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78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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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음료를 주문을 마친 뒤.
잠깐 대기하는 동안, 출연자들은 하나같이 점원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누가 물어볼까?”
“아무 말 없이 촬영하는 건 당연히 안 되겠지.”
손님들에게 게릴라 공연에 대한 홍보를 하고, 촬영을 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카페에 들린다는 건 예정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보니, 제작진이 미리 장소를 섭외해두거나, 그랬을 리는 없었다.
“그래도 역시 지수 네가 가야지. 제일 유명하잖아.”
“아니, 화이언 선배님이 무슨 그런 말씀을…? 그리고, 점원이 여자잖아요. 당연히 잘 생긴 선배님이 가셔야죠.”
서로서로 총대를 메지 않으려는 모습이 아주 훈훈하다.
“…”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던 나도 슬쩍 점원을 돌아봤다.
그나저나. 나도 점원한테 물어볼 게 있는데…
물론 내가 점원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다른 출연자들과는 좀 다른 이유였다.
카페에서 나오는, 이 노래.
[그리움처럼-, 밀려오는 파도.]민아인의 「구름 광장」은 음원으로는 발매를 하지도 않은 노래다.
오로지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곳은 H&C Gallery의 채널 뿐.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재생하는 매장 음악 같은 경우엔 공연권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일 텐데…
유튜브 채널에만 올라온 이 노래, 게다가 음원도 나오지 않은 노래인데 저작권 등록이 되어있을 리 없었다.
‘아니 무엇보다…’
어떻게 이 노래를 알게 됐는지는 둘 째 치고.
이런 카페에는 보통 과일 차트 인기순위로 재생을 하지 않나?
굳이 유튜브에만 올라온 음악을 재생할 이유가…
“와, 이 노래 뭐지?”
“노래 좋다!”
한편.
아웅다웅하며 점원에게 가는 것을 서로 미루던 지수와 화이언이 그제야 조금씩 노래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처음 듣는데.”
“어디, 인디 가수의 노래인가?”
살짝 빠른 템포의 리듬감 있는 여름 노래. 하지만 거기 얹힌 보이스는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하다.
역시 헬리의 노래는 몇 번을 다시 들어도 좋네.
“그럼, 제가 한 번 갔다 올게요.”
그들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점원에게 물어본다는 얘기는 흐지부지 된 것 같았다.
내가 나서야겠네.
“카페에 사람들에게 게릴라 공연 오라고 해야죠.”
일단 명목상으론 홍보가 주 목적이긴 한데.
그것도 물어보고.
이 노래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도 물어볼 겸. 겸사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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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했던 음료가 모두 완성되고, 팀원들이 하나 씩 챙겨간 후.
“아, 네. 촬영 하셔도 돼요. 손님 분들만 괜찮으시다고 하면야.”
예상보다 촬영에 대한 허락을 받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점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자, 흔쾌히 허락해 주었던 것이다.
화이언은 다시 가방에서 전단지를 꺼내들었고, 지수와 휘나가 카페 밖의 카메라를 불러들인다.
사람들은 카메라가 들어서자 더더욱 웅성거렸다.
본인들에게 다가서니, 흥미로운 표정으로 전단지를 바라보기도 했다.
그렇게 시선들이 모두 화이언에게 쏠렸을 때.
“저기요.”
카운터의 한 구석.
모자를 눌러쓴 채, 모든 오더를 쳐내고 쉬고 있는 점원을 불렀다.
“?”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나를 마주보는 점원.
모자에 가려져있던 외모가 드러났다.
‘예쁘다.’
사장님이 얼굴을 보고 점원을 뽑은 건가?
대학교 근처니까 그럴 법도 하다.
점원 보려고 손님들 많이 오겠네.
“무슨 일이세요?”
그녀가 생긋 웃으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 노래, 혹시 어떤 분이 재생한 건가요?”
“…”
그런데.
내 질문을 듣자마자 점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노래요? 왜 그러세요? 혹시 제목 궁금하세요?”
“어… 네.”
제목을 알고 있긴 한데.
저렇게 밝아지는 걸 보니, 내가 궁금해 하길 바라는 것 같았다.
“이거 구름 광장이라고 유튜브에 검색하시면 제일 위에 H&C Gallery. 이 채널에 올라와있는 노래거든요.”
“아아~.”
대충 고개를 끄덕이니 더 신나서 설명을 해 준다.
“이 H&C Gallery가 뭐냐면, 헬리랑 최연우. 이렇게 엄청 핫한 작곡가랑 안무가 두 명이 만든 채널인데. 이 구름 광장은 헬리 작곡가의 첫 앨범 첫 발표곡이예요. 노래 좋죠!”
…설명을 자세히 하는 것 치고는.
채널 주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네. 그런데 이 노래를 어떻게 아시게 된 거에요?”
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삼키고 물었다.
“여기 이 노래 부르는 애. 제 동생이거든요.”
왠지 그럴 것 같더라.
처음 봤을 때는 몰랐는데,
가만히 보다보니, 그녀의 외모에서 민아인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딘가 목소리도 좀 비슷한 것 같고.
