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8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80
41. 비현실(4)
두두두두!!
인천시의 상공을 가로지르는 공격 헬기 한 대. 지상은 반파된 채 불타 고 있었고, 그 위에서 어떤 괴수 하 나가 포효를 내질렀다.
-쿠오오오!!
충격파가 일순 터져 나오며 헬기가 흔들렸으나, 그들은 겁먹지 않았다.
자신들을 지켜줄 존재가 있음을 알 았기에.
-포인트. 코드 매지션을 투입한다.
괴수를 상대하는 존재는 전투기도, 탱크도, 미사일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소녀 한 명.
지상으로 서서히 하강한 헬기에서 폴짝 뛰어내린 여고생, 풀레임은 지 팡이를 휘릭 휘둘렀다.
번쩍!
-오오, 저게 바로 마법…….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역시.
-대단흐]].
빛과 괴수의 격돌.
허공에서 점점이 새겨진 마법진에 서 쏟아지는 빛의 창이 괴수를 관통 하자 그것에 저항하여 괴수가 사방 으로 불길을 뿜어냈다.
-어엇!
황급히 헬기는 회피기동을 하였으 나 풀레임은 피하지 않았다. 그녀는 빛의 벽을 전방에 세운 채, 제자리 에 우두커니 서서 지팡이를 하늘 높 이 치켜들었다.
번쩍!
먹구름을 관통하며 거대한 빛의 기 둥이 떨어져 내리더니, 그대로 괴수 의 목을 썰어버렸다.
쿠궁…!!
– 오오!
– 해냈다!
-또 풀레임이 괴수를 죽였어!
괴수들은 특수한 배리어를 피부 위 에 두르고 있어 그 어떤 미사일과 총탄도 먹히지 않아서 상대하기 참 으로 곤란하였으나 풀레임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가뿐했다.
그녀가 쏘아내는 빛의 화살은 괴수 의 피부를 너무나도 손쉽게 관통하 였고, 빛의 칼날에 저항할 수 있는 괴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후우……
이번에도 성공적으로 사냥을 끝마 친 풀레임은 뒤돌아 허공을 향해 미 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을 찍고 있 을 무수히 많은 드론 카메라를 향한 팬 서비스였다.
들리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 있다.
팬들의 그 열렬한 환호성이.
나는 지구상 유일한 마법사였으며, 그들의 구원자였으니까.
이런 대우는 마땅하다.
* * *
찰칵! 찰칵!
촤라라락!
“풀레임 양! 이번에도 괴수 사냥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는데, 소감 한마 디 부탁드립니다!”
“학업과 히어로서의 활동을 병행하 는 게 힘들지는 않으십니까!”
“칠월고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공 식적으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는데 답변 부탁드립니다!”
헬기를 타고 돌아오는 길, 착륙지 점에는 이미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 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고 있 었다. 풀레임은 그들의 질문에 하나 하나 응답해 주고는 했다.
조금 피곤하기는 했으나 어려운 일 은 아니니까. 또, 그러면 팬들이 더 좋아해 주기도 했고.
‘학업이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건만, 결국은 반쯤 포기하게 되었다. 세상 곳곳에
괴수가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풀레임 은 전 세계를 일주해야만 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성적이 낮아졌느냐?
그건 또 아니다.
[전국 1등, 마법사 풀레임!]「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1등을 했 냐구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 요”] [전 세계 명문대학의 러브 콜! 과 연 그녀의 선택은?]
공부도 정말 최소한으로 했을 뿐인
데 결국 국내 탑을 먹어버렸고 외국 굴지의 명문대학에서도 줄줄이 연락 이 들어오고 있었다.
굳이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도 명문 대 진학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야말로 승승장구.
손을 대기만 하면 무엇 하나 실패 하는 일 없이 성공한다.
공부면 공부,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마법이면 마법까지.
풀레임이 복권을 사면 곧바로 1등 에 당첨되었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기부했더니 세상에 화젯거리가 되어
천사가 아니냐고 극찬을 받고, 그녀 가 입었던 옷과 장신구는 트렌드가 되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 를 끌었다.
세상이 나를 주목한다.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서 세상 이 뒤따르고 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서 세상이 고개를 끄덕인다.
세상의 중심이 된 것만 같았다.
걸림돌 하나 없이 그저 탄탄대로로 뚫린 길을 걸어가는 이 기분, 과연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행복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같은 창창
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풀레임 양! 지금 바로 출동 가능 합니까?
어느 날, 수업 도중 걸려온 전화에 풀레임은 급히 학교를 빠져나왔다.
정부의 주도하에 스케줄을 관리받 고 있어 학교의 수업을 빼먹는 건 이제 일상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학업은 유지할 수 있었을 터.
