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52)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52
73. 스텔라(2)
백유설이 스텔라에 복귀한 이후로 일주일이 흘렀다.
그는 복귀한 날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바삐 지내고 있었는데, 일정이 너무 가득한 탓이었다.
본래 잡혀 있었던 일정을 무통보로 캔슬하고서 스칼렛을 찾기 위해 오랜
여정을 다녀왔으니, 어떻게든 커버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제는 나름대로 백유설도 사회적 위치가 있는 입장인지라, 이런 식으 로 오랫동안 자취를 감춘 것은 마법 계에 있어서도 꽤 파장이 큰 일.
다행스럽게도 엘트먼이 나서서 스텔 라에 찾아오는 마법사들을 증재해 주 었으나 무단으로 사라졌다고 화가 잔 뜩 난 기관도 상당 수 존재했다.
물론, 실종된 학생을 찾기 위해 한 달이나 자리를 비웠다고 설명하면 대부분은 그런 줄 몰랐다며 미안하 다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학생 한 명 따위의 실종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중시하는 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변명이었다.
‘사실 그런 놈들이랑은 같이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 상관없지.’
이윤만을 좇기 위해 백유설을 초대 했던 기관은 이번 기회에 싹 손을 털 수 있어서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외부에서의 일도 일이지만 스 텔라에서의 일도 빼놓을 수는 없었 다. 슬슬 다음 기말고사가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후우…….”
간만에 얻은 휴식 시간.
잠깐의 짬을 만든 백유설은 자습실
로 향했다.
2학년 2학기의 기말고사.
원작 게임에서는 이때도 참 많은 사건이 벌어지고는 했다.
이제 슬슬 능력치가 먼치킨급으로 올라가버린 풀레임이 마유성을 제치 게 되는 루트도 존재했는데, 풀레임 에게 패배한 마유성이 흑화하는 경우 라든지 혹은 그냥 다른 이유로 흑화 한다든지 등등.
‘여러모로 마유성에게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파트였더라지……
쿵!
백유설은 묵직한 전공서적 3권을
자습실 책상에 내려놓았다.
참 무겁기도 하다. 어린 친구들은 대체 이런 걸 어떻게 들고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는 안경을 벗으며 전공서를 바라 보았다. 이제와서 어줍잖게 공부를 해서 스텔라의 천재들을 따라잡겠다 는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테스 트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안경의 도움 없이 아 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런데 최근에는 자꾸만 안경을 착
용하지 않은 채로도 마법을 이해할 수 있었고, 스토리라던지 미래의 사 건을 떠올릴 수 있었다.
백유설은 그 이유를 오랫동안 고민 했다.
회색 신전에서 겪었던, 그 기묘한 사건.
자신이 수십 번이나 죽어가며 고작 보스 몬스터 한 마리를 사냥했던 그 소름끼치고 생생한 기억은 백유설에 게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여태 내가 게임에서 죽었던 모든 경우가, 사실 진짜 백유설의 죽음이 었다면…….’
그렇다면, 안경에 담겨 있는 저 모든 방대한 데이터가 사실은 백유설이 여 태 겪어왔던 지식이 누적되어 기록된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직박구 리 안경 없이도 이 전공서적을 완벽 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직박구리 안경 속에는 이 세상 대부 분의 마법이 담겨 있으므로 제아무리 천재라지만 이제 10대 남짓한 스텔라 의 생도들이 배우는 전공서쯤은 쉽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 생각하여 가만히 앉아서 10
분 정도 전공서를 뚫어져라 쳐다보 던 백유설은 식은땀을 흘렸다.
“하나도…… 모르겠는데?’
아예 모르는 언어로 쓰여 있는 책인 것처럼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직박구리 안경의 지식이 정말 본인 의 것이라면 이 정도는 술술 읽혀야 정상인데 말이다.
흐음.”
아니면 무언가 조건이 있을까?
직박구리 안경 속 지식, 그러니까 무 수히 많은 또 다른 백유설의 기억을 떠올리는 방법이 아마 따로 있을 것 으로 추정되었다.
