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4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46
61. 특별한 일족(4)
무릎을 꿇은 채 아버지가 남긴 비 석을 끌어안고 따스한 얼음이라는 아이러니한 감촉을 느끼던 에이젤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의 하늘색 눈동자가 유난히 더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에이젤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을 응시하였다.
,영원한 얼음의 궁전.,
리버스 마운틴 전체에 펼쳐진 거대 한 마법의 정체. 감히 현재의 에이 젤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수준의 마법.
공간 그 자체를 얼려 버린 뒤 제 어한다는, 상상 속에서나 실현 가능 할 것 같은 얼음의 궁전 마법은 일 라 젤리든 마운틴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풀레임 양이…… 보여.’
날개에 상처를 입은 채 천사 사냥
꾼으로부터 달아나고 있는 풀레임의 뒷모습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시야에 들어온 순간, 천사 사냥꾼이 붉은색의 화살을 풀레임에 게 발사하였다. 스치기만 해도 최소 중상, 제대로 적중당하면 목숨이 위 험한 수준의 어마어마한 마나의 파 동이 여기까지 감지되었다.
‘위험해!’
에이젤은 무심코 손을 휘둘렀고.
파캉-!!
갑작스레 얼음의 절벽이 솟아나더
니, 붉은 화살을 가로막았다.
“아..丁
덕분에 풀레임이 무사히 빠져나가 자, 그녀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역시, 감각이 이어져 있어.’
7클래스에 육박하는 천사 사냥꾼을 상대로 승산은 전혀 없을 줄 알았 다. 하지만 리버스 마운틴을 조종할 수 있는 이 능력이 있다면…….
흐읍!”
검지와 중지를 모아서 입술에 가져 다 댄 에이젤은 마나를 끌어모았다.
‘솟아라.’
손가락을 위로 치켜세우자, 풀레임 의 뒤쪽으로 거대한 얼음송곳이 솟 아올라 알파의 몸통에 직격했다.
콰콰쾅!!
“컥……!”
급하게 실드를 펼쳐서 막아냈으나 피해를 분산하는 것은 불가능. 피해 를 입은 알파는 분노한 듯 설산을 노려보았으나, 자연 그 자체의 공격 에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고꾸라져라.’
눈사태를 일으켜 알파를 덮치기도 하고, 폭풍을 일으켜 날려 버리는 등 계속해서 타격하자 그 빈틈을 놓
치지 않고 풀레임이 반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느껴진다.
서서히 승기가 이쪽으로 기울고 있 다. 만약 그녀가 일라 젤리든 마운 틴으로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상황은 오지 않았을 터.
우연일까?
‘아니, 운명이야.’
에이젤이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을 찾도록 운명이 이어준 것이다.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의문.
‘……이 상황이 어떻게 가능하지?’
마법의 계승?
좋다. 다 좋은데…….
이런 거대한 규모의 마법을 아직까 지 가동될 정도로 남겨두는 게 가능 할 리는 없었다.
에이젤의 조막만 한 마력으로 거의 8클래스에 육박하는 마법을 사용하 는 중인데, 현실적으로 이런 현상이 말이 될 리 없지 않은가?
마치.
‘마치…… 아버 ス1 가, 자신의 마법 을 완전히 떼어놓은 것 같아.’
딸에게 계승하기 위해 마법을 떼어
놓는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자신의 마법을 통째로 떼어내 계승 했다는 사례가 종종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이 현상도 설명은 가능하다.
그런데 왜?
아버지는 자신의 마법을 이렇게까 지 억지로 떼어내서 에이젤에게 물 려주려고 했는가.
그녀는 잠시 시야를 원래대로 되돌 려 눈앞에 둥실 떠 있는 비석을 바 라보았다. 마른침을 삼키고서 그것
을 거꾸로 돌리니, 아버지의 필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필체가 마법으 로 인해 떠올랐다.