외모도 비슷, 목소리도 비슷. 심지어 내 얼굴은 모르는데 H&C Gallery채널은 알고 있으면, 민아인에게서 노래만 들었을 확률이 높았다.
“아직 음원은 안 나왔는데, 유튜브 들어가서 노래 들어주세요. 아마 앨범으로 발매가…”
“최연우 안무가 님!”
내가 가만히 미소를 지은 채 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데.
뒤쪽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점원이 그 말을 듣는 순간 얼음같이 굳어서는 멍하니 나를 쳐다본다.
“…어?”
그러다가 핸드폰으로 H&C Gallery 채널을 들어가더니.
거기에 나오는 얼굴과 나를 비교해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사람 나 맞아요.
“이런 데서 민아인 씨 언니를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하하.”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전단지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점원과 대화를 나누는 나를 향해 다가오는 지수와 화이언.
“오늘 저녁에 아인이 데리고 공연 보러오세요. 시간되면요.”
“지금 점원 꼬시는 중이에요?”
내게 오자마자 헛소리를 하는 지수와 화이언을 무시한 채 웃으며 뒤돌았다.
민아인에게 언니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자매가 둘 다 연예인 할 얼굴이네.’
언니 쪽이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민아인이 아이돌 같은 화려한 느낌이라면…
언니는 배우 같은 청초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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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물빛자리 공원.
예정되어있던 6시가 다가오면서, 공연장의 객석에는 한가득 관객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 출연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웅성거림이 커져갔다.
“퍼플링크…”
한쪽 구석에 자리한 두 사람을 흘깃거리는 사람들.
“그게 누구야?”
“그 있잖아. 저번에 「나른한 오후」부른.”
“아, 몇 번 들어본 적 있다. 아이돌이야? 공연 보러 왔나보네.”
“특별 게스트인가?”
“그런 것 치고는 너무 복장이…”
“그냥 구경 왔나봐.”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과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는 마스크.
그런데도 어떻게 알아본 건지 궁금해질 지경이지만, 이미 사람들은 확신을 한 모습들이었다.
그 순간.
“이제 곧 출연자들이 옵니다.”
덩그러니 조명만 비추던 무대 위에 한 남자가 올라와 마이크로 말을 했다.
거리의 댄서들의 MC를 담당하는 도정석이었다.
“오오!”
어느 정도 이름 있는 MC답게, 그를 보고서도 관객들이 얕은 환호성을 던졌다.
MC가 익살스럽게 한 손을 들어 올리며 화답하고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게릴라 경연의 재미는 바로 관객이 얼마나 왔는지 모르는 재미 아니겠어요? 이제 출연자들 오면, 최대한 숨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해 주세요.”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부우웅-.
물빛자리 공원으로 한 대의 차량이 들어섰다.
“쉬이-.”
다시 한 번 마이크로 말하는 MC의 말과 함께 하나 둘 씩 차에서 내리는 출연진.
안대를 쓴 채 8명의 출연진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합.”
“소리 지를 뻔 했다…”
몇몇 아이돌의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실물을 보자 터트릴 뻔 한 함성을 가까스로 참아낸다.
“자, 댄서분들은 안내를 받아 무대 위에 이렇게 서시면 됩니다.”
1열로 관객을 향해 도열한 댄서와 아이돌들.
“자, 댄서가 거리로 나선 본격 춤 예능. ‘거리의 댄서들!’ 첫 번째 공연을 앞두고 과연 관객들은 얼마나 들어왔을지!”
“…”
“…야, 이거 아무도 안 온 거아냐?”
출연진들이 하나 둘 걱정어린 말을 내뱉었다.
거짓말처럼 조용한 관객들.
MC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셋! 둘! 하나!”
“안대를 벗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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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아!”
안대를 벗는 순간 먼저 들어온 것은 눈을 한가득 찌르는 조명.
그리고 찢어지는 듯한 함성이 들렸다.
어우, 일반적인 공연보다 함성소리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금껏 숨죽이고 감추고 있었던 만큼, 괜히 더 신나서 외치는 것 같네.
대부분이 아이돌 켄, 지수, 반가을. 그리고 화이언의 팬덤이겠지?
“연우 오빠아아!”
…아닌가?
그런 관객들 사이, 일당백의 목소리로 외쳐대는 한 여자가 보였다.
어어, 진짜 왔네.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손을 슬쩍 흔들었다.
우리 연고대학교 4학년 선배님이시다.
“억윽!”
그녀가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는, 심장을 부여잡고는 과장되게 쓰러진다.
풉 웃음이 나온다.
귀엽네.
“오늘은 총 네 개의 무대가 이루어집니다!”
한편, 가득 들어찬 관객들을 보고 감격에 겨운 출연자들 사이,
MC가 자신의 본분을 하기 위해 진행 멘트를 이어갔다.
4번의 무대.
오늘 무대는 경연 무대 하나 뿐만이 아니었다.
일주일간 준비해 온 미션 경연, 90년대 히트곡에 맞춘 안무와.