요즘 들어 부쩍 괴수의 출현이 잦 아졌다.
-강원도 철원과 일본 오키나와에 동시에 괴수가 출현했답니다. 서둘
러 강원도의 괴수를 먼저 처리한 뒤 일본으로 이동할 예정인데, 만약 늦 는다면 미사일을 사용할 수밖에 없 을 겁니다.
“아……
괴수 동시 출현?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사일은 안 돼.’
일본 오키나와는 유명 관광지로서 유동인구가 상당할 터. 미사일을 사 용하겠다는 건, 곧 도시가 무너지는 것까지 상정한다는 의미였기에 정말 최후의 최후까지 아껴둬야만 하는 수단이었다.
게다가 미사일로 괴수를 확실하게 쓰러뜨릴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였기 에, 서둘러야만 했다.
“서둘러주세요.”
풀레임은 자신이 하는 일에 사명감 을 갖기로 했다. 내가 아니면, 지구 사람들을 구할 수 없다.
사람들이 나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뭐든,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쿠쾅!
크읏…!”
-풀레임 양! 괜찮으십니까!
“괘, 괜찮아요!”
키 15m.
붉은색 피부.
하나뿐인 눈동자.
강원도 철원의 괴수를 쓰러뜨린 뒤 일본 오키나와로 향하여 마주친 두 번째 괴수의 특징이었다.
특이사항이라면…… 눈에서 레이저 를 발사한다는 것.
‘너무, 강하잖아!’
마법사로서 활동한 지 반년.
풀레임도 슬슬 눈치채고 있었다.
자신의 마법이 전혀 성장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그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마법을 어디서 어떻게 배웠 는지도 모르잖아?’
그저 갑작스레 머릿속에 마법의 지 식이 새겨졌고, 그것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사용했을 뿐 이 이상 성장하 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는 객관적으로 자신의 수준을 판단하여 ‘4단계’라고 결론을 내렸 다. 여태 출몰하였던 괴수들은 기껏 해야 2단계에서 3단계 수준.
여태까지는 상대하기 어렵지 않았
으나…….
지이잉! 쿠궁!
으읏!”
거칠게 작렬하는 레이저를 피해 엎 드리スト, 뒤쪽에 있던 건물의 잔해가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최소 5단계……!,
이 정도의 파괴력은 자신조차 쉽사 리 내지 못한다.
다행스럽게도 거인 괴수는 그 거대 한 몸집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기 동성은 떨어졌으나 눈에서 나오는 레이저의 파괴력이 막강하여 전투기 조차 제대로 접근을 하지 못하는 상
황이었다.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지이이잉-!
투쿵!
거인의 눈빛이 스칠 때마다, 문명 의 흔적이 차례차례 무너져간다. 그 사이에서 풀레임은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저 파괴력은 자신보다 최소 2단계 이상은 강력하여, 현재 펼칠 수 있는 그 어떤 보호막으로도 공격 을 버텨낼 자신이 없었다.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지팡이를 손에 꼭 쥔 채로, 풀레임 이 망설이는 그 순간.
후웅!
깃털보다도 가벼운 바람이 흩어지 며, 무언가가 자신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깨닫고 보니, 눈앞에는 웬 소년 한 명이 자신을 등진 채 서 있었다.
익숙한 뒷모습이었다.
“백…유설……T
그는 거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뒤돌아 풀레임에게 말했다.
“내 실수야.”
“어..丁
너】가 너무 빨리 행복을 끌어다 쓰
는 바람에 세상의 균형이 엉망이 됐 어.”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r
“……잠깐만 기다려.”
백유설은 자신과는 달리 작고 짧은 지팡이를 꺼냈다. 그곳에서 마나가 방출되자, 새하얀 빛의 검신이 솟아 져 나왔다.
“잠깐, 그런 걸로는……!”
그러나 풀레임의 말을 끝까지 듣지 도 않은 채, 백유설이 하늘 높이 날 아올랐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타면 서 순간이동한 그는 어느덧 거인의 지척까지 도달해 있었다.
지이이이잉!
백유설을 발견한 거인이 허공을 향 해 레이저를 쏘았으나 명중되지 않 았다. 그는 절묘하게 레이저를 피하 면서도, 그것이 지상에 닿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어..?”
그것은, 정말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일이었다. 자유자재로 허공을 관통 하며 기동하던 백유설은 마침내 거 인의 목덜미에 도달하여 그곳에 위 치한 푸른색 반점을 검으로 깊게 쑤 셔 박았다.
직후.
-쿠워어어…….
거인이 힘을 잃고서 맥없이 바닥으 로 쓰러지고 말았다.
쿠구궁!!!
“읏!”
워낙에 거체였기에 쓰러지는 여파 또한 만만치 않다.