¹¹고대의 룬어……
마법어로 쓰여진 그 글자들은 비록 오래되었으나, 마도초기시대 고대룬 어 3급 자격증을 가진 에이젤은 그 것의 해석에 문제가 없었다.
[모르프 家]
[영원한 얼□의 궁전]
[나의 피 ロ 흐르ロ 마법사”, 궁전을 이口받을 자격이 □口라]
부분부분 읽을 수 없는 룬어가 섞 여 있었고 몇몇 부분은 지워졌으나 그럭저럭 문장의 형태를 완성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시조 마법사의 열두 제자…… 모 르프의 계승 마법이었어….”
에이젤은 고대의 룬어를 천천히 해 석해서 내려갔다. 마법과 관련된 내 용이 대부분이었으나 마지막에 마침 내 찾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 조건 ロ 있다.] [127년에 口번 샬리에르돈 현상이 발口하는 날 주문을 외워야ロ 궁전 을 계승口을 수 있다.]“샬리에르돈……?”
천문학 잡지에서 읽어본 적 있는 단어다.
가장 강력한 세 번째 달 ‘샬리에 문’이 보름달로 떠오르고, 나머지 두 개의 달이 초승달이 되어 샬리에 문을 바라보는 현상.
그날은 차디찬 마나가 폭주하고는 하는데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거나 하는 등 기묘한 자연현상이 발생하
기도 한다.
‘분명, 마지막으로 발생했던 샬리 에르돈 현상은……
대략 37년 전.
아버지가 한창 모르프 가문의 가주 자리를 물려받아 대마법사로서 활약 하던 시절.
에이젤이 태어나기보다…… 한참도 더 이전의 시대.
즉 얼음의 궁전을 계승받기 위해서 는 재능보다도 시대를 잘 타고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
“설마..
그제야 에이젤은 아버지가 자신에 게 위의 마법을 억지로 물려준 이유 를 깨달았다.
‘네게 건네주려는 선물은 내게는 너무나도 과분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지.’
아버지의 씁쓸한 목소리가 귓가에 서 맴돌았다. 언제 저런 말씀을 하 셨던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에게 물려주기 위해, 이런 위대
한 마법을 포기하셨다고……r
에이젤은 눈앞이 아득해지는 감정 을 느꼈다.
만약, 아버지가 이 마법을 포기하 지 않으셨더라면. 나에게 선물하기 위해 얼음의 궁전을 떼어내지 않으 셨더라면.
혹시나, 그날의 마지막 전투에 서… 흑마인이 되어 폭주하지 않으 셨을지도 몰랐을 텐데.
이 마법의 극히 일부나마 체험하고 있는 에이젤이었기에, 8클래스의 마 법사셨던 아버지가 제대로 다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략적으로 감
이 잡혀 마음이 더욱 찢어질 듯 아 파왔다.
‘나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에이젤은 입술에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아냐. 아버지는 살아계셔.”
고개를 힘차게 젓는다.
시간을 역행해서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던가.
10년 전, 그날의 마지막 전투를.
백유설의 도움 덕분에 지금도 아버 지는 어딘가에 살아계신다.
‘쓸데없는 생각은 필요없어.’
지금은 아버지가 내게 남겨주신 마 지막 선물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에 집중해야만 한다.
‘아버지의 선물로…… 풀레임 양을 살리는 거야.’
양 손바닥을 마주한 에이젤은 자신 의 모든 마나를 끌어올려 억지로 폭 주시 켰다.
얼음의 궁전을 일라 젤리든 마운틴 바깥에 나가서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곳의 모든 마나를 자신의 마나로 물들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7클래스의 천사 사냥꾼 정 도면…… 마법의 시험 상대로 썩 쓸
만하지 않겠는가?
휘이잉…….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소녀의 은색 머리칼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홍비연 공주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억지로나마 붙들었다. 가 끔은 이 기다란 머리카락에 싫증이 나기도 했으나, 거울을 볼 때면 그 리운 첫째 언니의 얼굴이 떠올라서 차마 머리카락을 자를 수 없었다.
