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9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98
79. 이공간(6)
오염된 숲에는 수천 그루 이상의 나무가 존재했고, 그것들이 다채롭게 뿌리를 뻗어서 공격해 오는 패턴은 참으로 다양하고 조화로웠으나 백유 설에게는 단 하나도 닿지 못하였다.
3시간 30분.
과거, 게임 플레이어 백유설이 오염
된 숲을 클리어하는 데에 걸린 시간.
그 짧은 사이에 그는 무려 66번이 나 되는 죽음을 맞이했고, 그 경험 을 토대로 67번째 도전에 숲을 안 전하게 클리어할 수 있었다.
그때의 경험ス]가, 과연 현실에 얼 마나 도움이 될까?
당시에는 어디에 어떤 함정이 존재 하는지에 대해서만 단순하게 파악했 을 뿐이었다.
게임 속에서 클리어했던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세세하고 감각적으로 모 든 공격을 완벽히 회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가능한가?
그것은 현재 백유설의 감각이, 과 거 지구에 살던 시절과는 달리 초인 의 영역에 들어서 있기 때문이었다.
아주 사소한 정보 하나라도 있다면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현재 백유 설에게 67명의 기억이 전달되었다?
숲에 서 있는 이 순간만큼은, 백유 설을 무적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었 다.
백유설이 숲의 중심부, 세계수가 굳 건하게 서 있는 장소까지 도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이었다.
혼자 앞장서서 걸어가니, 뒤쪽에서 젤리엘과 알테리샤가 위험하다며 소
리쳤으나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
불도저 소리마저 까마득히 멀어져 서 이제는 자아를 가진 나무들이 발 버둥 치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 리지 않았다.
세계수는 죽어 있었다.
시들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좋을지 도 모르겠다.
생명력을 잃어버린 세계수는 그 어 떤 권능도 사용할 수 없었기에, 다 가온 백유설에게 아무런 대응도 하 지 못하였다.
만약 여기서 그가 마음 먹고 불을 지른다면 세계수를 정말로 태워 버
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백유설은 그런 생각으로 찾 아온 것이 아니다.
“……여기가 맞죠?”
-어? 응? 맞, 맞아.
백유설이 말을 걸자 자력일월은 당 황하여 대답하였다.
‘이, 인간이면서 너무 무서워……
자력일월은 공포심에 심장이 두근 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공포는 회공시월 이후로 처음 느껴본다.
자신 이외에 강한 존재가 있을 것 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않고 살아온
자력일월이었기에 체감으로 느껴지 는 공포가 더욱 클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소소한 저택이군.’
세계수 근방의 スト그마한 터에는 저 택, 혹은 오두막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나무집 한 채가 지어져 있었다.
오두막을 바라보던 백유설은 자신 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느낌이 이상한데…….,
3시간 30분 남짓 되는 67명의 백 유설들이 가진 기억이 머릿속에 들 어왔을 뿐인데, 자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각각의 백유설들은 정말로 살아 숨
쉬는 존재였고, 각기 다른 생각을 품고 살아가고 있었다.
고작 3시간 30분 人卜기, 현실 백유 설의 과시욕에 죽어 나간 그 모든 백유설들 역시 각자의 세계를 지키 고자 하는 사념감을 갖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덕분에 백유설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의 그는 아까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성격이나 영혼 이 바뀌었다는 게 아니라, 능력치가 한층 더 성장했다는 뜻이었다.
여전히 그의 손에 쥐어진 이면 세
계의 파편.
‘예상은 했었지만…… 이면 세계라 는 것은, 결국 평행 차원의 아이테 르 월드였던 거야.’
지금껏 백유설이 플레이하며 지켜 내지 못한, 죽어 나간 모든 차원들.
수천 개에서 수만 개나 되는 그 모든 차원들이 모두 같은 환경이라 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멸망 이후에 환경이 오염된 세계도 있을 것이고, 더 이상 생명체가 살지 못하게 변질 되어버린 세계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평행 차원은, 여전히 살아 있는 세계를 탐닉하여 끊임없이 여
행한다.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다.
평행 차원이 다른 살아 있는 단 하나뿐인 현실 차원을 찾는 일이란 극히 희박한 확률일 테니까.
하지만, 백유설에 의해 멸망한 세 계는 너무나도 많았고.
