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54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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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회사 소속이요?”
내 목소리에 있는 의아함을 느꼈는지, 곧바로 박 팀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네. 이건 부탁이라고 말했다시피, 회사와는 관계가 없는 겁니다. 박 팀장이 아닌, 박은영의 입장에서 안무가님께 부탁드리는 거예요.]개인적인 부탁.
그런 거라면 왜 신인 개발팀이 아닌, 박 팀장에게서 연락이 온 건지 이해할 만했다.
애초에 MW에서 트레이너가 부족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회사에서, 연습생들 트레이닝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해서요.]“그런데 박 팀장님이 괜찮으시겠어요? 저는 전문 트레이너가 아니라 안무가인데요.”
트레이너와 안무가의 역량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 난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작곡가가 레코딩을 할 때, 자신의 노래를 잘 부르도록 프로듀싱을 하지, 노래 자체를 잘하도록 하지는 않는 것처럼.
그 역할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그런 작곡가를 안무가에 비유한다면.
보컬 트레이너는 댄스 트레이너와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최 안무가 님, 이미 Free Plus 레슨 진행하셨다고 들었어요. 레슨생들 반응도 괜찮았다고.]박 팀장은 모르는 정보가 뭐야?
내게 전화를 하기 전에 다 확인을 해 본 것 같았다.
[최 안무가 님 말고 다른 Free Plus 안무가 님들은 지금 일이 바쁘다고 하셔서요. 가능하세요?]박 팀장은 내가 맡아주기를 바라는지, 간질간질한 느낌으로 말하고 있었다.
“트레이너라…”
딱히 하는 게 어려운 건 아니었다.
그녀의 말대로, 당장 프로듀스가 끝나면 스케줄이 비어있는 것도 맞았고…
재밌을 것 같긴 한데.
다만, 바로 약속을 하기엔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페이는 어떻게 되나요?”
그 첫 번째를 꺼내는 순간.
숨을 쉬지도 않고 박 팀장이 대답을 해 온다.
[당연히 정당한 페이를 지급해 드립니다. 외부 트레이너로서 도움을 주러 가는 거니까, 레슨비처럼 회사에서 지급될 거예요. 정확한 액수는 따로 연락을 드릴거예요.]그건 됐고.
그럼 다음은…
“시간은요?”
물론 지금 내 스케줄이 비어있다곤 하지만, 주 7일을 출근하라고 하면 못 할 일이다.
[주 3일. 한 연습생 팀만 맡으면 됩니다. 일자는 회사 쪽이랑 조정을 하면 되구요.]내가 물어볼 걸 예상이라도 했는지, 박 팀장이 곧바로 대답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딱히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조건이 나쁜 것도 아니었고.
게다가, 특히나 흥미로운 건 MW엔터 내부에서 하는 게 아니라, 외부 회사의 연습생들이라는 것이었다.
보통 기획사 연습생들은 이미지 소모를 막기 위해 노출을 꺼리기 마련이니까.
다른 소속사의 꽁꽁 숨겨놓은 보석함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재밌을 것 같네요. 해 볼게요.”
내 결정을 듣고 나서야, 박 팀장이 안심한 목소리로 말한다.
걱정할 것이 없을 것까지야…
나에 대해 조금 과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기획사 이름은 뭔가요?”
[아, 커렌트 엔터테인먼트예요.]커렌트 엔터테인먼트?
들어본 적 없는 회사였다.
기왕이면 5대 기획사 중 한 곳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럼, 첫 방문 일자 말해주시면 그 때 찾아가겠습니다.”
[네.]깔끔한 대답과 함께, 박 팀장이 전화를 끊었다.
“휴우~.”
트레이너 일이라.
일단 나는 오늘까지는 충분히 휴식을 즐기며 체력을 보충하기로 했다.
그래야 내일부터, 다시 달려갈 수 있을 테니까.
xxx
마침내 프로듀스 101의 마지막 화 방송되는 날이 찾아왔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촬영.
생방송 무대의 지금껏 사용했던 세트장이 아닌, 거대한 실내 체육관이었다.
“아, 떨려.”
“누가 될까?”
“제발, 수진이 데뷔하겠지?”
실내 체육관의 입구.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입장을 대기하고 있다.
분위기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나 다름없었다.
두근 두근.
‘괜히 내가 긴장되네.’
그런 모습을 보니 내가 더 설레는 것 같기도 하고.
정면 입구에서 빙 돌아서 들어갈 수 있는 후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돌았다.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된 통로로 1층에 있는 대기실을 찾아갔다.
“어, 왔어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딘지 축축한 습기의 냄새가 코를 파고든다.
방수연을 비롯한 다른 트레이너들은 미리 도착해 있었다.
“곧 있으면 올라간대요. 관객 입장도 시작 되고.”
“리허설은 다 끝난 거겠죠?”
“네. 연습생들은 무대 뒤편에서 대기 중. 하하, 제가 더 떨리네요.”
보컬 트레이너 한재성이 두 손을 비비며 설렘 반 긴장 반의 목소리로 말한다.
