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41)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41
85. 아돌레비트와 모르프(4)
홍비연이 손가락을 튕기자, 멈춰 있던 12년 전 과거 모르프란 숲에 생기가 부여된 것처럼 갑작스레 시 간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끼오오오-!!
산처럼 거대한 덩치를 가진 백요호 화령이 울부짖자, 몇몇 국민들이 두
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 으며 원래의 시간대로 되돌아갔다.
그 한 명, 한 명을 데려오기 위해 어마어마한 거액을 들인 것을 생각 하면 피눈물이 날 정도로 아까웠으 나, 지금 와서 그런 금전 따위를 신 경 쓸 홍비연이 아니었다.
아니, 이곳의 누구도 현실에서의 일 따위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참상은 너무나도 끔찍했으니까 홍비연이 의도적으로 잔인한 장면은 가리고 건너뛰었으나 모든 것을 덮을 수는 없었다.
역사는 잘못되어 있었다.
12 년 전, 그날.
홍시화 공주가 이끌고 간 마법사단 은 백요호 화령에게 제대로 된 타격 조차 입히지 못하고, 대패하였다.
‘온통 새하얗게 물들어 있는 세상.’
‘무너져 내린 전사들.’
‘무릎 꿇은 왕가와 대공가의 군대.’
-오만하구나, 아돌레비트의 후손이 여…….
모두가 볼 수 있었다.
산보다도 높았고, 절벽보다도 가파 랐으며, 하늘보다도 푸르렀고, 구름 보다도 가벼웠다.
그 ‘존재’는, 인간으로서 공포와 경 외감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불꽃의 극의를 깨우치고, 화염의 끝 을 바라본 존재. 태양보다도 뜨겁게 타오르는 가슴을 가지고 있었으며 세상 모든 것을 깨끗이 없애겠다는 듯 순수한 하얀색으로 빛나는 불꽃.
-고작 너의 욕심을 위해, 너의 목 숨을 위해 나를 세상에 다시 풀어놓 다니…….
그제야,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12년 전, 그날의 참사가.
사실은 홍시화 공주로부터 비롯되 었다는 사실을.
“……그날, 8클래스의 마법사들은 모두 쓰러졌고 왕가와 대공가의 마 법사단은 모두 전멸 위기에 처했습 니다.”
홍비연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 두 알 수 있었다. 남은 병력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마저도 전의를 상 실하여 전투불능.
백요호가 입을 열었다.
-내가 다시 눈을 떴으니, ‘약속’에 따라 세상을 모두 나의 불꽃으로 뒤 덮을 것이다. 그곳에 앉아서 깨닫거 라, 아돌레비트여.
백요호 화령이 우아한 발걸음을 옮
기기 시작하자, 이것이 12년 전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민들에게는 ‘절망’이라는 감정이 맴돌았다. 그만큼이나 압도적인 존 재.
한낱 인간 따위가, 감히 대항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런 신적인 존재가…… 우리의 세상을 모두 불 태우기 위해 다가선다.
그러는 와중, 일부의 몇몇 국민들 은 마지막까지 믿고 또 믿었다.
제발, 이 사태를 해결한 이가 부디 홍시화 공주이기를…….
한 걸음, 또 한 걸음. 온 세상을
새하얀 불꽃으로 태우며 백지로 되 돌리려는 백요호 화령의 걸음을 막 아선 이는, 안타깝게도 홍시화 공주 가 아니었다.
“아아……
누군가는 탄식을 내뱉었고, 누군가 는 기뻐했으며, 누군가는 눈물을 흘 렸고, 누군가는 입을 틀어막았다.
‘아이작 모르프.’
전신의 절반이 불꽃에 녹아내렸음 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릎 꿇지 않았 다. 저런 상태가 되면서까지 포기하 지 않고 백요호 화령을 막아서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너는, 이곳을 지나갈 수 없다…….”
그는 자신의 품속에서 정체불명의 ‘흑수정’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이 제는 흑마인의 존재가 너무나도 흔 해진 세상이었기에 그것이 어떤 물 건인지 유추하기란 쉬운 일이었다.
“나는 모르프의 후손이 아니다. 오 늘부로…… 흑마인으로서, 다시 태 어나겠다.”
마법계의 배신자이며, 흑마인으로 서 타락해 버린 아이작 모르프.
그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흑마인이 된 것이 아니었다.
이 땅을, 세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심지어는 영혼마저 바쳐가며.
그렇게 흑마인이 된 것이었다.
전신이 얼음으로 뒤덮이게 된, 흑 마인 아이작은 힘겹고 고독한 싸움 을 시작하였다.