흐]기야 그런 게 아니라면 특정 상 황에 필요한 지식만 쏙쏙 꺼내서 쓴 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기억이 났다면 모든 기억이 전부 되돌아와야 정상일 테니까.
‘그건 좀 위험할지도…….’
다른 세계의 ‘또 다른 백유설’들은 수천, 수만 번의 죽음을 겪었을 텐데 현실의 백유설이 그런 경험을 받아들 이고서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번의 죽음도 아니고 수만 번의 죽 음은 제아무리 연홍춘삼월의 가호가 정신을 보호하고 있다 하여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즉, 이것도 일종의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
필요할 때 원하는 지식을 꺼내서 쓰는 훈려
그냥 직박구리 안경을 사용하면 되 는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안경의 안내 메시지를 읽어서 받아 들이는 것과 머릿속에서 지식이 떠 올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 것 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훈련량이 늘어나게 된 건가.’
한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으므로 체 력 단련과 정신 수행을 다시 빡세게 해야만 할 텐데 여기서 또 다른 훈련
이 추가되다니.
그러다 문득 백유설은 검술 훈련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더 이상 검술 성 장을 자제하라고 했던가.’
회색 신전의 공간 왜곡 미로를 통 과하던 당시, 백유설은 문득 본능적 으로 공간을 베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공간을 베어내는 데에 성공 하였지만 생전 처음 듣는 막대한 부 작용을 받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또 다른 백유설은 그 부작용을 보고 서 [서사력]이 부족하니 함부로 사용
하지 말라고 조언하였다.
하지만.
‘단순히 조언을 받아들이기에는 내 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기껏 공간을 베어낼 수 있는 힘을 얻었는데, 사용하지 말라니.
이 능력은 앞으로 회공시월을 상대 할 때도 분명히 유용할 것이다.
그래서 직접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 이 굴뚝 같았으나 여기서 또 쓰러진 다면 안 그래도 밀린 스케쥴이 어마 어마하게 꼬여 버릴 테니 함부로 그 럴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머나먼 과거에 최고의 경지에 다다 랐던 검객과 실제로 맞붙어보았던 스칼렛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
거기까지 생각이 든 백유설은 즉시 행동에 옮겼다.
마침 저녁 6시가 지나 대부분의 생 도가 하교를 하는 시간이었으므로 찾 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기말고사 기간인지라 자습실이 바글 바글한 시기였지만 스칼렛이 어디 공 부를 하는 사람이던가.
그녀는 틀림없이 기숙사로 돌아갔 을 것이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1학년 여자 기 숙사.
당연히 사감에게 걸리면 크게 혼나 겠지만 그는 이제 사감에게 걸릴 정 도로 허술하지 않은 실력자였다.
실전에서 쌓은 경험치를 여자 기숙 사에 사감 몰래 들어갈 때 쓴다는 것 자체가 좀 창피한 일이기는 하지 만 어쨌든 기숙사에 무혈 입성(?)하 는 것은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없다고?”
너】, 너网I! 스칼렛은 항상 저녁 때 가 되면 매점에 가거든요.”
그런데 스칼렛이 없단다.
“매점이라……
돈은 있나?
그런 몹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으 나 생각해보니 스칼렛이 분신체로 사 회를 돌아다니며 거대한 마탑까지 하 나 세웠던 전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 린 백유설이었다.
“그..
백유설이 스칼렛의 재산에 대하여 쓸데없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와중, 질문을 받아주었던 1학년 후배 여학 생들이 조심스레 말을 걸어왔다.
“혹시, 그 소문…… 진짜인가요?”
“뭔 소문?”
자신을 두고 도는 소문이 한두 가 지가 아닌지라 백유설도 요즘은 아 예 귀를 닫고 살았다.
바쁘기도 해서 최근에는 무슨 얘기 가 도는지 아예 모른다.