역시, 그런 긴장감은 나만 느끼는 게 아닌 모양이었다.
“기분 좋은 긴장이네요.”
“정말.”
끼익-.
대기하고 있는 트레이너들.
문이 열리며 스태프 비표를 목에 찬 남자가 얼굴을 들이밀며 말해왔다.
“출연자 분들. 자리로 올라갈게요.”
“네.”
드디어 촬영 시작이구나.
“다른 선생님 분들도 다 응원하는 연습생 있으시죠? 이거 문자 투표로 한다니까, 투표 다들 합시다.”
“그래요. 저는 지금껏 비밀로 해 왔지만, 데뷔 기원하는 연습생이 한 명 있어서.”
“어, 누구에요?”
“지금까지 비밀로 했는데, 여기서 말 하겠어요?”
“에이, 마지막인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친해진 한재성과 유준하가 농담을 주고받으며 걸어가는 복도.
그런 그들 사이에 껴서, 나도 그 거대한 무대가 보이는 지정석 자리로 향했다.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눈을 찌르는 조명이 모두를 감쌌다.
.
.
.
웅성웅성.
드넓은 관객석에 하나 둘 입장하고 있는 관객들.
“와아…”
TV로만 보던 이 커다란 무대를 실제로 보다니.
‘차원이 다르네.’
음악 방송 무대나, 쇼 케이스 무대.
퍼플링크가 다녔던 행사 무대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크기다.
게다가 그 크기에 관중들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으니, 더더욱 웅장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만든 안무가 올라갈 날이 있겠지.’
내가, 그리고 내가 만든 안무가 오늘 저 파이널 무대 위에 올라가는 일은 없겠지만…
언젠가는 저런 큰 무대 위에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귀 전, ‘Lidit Senne’라는 안무팀이 만들었다고 불리는 그런 안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서는 출 수 없었던 안무가 아닌.
나, 최연우가 만든 안무를 말이다.
마침내 모든 관객의 입장이 끝나고, 내려가는 조명.
커다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마지막 화의 생방송이 진행됐다.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세요! 프로듀스 101.”
그 소리와 함께.
“와아아아아아!”
“꺄아악!”
관객들의 비명과도 같은 함성 소리가 실내 체육관을 뒤덮었다.
xxx
내가 이번 프로듀스 101에 궁금한 점은 단 하나였다.
과연, 최종 멤버가 누가 될까?
프로듀스의 프로그램 진행 방향이 내가 알던 것과 너무나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회귀 전에 13등을 차지했던 서은아가 없다는 것과, 그녀를 대신해 나왔던 HY 엔터의 박세연이 하차를 했다는 점.
그리고…
“주혜린이다!”
“혜린아!”
“꺄아아앙아악!”
이토록 많은 인기를 누리는, 주혜린이라는 멤버가 탑 20에 속해있다는 점이었다.
“어때?”
중반 쯤 진행되고 있는 생방송.
옆 자리에 앉아있던 임성준이 물어왔다.
“너도 생각하고 있는 연습생 있어?”
임성준도 마지막 촬영에 누가 데뷔를 할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저는…”
솔직히…
주혜린에게 응원의 마음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어떻게 보면, 나 때문에 퍼플링크의 데뷔조에서 튕기게 된 것이기도 했고.
그보다 훨씬 전, 나 때문에 목숨을 건진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열심히 한 연습생이 데뷔 멤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말하진 않았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임성준에게 대답했다.
“가끔 나보다 더 네가 융통성이 없는 것 같아.”
“하하.”
임성준이 재미없다는 듯 의자에 등을 기댄다.
“새 걸그룹의 이름은, 프로원입니다!”
그렇게 파이널 무대 「Blusher」과, 발라드 곡인 「빗소리」까지 끝이 나고.
최종 11인의 멤버를 발표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룹명이 먼저 공개되며, MC 민석이 외친다.
“프로듀스 원오원. 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살린 그룹 명으로, 프로듀스에서 프로를. 원오원에서 원을 따와 프로원이라고 지어졌습니다.”
감회가 새롭다.
프로원, 저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지금 이 공간에 내가 있다니…
“7등은… 정예선 연습생!”
“와아아아!”
10등부터 차례 데뷔 멤버가 결정됐다.
하나 둘 발표될 때마다 들썩이는 관중들의 반응과 왈칵 눈물을 터트리는 연습생들.
나는 왠지 한 발자국 떨어져서, 드라마를 바라보는 것처럼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아니, 애써 그렇게 생각 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2위로 데뷔할 연습생은요.”
그리고 2등의 발표가 다가왔을때.
혹시나 하는 기대가 현실이 됐다.
“MW엔터테인먼트, 주혜린 연습생!”
“와아아!”
“혜린아아아!”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함께, 무대에서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주혜린이 보였다.
주혜린의 데뷔가 확정된 것이다.
‘하.’
그와 함께 잔뜩 긴장하고 있던 몸이 풀어지는 게 느껴진다.
그제야 나도 깨달았다.
