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51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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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었던 안무에서 바뀐 이유가 무엇일까.
그 원인에 대해 잠깐 생각하고 있을 때.
어느새 끝이 난 무대에선 연습생들에 대한 질문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노래를 고르면서, 뭐 특별히 힘들었던 거라도 있어요?”
트레이너들이 무대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전.
가장 먼저 물음을 던진 건 프로그램의 MC인 민석이었다.
“음… 힘들었다기 보단, 다른 연습생들도 다들 이 노래를 하려고해서. 경쟁이 심했어요.”
그의 질문에 이번 무대의 리더, 이혜정이 답해왔다.
“오, 노래가 인기가 많았나 봐요?”
“딱 영상이 나오자마자 저희들끼리 눈을 마주쳤어요.”
“아, 이 노래다! 했죠.”
“너무너무 하고 싶었는데, 다른 연습생들도 같아서… 이 곡에 특히 많이 몰렸거든요.”
“아아, 그래서 여기 연습생들의 등수가 다들 높았구만?”
민석의 말에 이혜정이 어색하게 웃는다.
긍정이라는 뜻이겠지.
내가 알기로, 이번 곡 선정 방식은 등수가 높을수록 원하는 곡을 하기 쉬운 방식이었다.
낮은 등수부터 곡을 선택했고, 해당 곡의 정원이 찬 상태에서 높은 등수가 노래를 선택하면 밀어내는 방식.
즉, 높은 등수가 이처럼 많다는 건…
밀려낸 연습생도 그만큼 많았다는 거다.
“자, 그럼 그렇게 고른 어벤져스 팀의 무대는 어땠는지. 트레이너들의 평가를 한 번 들어볼까요?”
민석이 그제야 마이크를 옆에 있는 트레이너에게 넘긴다.
“저는…”
처음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방수연 트레이너.
그녀가 입술을 달싹이더니, 심플한 평가를 내렸다.
“너무 좋았어요.”
“꽤나 힘든 안무처럼 보이는데, 보컬이 생각보다 안 흔들려서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알 것 같아요.”
“확실히 등수가 높은 이유를 보여줬어.”
“특히 혜린이, 표정이 너무 좋아.”
그리고 그녀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트레이너들의 평가.
하나같이 칭찬들이 흘러나왔다.
이상한 건 아니다.
확실히, 짧은 시간 익히고 평가받는 중간 평가였음에도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줬으니까.
“이 곡 안무 만드신, 최연우 안무가는 어떻게 보셨어요?”
한편…
내가 무대를 보는 건 다른 트레이너들과 다를 수밖에 없었다.
평가들이 이어질 동안,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던 내게 마침내 순서가 넘어왔다.
“좋았어요. 특히나 연습량이 많은 게 느껴졌어요. 이번 안무는 칼군무가 중요한데, 합이 굉장히 잘 맞네요.”
내 입에서 나오는 말에, 연습생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하지만 내 말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말.
칭찬만이 이어지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굳었다.
나는 하나 둘 천천히 연습생들을 돌아봤다.
“안무… 누가 수정했나요?”
연습생들이 서로를 쳐다보다가…
총대를 메고 대답을 하는 건, 이번에도 혜정이었다.
“…저희들이 상의해서 바꿨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다른 안무가가 내 안무에 개입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기엔, 바뀐 안무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왜 안무를 바꿨죠? 이유가 있나요?”
“더 멋있게 보일 것 같아서…”
“역시.”
그녀들의 말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연습생들이 굳이 안무를 바꾸는 것에 다른 이유가 있을 리가 없지.
그녀들의 말처럼.
연습생들이 손을 본 부분들은 모두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었다.
새싹 공놀이는 화려하고 빠른 박자가 특징인 노래였다.
그들이 바꾼 안무는, 그런 노래에 비해 수수하게 느껴질 법한 안무를 모두 바꿔놓았던 것이다.
“특히나 두 연습생이 합을 맞추는 안무는 완전히 바꿔버렸네요.”