승패와 상관없는 특별 경연으로 상대방 팀 아이돌 중 한 명의 히트곡의 커버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상대팀이 고른 우리 팀 히트곡은 지수 의 그룹, R-ade의 노래.
임성준이 있는데. 하울 보이즈의 노래를 선택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대망의 본 경연이 있죠. 그럼 선곡을 미리 한 번 공개를 해 볼까요?”
그리고 공개 된 90년대 히트곡.
관객들의 반응은 대동소이했다.
“바람 따라 벗 따라-를 댄스곡으로 춘다고?”
“그거 발라드잖아.”
춤으로 유명한 아이돌과, 댄서들. 그들이 콜라보해서 만들어내는 무대.
당연히 춤 위주의 공연이 될 게 분명한데, 뜬금없이 발라드 곡이 끼어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 팀원들은 그런 관객들의 반응을 즐기고 있었다.
더, 더 의심해 줬으면.
그만큼, 우리의 무대를 봤을 때의 충격이 커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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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무대가 들어가기 전.
경연 순서는 미리 정해진 것에 따라, 켄 팀이 먼저 시작했다.
나와 화이언, 그리고 지수와 휘나가 관객들의 앞. 1등석의 자리에 앉는다.
본격적으로 무대가 시작된다고 하니, 조금씩 긴장되기 시작했다.
‘하루 동안 임성준이 수정한 안무는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
내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임성준이 우리 팀의 안무에 경쟁심을 가지고 수정했다는 사실이었다.
나에게 경쟁이란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다.
회귀 전부터.
나는 열등감 덩어리였고,
안무 하나만은 그 누구보다 뒤떨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스타 안무가’ 임성준은 분명히 그런 나의 경쟁 상대 중 한 사람이었다.
지금 내가 Free Plus를 나가려는 이유.
그것은 대표인 임성준과 내가 그리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느낀 것 때문이기도 했지만…
…더 이상, 내가 임성준의 밑에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와 경쟁하고 싶다.
그는 뛰어난 안무가이자, 자부심도, 자존심도 있는 댄서.
팀원으로 그의 밑에 남아있는 게 아닌, 경쟁으로 나아가고 싶은 게 내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 ‘거리의 댄서들.’
이것은 나 혼자 그를 경쟁상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임성준 역시 나를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프로그램은 ‘쇼 비즈니스’ 세계에서 보여지는 경쟁이라면…
나와 임성준에게는, 안무가로서의 자존심을 건 진짜 경쟁이나 다름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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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음원으로 나오나?”
“와 「바람 따라 벗 따라」가 원래 이런 노래였어?”
“미친, 너무 좋아.”
“「가라가라고」는 춤 난이도가 너무 높은데?”
“춤에 대해 잘 모르지만 딱 봐도 어려워 보이네.”
“대박.”
거리의 댄서들의 촬영.
본 경연이 진행되자, 사람들의 반응이 시시각각 변해갔다.
오롯이 팬심으로 이곳을 찾아왔던 관객들 역시,
무대를 보자 감탄에 감탄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단순히 화려한 무대, 안무만이 주목받은 것 또한 아니었다.
90년대에 한 번쯤은 들어본 히트곡.
「가라가라고」와 「바람 따라 벗 따라」
제작진의 의도대로, 그런 과거 명곡의 재조명 역시 함께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시간 반응이 곧바로 올라온다.
“…실시간 검색어?”
관객석에 섞여, 놀러 온 기분으로 게릴라 콘서트를 즐기던 퍼플링크의 멤버들.
그들 중 현진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더니, 놀랄만한 화면을 보여줬다.
[5위. 거리의 댄서들] […] [7위. 바람 따라 벗 따라] [9위. 가라가라고]“와, 진짜네. 실검에 올랐어?”
거리의 댄서들과, 지금 있었던 무대.
그것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와 있었다.
길거리 예능이라는 것. 게릴라 경연이라는 특수한 포맷이 만들어 낸 최고의 홍보효과였다.
예상보다 높은 무대 퀄리티.
사람들의 반응. 실검에 오른 홍보효과.
‘거리의 댄서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예상보다 더욱 대박 날 것이라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는 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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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녀들의 옆에 앉아있는 한 댄서.
선아는 굳은 얼굴로 여전히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대가 시작되기 전, 곡의 소개때 나왔던 이름.
「바람 따라 벗 따라」를 편곡을 했다는 작곡가.
사람들은 흘려들었겠지만, 선아는 똑똑히 머릿속에 새겨놨었다.
‘헬리.’
최연우와 함께 하는 작곡가라는 사실을.
그가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가진 작곡가인지는,
방금 편곡한 노래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원곡이 궁금해 실시간 검색어를 검색하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헬리와 최연우.
그리고 그들이 운영하는 H&C Gallery.
선아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리고…
“같이 하고 싶다.”
환호성으로 난리 난 관객들 사이에서,
마침내 그녀의 입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본심이 담긴, 작은 목소리가.
끝
ⓒ 원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