아이테르 월드에 나타나는 페르소 나 게이트 역시 정말 무수히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
‘내 책임이야.’
세계가 이 꼬라지가 되어버린 것.
’……그런데 왜?’
이 비틀려 버린 아이테르 월드의
운명이 나 때문이라면.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현상이 발 생한 것일까.
그저 집에서 10년 동안 게임을 즐 겼던 게 고작일 뿐인데.
-왜, 왜 머뭇거려?
자력일월이 불안한 눈으로 백유설 을 쳐다보고 있자, 그는 표정을 딱 딱하게 굳히고서 대답했다.
“느낌이 좋지 않아서요.”
-느낌이……? 갑자기 무슨?
백유설은 말없이 저택을 향해 걸었 다. 자력일월이 어리둥절한 표정으
로 뒤따라오자 그는 한숨을 내쉬고 싶어졌다.
물론, 겉으로 티내지는 않았다.
‘상황이 꼬인 걸까.’
저택에 도착하여 문을 잡아당기スト, 다 녹슬어버린 경첩이 삐걱거리며 귀에 거슬리는 비명을 내질렀다.
잘 열리지 않아서 억지로 당기니 뚝! 소리가 나며 떨어져 나간다.
자력일월은 우울한 얼굴이 되어서 자신이 지은 집이니 소중히 좀 해달 라고 말했으나 백유설에게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문을 열고서 내부로 들어가니 불빛
하나 들어오지 않고 어두컴컴했다.
아마 백유설이 알기로, 이곳에 잠 든 엘프에게 걸린 병이 햇빛에 좋지 않아서라고 들었다.
어둠은 백유설에게 방해가 되지 못 했다. 그의 시야는 빛 한 점 들어오 지 않는 어둠에서도 환하게 비쳐 보 일 뿐이다.
그 덕분에, 자력일월보다 먼저 볼 수 있었다.
싸늘하게 말라 있는 엘프 한 명이 침대 위에 고요하게 누워 있는 것을.
-어……?
백유설이 걸음을 멈추자, 그제야
뒤늦게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아차린 자력일월이 허겁지겁 침대를 향해 달려갔다.
-카, 카야? 뭐야, 이거, 무슨…….
엘프 여인의 이름은 카야.
자력일월이 아끼고 사랑했던, 유일 한 생명체.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 어째서…….
자력일월은 공허한 눈으로 시신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부정했으나 이 내 현실을 깨우쳤고, 직후에는 분노 의 감정이 머리를 휘몰아치게 되었다.
“진정하시죠, 자력일월.”
_진정……?
자력일월이 목소리를 달달 떨면서 백유설을 돌아보았다.
-내,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 어……?
-큰일이야! 저 미친년은 정신이 나가 버리면 아예 사람 말을 안 듣 는다구!
파직-! 파지지직!!
천황정팔월의 비명은 정말로 사실 이었는지 자력일월의 몸 주변으로 보랏빛 스파크가 튀기 시작하였다.
십이신월 중에서도 최강의 단일 공 격력을 자랑하는, 자력일월.
그녀가 마음먹고 번개를 떨어뜨린다 면, 대륙의 지도가 가뿐히 절반으로 갈라져 버릴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파괴력은 무시무시하다.
점멸 회피 기동?
그딴 것도 소용없다.
몸놀림이 날래다면, 피할 수 없는 공격을 발사하면 그만이니까.
-네, 네가 뭘 안다고 나보고 진정 하라 마라야……? 지금 이걸 보고,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백유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력 일월과 묵묵히 눈을 마주치다가, 천 황정팔월에게 눈짓했다.
“조금만 진정하게 해주세요. 대화 가 통할 정도로만.”
-너, 이……!
– 알았어!
천황정팔월은 빠르게 말을 알아듣 고서 손을 뻗었다.
현재는 그녀의 힘이 많이 약해져서 십이신월 한 명의 정신을 제어하기 는 힘들었으나, 차분함을 주입하는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우뚝-!
자력일월의 스파크가 서서히 잦아 들기 시작하자 백유설은 재빠르게 말했다.
“그건 가짭니다.”
-뭐……?
“머릿속으로 천천히 떠올려보세요. 인간이 죽으면 어떻게 됩니까?”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는 결코 백유 설의 말을 듣지 않았겠으나, 천황정 팔월 덕분에 자력일월은 저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인간의 죽음을 떠올렸다.
