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57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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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곡가와 커렌트 엔터와의 극적인 협상을 마치고 연습실로 돌아오니.
어째, 해브잇 멤버들이 나를 보는 눈빛들이 이상하다.
왜들 이래?
네 명이 마치 한 사람 같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니. 그런 거에서 일심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쌤은 혹시 메타몽이세요?”
녀석들이 왜 이러는지 나름 추측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결이 툭 말해왔다.
“?”
내가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쉽사리 이해가 안 되네.
메타몽이 그거 맞나?
포켓몬스터의 메타몽?
“처음엔 아이돌이었다가, 갑자기 저희 춤 선생님 됐다가. 이번엔 저희 타이틀곡 안무가 님이 됐네요.”
“그니까. 카멜레온이네요. 상황에 맞게 직업이 바뀌어.”
쨍! 하고 정적을 깨는 말과 함께, 녀석들이 설레발치며 말한다.
“난 아이돌이었던 적이 없는데?”
“…아, 그렇네.”
“우리들이 그냥 착각한 거였지?”
“아무튼!”
녀석들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파닥거렸다.
“그나저나, 안무실에서 연습하라고 했더니, 밖에서 나눈 대화는 들었나보네?”
그런 그들에게 슬쩍 말하니, 금세 몸을 움찔하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에 그냥 피식 웃고는, 녀석들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네는 내가 안무가인거 몰랐어?”
“네.”
“그냥 트레이너 선생님인 줄 알았는데…”
애초에 해브잇 멤버들은 나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모양이었다.
하긴, 나를 아는 것도 프로듀스 101을 봤어야 알지.
안 봤으면 모르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니었다.
“난 본업이 안무가야. 정확히는 댄서고… 너네 트레이닝을 특별히 데뷔 전까지 맡게 된 거지.”
“그렇구나…”
“저희 데뷔 전 까지만요?”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멤버들.
그런데, 이결은 마지막 한 마디에 꽂힌 모양이었다.
그가 벌써부터 아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는 안무도 맡았으니, 데뷔 후에도 계속 보게 될 것 같지만.”
처음엔 데뷔 전까지였긴 한데, 상황이 바뀌었으니.
안무를 만들고 활동을 같이 하면 예상보다 더 오래 함께할 것 같았다.
내 말에 이결의 표정이 밝아진다.
만나서 딱히 좋은 소리 못해준 것 같은데.
내가 오래 함께한다는 말에 왜 좋아하는 건지.
괜히 쑥스러운 기분이 든다.
이결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무뚝뚝해서 몰랐는데.
내가 녀석들에게 벌써부터 정이 들은 만큼, 녀석들도 내게 정이 든 모양이다.
“안무. 안무가까지 정해졌다고 생각하니, 이제 진짜 실감이 좀 나는 것 같네.”
“응. 처음 노래 들었을 때도 실감이 나긴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덤덤해졌었지.”
한편. 멤버들이 신이 나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데뷔 얘기를 바로 곁에서 들어서 그런지, 잔뜩 설레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무덤덤해져서 편의점에 있는 음식을 털어먹었고?”
“윽.”
그래서 장난처럼 말 했더니,
녀석들이 또 다시 한 마음 한 뜻으로 고개를 푹 숙인다.
“쌤…”
“하하하! 그래, 말 안 할게. 자, 그러면!”
짝짝!
박수를 쳐서, 잠깐 어수선해진 연습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녀석들이 다시금 고개를 든다.
데뷔 후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 세계로 돌아올 시간이다.
“방금 있었던 안무에 대한 건 내 일이고. 너네는 너희 일을 해야지?”
“네!”
지극히 트레이너의 입장에서 말했더니.
연습생들은 곧바로 대답해온다.
역시, 정신교육이라고 딱히 다른 걸 할 필요가 없다.
연습생들에겐 ‘데뷔 임박’이라고 실감나게 느끼면, 그게 최고의 동기 부여다.
“아까 내가 포인트 동작을 살리는 팁을 알려준다고 했지? 내가 한 번은 그 방법 없이, 한 번은 그 방법을 써서 춤을 춰 볼 테니. 보고 너희가 차이점을 한 번 생각해 봐.”
“네!”
“알겠습니다!”
내가 유명 안무가라는 점도 조금 동기부여에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시간 전보다 훨씬 신이 나서 집중하는 연습생들을 보니 나도 흥이 올랐다.
그렇게 나는 해브잇 멤버들과 남은 레슨을 이어갔다.
xxx
다음날.