풀레임이 황급히 배리어를 두르고 서 양팔로 몸을 가리고 있자, 바로 지척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고개를 들어보니 백유설이 심란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보고 있었다.
방금까지 거인을 상대했다고는 믿
기지 않을 정도로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복장 그대로였다.
“어, 어떻게…….”
자신은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상 대조차 불가능했던 괴수를, 단 일격 에 보내버리다니.
“너도 할 수 있던 거였어.”
그는 그리 말하더니 거인이 쓰러진 자리를 힐끗 바라보았다.
“앞으로는 더 힘들 거야. 더 강한 괴수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겠지.”
“잠깐, 무슨 말이야 그게?”
“말 그대로야.”
이후, 백유설은 한동안 침묵하였다.
이전처럼 바람과도 같이 사라지거 나 하지는 않았다.
기다리는 것이다.
풀레임이 질문을 던질 때까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마침내 백유설을 만났는데 대체 무 슨 질문을 던져야 할지도 감이 잡히 지 않았다.
‘넌 정체가 뭐야?’
‘너도 또 다른 마법사야?’
‘우리 학교 교복은 왜 입는 거야?’
정말 무수히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가 사라졌다. 이윽고, 풀레임이 꺼낸 질문은 이것이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거야?”
더 강한 괴수가 더 많이 등장한다 고 하였다. 현대 과학 병기로는 저 것들을 막을 수 없다. 이유? 모른 다. 아직 괴수의 배리어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
“이 세상은 멸망할 거야.”
“무, 무슨……. 다른 마법사들은 없 어? 너랑, 그, 나… 같은……
과연 나를 마법사라고 할 수 있을 까. 풀레임은 ‘나’를 칭할 때 살짝 머뭇거렸으나 백유설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싶었다.
“없어. 너랑 내가 끝이야.”
“그럴 수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을 바라 보던 풀레임은, 천천히 입술을 떼어 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왜 그런 질문을 그에게 던졌을까.
왜 백유설이 이 사태에 대한 해결 책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까.
모르겠다.
그런데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백 유설에게 물어보면, 뭐든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는 한참을 머뭇거렸고.
마침내 발걸음을 떼며 말했다.
“네가 스스로 죽음을 택해야 해.”
휘이잉……!
다시 고개를 들어, 그게 무슨 소리 냐고 물어보려 했으나 백유설은 이 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내가, 죽어야 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죽으면 저 괴수를 누가 막는 단 말인가. 이렇게 행복한 삶을, 대 체 어떻게 포기한단 말인가…….
“아…….”
풀레임은 한동안 그 자리에 주저앉 은 채, 움직이지 못했다.
* * *
그날 밤, 풀레임은 지독한 악몽을 꾸었다. 지독하고 또 끔찍했으나, 너 무나도 현실적인 악몽을.
꿈속에서 풀레임은 방랑자였다.
쏴아아-!!
쏟아지는 소나기를 헤치며, 풀레임 은 멸망해 버린 거리를 걸었다. 문 명은 이제 흔적밖에 남지 않았다. 한때 찬란했고 고귀했던 인간들의 과학기술은 괴수들에 의해 무너져 버렸고, 이제는 생존을 위해 쥐새끼 처럼 숨어 다니는 삶이 당연해졌다.
그건 풀레임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 았다.
그녀는 멸망한 도시를 가로질렀다.
아마도 하루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 함인 듯, 걷고 또 걷는다.
꿈속의 내가 건물 뒤에 숨는다.
무너진 빌딩의 파편 사이로 거대한 괴수가 지나쳤다.
나는 숨을 죽이고서 괴수가 지나치 기만을 기다렸다.
세상의 중심이었던 풀레임은 이제 없다. 꿈속에서의 나는 그저 괴수들 의 먹잇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 다.
– 쿠오오오!
-캬악!
바로 지척에서 괴수와 괴수가 살육
전을 벌인다.
하늘은 악마 날개가 달린 괴수가 점거하여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없 었고, 지하에는 끔찍한 독가스가 가 득하여 숨을 쉬는 것조차 불가능.
생지옥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빌딩 사이를 숨죽여 기어 다니던 꿈속의 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십이월고등학교]
무너져 버린 모교였다.
모두가 죽어버렸다. 괴수들이 세상 을 점거하던 그 날, 모교는 가장 처 음으로 무너졌으니까.
그 위에.
백유설이 앉아 있었다.
그는 우산을 펼친 채, 소나기가 떨 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너무 빨리 행복해지는 바람 에…… 세상의 균형이 무너졌어.”
꿈속의 나는 알고 있었다.
꿈속의 나는 자책하고 있었다.
“흐..”
꿈속의 나는 울고 있었다.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울고 또 울었다.
하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