브릿지 부분에 합을 맞추는 두 연습생.
이름표에 15라는 등수가 써져있는 양미현 연습생과, 18등, 고수진 연습생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부분이… 너무 무난하다고 생각했어요.”
“제 춤 실력과, 매력을 더 보여줄 수 있는 파트인데 안무가 깎아 먹는 것 같았어요.”
두 사람의 말은 결국은 같은 말이다.
이 곳은 오디션 경쟁 프로.
최대한 자신을 돋보이고 싶다는 말.
특히나 10등의 후반대에 위치한 연습생들이면 더더욱 그런 임팩트가 중요할 것이었다.
“양미현 연습생, 고수진 연습생.”
“네.”
꿀꺽.
연습생들이 잔뜩 긴장한 채로 침을 삼킨다.
“어떤 마음인지 모르는 건 아니에요. 순간 비트가 빠지고, 두 명이 무대에서 합을 맞추는 부분은 누가 봐도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부분이니까.”
“…”
“하지만 무대는 자신의 춤을 자랑하는 곳이 아닙니다.”
내 말에 연습생들이 고개를 푹 숙인다.
“그 부분의 안무가 무대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깨트려요.”
“그런데 그런 건 있어요, 최연우 안무가 님.”
그 순간.
연습생들을 대변해서 마이크를 잡은 건, 보컬 트레이너인 레이니였다.
그녀가 변호하듯 말을 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죠.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눈에 띄기 위한 선택을 한 걸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반드시 내가 만든 안무로 하라고 말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구요.”
나에게도 물론 이번 안무는 중요한 작업이지만.
연습생들에 비할 바 못 된다.
그녀들에겐 정말 인생이 걸려있는 문제였으니.
내가 안무에 대해 강압적으로 말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근데 저는 정말로, 바꾸지 않는 게 연습생들을 위해서 더 나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에요.”
그들의 바꾼 안무가.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 같기 때문이었다.
복잡한 표정으로 연습생들이 나를 바라본다.
처음 봤을 때부터 느껴졌던, 연습생들의 멘탈.
불안한 그들의 마음가짐이 여실히 느껴졌다.
…부담 되겠지.
한 번의 선택이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 그녀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말을 꺼냈다.
“여러분들. 새싹 공놀이의 안무가 전체적으로 어때요. 힘들죠?”
“…네.”
고개를 끄덕인다.
그걸 가지고 뭐라 할 생각은 당연히 없다.
힘든 안무가 맞거든.
나는 내 손을 눈높이 부근으로 들어 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새싹 공놀이의 노래와 안무는 강강강강- 이렇게 가는 노래라고 생각하면 돼요. 강하게, 강하게, 세게.”
“…”
“그런데.”
그러던 그 순간.
나는 그 눈높이에 있는 손을 테이블로 훅! 내리 꽂았다.
그러자, 손을 따라 시선을 돌리던 연습생들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갑자기 확 약하게 되는 부분이 있으면, 어떨까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약하고 부드러운 안무가, 훨씬 눈에 띄지 않겠어요?”
말을 마치고는 두 연습생을 돌아봤다.
“그게 두 분의 파트인 겁니다.”
가사, 스토리에도 기승전결이 있듯이 안무에도 기승전결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기승전결은 뚜렷한 각 부분만의 장점과 임팩트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모여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하지만 연습생들은 그 기승전결을 결결결결-로 만들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그들 스스로에게 손해가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
연습생들은 내 말의 뜻을 그제서야 이해한 것 같았다.
작게 한 마디를 내뱉는 고수진.
“물론, 어떤 안무를 할지는 여러분들이 선택하는 겁니다.”
나는 말을 마치며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그래,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연습생들, 한 번 생각해보세요.”
레이니의 덧붙이는 말을 끝으로, 새싹 공놀이 팀의 평가가 끝이 났다.
내 안무를 건드리지 않았던 주혜린과, 이혜정.
