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93)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93
66. 뒤바뀐 이야기(5)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여학생 한 명이 여학생 일곱 명을 지팡이로 구타했다는 이유 때문이었
일곱 명이 한 명을 구타한 게 아 니다. 한 명이 일곱 명을 구타했다.
“……살다살다, 이런 이유로 징계 위원회를 열어본 것도 오랜만이군.”
이한월은 한숨을 푹 내쉬며 멀뚱멀 뚱 의자에 앉아 있는 풀레임을 바라 보았다.
그녀를 징계하기 위해 일곱 명의 교수님들이 모여 있었지만 이곳에서 진지하게 회의를 하는 이는 없었다. 징계위원장 이한월이 풀레임을 딱히 징계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우, 반성하고는 있나?”
네. 너무너무 잘못했어요.”
“전혀 안 하고 있군. 됐다. 교장 선생님이 너를 아끼고 계시니 이런
일로 징계를 받지는 않을 거다. 적 당히 반성문 작성하고 돌아가거라.”
“흐음……
“왜 그러지?”
“역시 인생은 혈통, 인맥, 열매, 눈 깔로 먹고 들어가는구나 싶어서요.”
“열매? 됐으니 반성문이나 작성해. 우리는 다른 교수님들은 각자의 볼 일을 보러 가주시지요.”
하는 수 없이 풀레임은 끄적끄적 반성문을 작성했다. 물론 한 번에 통과하지는 못하고 몇 번 갈아엎어 야 했다.
‘사람 패서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는 좀 살살 패도록 하겠습니다.’ 등 의 내용이었기에 이한월이 뒷목을 잡은 것이다.
결국 자신이 팬 사람의 숫자 만큼, 일곱 번의 시도를 한 끝에 그럭저럭 명분이 될 만한 반성문을 작성한 풀 레임은 간신히 이한월에게서 풀려날 수 있었다.
달칵!
교무실에서 나온 풀레임은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후우우우우
순간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는 풀었 다지만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이 무
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당장 에이젤이 위험한데.
이 세계 자체가 위험한데.
어쩌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 도 모르는데.
이따위 짓거리나 하고 있다니.
,……그 애들이 보면 한심하다고 할 거야.’
우우우웅!
터덜터덜 복도를 거니는데 몸 전체 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일전에 몇 번 겪은 타임 슬립의 감각이다.
또 다른 큰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 대로 이동하려는 것이다.
“자, 잠깐. 지금은 안 돼!”
아직은 갈 수 없다. 에이젤을 만나 서 괴수 모의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 눠야 한단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그때.
돌아가는 에이젤을 붙잡지 않고서 일곱 명의 소녀들에게 복수를 하러 떠난 시점에서…….
이미 미래의 사건이 정해지는 ‘선 택,을 자신이 해버렸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잠깐, 조금만 기다……广
온몸의 마나를 애써 끌어올려 보았 지만 고작 생명체가 시간의 강제력 에 저항할 수는 없다.
번쩍!
순식간에 세상이 새하얗게 물들었 고, 눈을 다시 떴을 땐 괴수 모의전 의 시험장 대기석이었다.
‘이럴 수가……
그녀는 황급히 상황을 파악했다.
‘나는…… 이미 시험을 치른 상태 인 건가?’
기억에도 없는데 시험을 치르고 돌 아왔는지 끝마친 학생들이 대기하는 좌석이 었다.
그리고, 지금 시험을 보는 학생은.
“……에이젤.”
“하하하!”
“쟤, 뭐 하냐?”
“그 ‘모르프 가문’의 천재 맞아? 우습기 짝이 없는데 그래.”
“스텔라에는 어떻게 들어 왔다냐?”
대기석에는 1학년 생도뿐만 아니라 선배들이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한가운데에서 모의전을 치르는 에이젤을 비웃었다.
그럴 만도 했다.
그녀의 특기라고 할 수도 있는 전 격 마법은 제대로 발화되기도 전에 자그마한 스파크가 되어 사라져버렸 고, 얼음송곳은 날카롭지도 않고 뭉 툭하게 생성되어 괴수를 간지럽히기 만 할 뿐이었으니까.
‘지팡이! 지팡이가 아직 덜 고쳐진 거야……?,
에이젤의 생활 형편은 굉장히 빠듯
한 편이었기에 스텔라의 귀중한 지 팡이를 수리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
자신이 가진 돈을 탈탈 털어서 어 떻게든 지팡이를 붙여놓기는 한 모 양이지만, 원래의 성능이 제대로 발 휘되지 않는 모양.
뛰어난 마법사는 지팡이 없이도 충 분한 마법을 펼칠 수 있다지만 지금 의 에이젤은…… 아직 어리고 미숙 하다. 거기에, 최근 사건이 겹치고 겹쳐 정신력까지 바닥을 치고 있으 니.
“하하하하!”
“내 동생도 저것보단 잘하겠어!”