[홍에린 아돌레비트]
[바람에 흩날리는 꽃처럼 떠나가다]
이따금, 주말이 되면 홍비연은 아 돌레비트 왕실묘에 찾아와 분홍바늘 꽃을 두고 간다. 언니가 가장 좋아 했던 이 꽃은, 지금에 와서 홍비연 이 가장 싫어하는 꽃이 되었다.
“기일은 아직 멀었는데~ 오늘도 찾아온 거야?”
자주 찾아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
소한 여태까지는 방해꾼이 없어서 좋 았다. 설마하니 홍시화 공주와 동선 이 겹칠 줄은 몰랐던 홍비연이었으나 마땅히 표정을 찌푸리지는 않았다.
아주아주 놀랍게도, 오늘 이곳으로 먼저 발걸음을 한 사람은 흥시화가 먼저였기 때문이다.
홍비연이 남들 몰래 분홍바늘꽃을 꺾어서 홍에린의 묘비에 도착했을 때, 이미 홍시화는 무릎을 꿇고 묘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이곳에 온다고 정보를 흘린 적은 없으니, 홍시화 또한 자 신처럼 언니를 보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홍시화의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홍비연을 발견하지 못한 그녀는 그 옛날, 어린 시절처럼 차디차게 굳은 무거운 표정으로 묘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흥비연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다시 금 재수없는 미소를 얼굴에 뒤집어 쓰고 말았지만.
‘언니를 애도하겠다는 건가.’
그렇다고 그녀에게 고맙지는 않았
다. 그저 ‘이제 와서?’라는 생각밖에 들지는 않았다.
“흐응〜 오늘도 재미없네. 오랜만에 언니를 만났는데 한 번쯤은 웃어주 는 게 어떻겠어?”
“쳇, 됐다 됐어〜 나는 먼저 돌아갈 테니까 좋은 시간 보내도록〜!”
홍시화는 저 혼자 떠들다가 도망치 듯 쏙 빠져나갔다. 그러든 말든 무 시하고서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앉 는데, 그녀가 저 멀찍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 참, 동생!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홍시화는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서 말했다.
“너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무슨 의미인지 대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아돌레비트의 낙인
아돌레비트 가문에서 태어난 소녀 들은 모두 심장에 불꽃을 지니고 있 으며, 그 재능이 뛰어날수록 수명이 짧아진다.
아마도 홍비연 정도의 재능이라면 고 작해야 2년 남짓밖에 남지 않았을 터.
홍시화는 아이작 모르프의 육신을 이용하는 등, 온갖 역겨운 방법으로 수명을 연장하고 있었으나 이미 온 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 속에서 살아 가고 있을 것이다.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렴. 나는 네 언니니까.”
그녀는 그리 말한 뒤 떠나갔고, 홍 비연은 주먹을 거세게 쥐었다.
“역겨워……
설령, 지금 당장 불에 타죽는다고 하더라도 홍시화의 도움을 받을 생 각은 없다.
에이젤을 정말 끔찍하게도 싫어하
지만, 그녀의 아버지를 이용해서 수 명을 연장하는 건…… 죽는 것보다 도 더욱 싫다.
휘이잉……!
또다시 바람이 불어와 홍비연의 머 리카락을 흩트려 놓았다. 홍시화가 없어서 그런 걸까, 바람에 썩 잔잔 하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멍하니 묘비를 바라보며 그녀는 가 슴 속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마나의 감촉에 집중하였다.
무언가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저 불꽃은 대체 무엇을 매개체로 이토록 환히 타오르는 걸까.
나의 수명인가? 혹은 나의 영혼을 불태우는 것인가?
알 수 없다.
‘괜찮아.’
나는 남들과 다르다.
‘나에게는 계획이 있어.’
그녀는 가슴 속의 불꽃을 차분하게 진정시킨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 지막으로 묘비의 언니에게 인사를 건넨 뒤 돌아가려는데, 묘한 이질감 이 느껴져서 고개를 들었다.
“어?”