“S반의 스칼렛과 사귄다고 들었는 데……
,,엥?,,
이번엔 또 왜 그런 소문이 돌고 있 는가, 하고 잠시 고민하던 백유설은 최근에 자신이 스칼렛을 데려오겠답 시고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다는 사 실을 깨달았다.
‘그런 걸로도 소문이 완성되는구나. 10대는 참 신기하군.’
10대가 문제라기보단 자신의 행동 이 문제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백 유설이 었다.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친한 누님이라고 말하려던 백유설 은 급히 정정했다.
“친한 동생이지.”
설정상 스칼렛은 열일곱이니까 어 쨌든 친한 동생이 맞다.
“흐음…… 정말인가요?”
하지만, 방금까지 소극적이던 여학
생들은 백유설이 소문을 부정하자 눈을 게슴츠레 떴다. 대놓고 의심스 럽다는 표정이었다.
마치 ‘다 알고 있는데 거짓말 칠 필요는 없다라는 듯한 그 얼굴을 보며 백유설은 황당해졌다.
“진짜 아닌데?”
“그래요? 그럴 수 있죠. 흐]기야, 다 른 선배님들이랑 연애할 때도 그렇 게 부정했다고 들었으니까••…
“아니, 무슨 소리야.”
스텔라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풀레임 과 연애하는 척을 해보기는 했다만 여
태까지 모태 솔로로 살아왔던 백유설 로서는 퍽 어이없는 오해였다.
“아무튼 스칼렛을 만나러 가셔야 하 니까 저희는 자리를 비켜드릴게요!”
“앗, 그러네요. 저희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죠? 어서어서 가세요!”
후배들이 그리 말한 뒤 후다닥 자 리를 비우자 백유설은 뒷머리를 긁 적이며 매점으로 향했다.
이제 이런 소문은 황당하기보단 지 겨울 지경이라 딱히 해명할 생각도 안든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데 고작 연애 소문 따위에 목말라 있다
니, 참으로 우둔하구나.’
에이젤이나 스칼렛처럼 현명하다면 그런 소문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을 텐데 말이다.
* * *
“오랜만이 네〜?”
스칼렛을 찾는 건 쉬웠다.
매점 근처에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어서 매점에서 음식을 구매한 학 생들이 이곳의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있고는 했는데 스칼렛 역시 친
구들과 함께 빵을 먹고 있었기 때문 이다.
그런데 스칼렛의 입에서 나온 저 ‘오랜만이라는 단어가 살벌하게 들 리는 이유는 뭘까.
** 오랜만…인가…..?”
일주일 전에 데려온 뒤로 얼굴을 자 주 못 보긴 했지만, 그게 오랜만의 기 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오랜만이지.”
“어, 응. 그렇지.”
그러나 갑작스레 스칼렛의 목소리 가 싸늘해지는 바람에 백유설은 서 둘러 긍정했다.
“그래서, 할 말은?”
사실은 하태령의 검술에 대해 물어 보려고 왔으나, 도저히 용건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왔다고 하면 뭔가 화를 낼 것 같다고 자연천기를 깨달은 백 유설의 육감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 었다.
자연과 한몸이 되어 세상 만물과 동화할 수 있는 이 능력이 고작 여 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에 쓰인다 는 것이 참으로 웃기는 상황이었으 나 그 상대가 마녀왕이라는 것을 떠
올리면 유용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할 말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하태령의 이야기는 나중 에 꺼내는 게 좋겠다.
그럼 무슨 이야기를 꺼낼까?
솔직히, 할 말이 없었다.
약간 그런 느낌이다.
군대에서 선임이 ‘야, 신병. 재미있 는 얘기 해봐「라고 말했을 때 마땅 한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 느낌.
평상시엔 재미있는 이야기를 술술 꺼내다가도 막상 그런 이야기를 해보 라고 하면 말문이 턱 막혀 버리는 상
황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백유설은 시선을 회피했다. 그러다가 스칼렛과 함께 수다를 떨고 있던 다른 학생들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들은 알겠다며 자리에서 허겁지겁 일어났다.
