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3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38
59. 겨울방학(9)
백유설이 겨울방학을 제대로 만끽 하게 된 것은 방학 후 2주나 지났 을 무렵이었다.
휴일의 대부분을 잠으로 보냈다는 사실에 그는 피눈물을 줄줄 흘렸으 나, 잠에 빠져 있는 사이에 얻은 성 과가 상당했으므로 나름대로 정신적
인 위안을 얻었다.
방학이랍시고 스텔라의 교장은 거 의 텅텅 비어 있었는데, 풀레임도 재미없게 학교에 남을 생각은 없었 나보다.
여름에는 바닷가, 겨울에는 스키장.
대부분의 학생들은 뻔히 정해진 정 석대로 여행을 다니고는 했는데, 풀 레임도 그건 마찬가지였는지 갑작스 레 엊그제 새벽녘에 스키장을 간다 며 여행을 떠나버렸다.
여행을 떠날 때는 보통 잔뜩 들떠 야 정상일 텐데 그녀는 어째서인지 그다지 가고 싶어 하는 눈치가 아니
었다.
하지만 동행하는 일행이 거의 스무 명이 넘어갔고 어쩌다 보니 풀레임 이 총무의 역할을 맡아버리는 바람 에 어쩔 수 없이 갈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나 돌아올 때까지 어디 가서 사고치고 다니면 안 된다?’
‘내가 애냐?’
‘애보다 사고 많이 치는 사람이 누 군데?’
‘너?’
’……아무튼, 돌아와서 봐.’
얼음을 좋아하는 에이젤까지 대동 하고서 여행을 떠나버리니, 이제 백 유설은 정말로 학교에서 할 일이 없 어 졌다.
기묘한 일이었다.
학기 초반에는 그 누구도 곁에 없 더라도 항상 할 일이 많았고 정신없 이 바빴던 것 같은데.
혼자서도 뭐든 잘 해왔고, 그건 지 금도 마찬가지일 텐데…….
어째서인지 요즘 들어서 혼자 있을 때면 쓸쓸함을 느끼고는 했다.
평생을 고독하게 살아온 백유설로 서는 상당히 낯선 감정이었다.
아이테르 월드의 백유설이 되기 이 전 현대 지구의 백유설도 이처럼 외 로운 삶을 살아왔으니까.
덜커덩!
흔들리는 열차의 리듬을 느끼며 백 유설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남들 죄다 스키장이나 겨울바다 여 행을 떠날 무렵, 백유설은 재미없게 도 제3세계수 나무화란의 과수원으 로 향했다.
열차는 한창 숲길 사이를 지나치고 있었는데, 이곳 역시 함박눈이 내린
것인지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뜬금없는 소리겠 지만 백유설은 눈 덮인 숲의 아름다 움보다는, 자신의 향상된 시력을 이 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떨어지는 눈꽃과 흔들리는 나뭇잎 이 이전과는 다르게 더욱 선명하게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주사율 60Hz의 모니터를 사 용하다가 프로게이머의 144Hz의 모 니터를 체험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저어…….”
뚫어져라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사이 복도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 왔다. 교복을 입은 여고생 2명과 남 고생 3명이었는데 처음 보는 마크였 지만 명문학교 학생이라는 것쯤은 쉬이 예상할 수 있었다.
방학 기간에도 교복을 입는 미친놈 들은 자신이 명문학교라고 자랑하고 싶은 청소년들밖에 없으니까.
,……나도 반년 전에는 저랬던가?’
그랬던 기억이 있는 것 같기는 하 지만 기억에서 지우기로 했다.
,,왜,,
“혹시, 이분 맞죠?”
남학생 한 명이 신문지를 들이밀었
는데 거기에는 며칠 전부터 한창 난 리가 난 ‘악마 출현’과 관련된 스크 랩이 있었다.
당연히, 백유설의 얼굴이 대문짝하 게 박혀 있다.
순간 어이가 없어졌지만 연홍춘삼 월의 가호 덕분에 눈썹 하나 까딱하 지 않고서 답했다.
“나 맞는데.”
”오오…… 실물은 처음 봐요.”
“나도 너네 실물 처음 봐서 신기 해.”
“혹시 사인 좀 해주실 수……V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말하는 꼬락 서니가 영락없는 21세기 현대에서 연예인을 만난 청소년이었다.
“사인?,,
그에게는 퍽 낯선 단어가 아닐 수 없다. 관심받는 것도 싫어하고, 노래 도 못 부르고, 춤도 못 추고, 연기 도 못하고 남 웃기는 데에도 재주가 없고 얼굴도 썩 잘생긴 편이 아니라 서 평생 연예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으니까.
“나 사인같은 거 없는데.”
“그, 그럼 이름이라도……
백유설은 신문을 받아 든 뒤 허공
에서 매직 잉크펜 하나를 꺼냈다. 아공간을 활용하니 학생들의 눈이 동그래진다. 반응 하나하나가 귀여 운 친구들이었다.