“스텔라의 이름이 아깝다!”
저런 꼴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다.
‘말도 안 돼.’
그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게 아니다.
원래의 시간대.
에이젤은 저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 화려한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크리스탈 플라워.’
도저히 1학년 학생이 펼친 마법이 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창백한 얼음꽃과 그곳에서 피어난
푸른 섬광의 꽃을.
풀레임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
그날의 아름다운 기억을 어떻게 잊 을 수 있냐는 말이다.
‘아니야! 진짜 세계에서, 에이젤은 절대 저런 꼴을 당하지 않았…….’
순간, 풀레임은 위화감이 들었다.
이곳 역시 가짜 세계는 아니다.
눈앞의 에이젤은 가짜가 아니라 진 짜다. 또 다른 시간대의 진짜 에이 젤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녀를 내가 이런 꼴로 만 들어버렸다.
지켜내지 못해서.
“아아……!”
결국 시험을 포기한 채, 시험장 한 가운데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에이젤을 향해 무어라 소리치려고 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우우우웅!!
또다시 타임 슬립이 그녀를 어디론 가 끌어당기는 것.
풀레임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회색의 시간은 그저 그녀 자신이 선택한 결과를 보고 느끼라며 이곳
으로 잠시 데려왔을 뿐, 그 결과에 간섭할 자격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아.,,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 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연금 슬 과목의 교무실이었다.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갑작스레 교무실이 열리며 메이젠 티렌 교수가 알테리샤의 귀를 잡아 당기며 빠져나왔다.
“내가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나!”
“죄, 죄송해요 교수님!”
‘알테리샤 조수님……?,
풀레임은 황급히 일어서서 복도의 기둥 뒤로 숨었다.
“너는 발표회에 갈 수 없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감히 나 몰래 논 문을 쓰고 있어?”
‘발표회……
시기로 따졌을 때, 아마도 연금술 과 마공학의 발표회를 말하는 모양 이었다.
그때 풀레임은 자리에 없었으나 워 낙에 유명한 이야기였기에 모를 수 가 없었다.
알테리샤는 발표회 당시 ‘연금마공 학’이라는 획기적인 신기술을 개발 해내 단번에 세계 최고의 연금술사 가 되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 뒤에는 백유설 의 보조가 있었다.
쫘악!
“이 논문은 압수다.”
“아아……「
그러나 그런 미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세계에는 백유설이 없었으므로.
눈앞에서 알테리샤의 논문을 찢어
버린 메이젠 티렌 교수는 교무실로 돌아가버렸고 알테리샤는 바닥에 쓰 러진 채 흐느끼고 있었다.
풀레임은 직감했다.
이번 사건은, 애초부터 도울 수 없 다는 것을.
백유설은…… 정말 뭐든 알고 있었 다. 심지어는 연금술마저도 최고학 박사 수준으로 통달해 있었다.
그렇기에 알테리샤 조수에게 믿음 과 희망을 주었을 것이다.
역사상 다시 없을 세계 최고의 연 금술사에게, 아주 약간의 힌트를 주
는 것으로 그 재능이 폭발적으로 개 화하도록 도와주었겠지.
안타깝게도.
풀레임은 그 방법을 모른다.
연금술은 정말 1학년 학생 수준으 로 겉핥기식 공부를 해본 게 전부일 뿐, 알테리샤에게 도움이 될만한 지 식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우우우웅!
아마도 이 세계 역시 그녀가 알테 리샤에게 전혀 간섭할만한 선택지가 없음을 알고 있던 것인가.
곧바로 타임 슬립은 시작되었다.
도착한 곳은 낯선 장소였다.
연금술or마공학 발표회.
“메이젠 티렌 교수에게 박수를!”
짝짝짝짝!
알테리샤의 논문을 훔친 메이젠 티 렌 교수의 발표가 연금술사들에게 극찬을 받는다.
이 자리에…… 알테리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연금마공학’을 혼자의 힘으 로 완성하지 못한 그녀는 자신감마 저 모두 잃어버린 채 이곳에 나올 수 없던 것이다.
우우우웅!
또다시 타임 슬립.
여러 사건이 스쳐 지나간다.
페르소나 게이트 실습 현장이 알고 보니 ‘진짜’였으며, 그 무도회장에서 일어난 참극에 홍비연과 에이젤의 불화가 더욱 짙어졌다.
사건은 결국 에이젤이 어찌어찌 해 결했으나 그녀는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고 홍비연은 자신감을 잃으며 동시에 에이젤을 향한 질투 심을 키우게 되었다.
본래였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질투 심. 그것은 홍비연의 마음에 심어져
점점 그녀를 스스로 깎아내리게 만 들 것이다.
우우우웅!
반복되는 타임 슬립.
풀레임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애당초.
그녀의 선택으로 해결이 가능한 사 건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백유설조차 수천 번의 회귀 끝에 알아낸 정답을 고작 한 번의 시간여 행으로 알아내려고 한 것이 욕심이 었을까.
