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76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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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야.”
“네, 선배님.”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바람 따라 벗 따라」팀의 퍼포먼스.
그것을 지켜보던 류 PD가 조용히 옆에 있는 조연출을 불렀다.
“지금 첫 번째 촬영 이후에, 연습 과정 촬영 편집 하나도 안 됐지?”
“네, 대부분 분량을 켄과 반가을 팀으로 간다고 하셔서…”
저번 촬영 이후 일주일의 시간.
류 PD는 그 동안 반대쪽 팀의 촬영을 따라다녔다.
그가 생각했던 건 아이돌 출신 작곡가, 박한형의 편곡이었고, 그 팀의 일상 부분으로 분량을 채우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지금에라도 방향을 선회할 수 있는 게 다행이지.”
PD가 복잡한 한숨을 내쉬다, 좋게 생각하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지금 이 무대를 본 이상.
PD는 당장이라도 1화의 연출 방향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최연우와 화이언, 그리고 지수 팀의 연습 과정을 충분히 챙기는 것으로.
PD가 또 다시 조연출을 돌아보고는 묻는다.
“그런데, 저 쪽 작곡가가 편곡하는 분량은… 어떻게 됐어?”
“그게… 없습니다.”
“뭐?”
PD가 신경질적으로 휙 조연출을 돌아봤다.
하지만 조연출은 억울했다.
애초에 저번 일주일간, Young팀 쪽을 촬영할 수 있는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화이언 팀의 작곡가는 자체적으로 본인들이 구해, 온라인으로 곡을 받았다고 합니다.”
“작곡가 이름은?”
“그것도… 신경을 쓰던 부분이 아니라.”
“하아… 당장 오늘이라도 물어봐서, 작곡가 찾아가. 인터뷰라도 따서 스토리 만들어.”
“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다.
저번 주, 화이언 팀에 본인이 신경을 덜 썼던 게 사실이니까.
PD가 그렇게 임시방편으로 수선을 하는 동안.
“그러면, 다음 켄/박가을 팀의 무대는 어느 정도로 완성되었는지 확인 해 볼까요?”
MC의 진행에 따라, 화이언/지수 팀이 끝난 후 켄/박가을 팀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적나라하게 두 공연을 이어서 보니, 더더욱 느껴진다.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던 무대의 퀄리티.’
그것에 숨길 수 없는 차이가 난다는 것을.
“하하…”
무대를 다 본 PD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첫 계획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프로그램.
하지만 그것이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이 무대를 빨리 내보내고 싶다.’
완성도 높은 화려한 무대.
그것이 주는 본연의 기대감.
이 무대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보여줄 반응…
그것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됐기 때문이다.
“바로 내일. 마침내 첫 무대를 위해 댄서들이 거리로 나서게 되는데요. 내일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두 번째 촬영의 마무리가 지어지고, MC가 정리 멘트를 툭툭 쳐냈다.
그렇게 중간 평가이자 스튜디오 촬영이 끝나려는 순간…
“잠시만요.”
갑자기 한 댄서가 MC의 말을 끊으며, 손을 들고 무대 중앙으로 나섰다.
심지어 MC도, 다른 출연자들도 아닌, 제작진에게 시선을 향한 채로.
“…?”
모두의 시선이 모인 그 곳. 갑자기 나선 이는…
어째서인지, 최연우의 무대가 끝난 뒤부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출연자.
임성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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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지?
한창 카메라가 돌아가는 촬영 도중 나서는 임성준.
나는 그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최종 경연일은 내일이죠?”
“내일 맞습니다.”
잠깐 끊어가자고 말이라도 한 건가.
임성준의 질문은 MC도 아닌,
제작진에게 직접 묻고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거 오프 더 레코드야?
뭐,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선 제작진과 출연자가 진행 상의를 하는 모습이 프로그램에 방영되긴 하던데.
거리의 댄서들은 그런 예능들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프로그램 아닌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한 채 임성준을 보고 있으려니.
그가 이어서 놀랄만한 말을 꺼냈다.
“네. 오늘 저녁. 아니, 내일 촬영. 사람들이 모인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까지.
방금 했던 안무를 수정 보완, 연습해서 무대에 올리겠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
나보다 더욱 당황한 것은 MC였다.
중간 평가라고 했지만…
내일 최종 경연일인 이상,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평가나 다름없었다.
즉, 지금 안무를 바꾼다는 건, 도박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
“이유가 뭐죠?”
하지만 노련한 PD는 흥미롭다는 듯 그런 임성준을 바라보며 되물을 뿐이었다.
얘기는 들어보겠다는 모습.
…PD와 출연진들이 연습 과정에 대해서 대화하는 거.
이거 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건 맞아?
내가 그렇게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이.
“상대 팀의 안무 때문입니다.”
임성준이 갑자기 나를 향해 돌아보며 말을 꺼냈다.
갑자기 나는 왜.
“…그 말은?”
“내일 길거리 경연까지 가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안 붙어 봐도 결과가 뻔히 보입니다.”
“어떤 결과가요?”
