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47)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47
61. 특별한 일족(5)
-이건 또 뭐야?
적색 머리칼의 사내.
십이신월, ‘적하유월 (赭夏六月)’은 헛웃음을 치며 흥비연을 바라보았 다. 그녀는 여전히 경계심 어린 눈 빛으로 지팡이를 겨누고 있다.
즉, 자신의 손목과 물기를 얼려 버 린 이 현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의미. 근처에서 다른 어떤 마법의 흔적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기운은…… 오호라, 또 다른 십이신월이 너를 수호하고 있구나.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가.
홍비연으로서도 적하유월의 손이 얼어붙은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 다. 그러다 사내는 다른 한쪽 손으 로 본인의 턱을 쓰다듬다가 무언가 를 깨달은 듯 말했다.
-아아, 그렇군. 십이신월이 너를 수호하는 게 아니야.
“..?,,
-십이신월들의 사랑을 받는 누군 가가…… 너를 많이 아끼는 모양이 군. 그래서 자연의 잔향이 너를 보 호하려는 것이고.
‘십이신월의 사랑을 받는……
그 누군가라고 하면, 떠오르는 사 람은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흥비연은 바 짝 굳어 있던 몸을 움직일 수 있었 다.
“이야앗!”
그녀가 스태프를 크게 들어 올려서
휘두르기 시작하자, 적하유월은 코 웃음을 쳤다.
-불의 마법을 쓰려는 것이냐? 불 의 지배자인 이 몸에게는 통하지 않 커헉!
뻐억!
지팡이를 휘둘러 적하유월의 뺨을 후려친 홍비연은 냅다 뒤돌아 달아 나기 시작했다.
뺨을 후려맞은 적하유월은 순간 어 처구니가 없어져서 헛웃음을 홀렸 다.
지팡이를 휘둘러서 가격하는 마법 사는 천 년의 세월 동안 처음 보았
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게 아돌레비트의 마법을 가장 진하게 물려받은 후손이라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뭐, 됐다.
너무 오래간만에 어린 인간을 만났 던 탓일까, 조금 홍분해서 체면조차 놓아버리고 놀아준 것 같다.
쩌저적!!
치이이…….
적하유월이 얼어붙은 발목을 들어 올리자 김새는 소리와 함께, 아돌레 비트 묘지 전체를 뒤덮고 있던 얼음 이 녹아내려 호수가 되었다.
,,읏…!,,
빙판 위를 질주하던 홍비연은 바닥 이 모두 녹아내리자 앞으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재빠르게 발바닥에 마나를 전개하여 물 위에 올라서서 재차 달려가려고 했으나.
-어디로 가려고?
정면은 이미 적하유월이 가로막고 서 있었다.
당황하지 않고 재차 반대 방향으로 도망가려는데.
화르륵!
,,읏…!,,
거대한 불의 장벽이 솟아오르며, 홍비연을 가로막았다.
찰팍!
뒤로 쓰러진 홍비연이 멍한 눈으로 불길을 바라보자 적하유월은 한숨을 내쉬었다.
-의미 없는 술래잡기는 그만하자 고. 나도 슬슬 시간이 없으니까.
찰팍, 찰팍!
적하유월은 묘지 전체를 뒤덮은 호 수를 거닐며 홍비연에게 천천히 다
가갔다.
-아까처럼 지팡이를 휘두른다거나, 구두 뒷굽으로 내려찍는 등 귀여운 행동은 사양하겠어. 그런 애교는 나 중에 잔뜩 받아줄…… 응?
덜덜덜.
홍비연의 어깨가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적하유월은 그 모습을 의아 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그녀의 앞으 로 이동하여 눈을 마주하였다.
이내, 깨닫는다.
“호오……r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이 펼친 불길의 장막이 하늘까 지 솟아올라, 홍비연 근처의 공간을 모두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붉은색과 연노란색으로 일렁이는 불길 사이에서, 홍비연의 몸은 점점 더 움츠러든다.
– 그렇군…….
그녀는 달달 떨리는 손을 억지로 들어, 불길을 향해 뻗는다.
어떻게든 불을 꺼보려고 시도하려 는 듯 보였으나 전혀 소용이 없어 보였다.
-하, 흐卜하. 나참. 이럴 수가. 와아, 진짜 이거 충격적인데?
“으..”
저 불꽃이 자신의 마법으로 제어되 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홍비연 은 아예 지팡이를 양팔로 껴안고서 더욱 작게 움츠러들었다.
-진짜… 말도 안 돼. 아돌레비트의 후손이, 불을 두려워하는 거냐?
“……아.”
흥비연은 대답하지 않고서 고개를 반대로 돌렸다.
-그렇군. 그런 거지? 너는 네가 제 어할 수 없는 불꽃을 두려워하고 있 어. 응? 왜 그렇지? 무슨 기억이 너 를 그토록 두려워하게 만드는 거야?