그리고 등수가 높은 또 다른 연습생들과 달리…
그들 중에서도 등수가 낮은 연습생들이 고민에 빠진 모습으로 뒤돌아간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이제는 내 손을 떠난 문제였다.
xxx
안무실.
대여섯 명의 댄서들이 모여 시끌벅적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안무실의 벽면에는 커다랗게 굵은 인테리어로 글자가 적혀있다.
G-eight 엔터테인먼트.
그들은, G-E 엔터테인먼트의 안무팀, Gravity였다.
“너 요즘에 하는 거 있어?”
“네, 저 일본. 가서 락킹 퍼포먼스 대회 출전이요.”
“저랑 같이 가요.”
“둘이 같이? 언제 가는데?”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방송 댄스 안무팀과 다른 점이 있었다.
대부분의 댄서들이 스트릿 댄서 출신. 댄스 배틀을 주로 하던 댄서들이라는 것이었다.
댄스 경연대회나, 퍼포먼스 대회에서 입상을 하고 이름을 날린 사람들.
그들은 지금도 각종 댄스 경연 대회에 출전하거나, 길거리의 댄스 배틀 등을 주최하고, 참여하곤 했다.
“요새 안무가 중에 TV에 나오는 한참 유명한 댄서 있잖아.”
“누구요?”
“최연우라고, 프로듀스 101에 나오는.”
“아아아! 우리 막내랑 같이 댄스대회 나갔었다는 그 댄서?”
“막내야. 네가 전에 말한 사람 맞지?”
그러던 도중.
댄서 중 가장 키가 큰 남자, 이대경이 한 댄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짙은 초록색 헤어밴드를 착용한.
20대 초중반이 갓 넘은 댄서가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막내, 서성욱이었다.
“아니, 같이 댄스 대회를 나간 게 아니라, 결승에서 만난 것뿐이라니까요?”
서성욱이 손을 탈탈 털며 그들의 말을 정정한다.
“어쨌든 대회에서 보긴 했었죠.”
“근데 네가 이겼잖아. 네가 우승하고, 최연우 저 녀석은 준우승.”
“…그렇죠.”
그건 맞는 말이니 정정할 필요 없다.
서성욱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는 최연우 저 사람, 무슨 춤 췄냐?”
“최연우는 그 때도 어반 댄스였어요.”
“실력 어땠어?”
이대경의 말에 서성욱이 잠깐 고민을 했다.
준우승까지 올라온 최연우.
그의 실력은…
“솔직히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고평가 되어있는 사람이에요.”
“정말?”
이대경이 놀랍다는 듯 답한다.
“특히 외모 때문에. 원래 실력은… 그냥 뭐 그저 그랬던 것 같은데. 안무의 특색도 딱히 없고. 이번 프로듀스 101도 안 봐도 뻔해요.”
“그래? 나쁘진 않은 것 같았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대경.
그러나 그 순간.
“어, 유튜브에 최연우 안무가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어? 방송에 나온 것도 아니고 유튜브에?”
핸드폰을 보고 있던 한 댄서의 말에, 대경와 성욱 두 사람 모두 한 걸음에 다가섰다.
댄서가 화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채널을 만든 모양이에요. 창작 안무 영상을 업로드 하는 채널.”
“야, 방금 네 말 들은 거 아니냐?”
대경이 성욱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한다.
“못 춘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한 번 보고 평가하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저는 실제로 보고 말하는 거잖아요. 대회 때 만났다니까.”
“그래그래. 그런데 달라졌을 수도 있잖아? 일단 네 말대로 얼굴 때문에 춤도 고평가 받는지 확인 한 번 해 보자. 재밌겠네.”
턱.
그렇게, 자리에 주저앉은 세 사람이 영상을 재생시켰다.
“안무의 이름이, 놀이터네요?”
“노래가 좋네.”
흥미롭게 영상을 쳐다보는 댄서들.
