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18
46. 옛날이야기(14)
아이작 모르프와의 식사를 끝마친 백설기는 곧장 보좌관 빌헬름의 안 내를 받아 기사단장만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급 숙소로 이동하였다.
– 아, 저분…… 기억나요.
어렸을 적 보았던 빌헬름의 딱딱하 지만 자상했던 그 얼굴이 떠오른다.
비록 남들에게는 엄격하고 무서운 사람이었지만 자신에게만큼은 따스 했던…… 빌헬름 보좌관.
그는 지금 백설기에게 냉랭하고 차 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곳입니다.”
백설기는 아이작 모르프 대공의 특 별한 대우를 받아 개인 숙소를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빌헬름은 그것 이 퍽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그 충성심 높던 빌헬름이 아이작에 게 소리까지 쳐가며 극구 반대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예. 좋은 숙소네요. 잘 쓸게요.”
그러든 말든, 백설기는 태연자약한 말투로 대답하였다. 참으로 얄미웠 으나 상대방이 뭐라 하든 간에 아무 런 신경조차 쓰지 않은 그 마이웨이 가 때로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경고하건대 아가씨를 위험에 빠뜨 리지 마십시오. 제가 당신을 용서하 지 않을 것입니다.”
빌헬름은 차갑게 쏘아붙인 뒤 사라 졌다. 혼자 남게 된 백설기는 가만 히 그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더니, 뒤돌아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우……
그건 항상 여유만만하던 백설기가
처음으로 보인 빈틈이었기에 에이젤 과 풀레임은 살짝 당혹스러웠다.
백설기는 천천히 침대를 향해 비척 비척 걸어가더니, 가면을 벗어 던지 고서 풀썩 드러누웠다.
마침내 공개되는 그의 얼굴.
– ……예상대로네요.
– 그러게.
그것은 틀림없는 백유설.
그런데 어째서인지 10년 뒤의 모 습과 전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마 치 나이를 먹지 않는 사람처럼.
어떻게 된 일일까.
풀레임과 에이젤의 혼란으로 가득 들어차 머리가 복잡해지려는 그때, 백유설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시간 여행자 수칙……
그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두 소녀는 동공을 크게 뜬 채로 정지하였다.
– 뭐……?
방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분명 어려운 단어를 말한 것도 아 닌데, 두뇌가 제대로 기능을 작동하 지 않는 것처럼 해석이 힘겨웠다.
– 시간 여행이라니…….
에이젤은 눈을 꼭 감고서 잠시 생 각을 정리하였다.
그래, 예상 못 했던 일도 아니지 않던가. 그는 시간을 수천 번이나 되감은 회귀자였으니…… 시간을 역 으로 여행하는 것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도 있으리라.
– 그럼, 이 아저씨는…….
– 네. 아마도 저희가 아는, 10년 뒤 미래의 백유설 씨가 맞아요.
앳된 외모도 그렇고, 자세히 보니 외형을 조금 개조했을 뿐 입은 복장 도 스텔라 교복이었다.
허리춤에 착용하고 있는 테리폰에
더해 코트 속에 감춰진 스텔라의 1 학년 회중시계까지.
어떻게 했는지, 또 어떤 이유에서 인지는 몰라도 백유설은 굳이 10년 전의 과거로 돌아와 에이젤의 과거 속에 몸소 녹아들었다.
,설마……?,
풀레임은 생각했다.
‘저 아저씨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 어지는지는 기억하고는 있을 거야.’
에이젤이 은세십일월의 신물을 이 용해 아이작 모르프의 진실을 알아 가는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가 끝난 직후 그녀는 틀림없이 심신이 모두
피폐해질 텐데…… 과연 백유설이 그 모습을 가만히 놔둘까?
그는 주변인물들이 불행해지는 것 을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그것이 악인이든 선인 이든 상관없이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면…….
절대 막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이 끔찍한 최악의 이야기조차 막아 내기 위해 그는 시간 여행이라는 위 험한 길을 감행한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 사건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
다. 제아무리 백유설이라도 과거를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분명, 여기서 아이작 모르프가 배 신을 하지 않고서 살아난다면 에이 젤은 행복해지겠지.
하지만…… 그랬다가는 원래의 세 계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말겠지.
‘도저히 방법이 없어.’
풀레임은 착잡한 눈으로 백유설을 바라보았다. 그는 멍하니 창밖의 별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머릿속 으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까.
이럴 때 독심술이 있었다면 참으로
좋을 텐데.
“에휴, 모르겠다.”
백유설은 그리 말한 뒤 옆으로 풀 썩 누워서 눈을 감았다.
밤이 깊었다.
* * *
모르프란 숲에 무단으로 침입하였 지만, 에이젤 아가씨를 구했다는 이 유 하나만으로 아이작의 선택을 받 아 무려 호위기사가 된 백설기.
-저 아저씨가 너 많이 지켜주데?