적하유월이 손바닥을 살랑거리며 흔들자, 그녀의 머릿속에 잠겨 있던 끔찍한 기억이 억지로 새어 나왔다.
‘엄마! 엄마!! 너무 아파요!!’
기억을 뒤덮은 홍염.
그 새빨간 불꽃의 커튼 사이로, 어 머니의 싸늘한 시선이 쏘어진다.
그래, 저 눈빛은 혐오다.
왜?
그야 뻔하잖아.
‘너는 불꽃의 축복을 타고나지 못 했으니까.’
하지만 어머니는 홍비연에게 달콤 하게 속삭였다.
‘내 사랑을 받고 싶니?’
어린 홍비연은 그 말에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불꽃을 삼켜보렴.’
꽈악!
홍비연이 입술을 악 다물고서 고개 를 흔들자 적하유월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 그런 거야? 요새 인간들 은 참 독하구나……?
세상에, 적하유월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발상이었다.
과연 창의력의 인간이라고 할까.
-불꽃의 축복을 후천적으로 불어 넣다니…… 너는 네 어미에게 감사
해야겠구나. 그 축복은 천 년 전, 시조 마법사의 열두 제자밖에 타고 나지 못했던 것이니 말이야.
“……싫어.”
그러나 그 말은 그냥 흘려 들을 수 없었는지, 홍비연이 고개를 들었 다. 그녀의 루비색 눈동자가 불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이딴 축복… 받고 싶지 않 았어…….”
-하, 그래? 하지만 그 축복을 받은 덕분에 내 신부가 될 자격이 생겼는 걸? 고마워 해야지!
“그딴 거, 필요없……
-그럼 이건 어떨까?
“……아!”
화르륵!
무언가가 타오른다.
홍비연은 당황한 눈으로 지팡이를 떨어뜨리고서 자신의 심장에 양손을 가져다 대었다.
‘뭐, 뭐야…….’
타닥타닥, 타오른다.
꺼지지 않는 불꽃이 어딘가에서 나 를 불태운다.
그런데.
그 불꽃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다.
-네 가슴 속에 잠들어 있던 아돌 레비트의 불꽃이다. 그건 네 불꽃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게 만들어주겠 지만 너의 수명을 깎아먹ス】.
“0。。…
여태껏 겪어본 적 없던 고통이었 다. 아직 열여덟밖에 되지 않았던 터라 낙인의 고통을 제대로 느껴본 적 없었던 것.
-그리고 지금, 그 불꽃에 더 커다 란 불을 지폈다.
“……뭐라고!”
화들짝 놀란 홍비연이 고개를 들어 올리자 적하유월이 웃었다.
-눈물 고인 눈동자도 아름답군. 옛 날의 그 아돌레비트도 아름답다고 명성이 자자했는데, 그 여자 따위는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야.
“나, 나를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하긴. 너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10년만 지나도, 네 불꽃에 거스를 수 있는 존재는 없겠 지.
다만, 이라며 적하유월은 덧붙였다.
-네가 살아남는다면 말이ス】.
홍비연은 아연실색하여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느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 정도로 불꽃이 거세다면, 앞으 로 2년은커녕 반년도 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첫째 언니처럼, 그렇게 불에 휩사 여서 죽음을 맞이하고 말 것이다.
아니.
그보다도 홍비연의 머리를 어지럽 게 만드는 게 하나 있었다.
‘홍에린 언니와 홍시화는…… 이
고통을 계속 느껴왔단 말이야…?’
믿을 수가 없다.
언제나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홍 시화가 아주 간혹 창백하게 물든 인 상으로 식은땀을 한 방울씩 홀릴 때 가 있음을 떠올렸다.
-살고 싶으냐?
홍비연은 대답하지 않고서 고개를 숙였다. 고통에 물들어 눈물마저 그 렁그렁 고인 자신의 얼굴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널 죽일 생각이 없어. 너는 이 세상에서 모았던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존재야. 봐, 네 가슴에 잠 들어 있던 불꽃을. 이렇게나 아름다 운 불꽃을 품고 있는데, 내가 널 어 떻게 해치겠어?
-간단한 행동 한 번이면 충분해. 내 품에 안겨라. 그렇게 하면, 아돌 레비트의 낙인을 완전히 없애주겠 다. 간단하지?
세상 그 어떤 말보다도 달콤한 속 삭임. 반드시 넘어올 수밖에 없는 유혹을 건네며 적하유월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어린 인간 소녀 하나를 애태우는
것쯤이야, 이렇게나 쉬운 일이다.
“꺼져…….”
-……뭐라?
그러나, 홍비연은 그가 원하는 대 답을 해주지 않았다.
온몸을 웅크린 상태에서도 홍비연 은 고개를 들어, 독기를 가득 담은 루비색 눈동자로 그를 쏘아보았다.
“이게…… 네가 신부를 얻는 방식 인가?”
-…무슨 의미지?
“상대에게 고통을 주어 협박하고, 살고 싶으면 내게 오라……. 참으로
우스워. 하찮고 구시대적인 방식이 야.”