세상이…… 온통 회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하늘의 구름은 옷걸이에 걸린 듯 멈춰 버린 채였고,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던 나뭇가지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가슴 속의 불꽃을 느 낀 직후부터 바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홍비연이 뒷걸음질을 치자, 바닥에서 찰팍! 하며 물소리가 났다.
“ ロ.
아래를 내려다본 홍비연은, 그제야
이 묘비 전체가 물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어떻게…….”
아돌레비트의 묘비는 산중턱에 위 치해 있기 때문에 물이 차오를 수가 없는 장소였다.
그런데 온 세상이 죄다 물에 잠겨 버린 채, 홍비연만이 우뚝 솟아 있 었다.
‘뭔가 이상해.’
어서 돌아가야 한다. 그리 생각하 여 뒤돌아 달리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를 가로막았다.
-이야, 이게 그 아돌레비트의 후계
자야? 대단한걸?
….
전혀 기척을 감지하지 못했다.
화들짝 놀란 홍비연이 잽싸게 뒤로 물러나 지팡이를 꺼내서 겨누자, 정 체불명의 사내가 항복의 의미로 양 손을 들고서 어깨를 으쓱 올렸다.
-워워, 진정해. 해칠 생각이 전혀 없다구, 꼬마 아가씨.
그는 삐죽삐죽한 장발에 붉은색의 동양풍 의복을 입고 있었는데, 불처 럼 활활 타오르는 머리카락과 눈동 자가 인상적이었다.
-음! 맘에 들어. 이 아이 맞지?
사내는 홍비연을 향해 질문을 던졌 다.
– 그래.
,,읏…!,,
아니, 정확히는 훙비연의 뒤에 서 있던 누군가를 향해 던진 질문이었 다.
빠르게 스텝을 밟아 옆으로 물러나 서 확인해 보니 그녀의 뒤에 서있던 누군가는 온통 회색의 복장을 갖춘 기묘한 분위기의 사내였다.
“아…….”
왜일까.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누구인지 짐작이 되는 이유는.
-아하핫, 아주 마음에 들었어.
-그렇다면 다행이군. 나는 돌아가 겠다.
-음! 나의 예비 신부를 만나도록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먼저 전 해주도록 하지!
회색의 사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렸고, 이제 붉은색의 사내 와 단둘이 남게 되었다.
그는 흥비연에게 다가오더니 손으 로 턱을 쥐고서 들어 올렸다.
어떻게든 저항하려고 해보았지만, 몸에 사슬이 감긴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오랜 세월, 잠에 빠져든 채로 기 다려왔어.
그의 붉은색 눈동자가 활활 불타오 르는 듯 했다.
-아돌레비트와 쏙 빼닮은…… 그 러나 아돌레비트와는 정반대의 운명 을 걷게 될 너 같은 여인을 말이야.
무슨 소리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만,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나는…… 너 같은 천박한 놈한테, 전혀 관심이 없…어…….”
-음? 내가 천박해? 하핫, 뭘 모르 나 본데, 나 이래 봬도 십이신월이 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구?
아니. 그렇지 않다.
홍비연은 십이신월보다도 더 위대하 고 대단한 남자를 알고 있었으니까.
땡그랑!
그녀는 지팡이를 바닥에 떨어뜨렸 다. 사내는 그것을 보고서 포기했다 고 생각했으나, 사실 흥비연이 지팡 이를 떨어뜨린 이유는 허리춤의 회중 시계에 손을 가져다 대기 위함이었다.
-뭐어, 상관없어. 이제부터 차차 나의 대단하고 멋진 부분을 알아가 면 될 테니까! スト 내 품에 안기지 않으련?
사내는 그리 말하며 홍비연을 향해 손을 뻗었고.
딸칵!
그 순간.
회중시계의 버튼이 눌리며.
……쩌저저적!!!
홍비연의 발목까지 차올랐던 물을 비롯하여 사내의 손목이 얼어붙었 다.
-어, 어랍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사내 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