 내가 들어오자마자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어… 그걸 왜?”
방금까지 프로듀스 101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화이언의 말이 갑작스러웠다.
“아아-. 역시 나가는구나 프로듀스. 나도 나가고 싶었는데.”
어라. 그러고 보니.
김명수의 빈자리에 누구를 쓰느냐는 얘기를 할 때 화이언의 이름도 나왔었지?
그의 말에 일단 임성준과 이기천에 대한 생각을 머리에서 털어냈다.
화이언 정도의 아이돌이면,
그런 안무가들보다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포지션이잖아?
“넌 한결이 형에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왜?”
녀석이 프로듀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왜긴요. 그거 가면 내가 형 안무 출 수 있잖아요.”
아.
…깨달았다.
무엇을?
앞으로 화이언에 대해서 생각할 땐, 그냥 무조건 춤이랑 엮어서 생각하면 된다는 걸.
이 녀석, 뇌를 분석해보면 90%는 춤으로 가득 차 있을 거다.
대단한 녀석.
얘가 뭐가 아쉬워서 내게 목을 매나 했는데,
애초에 행동의 기준 자체가 다 내 춤이었다.
“언제 형이랑 같이 한 번 작업 해 보나…”
화이언이 나를 힐끔거리며 말했다.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작업이라는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잠시만.’
문득, 머릿속을 파고드는 생각이 있었다.
프로듀스 101에서 임성준을 서포트하는 자리.
그 자리는 안무가의 자리여서 화이언이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에서 그가 내 안무를 출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지 않나?
화이언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나도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
“어때?”
내가 생각한 방법을 얘기했더니.
내 얘기를 들은 화이언의 얼굴이 활짝 퍼졌다.
그가, 재밌겠다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미소를 띤다.
“저,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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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천재 안무가가 되었다 – 3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