드라마를 시청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결코 내가 그러지 못했다는 것을 말이다.
‘생각보다 내가 응원을 많이 했구나.’
무대 위에 주혜린의 모습을 보니…
오디션 날, 사옥 1층에서 봤던 그 주혜린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 내가 보았던 반짝거리며 빛나는 연습생이 어느새 커다란 무대 위, 아이돌로 데뷔를 확정짓고 있었다.
내 입가에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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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의 마지막 촬영까지 끝이 나고,
아직까지 세상은 프로원의 탄생에 대한 얘기로 떠들썩한 며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들과는 한 걸음 떨어진 스케줄을 위해 이동하는 중이었다.
‘커렌트 엔터테인먼트.’
박 팀장에게서 들은 트레이닝 일.
회사와 첫 출근을 약속한 날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 음료수.”
미리 연락받은 사옥으로 찾아가는 길.
버스를 타고 도착한 사옥의 근처에서, 난 편의점을 찾아 안으로 들어섰다.
딸랑.
들어서자마자 방울 소리가 울린다.
‘아직도 방울을 달아놓고 있는 곳이 있네.’
하긴. 옛 것이 좋은 거라고.
방울소리만큼 손님이 들어오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게 없긴 하다.
그렇게 편의점에 들어서는데,
편의점의 한쪽 구석.
“?”
범상치 않은 네 명의 남자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단순히 모여있어서 범상치않게 느껴진 건 아니었다.
‘…왜 나를 경계하지?’
그들은 왜인지, 내 눈치를 힐끔힐끔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할 말이라도 있나?
아니면 나를 알아본…거라고 하기엔 연예인 병이겠지. 음.
저벅저벅.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도, 여전히 경계만 할 뿐 말을 걸지는 않았다.
‘…잘 생겼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녀석들의 얼굴이 확 눈에 띄었다.
네 명 모두, 어린 나이의 녀석들이 하나같이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닌 것 같지?”
“응.”
“휴, 빼박 관계자인 줄 알았네.”
‘이 녀석들…’
어린 나이.
잘 생긴 얼굴.
그리고, 나에 대한 경계를 푸는 대화까지.
그 정도 들으니, 이 녀석들의 정체를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연습생이구나.’
소속사의 거센 식단 조절에 반기를 들고 뛰쳐나온 불쌍한 녀석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먹자, 먹자.”
와…
나는 곧바로 이어지는 그들의 퍼포먼스(?)에 감탄을 토해냈다.
내가 가까이 갔을 때 분명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나에 대한 경계를 푸는 순간, 어디서 나온 건지 소시지, 김밥 같은 음식들이 그들에게서 쑥쑥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어디다가 숨겨놨던 거지?
거의 묘기 수준이다.
그들은 완벽 범죄를 꿈꾸는지.
게 눈 감추듯 엄청난 속도로 음식을 입안에 밀어 넣었다.
“가자!”
“레슨 시간 얼마 안 남았어.”
그들은 재빠르게 쓰레기들을 전부 처리하고, 편의점에서 빠져나갔다.
사건 현장에서 빨리 벗어나서, 의심을 피하는 것까지.
자식들, 완벽하네.
“1500원이요.”
“네.”
그들이 떠나고 난 뒤.
나도 사려고 했던 음료를 들고 편의점을 나섰다.
‘그나저나…’
방금 전 녀석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어느 회사 연습생이려나?
네 명 모두 훤칠하고, 행동력도 빠른 걸 보니. 마음에 드는데…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최초 목적지인 커렌트 엔터테인먼트의 사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도착한 사옥.
“아, 오기로 한 트레이너 님이시죠?”
“네.”
생각보다…
‘많이 허름하네.’
내가 떠올렸던 다른 중소 기획사들보다, 커렌트 엔터테인먼트의 사옥은 더 허름한 편에 속했다.
안내를 받아 안 쪽으로 들어가니, 안내해주는 여자가 미소를 띄고 설명했다.
“저는 사원 정서원이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서 영광이예요.”
“하하.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레슨 시간이라서, 레슨 먼저 해 주시고. 자세한 계약서 작성은 끝난 뒤에 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연습생들 인사 나누시고… 트레이닝은 스타일대로 가르쳐주시면 됩니다.”
1층 안쪽에 있는 연습실.
“그럼 전 이만.”
“네.”
열어주고 돌아서는 서원에게 인사를 건네고, 연습실로 들어서니…
“안녕하세요.”
“어…?”
안무실 안.
익숙한 네 명의 얼굴이 보이는 것이었다.
…하긴.
생각해보니, 편의점 바로 옆이 커렌트 엔터테인먼트인데.
누가 봐도 연습생인 그들이 어디 소속인지 바로 떠올리지 못한 내가 바보지.
“반가워. 난 오늘부터 당분간 너네 춤 트레이너를 맡은 최연우.”
씨익.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물론, 나는 단순히 반가운 감정에 불과했지만…
녀석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헐…”
“클났다.”
완벽 범죄를 꿈꾸던 네 명의 특공대원들의 얼굴에 낭패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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