“자.”
신문과 노트에 2T없e맑은백유
설★]라고 적은 뒤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씩 적어주자 이게 뭐라고 또 기 뻐 한다.
“그럼 가 봐.”
백유설이 손짓하자 학생들이 잠시 주춤거렸다.
“그, 근데 우리 3학년인데…….”
“그래? 보기보다 동안이네.”
“열아홉……
«..?”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 로 뚫어져라 바라보자 학생들은 후 다닥 사인을 들고서 물러났다.
‘빨리 가자!’
‘휴, 일단은 사인이라도 받았어.’
‘생긴 거랑은 다르게 성격이 되게 날카롭네…….,
‘우리보다 어린데도 쫄았어.’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수군거리는 소리에 그제야 백유설은 저 학생들 이 왜 굳이 나이를 강조했는지 깨달
았다.
‘나 지금 열여덟인가?’
아이테르 월드는 서양식이 아니라 한국식 나이로 치니까 1월 1일이 넘어간 지금 18세가 맞을 것이다.
즉, 저 학생들보다 어린 주제에 반 말을 했다는 것.
‘뭐 어때…….,
실제 나이는 지금보다 열 살은 더 많은데 말이다. 그런 것에 신경 쓰 기 귀찮아진 백유설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안대를 썼다.
도착할 때까지 한숨 눈이나 붙일 겸.
“저, 혹시 백유설……r
아무래도 잠을 자기는 글러먹은 것 같다.
아이테르 월드에도 열대지방은 있 었으나 세계수는 전부 그에 해당되 지 않았다. 겨울만 되면 눈으로 뒤 덮여 새하얗게 변신하는 나무화란의 과수원은 매년 크리스마스와 비스무 리한 세계수 탄신 축제가 열리고는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미 그 축제는 지나간 후였다.
백유설은 모자를 꾹 눌러쓰고서 나 무화란의 과수원을 조심스레 걸었 다. 1년 내내 뉴스를 하도 타서 그 런지 이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진 탓도 있었지만, 나무화란의 장로 가 괜히 나와서 대접하겠답시고 초 대하면 귀찮기 때문이다.
일전에 의도치 않게 그에게 은혜를 입힌 백유설은 나무화란에서도 가장 귀중한 귀빈이 되어 있었는데, 그 뒤로 거의 찾아오지 않아 섭섭하다 는 장로의 편지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우편함을
확인 안 했네.’
알테리샤 학파는 물론, 별구름 상 회와도 엮이는 바람에 우편물을 받 을 일이 상당히 많아졌는데 한 달이 넘도록 잠들어 있던 탓에 확인하지 못했다.
‘돌아가서 바로 봐야겠어.’
체력이 이전과는 달리 월등히 좋아 진 탓일까, 숲길을 걷는 것도 이제 는 별로 힘들지 않다.
그 어떤 오르막도 산책로를 걷는 것처럼 편안하게 오를 수 있었다.
“오빠 왔다.”
백유설(30세, 고딩)의 목소리가 들
려오자 잎하넬(1001 세, 신령)은 기 척을 금세 알아차리고서 정원의 길 을 터주었다.
그녀의 본체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 했는데, 확실히 예전에 보았을 때보다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있었 는데…… 그보다 중요한 부분이 하 나 있었다.
“너, 움직일 수 있는 거야?”
一으응….
그녀는 무려 자신의 두 발로 정원 을 거닐고 있었으니까.
-가끔은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그래…….
방긋 웃으며 말하는 잎하넬의 모습 은 영락없는 어린애였지만, 심장을 회복하면서 성장한 것인지 일전에 보았을 때보다는 확실하게 키가 컸 다.
-놀러온 거야?
¹¹그런 셈이지.”
-최근에는…… 내 목소리가 전달 되지 않아서 깜짝 놀랐어.
“미안. 잠깐 정신을 잃었어.”
-괜찮아. 꽃서린이 자주 찾아와서 놀아줬어.
엘프왕이 누구랑 놀아줄 정도의 짬
밥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잎하 넬이 그렇다면 그런걸로 치자.
-바깥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이야 기해 줄 수 있어?
“물론이지.”
자리에 풀썩 주저앉자 잎하넬이 쪼 르르 달려와 그 맞은편 바위에 기대 어 앉았다. 동화를 들려주는 부모님 의 앞에 앉은 어린아이처럼 반짝거 리는 눈빛을 보고 있자니 차마 외면 할 수 없었다.
“이전에 꽃서린 누님이 통치하는 엘프왕국으로 교환학생을 갔거든. 거기에서…….”
사실 이곳에 백유설이 찾아온 이유 중 하나로는 잎하넬의 상태를 보기 위함이 가장 컸지만, 두 번째 이유 도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하태령이 먼 과거에 사용하던 그 특별한 검을 뽑아보는 것.