그리고…
“…야, 이렇게 추는 데 고평가가 된 거라고?”
“춤도 춤인데, 안무가 생각지도 못하는 동작이 계속 이어지는데요?”
“방금 막내가 뭐라했더라? 안무에 특색이 없다고 하지 않았어?”
이대경과 댄서는 잠깐 안무를 봤음에도 곧바로 감탄을 토해냈다.
“화려하면서도 감성적이야.”
“듀오 댄스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을 잘 살렸네.”
그런 그들의 평가.
그와 함께, 서성욱은 얼음처럼 굳은 얼굴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말도 안 돼.’
그는 또래의 댄서인 최연우가 벌써부터 ‘선생님’ 소리를 듣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외모’때문에 고평가 받는 최연우는, 언젠가 고꾸라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영상 속에 보이는 안무 영상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겨우 4달 전.
자신과 댄스 경연대회에 출전했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xxx
마침내 새싹 공놀이에 대한 무대가 방송에서 공개되는 날.
방송은 연습생들이 선곡을 하는 과정과, 무대에 오르는 연습생들의 중간 평가가 먼저 방송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게 다 편집이 안 됐네.’
나는 보면서 입을 쩍 벌렸다.
사실, 편집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든 자신의 파트에서 임팩트를 주고 싶었던 연습생들의 안무 수정.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악수임을 설명하는 내 평가.
그 중간 평가의 과정들이 모두 살아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생각보다 부드럽긴 했다.
당시에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만 같았던 연습실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편집이 되니, 안무가로서의 따듯한 조언으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그렇게 탈바꿈이라고 할 것 까진 아닌가?’
분위기만 그렇지, 의도 자체는 따뜻한 조언이 맞긴 하다.
연습생들을 위해서 해준 말이니까.
그리고…
그 덕분에 또 다시 나에 대한 어그로가 끌렸다.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는 실시간 반응들을 확인하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습생에 대한 평가니까.’
조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만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
“후우.”
생각보다 긴장이 많이 된다.
연습생들이 내 조언을 받아들여 안무를 다시 바꿨을까?
아니면 자신들의 의견을 밀어붙여, 그대로 진행을 했을까.
중간 평가와 새싹 공놀이 팀의 연습과정을 지나, 마침내 연습생들의 무대가 공개 됐을 때.
[피어나는 새싹처럼!]“다행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무대는, 결국 내가 처음 만들었던 안무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와 미친!] [노래 너무 좋아 ㅠㅠㅠㅠ] [확실히 중간에 노래가 확 숨이 죽는 부분에, 미현이랑 수진이 듀오 안무가 눈에 확 띄는데?] [원래 안무가 더 좋긴 하네 ㅋㅋㅋ]그리고 그 노래에 대한 평가들은, 내 기억 속의 새싹 공놀이와 다르지 않았다.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주는 프로듀스 101의 최대 히트곡.
곧바로 반응이 오고 있었다.
그렇게, 새싹 공놀이의 무대를 끝으로 방송이 마무리 되는 순간.
– 띠링!
미리 구독을 해 두었던 유튜브의 채널에, 한 편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잉.
[약속했었던 대로,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영상 업로드 끝냈습니다.]그리고 채널을 관리하는 편집자, 남궁수로부터 온 메시지.
[야, 유튜브에 새싹 공놀이 안무가가 만든 다른 안무 올라옴.] [누구? 아, 아까 중간 평가 때 그 잘생긴 안무가?] [ㅇㅇ 최연우.] [바로 보러 가야지! 그 사람 다른 안무 어떻게 짰는지 궁금했는데 ㅋㅋㅋ]프로듀스 101의 방송이 끝나고,
프로그램의 여운을 즐기고 있던 실시간 반응의 채팅방이 순식간에 유튜브에 대해 관심을 옮겨갔다.
그와 동시에…
지잉-, 지잉-.
영상의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내 핸드폰에는 댓글 알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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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천재 안무가가 되었다 – 5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