푸른 갈기 기사단 연무장에서 기사 들과 마주하는 백유설을 보며, 풀레 임이 장난스레 물었다.
그러나 에이젤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날 이 후로 거의 접점이 없었거든요.
-……그래?
그건 또 이상하다.
백유설이라면 자신이 한 말을 반드 시 지켜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면, 백유설조차 실패했기에 이 미 미래가 그렇게 완성된 것일까.
“그런데! 정체도 모르는 당신 같은 방랑객이 그분의 자리를 잇다니…… 전하께서는 인정하셨을지 모르나 우 리는 인정할 수 없소!”
척!
예상대로 백유설은 기사에게 결투 신청을 받았다. 물론, 굳이 싸울 필 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처음에는 거 절하는 듯싶었으나 결국 그 도발에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저 성격에 도발에까지 응수하면서 일부러 져줄 리는 없으니…….
퍽! 퍽퍽! 빠악!
“억! 아악! 악! 끄윽!”
백유설은 상대 기사를 일방적으로 구타하였다. 그간 받았던 스트레스 라도 풀려는 것인지 아주 시원스럽 게도 때린다.
마법조차 아예 사용하지 않고서 말 이다.
– 저게 본래의 힘인 걸까요?
5클래스의 마법사를 일방적으로 구 타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압도 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 터.
아마도 최소 6클래스에서.. 어쩌
면 7클래스의 능력을 지녔을지도 모 른다.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고.
– 모르지. 제아무리 수천 번이나 회
귀했다고 해서 본래의 능력까지 가 지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 은데 말이야…….
– 역시 그렇죠?
하지만 거기까지는 딱히 깊게 고민 할 필요가 없는 문제이기는 했다.
백유설이 악인도 아니고, 세상 하 나 구해보겠답시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람인데 강한 힘을 가지고 있 으면 있을수록 더 좋지 않겠는가.
저녁.
예상대로 백유설은 아이작 모르프 대공에게 불려갔다. 입단 하루 만에 기사 한 명을 잡아다가 쥐어팼으니
당연한 일이다.
꾸지람을 듣겠거니 생각했거늘, 아 이작은 예상외로 그를 별로 혼내지 않고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내일의 일정에 자네를 데리고 가 고 싶어서 불렀다네.”
아이작은 백유설에게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뒤에서 몰래 지켜보던 에 이젤은 동공을 크게 흔들었다.
一저건……!
아돌레비트 왕가의 인장.
이제부터, 그 사건’이 시작되려 한 다. 에이젤은 입술을 있는 힘껏 깨 물었다. 차라리 고통이 느껴졌다면
지금의 이 순간을 버텨낼 수 있었을 텐데 유체 상태의 몸으로는 아프지 도 않았고 피가 나지도 않았다.
– 진정해. 백유설이… 네 아버지 곁 에 있잖아.
– ……네.
솔직흐】, 백유설을 무한정 신뢰하는 풀레임이라도 이번 사건은 절대적으 로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에 이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프란 숲의 마수가 슬슬 깨어 날 시기가 되었다고 주장하더군. 마 법학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었어. 나
도 납득했지. 하지만…….”
대화가 오고 갈수록, 에이젤의 기 억이 점점이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 スト, 잠깐만…….
아버지의 죽음.
그런데, 어디에서 돌아가셨더라?
‘모르프란 숲.’
틀림없이 저곳이다.
저 숲에서 그는 흑마화가 된 채 마법계를 배신하여 아돌레비트 왕가 의 마법 기사들에게 저항하다가 죽 음을 맞이했다고…… 그렇게 알고 있다.
즉, 이번 과거 여행의 목적지가 코 앞까지 다가왔다는 말이었으나 어째 서 진정이 되지 않는 걸까.
– 에이젤, 에이젤!
풀레임은 에이젤의 떨리는 손을 붙 잡아주었다. 비록 체온은 전달되지 않았으나, 이렇게 곁에 누군가가 함 께 있어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다.
– 진정해.
– ……녀]. 고마워요.
그녀는 백유설의 뒷모습을 바라보 았다. 지금은 가면을 쓰고 있어, 표
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로 보 아 진지하게 이 사태에 대해 고민하 는 것으로 보였다.
과연, 그곳에서.
백유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아버지의 죽음을 관망할까?
미래의 세계를 위해서라면 틀림없 이 그 판단이 옳겠지만…….
– 믿어
••아저씨는 여태껏 항상 옳은 일을 해왔고, 단 한 번도 틀린 길을 걸은 적이 없어. 아저씨가 관여해서 네가
불행했던 일이 하나라도 있어?
에이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럴 거야. 진 정하고, 얌전히 기다리는 거야.
비록, 기다림 끝에 나온 진실이 처 참할지라도 말이다.
풀레임은 뒷말을 애써 눌러 삼키고 서 에이젤을 위로하였다. 자신의 이 위로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으나, 애써 고개를 흔들어 떨쳐냈다.