-썩어서 사라져…….
“예. 인간은 죽으면 부패합니다. 하 지만 엘프는 어떻죠?”
엘프의 시체는 인간과 달리 부패하 지 않는다. 숲에 녹아들어, 자연스럽 게 흙이 되어 사라질 뿐.
-어라……?
그제야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챈 자력일월은 엘프 여인의 시신을 바 라보았다.
시신의 상태만 보면 죽은 지 1년 은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시신이 사라지지 않고 있을까?
그것도 침대에 누운 채로 말이다.
그건, 마치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처럼 보였다.
一이건••・••• ヲト。ナフト。卜니〇え
시신을 살펴보던 자력일월은 그렇 게 중얼거렸다.
자세히 보니, 나무로 정교하게 만 들어진 인형이었을 뿐.
손을 대어 만져보니 심지어 딱딱하 기까지 했다.
그런 건가.’
과연, 회공시월은 자력일월이 자신 을 배신하고서 백유설에게 붙었을 가능성도 고려한 모양이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세워둔 보험이 바로 이것.
자력일월이라면 백유설에게 냉큼 자신의 동생에 대하여 이야기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장소에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그때, 죽어 있는 여동생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자력일월은 이성을 잃고 폭주하게 된다.
거기까지가 회공시월의 계산.
,……천황정팔월을 데려오지 않았더 라면 정말 위험했을지도 모르겠어.’
솔직히 점멸 회피 기동만으로는 완 전히 도망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다. 물론 다른 십이신월들의 도움이 있다면, 죽지는 않았겠지만 이곳에 서 부상을 입는다면 앞으로의 계획 에 차질이 생긴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회공시월이겠죠. 당신이 배신하고 제게 들러붙는 걸 예상했나 봅니다.”
-내, 내가 화나서 폭주하는 것까지 의도했다고?
“회공시월은 정신계 능력도 없는데 멀리서 남의 감정을 제어하네요. 부 러운 능력입니다.”
…..
순간 폭주해 버린 자신의 추태가 부끄러워진 자력일월이었으나 백유 설의 놀림에도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자, 잠깐! 그럼 내 동생은 어디에 있는 거야?
“흐 ”
백유설은 바닥을 살펴보다가 발로 무언가를 툭툭 건드리니 침대가 뒤 집히며 진짜로 잠들어 있던, 자력일 월의 여동생 카야가 나타났다.
-에? 이때는 납치해서 데려가는 게 정석아니야?
천황정팔월이 생각 없이 그렇게 중 얼거리자 자력일월이 째릿 눈에서 벼락이라도 쏠 것처럼 쳐다보았다.
“보통은 그렇겠죠. 하지만 여기서 는 자력일월이 폭주할 것을 예상하 고 이런 짓을 벌여놨으니, 카야를 침대 아래에 숨겨두는 건 상당히 효 과적이었을 겁니다.”
-왜에?
카야를 끌어안은 자력일월이 되묻자 백유설은 찝찝한 표정으로 답했다.
“여기서 자력일월님이 폭주했다면, 카야의 연약한 몸이 그 벼락줄기에 견뎌냈을까요?”
一아…
즉, 자력일월이 폭주하여 벼락을 난사하는 과정에서 카야는 정말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자신에게 이 성이 있었다면 카야를 살릴 수 있었 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자력일월의 정신을 완전히 폭주하게 만들려는 것까지가 회공시월의 계획 이었다.
그 사실을 모두 듣게 된 자력일월 은 어쩐지 허탈하다는 표정으로 자 리에 주저앉았다.
– ……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데 려왔다면, 그대로 당했을 거야.
이성을 잃고 폭주하는 괴물이 되어 버린 십이신월.
그 파괴력은, 세상의 절반을 파괴 할 때까지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가 될 뻔했다고 상상한 자력일월은 어쩐히 가슴이 서늘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은 회공시월 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을 뿐이었으니까.
“뭐, 걱정 마십쇼.”
– 나는…….
“이제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어째서일까, 백유설의 그 태연자약 한 목소리로 인해 마음이 이토록이 나 안정되는 것은.
자력일월은 힘없는 얼굴로 그를 바 라보다가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고 개를 끄덕였다.
– 응…… 믿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