“저희 팀이 패배하는 결과가요.”
“…임성준 댄서님!”
단호하게 말하는 임성준의 대답.
그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듯, 반가을과 그녀의 팀 댄서인 윤영은이 발끈했다.
하지만 임성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두 분은 정말 방금 무대를 보고 못 느꼈습니까?”
“…”
“제가 하는 말은, 저희 무대가 형편없다는 게 아닙니다.”
임성준이 여전히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다만 저쪽 팀의 무대가 너무 뛰어나고, 우리가 그것보다 부족할 뿐이에요.”
그런 임성준에게 아무 말도 않고 입을 꾹 다무는 반가을.
임성준이 그녀를 무시하고는 다시 한 번 PD를 바라봤다.
“기존의 룰은 어기는 게 아니겠죠? 원래 내일이 본 경연 날이니까요.”
“물론이죠. 그러니까, 남은 기간 동안 안무를 수정 보완해서 뛰어난 안무를 만들어 오겠다?”
“그렇습니다.”
임성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말을 정리한 PD.
그런데, 그의 얼굴에 묘한 열의가 차올랐다.
PD가 촬영팀을 휙 돌아보며 말했다.
“촬영 팀, 오늘 저녁 임성준 댄서의 팀 새벽 연습까지 촬영 따라붙을게요.”
“…네?”
당황해서 바라보는 제작진.
“그림 그려지잖아? 하루 전 날까지 연습해 온 무대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한 켄과 반가을 팀.”
“저는 아니거든요!”
이어지는 PD의 말에 반가을은 울컥 반박했지만.
류 PD는 무시하고 말했다.
“하루의 기간 동안 더 뛰어난 무대를 만들 수 있을지. 그걸 집중 조명하는 그림으로.”
“그리고 그 결과는… 내일 있을 본 경연의 결과가 말해주겠죠.”
임성준이 그의 말에 대답하듯 받았다.
PD는 신이 잔뜩 오른 모습으로 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경연 결과가 더 기대되고. 아주 좋아요!”
“…”
그리고 나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거리의 댄서들은 ‘경연’의 포맷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 승패가 정말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
그것을 채우기 위해 ‘댄서와 아이돌의 케미’를 중요시 한다거나, 이전의 ‘일상’ 파트를 집중 조명하곤 했으니까.
무대는 최대한의 대중성을 챙기면 된다는 게 기본 골자였는데…
‘진짜 실력 경연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네.’
뛰어난 무대에 호승심을 느낀 임성준의 안무 수정. 그것으로 인한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면서…
‘경연’의 이름을 쓴 아이돌과 댄서의 케미 예능 프로그램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실력’ 경연 프로그램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그럼, 다들 내일 촬영에 뵙시다!”
기대된다는 목소리로 외치는 PD.
일단락 된 두 번째 촬영에, 나는 힐끔 임성준을 쳐다봤다.
그는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
그런데, 언제부터 나를 보고 있었던 건지.
내가 그를 바라보자 순식간에 눈이 마주치게 됐다.
하지만 그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시선을 피한다.
자신이 보고 있었단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는 듯이.
그리고는…
덜컹.
임성준은 아무 말도 없이,
그 길로 스튜디오를 벗어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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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엔터테인먼트 사옥, 근처의 카페.
“Free Plus를 떠날 거죠?”
거리의 댄서들의 스튜디오 촬영이 끝난 후,
갑작스럽게 기획팀 박 팀장의 연락을 받고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그런데, 맞은편에 앉은 박 팀장이 뜬금없이 말을 꺼내온다.
“…예?”
나도 모르게 멍청한 대답이 나왔다.
아니, 내용 자체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긴 하다.
나 혼자서는 몇 번이고 Free Plus를 떠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니까.
하지만 생각만 했지, 누구에게도 입 밖으로 꺼내서 말 한 적은 없는데.
이 얘기가 갑자기 박 팀장의 입에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내 대답을 듣고 씨익 웃는 그녀.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박 팀장님은 모르는 게 없으시네.”
예전부터 느꼈는데 가끔 박 팀장을 보다보면 생각이 읽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대단한 사람이긴 해.
“그런데,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낸거죠?”
“…뭐 때문이겠어요. 제가 지금 누굴 담당하고 있는데.”
박 팀장이 웃으며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홀짝인다.
사실 갑자기 연락을 했을 때부터 조금은 예상 한 바였다.
“퍼플링크의 안무 때문인가요?”
“그렇죠.”
박 팀장이 홀가분하게 답한다.
이제 곧 퍼플링크도 다음 앨범 준비에 들어갈 시기이고.
안무가 필요할 테니까.
그러면 이렇게 개인적으로 나를 찾아온 이유는…
안무를 맡기기 위해서려나.
슬쩍 그런 생각을 감추고 질문을 던졌다.
“데뷔곡처럼 Free Plus에 안무 담당을 맡기시는 건가요?”
“…그렇게 될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죠.”