포기하지 않았다.
사건이 끝날 때까지 발에 피가 나 도록 뛰고, 또 뛰었다.
알테리샤의 사건처럼 도저히 해결 할 방법이 보이지 않더라도, 시간이 자신을 억지로 끌어당기지 않는 이 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내기 위 해 노력하였다.
……소용없었다.
[아탈렉 공작가의 장남, 애드먼! 흥비연 공주에게 프러포즈하다!]
[메이젠 티렌 교수의 연금술이 새
로운 시대를……!]
[알테리샤 조수의 실종]
[1 학년 석차 – 149위 에이젤]
[첫 번째 세계수, 패밀리어 계약식 에서 벌어진 참극…… 메이젠 티렌 교수의 흑마인화]
수많은 사건이 스쳐 지나간다.
모두 겪어 보았던 사건이었고, 그 녀가 해결하지 못한 사건들이었다.
[비운의 천재들, 아슬란 세미나의 참석 자격을 얻지 못한 홍비연과 에
이젤…… 그들에게 천재라는 칭호가 과연 합당한가?] [여름방학, 매직 서바이벌에 흑마 인이 난입하다. 스텔라의 안전,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하이 엘프 오렌하의 범죄…….] [……꽃서린 엘프왕, 세상의 믿음 을 저버리고 완전히 자취를 감추 다.] [제7본탑에서 벌어진 기괴한 귀신 소동. 교환학생 아넬라가 싸늘한 시 신으로 발견되어 충격을…….] [별구름 회장의 딸, 젤리엘. 유적지 에서 실종되다.]
에이젤뿐만이 아니었다.
알테리샤의 사건을 접했을 때 예상 했지만, 이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이 풀레임의 눈앞에 놓 아졌다.
마치 그녀를 일부러 괴롭히려는 것 같았다. 초등학생에게 대학생 수준 의 문제를 내놓고서 맞추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즐기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백유설은 정말 세상의 모든 사건에 관여하고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이 모든 것들이 고작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사시에 일어났다.
타임 슬립으로 모든 사건을 겪었음 에도 억겁의 시간이 지나간 것만 같 은데, 백유설은 저 모든 시간을 1분 1초 온몸으로 느끼며 뛰어다녔고.
모든 사건을, 완벽히 해결했다.
“……여기는.”
다크 서클이 짙게 내려앉은 풀레임 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정원.
어느덧 여름의 끝이 다가오고 있 다.
풀레임은 본능에 이끌려서 걸었다.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은, 홍비연 이었다.
독서실에 멍하니 앉아서 허공을 바 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측은하기 그 지없었다. 원작 로판에서는 언제나 지독한 악녀로 묘사되는 흥비연이었 거늘, 소설이라는 그 활자 바깥에서 그녀는 언제나 고통 속에서 살아가 고 있었다.
홍비연의 최후는 정해져 있다.
애드먼 아탈멕에게 강제로 시집을 가게 되느냐. 혹은, 그 수치심을 이 기지 못하고…… 자결하느냐.
’……홍비연은 죽을 거야.’
자결한 것이 아니다. 홍비연이 끝 끝내 거부하자, 애드먼 아탈렉이 수 작질을 부려 끔찍한 중범죄의 누명 을 그녀에게 씌워 버린 것.
그 과정에서 에이젤이 개입하게 되 어 독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제 공하게 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저 비극적인 결말이다.
곧, 그녀는 공주의 자격은 물론 스 텔라 생도의 자격까지 박탈당하여 불명예스럽게 세계 최악의 범죄자들 이 수감되는 감옥으로 이송되어 스 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불꽃의
저주가 발화하여 죽을 것이다.
백유설이 없는 세계는 이렇다.
원작 로판에서 있었을 때보다도 더 욱 심각했다.
‘내가 끼어들어서 그래.’
만약 내가 없었더라면, 그래도 지 금보다는 형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 다. 에이젤이 원작보다도 더 고통받 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모든 이들을 구할 수는 없겠지만, 하다 못해 에이젤 한 명만큼은 언젠 가 행복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괜히 자신이 개입하는 바람에 모든 게 망가지고 말았다.
*……만약, 내가 사라진다면.’
이 상황이 해결될 수 있을까?
또 다른 진짜 세계라고도 할 수 있는 이곳의 에이젤과 모두를 구하 기 위해, 내가 사라지는 게…….
“흐卜, 하하……
무슨 생각을.
나답지 않다.
이런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 따위 나 하고 있다니, 전혀 풀레임이 아 니잖아.
그렇게 애써 생각을 부정해 보아도 어지러이 흩어진 마음은 쉽사리 가
다듬어지지를 않았다.
그녀는 홍비연을 뒤로한 채 힘없이 걸었고, 회색의 빛무리가 또다시 그 녀를 집어삼켰다.
……또 다른 고통의 시간 속으로 풀레임을 데려가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