’……어떻게든, 될 거야.’
그녀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 * *
아침이 밝았다.
“아 존나 피곤해.”
끗발 좀 있는 기사들은 텐트도 1 인용을 사용했는데, 나 또한 그런 비슷한 대접을 받아서 그럭저럭 편 안하게 잠을 청할 수는 있었다.
불침번도 서지 않았거늘, 어째서인 지 피곤함이 전혀 가시지 않는다.
텐트를 슬쩍 열고 나가니, 나와 마 찬가지로 1인용 텐트에서 제복을 단
단히 갖춰 입은 채 걸어 나오는 위 풍당당한 모르프의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이거 1인용 좀 별로 아냐?’
밤에 누가 습격이라도 하면 어떡하 려고. 전술적으로 좀 불리한 게 아 닐까 싶다. 내가 아는 군대는 간부 들이 모두 중앙 막사에 옹기종기 모 여서 취침을 청하던데.
하기야 현대와 귀족 사회가 완전히 같을 리는 없으려나.
“김 씨, 오랜만이요.”
“……네 위치로 가도록.”
근처의 기사에게 설렁설렁 다가가
인사를 건넸지만 돌아오는 건 냉대 뿐. 나를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지만 기사단 전 원 숲 중앙의 공터에 집합하였다.
이번 작전을 위해 벌써 한 달도 더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나는 작전 개시 하루 전에 불쑥 끼 어든 불청객인 셈이고.
제대로 작전에 참여하지도 않을 거 고, 마땅히 부여받은 임무도 없다.
아이작이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작 전을 함께하자고 했는지 모르겠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그는 현명했으니까.
‘그나저나, 어떻게 됐더라……
에이젤의 10년 전 에피소드는 직 박구리 안경에도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았기에, 나 이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진실이 무엇인ス],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지금부터, 출정식을 시작하겠다.”
기사단은 출정하기 전에 제일 대가 리 높은 사람이 대표로 나와서 연설 을 한다. 원래 다 그런 건지는 모르 겠는데, 중세 배경 판타지 소설에서 자주 이런 장면이 등장하던 것을 생 각하면 그럭저럭 고증에 맞지 않은 가 싶기도 하다.
원정대장은, 아이작 모르프.
표면상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지만, 어쨌든 이 영토의 주인이 그였으므 로 아이작의 얼굴을 내세운 모양이 다. 사실 ‘표면’이라는 게 의미가 있 을까 싶다.
이 작전은 주변 세상에 아무것도 알리지 않은 채 몰래 진행되고 있었 으니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작전 회의 당시 마법사 협회의 늙 은이들이 변명하기를 일반 시민들이 겁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몰래 진행한 뒤 토벌에 성공하면 발표할
것이라고 하는데…….
말은 그럴 듯했지만 꼭 뭔가를 숨 기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정식은 아이작의 성격을 반영하 여 짧게 진행되었다.
모르프 대공가.
아돌레비트 왕가.
마법계 최고 권위자들이 백요호 화 령이라는 단 하나의 마수를 사냥하 기 위해 집결하였다.
하지만, 상대는 9리스크의 마수.
,……최소한 일전에 만났던 해적왕 블랙 벨리즈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당시에는 아돌레비트 왕가가 제대 로 병력을 준비하지 못하여 무력하 게 당했지만, 만약 당시에도 제대로 준비를 했다면 분명 승산은 있었을 것이다.
홍시화 아돌레비트.
그녀는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실패 한 적이 없는 여자였으니 이번 임무 도 반드시 성공해 내겠지.
원작 게임에서도 9리스크의 마수가 몇 번 정도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간 혹 들려오고는 했으니까, 막연히 말 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백요호 화령은 문제가 아니야.’
어째서 아이작 모르프가 마법계를 배신하고서 등을 돌리느냐.
그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최고의 정예로 구성된 기사단이.
봉인에서 풀려난 백요호 화령에거】.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기 전까지는.
“아..
하늘에서 새하얀 불꽃이 넘실거린 다. 새하얀 불꽃의 소나기가, 이 세 상을 강타하고 있었다.
숲은 이미 재가 되어 사라졌고, 지 도를 크게 수정해야 될 정도로 지형 이 완전히 뒤집혔으며, 최고의 정예 라고 생각했던 마법 기사들 중 대부 분이 사망하여 바닥에 쓰러졌다.
그 한가운데에서.
산만한 몸체를 가진, 꼬리 다섯 개 의 여우 마수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 였다.
-끼요오오오-!!!
발길질 한 번에 절망을 흩뿌리고, 포효할 때마다 죽음이 전염병처럼 번져 나가는 저 존재는….
재앙 그 자체.
나는 그제야, 암영에 감춰진 과거 의 진실을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 다.
‘홍시화가 이끄는 원정대는 백요호 화령의 봉인을 억지로 해제하였으 나, 쓰러뜨리지 못하고 패배했다.’
그것이, 진실 된 역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