그렇게 내가 새로운 안무의 일을 맡기로 결정한 뒤.
나는 어떻게 연락이 닿은 Laky와 전화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목소리 너머에서도 그 젠틀한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세요. 저 안무가 최연우입니다.”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준비했던 질문을 물어보니 괜히 긴장이 되네.
내가 오늘 그에게 전화를 건 이유는, 그에게 궁금한 게 있어서였다.
“작곡가 님 퍼플링크 데뷔곡. 기억나세요?”
[네. 최연우 님이 안무 맡으신 곡. 당연히 기억하죠.]
그때.
Laky에게 HY엔터가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노래를 잠가버렸는지.
MW에 노래를 줄 수 없다고 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단순히 돈 때문에, 혹은 HY가 대형 기획사니까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본 Laky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가 그런 것에 움직일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HY엔터에서 제게 와서 했던 말이요? 뭐였더라… 그거 별 거 없었는데.]그가 내 질문을 듣고 잠깐 침묵을 지켰다.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이내 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며 말한다.
[본인들이 MW에서 서은아를 데려가게 됐다고 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곡이 반드시 서은아가 불렀으면 하는 마음에, MW로 귀속되는 것을 막았던 것뿐입니다.]나는 Laky의 얘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반대의 상황이었잖아?
난 서은아가 곡에 집착을 해서,
HY 엔터가 작곡가에게서 곡을 빼낸 줄 알았는데.
정작 실제로는 HY가 먼저 Laky에게 ‘서은아를 데려왔다.’라고 거짓말을 해서. Laky는 그걸 믿었던 것뿐이었다.
즉 Laky는 자신의 노래를 서은아에게 부르게 하려 했던 것 뿐이라는 말.
[그런데 서은아가 MW에 남는다고 하길래, 다시 MW에 줬을 뿐입니다. 그 외엔 제가 한 게 없어요.] “…그렇군요. 제가 작곡가 님한테 착각을 했었나봐요.”그러자, 전화 너머에서 푸흐흐,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뭐, 돈이라도 받고 일부러 HY에 넘긴 줄 아셨나보네.]…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질문만으로 반은 맞추셨네.
“하하, 아닙니다, 아녜요.”
[뭐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업계에서 꽤나 미움 받는 사람이라 서요.]
Laky가 그렇게 말하고는.
[궁금증 해결 되셨죠? 그럼, 제 노래 안무 잘 부탁드립니다.]통화를 끊었다.
Laky와의 통화는 얼마 가지 않아 마무리 지었지만. 아쉽지 않다.
난 궁금했던 걸 해결했으니까.
“업계에서 미움 받는 작곡가라…”
하긴.
그렇지 않은 게 더 이상하지.
실력 있는 작곡가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 활동한다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그 선이라는 게 있다.
Laky가 계약이 되어있는 곡을 혼자서 깨버리는 것.
내가 본 것만 해도 두 번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행동을 하게 되면, 결국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그가 부담해야하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업계 사람들의 인식이 문제였다.
언제든 계약을 위반하고 나가버릴 위험이 있는 작곡가.
그런 독불장군과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회사는 없을 테니까.
♪♬♬
통화를 끝내고.
나는 이번에 맡게 된 Laky의 노래를 틀었다.
미리 받은 가이드 버전의 데모곡이다.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의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래만으로, 아이돌 앨범에 자신의 타이틀곡을 올릴 정도였으니.
“으쌰.”
에이, 복잡하게 생각할 거 뭐 있나.
결국 내가 맡은 건 안무가의 일이다.
Laky의 노래에 적합한 안무를 만들기만 하면 되는 거다.
…물론 그게 조금 힘들 순 있겠지만.
‘해브잇의 데뷔 컨셉과, 노래의 느낌. 커렌트 엔터는 너무 자유도가 높네.’
딱히 그들은 내 안무에 바라는 느낌을 명확히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두루뭉술하다.
어떤 안무를 만들어야할까?
‘…일단 가자.’
그런 고민을 하기엔 자취방이란 공간은 적합하지 않지.
그래서 이만 일어나, 안무실로 향하려는데.
지잉-.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남궁수]편집자 님이네.
스윽.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안무가 님! 두 번째 안무 영상 업로드 되었습니다.] “아, 올라갔군요.”[네. 말씀하셨던 대로, 조금 빨리.]
첫 번째 올렸던 3부작의 첫 번째. 「놀이터」에 이어.
그 다음 영상인 「방황」이 업로드 되었다.
사실, 두 번째 영상의 업로드 시기는 예상보다 조금 빨라진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첫 번째 브이로그 영상의 인기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었다.