박 팀장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Free Plus는 기본적으로 남자 아이돌을 담당하는 팀이니까. 이전 데뷔곡의 케이스가 특이했던 거고…”
“그건 그렇죠.”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여자 댄서 혹은 여자 아이돌의 안무만을 담당한 사람은, 단 한 번도 남자 아이돌의 안무를 만들어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성별의 안무만을 계속 담당하면서 안무팀의 이미지를 굳히려는 것일 수도 있었고.
“…그리고, 저번 안무는 최연우 안무가 님 덕분에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거니까.”
박 팀장이 흘깃 나를 쳐다봤다.
“솔직히 저는 곧바로 최연우 님께 담당을 의뢰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나는 이유를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회사는 Free Plus에게 안무를 담당하게 하려는 걸테고. 박 팀장은 내게 안무를 맡기고 싶고.
그런데 내가 안무팀을 나간다고 생각하니, 직접 연락을 취해 온 거겠지.
“그래서 부탁드리려고 왔어요.”
“어떤 부탁이요?”
박 팀장의 말에 궁금증이 일었다.
안무를 담당해달라는 부탁이 아니면,
어떤 말을?
“이번 퍼플링크의 안무, Free Plus에게 가는 게 아니라, 해외의 경우를 벤치마킹해서 진행할 것 같아요.”
“해외의 경우…?”
해외의 댄스 가수들이 안무가를 구하는 방식?
“외국은, 아티스트의 곡을 안무가들에게 선공개하고, 그 안무가 탐이 나는 여러 안무팀들이 서로 경쟁하는 방식이 있어요.”
“…오디션 같네요.”
보통 아이돌의 안무는 기획사에서 소속되어 있는 안무팀에 맡기거나, 한 번 히트를 친 안무팀이 있으면 꾸준히 전속으로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박 팀장이 말하는 것은,
다른 안무팀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기획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보통 팀이나 개별적으로 컨택이 들어가지만… 이번에 퍼플링크의 안무가 그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 같아요.
회사는 Free Plus에 맡기라고 하겠지만, Free Plus는 남자 아이돌을 담당하는 게 맞으니까.”
거기까지 말한 박 팀장이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거기에, 최연우 안무가 님이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침내 꺼낸 박 팀장의 본론.
안무로만 평가받는 곳에, 경쟁을 해서 퍼플링크의 안무를 담당해 달라?
흥미로운 얘기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퍼플링크의 안무를 담당하는 것에 흥미가 있느냐는 거겠지.
“재밌겠네요.”
내가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퍼플링크 팀과 함께 더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물론 있었다.
서은아와 시현, 막내라인인 현진과 유원.
충분히 매력있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보다, 다른 것이 내 흥미를 자극했다.
다른 안무팀들과 경쟁한다는 것.
‘내가 직접 만들고, 추는 안무의 평가.’
그것이 안무가,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을지 나도 궁금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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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다가온 거리의 댄서들의 첫 경연날.
인공 호수로 둘러쌓인 물빛자리 공원에 출연자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드디어 ‘거리의 댄서들’이라는 이름 답게 거리로 나오게 된 댄서들.
그들의 첫번째 일은, 바로 관객들을 모으는 일이었다.
“첫 공연장의 장소는 바로 이 곳, 물빛자리 공원! 과연 오늘 오후 6시. 같은 장소인 이 곳에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모여 있을 수 있을지!”
신나게 외치는 MC의 목소리.
“시작!”
삐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출연진들은 순식간에 같은 팀원들끼리 모여들었다.
“다들 모여봐.”
“일단 움직이기 전에, 서로 생각한 것 먼저 얘기부터 하죠?”
곧바로 거리로 나가기 전,
홍보 효과가 좋을 곳을 예상해,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게릴라 공연이잖아.”
“맞아.”
“양쪽 팀의 안무가 얼마나 뛰어나고, 누가 더 잘 했고 자시고, 관객이 없으면 어떡해?”
시작하자마자 앓는 소리를 내는 지수.
그녀의 말에 화이언이 눈을 부릅 뜨고는 다짐을 되새겼다.
“죽어라 홍보한다, 정말.”
“아니, 잠깐만.”
그러던 도중.
댄서, 휘나가 말을 꺼내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생각해보면, 게릴라 공연이기 때문에 관객도 승리의 전략 중 하나아냐?
“?”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트로트를 준비해 온 사람은 높은 나이대의 관객을 많이 데려오면 승리 확률이 높지 않겠어?“
휘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세 사람.
“그건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승리 전략은 확실하잖아.”
“?”
그런데…
그런 그녀의 말에, 갑자기 세 사람이 내 얼굴을 돌아보는 것이다.
…나? 나를 왜?
짜기라도 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한 사이.
그들끼리는 이미 눈빛만으로 대화를 끝낸 모양이었다.
세 사람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온다.
“정해졌네.”
“…뭐가?”
“우리가 첫번째로 관객을 잡으러 가야되는 곳.”
지수와 화이언이 입을 맞춰 말했다.
“…20대.”
“여자 관객들 위주로 호객 행위를 하는거야.”
“대학교로 가자!”
끝
ⓒ 원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