“아아! 우리가 눈치가 없었네.”
“잠깐 자리 비켜드릴게요.”
“자자, 빨리 가자고.”
“어? 야, 잠깐!”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학생들이 후다닥 다른 자리로 이동해 버렸다.
이제 정말 뭐라도 할 말을 꺼내야
만 한다. 그래서 백유설은 아까 전 에 들었던 이야기를 그녀에게 먼저 말했다.
“요즘 그거 들어서 알고 있지?”
“응? 나는 잘 모르겠는데에〜”
“……소문 말이야, 소문.”
“아아・〜 가을에는 붉은색 스카프로 하는 코디가 유행이라더라.”
¹⁴크윽.”
백유설은 일전에 이 상황을 겪어본 적이 있다.
전생의 일이다.
20대의 여성 중에서는 아주 간혹
말을 빙글빙글 돌려서 남자가 유도 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고 일부러 모 르는 척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여 기서 먼저 그 화제를 꺼내면, 그 즉 시 ‘을’이 된다.
백유설은 을이 되기로 했다.
“너랑 내가 연애한다고 소문이 쫙 퍼졌던데…….”
“아, 그것도 알지. 그게 어쨌는데?”
”아니, 나는 그거 때문에 네가 곤란 할까 봐 해서…….”
“백유설.”
머뭇머뭇 변명을 시작하려고 하スト, 귀신같이 눈치챈 스칼렛이 그의 말
을 끊으며 말했다.
그러나 목소리가 냉랭하지는 않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런 소문은 신경 안 써. 나는 전 혀 상관없는 거 알잖아.”
“알기는 하는데…….”
“지금까지 그 소문 때문에 여태 얼 굴도 안 비춘 거야?”
“어… 응. 그렇지?”
그런 건 아니었다만, 뭔가 대화가 유리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서 백유 설은 허겁지겁 긍정했다.
그에 스칼렛은 이마를 짚더니, 슬
쩍 고개를 어디론가 돌렸다.
‘응?’
익숙한 마나의 기척. 마치 불꽃이 타 는 듯한…….
백유설도 그곳을 바라보기 위해 고 개를 돌리려고 했지만 스칼렛이 잽싸 게 백유설의 뺨을 잡아서 저지하였다.
“어디 쳐다보게?”
“아니, 아무것도……
“나는 상관없어. 그 소문 말이야.”
“그래?”
“오히려, 기분 좋은걸? 연애라니.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 없거든.”
“천 년이나 살았는데?”
“생각해 봐. 나는 태어날 때부터 마 녀의 왕으로 군림했어. 누가 감히 나 랑 연애하려고 들겠어? 그러니까, 10 대의 삶을 살면서 이런 소문이 도는 상황도, 내게는 일종의 유희라는 말이 ス]. 그러니 너도 적극적으로 행동해도 좋아. 나는 이 모든 게 즐겁거든.”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마녀왕이 즐 거워한다. 그 말에 백유설은 무언가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백유설이 데려와서 강제로 스텔라에 가둬두었다.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방치해 두는 것 이야말로 몹쓸 짓이 아니던가.
조금이라도 스칼렛이 즐거워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헛소문에는 크나큰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백유설이 긍정하자 스칼렛은 환해 진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그럼 긍정한 거다? 앞으로는 자주 얼굴 좀 비추고 그래. 알겠지?”
“어, 응…….”
“난 친구들이랑 하던 얘기가 있어 서 이만〜!”
스칼렛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른 테이블로 도망쳤던 학생들에게 다가 갔다. 백유설은 묘한 표정으로 그녀 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스칼렛이 만족한다면……
그리 생각하던 와중 어딘가에서 화 끈한 시선이 느껴지는 바람에 백유 설은 서둘러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 다.
‘헉.’
어째서 여태까지 그 시선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는지 의문일 정도로, 자신을 뜨겁게 바라보고 있는 소녀가 한 명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