첫 브이로그 영상에 두 번째 안무인 「방황」의 연습 장면이 담겼다.
덕분에 「방황」을 기다린다는 댓글이 범람했고,
그 궁금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업로드 시간을 조금 조정했던 것이다.
남궁수가 말하며 뒷말을 흐린다.
말 안 해도 알 것 같다.
그것을 업로드 했으니, 세 번째 영상인 「우정」의 촬영도 슬슬 들어가야 한다는 것일 텐데…
‘아직 마음에 드는 댄서를 구하지 못했단 말이지.’
첫 번째 놀이터를 함께 춘 고딩 댄서 전수한.
두 번째 방황을 함께 춘 서태승.
두 댄서는 안무를 떠올리자마자 곧바로 생각난 댄서들이었는데.
이 안무를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딱 살려줄 사람.
그런 댄서가 떠오르지 않아, 「우정」은 촬영이 미뤄지고 있었다.
‘안무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는데 말이야.’
[그러면, 그 전에 다른 컨텐츠를 하나 올리죠?]남궁수에게 그런 내 상황을 말했더니.
그녀가 말해오는 것이었다.
다른 컨텐츠?
“어떤 컨텐츠요…?”
[전에 말했던 인터뷰 컨텐츠나, 그런 건 아직 이르잖아요? 그래서 하나 생각한 게 있는데. 음. 안무가 님이 괜찮으시려나?]그녀가 잠깐 고심하듯이 말을 끊었다.
“뭔데 그래요?”
잔뜩 궁금한 채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그러길 얼마.
남궁수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xxx
일단 유튜브 영상보다 중요한 건, 안무가의 일이었다.
안무실.
혼자 앉아 다시 한 번 Laky의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춤을 출 해브잇 멤버들을 떠올려본다.
‘나도 이런 적은 처음인데.’
…연습생들의 춤 트레이닝을 하면서,
안무까지 만들어 가르치는 경험이라니.
그러고 보면, 박 팀장님은 나를 커렌트 엔터의 트레이너로 보낼 때. 이렇게 될 걸 예상했을까?
‘…예상 했겠지.’
왠지 속아 넘어간 기분이긴 하다.
해브잇 멤버들이 그냥 연습생이 아닌 데뷔조 멤버라는 것부터.
하필이면 회사에선 안무가를 못 구해 애를 먹고 있었고.
회사는 원래 내게 안무를 맡기려고 물망에 올리고 있었다?
우연이라기엔 타이밍이 너무 완벽하니까.
‘후회는 없지만.’
물론 최종 선택은 내가 선택한 것이니. 딱히 후회가 되지는 않았다.
‘그럼 조금씩 생각을 해 볼까?’
쓸데없는 생각을 날려 보냈다.
나도 이제 노래와 맞는 안무를 생각해 봐야하니까.
일단,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커렌트 엔터가 전달한 해브잇의 컨셉은 있었다.
– 도심.
물론 도심이라는 글자를 봐도 여러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도심 속에서의 사랑 얘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사랑이라.’
노래의 제목은 「Have You」
Have It이라는 그룹의 이름과 일부러 맞춘 곡명이었다.
대중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노래였고, 그 중에도 컨셉은 도심이면…
도심 속에서 운명처럼 첫 만남. 그런 느낌이 떠오른다.
“이걸로 해 볼까?”
머릿속으로 나름 방금 것들을 정리하니, 그림이 그려진다.
안무의 키워드를 잡고, 구체적인 안무를 짜려는 그 순간.
끼익-.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의 한 남자가 고개를 들이밀었다.
“아, 드디어 왔네.”
“죄송해요. 좀 늦어서.”
오늘, 안무를 만들 생각을 했을 때.
커렌트 엔터테인먼트에 내가 개인적으로 부탁했던 것이 있었다.
안무를 함께 만들고 싶어, 회사에 물어보고 허락까지 맡았던 사람.
“들어와도 되는 거 맞죠?”
“어. 괜찮아. 아무도 없어. 나만 쓰는 안무실이야.”
트레이너로서 멤버들 사이에 차별을 둘 순 없겠지만.
그래도 멤버들 중 함께 안무를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의 연습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뭔가 떨리네요. 안무가 님이랑 같이 안무를 짠다니.”
긴장된다고 말은 하면서 표정은 전혀 긴장한 것 같지 않은 녀석.
해브잇의 멤버 이결이 씨익 웃으며, 안무실에 들어서고 있었다.
끝
ⓒ 원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