현재 그의 무기라고 할만한 것은 테리폰 소드를 개조한 것들과 알테 리샤의 도움을 받은 몇몇 지팡이가 전부였는데 거기에는 전부 한계가 있었다.
아직까지 마력검 기술이 제대로 개 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팡이만을 다루고 개발하는 시대 였기에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해도 매번 아쉽게 생각하던 차.
‘내가 해볼 수 있는 건 전부 해보 는 거야.’
* * *
마녀왕 스칼렛.
‘인간을 사랑하지 말 것’이라는 자 신이 세운 율법을 어긴 죄로, 모든 마법을 잃어버린 그녀에게 두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또 그 아이 얘기야?”
인간들의 마법 사회에서 마녀는 숨 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알 려져 있지만, 사실 마녀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현대에 와서 거의 소실되고 마녀 사냥꾼에게만 남아 있는 탓에 스칼렛은 대낮에도 대도 시 한복판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그렇습니다. 악마 퇴치와 관련된 건 덕분에, 최근에는 엘프왕 꽃서린 이 주장하는 담갈토이월의 정화 건 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생겼답니다.”
“아하. 그렇지?”
담갈토이 월이라.
스텔라를 떠나면서, 백유설에게 생 명의 뿌리를 몰래 건네주고 나오기 는 했지만 그녀는 마지막까지 그 물 건을 당췌 어디에 써야만 하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저, 전해줘야만 했기에 전해줬을 뿐
그런데 놀랍게도 백유설은 그것을 적재적소, 아니, 그렇게 말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완벽 한 장소에서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생명의 뿌리를 사용하였다.
만약 백유설에게 생명의 뿌리가 없
었더라면 담갈토이월은 세계수를 무 너뜨리고, 그 죄로 영영 잠들어버렸 을지도 모르는 일.
이 세상의 운명이 고작 한 소년의 손에 의해 크게 변동되었다는 말이 되었다.
“주인님. 추운 날씨에 차가운 커피 를 드시면 감기에 걸립니다.”
“어머, 윈디. 밖에서는 언니라고 부 르랬지?”
“주종관계에서 주인님이라는 단어 에는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그냥 언니 소리가 듣고 싶은걸?”
“……예. 하지만 차가운 커피는 자
제해 주세요.”
“왜?”
“아돌레비트 왕국은 커피의 본산 지. 차가운 커피를 끔찍하게 싫어합 니다.”
윈디라는 소녀의 말대로,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이 스칼렛의 커피잔을 홀겨 보았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아이스 커피 는 아돌레비트 사람들이 가장 질색 하는 것이었다.
“흐음…… 난 차가운 커피가 좋던 데.”
“원래는 커피 자체를 거들떠 보지
도 않으셨잖아요.”
“원래는 그랬지 원래는! 스텔라를 다녀보니 백유설 그 아이가 아이스 커피를 좋아하더라고?”
“아아, 나도 저기에 있었어야 했는 데. 무슨 일인지 궁금하지 않아? 윈 디, 네가 다녀올래?”
“엘트먼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어서 무섭습니다.”
“에효〜 그렇겠지?”
스칼렛이 투덜거리며 아이스 커피 를 빨대로 쪽쪽 빨아 마시 スト, 윈디 가 조심스레 말했다.
“주인님.”
“언니라고 부르랬지.”
“또다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녀의 말에 스칼렛의 입술이 뚝 멈췄다. 명백히 기분이 내려간 모습 이었으나, 윈디는 본래 말이 많고 할 말은 반드시 하는 성격.
주인님의 앞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었다.
“저는 주인님이 조금 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으래 애〜?”
멍하니 커피를 바라보던 스칼렛은 방긋 웃었다.
“그런데, 그거 알아?”
묘하게 바뀐 그녀의 말투에 윈디는 잠시 눈빛을 흔들었다.
“나는…… 태어나서 행복했던 적이 단 한 번밖에 없었어. 그런데, 그 순 간은 너무나도 빨리 사라지고 말았 지. 마법사들의 손에 의해서 말이야.”
“그렇…습니까?”
무어라 말하려던 윈디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해도 좋아. 나 는 세상의 규율을 바꿀 수 있을 정 도로 커다란 힘을 손에 거머쥐어봐 서 미련이 없거든.”
“당장에 죽는다고 해도 상관없어. 세상의 역사를 모두 지켜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랫동안 살아왔거든.”
“그러니 눈앞의 작은 행복을 잡으 려는 건…… 내게 있어서 대가 없는 도전이야. 잃을 게 하나도 없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어?”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는 스 칼렛. 윈디는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 을 바라보다가 허겁지겁 짐을 챙기 며 따라 일어났다.
‘대가가 없는 도전이라고……? 목숨 과 마법을 모두 잃을 수도 있는데?’
자신의 욕심을 위해, 살아남기 위 해 마녀왕의 밑으로 들어온 윈디에 게 있어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