그녀는 스태프에 몸을 지탱하여 억 지로 몸을 일으켰다.
식은땀을 줄줄 홀리면서도 은색 머 리카락을 뒤로 흘러 넘겼다. 몇 방 울 섞인 식은땀에 반사되어 머리칼 이 유난히 더 은색 빛깔로 찬란하게 빛났다.
“고결한 아돌레비트의 왕족은 그따 위 협박에 넘어가지 않아.”
-허, 참. 그대로 있으면, 6개월도 되지 않아서 너는 죽고 말 거다.
“네 품에 안길 바에 지금 당장 혀
를 깨물고 죽겠어.”
-어이가 없군.
적하유월은 자신의 붉은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겼다.
一쯧, 좋게좋게 스스로 오게 만들려 고 했더니만. 쉽지 않군.
이렇게 된 이상 억지로라도 데려간 다. 그리 생각하며 적하유월이 팔을 내뻗으려고 하자.
치이이…!
또다시 묘지를 뒤덮은 호수가 얼어 붙는다.
적하유월은 표정을 구겼다.
이번에는 아까와 다르다. 단순히 십이신월의 수호가 홍비연을 감싸고 돈 것이 아니었으니까.
-뭐냐, 너는 또?
기묘한 소년이었다.
흑색 머리칼에 흑색 눈동자.
그는 ‘청동십이월의 기운이 담긴 마력검을 바닥에 꽂아넣고 있었는 데, 그것이 진하게 퍼져서 사방을 냉기로 잠식시켰다.
화륵…….
그 냉기가 어찌나 지독했는지 적하
유월의 불길이 잠들어버릴 정도.
‘언제 나타난 거지?’
눈앞에 등장하는 그 순간까지 기척 을 느끼지 못했다. 직전에는 간신히 마나의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어서 만약 기습 공격을 했더라도 대비할 수는 있었겠지만…… 어린 인간이 이 정도로 은밀하게 움직이다니.
“뭐냐니. 내가 물을 말인데. 너는 또 뭐냐?”
-하…… 그렇군. 그 자식이 말했 던, 십이신월의 사랑을 받는 건방진 인간이 너로구나?
느껴진다.
무수히 많은 또 다른 십이신월들의 기운이.
-그 자식들은 멍청해서 인간에게 줄곧 속아 넘어가고는 했지.
백유설은 눈동자를 떨궜다.
아돌레비트의 묘지를 가득 메운 기 묘한 호수.
짭짜름한 소금기와 화산에서 새어 나온 진한 유황 냄새까지.
직박구리 안경은 1초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그것을 분석해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호수, ‘알라만카의 심해어]서
공간을 통째로 뜯어서 옮겨왔군.”
그렇다면 정체는 뻔했다.
“적 하유월인가?”
-그래, 눈치가 빠르군.
백유설은 빠르게 적하유월의 상태 를 분석했다.
‘본체는 영원히 불길을 꺼뜨릴 수 없는 저주를 받아서 결코 이곳까지 올 수 없어.’
그렇다는 말은 즉, 다른 십이신월 처럼 적하유월도 분신체를 사용한다 는 의미였다.
방금 전에 보았던 불길의 상태로
보건대 분신체로 사용할 수 있는 마 법의 수준은 7클래스 수준.
그 또한 굉장했으나.
“대충 목을 벨 수는 있겠군.”
그리 말하며 백유설이 검을 겨누자 적하유월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 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내가 십이신월인 걸 알면서도?
“꼬우면 본체를 가져오지 그래? 너 는 겁쟁이라 못하겠지만.”
자신의 비밀을 간파당했다는 사실
을 깨닫고서 적하유월은 표정을 찡 그렸다.
-너…… 정체가 뭐냐? 어떻게 그 런 걸 아는 거지?
“알 만하니까.”
-우리의 분신체는 또 다른 실체다. 인간이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은 없 어.
“내가 좀 대단해. 이번에 수학도 2 4점 받았거든.”
적하유월은 침묵했다.
24점이 얼마나 굉장하고 대단한
수치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기 때 문이다.
그러다가 피식 웃고서는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래, 이제 알겠군. 너와 저 소녀 의 관계를.
화르륵!
적하유월의 몸이 불길에 휩싸이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아돌레비트 묘지를 뒤 덮었던 알라만카의 물이 빠지기 시 작했다.
-둘의 사이가 너무 애틋해서 눈물 이 날 지경이야. 하지만…… 그래도
운명은 거스를 수 없어.
적하유월은 홍비연의 가슴을 가리 키며 말했다.
-그 소녀의 심장을 불태우는 아돌 레비트의 낙인을…… 네가 꺼뜨릴 수 있을까?
온몸이 거의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얼굴이 불꽃 속으로 타들어가며 적 하유월은 비스듬히 한쪽 입꼬리만 씨익 올렸다.
-백유설…… 너는 결국, 그 아이를 네 손으로 직접 내게 바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