얼음과 불꽃이 세상을 뒤덮었으며, 이 땅의 모든 생명이 바스라져 사라 지고 말았다.
재앙과 재앙의 격돌.
국민들은 그 광경을 두 눈을 똑바 로 뜬 채로 지켜보았다. 아돌레비트 가 오래 전, 묻어버렸던 잊힌 영웅 을 똑똑히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그 전투의 끝에, 결국 서 있는 자 는 아이작 모르프…….
아니, 흑마인 모르프였다.
그에게는 여전히 이성이 남아 있었 다. 그의 눈빛은 총명했으며, 마지막 까지 인간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때, 황금색 찬란한 빛을 내뿜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나타나 굴러가더 니 웬 검은 복장의 사내가 나타났다.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그리 중요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부디, 나를 막아주게. 누구도 해치 지 못하도록…….”
아이작 모르프는 그에게 대뜸 자신 을 죽여달라고 요청하며 최후의 싸 움이 시작되었다.
사내는 재앙과도 같았던 아이작과 동등하게 겨루었고, 마침내는 영원 불멸할 것만 같았던 아이작의 차디 찬 동토를 녹여 버리며 그의 가슴에 칼을 꽂아넣었다.
아이작이 쓰러지며, 상황은 종료….
국민들이 멍하니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기 위해 쓰러진 아이작을 바라보는 와중.
두두두두두!!
뒤늦게 사방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
려왔다. 흑마력 파장을 감지한 인근 의 마법사 부대가 이곳으로 달려오 고 있는 것!
그리고, 저 멀리서 깨어나는 홍시 화 공주.
아이작을 쓰러뜨린 사내는 나타났 을 때처럼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그리하여, 마법사 부대가 나타났을 땐 이미 백요호 화령의 모습마저 완 전히 사라지고 없어 쓰러진 흑마인 아이작만이 이 사태의 유일한 증거 로서 남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12년 전…… 홍시화 공주의 신화가 완성되었습니다.”
슈우우우욱!!
시간이 다시 되돌아가더니, 대관식 이 치러지던 현실의 시간으로 돌아 왔다. 국민들은 아직까지도 방금 자 신들이 본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 지 못하여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였 다.
그들에게 보이기에는 너무나 끔찍 한 참상이었으나, 진실은 반드시 알 려야 하는 법.
홍비연은 홍시화를 응시했다. 그맘 때쯤, 그녀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홍비연은 그녀가 자신의 비 밀이 모두 들통나서 그러리라고 생
각하였다.
“만월탑의 마법사와 아돌레비트 현 인들의 검증을 받은 기억의 나침반 을 통해 과거의 사태를 보였습니다. 홍시화 공주, 변명하시겠습니까?”
홍비연의 물음에, 몇몇 홍시화 추 종자들은 부디 그녀가 고개를 젓기 를 바랐으나.
“……아니요,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홍시화 공주는 식은땀을 줄줄 홀리 면서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방금 보았던 모든 것들이 신화로 서 포장되었던 제 과거에 대한 진실. 아돌레비트에 뿌리 내린 ‘저주’를 퇴
마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저주?”
“저주라니, 그게 무슨.”
저주. 그 단어가 입에서 흘러나오 자 홍비연은 표정을 굳혔다.
오랜 세월, 아돌레비트가 꽁꽁 숨 겨두었던 비밀이었기에 결코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
설마 다 끝난 마당에, 비밀을 유출 하겠다고? 홍비연은 당황하여 홍세 류를 돌아보았으나 그녀는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마치, 자신은 이제 여왕이 아니기 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표정.
‘그래…… 그랬지. 이제부터, 이 국 가의 여왕은 나야.’
한심하다. 국가의 중대사가 걸린 일을 앞두고 당황하여 곧바로 홍세 류를 쳐다보다니.
그녀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는가?
홍시화 공주는 홍비연 여왕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야기를 더 할까요? 라는 듯한 얄미운 표정.
잠시간의 고민이 필요했으나, 그녀 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저주를 위한 선택이라…… 그 추 악한 모든 범죄를 그렇게 포장하시 려거든, 실패했습니다.”
“……그렇겠죠.”
홍시화는 국민들을 천천히 바라보 았다.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 가는 길.
‘미운 동생에게 작은 선물 하나 정 도, 줄 수 있겠지.’
말을 오래 하는 것조차 힘들어서 잠시 심호흡을 한 홍시화는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천 년 전, 아돌레비트의 왕가가 처음 창설되었을 때부터. 모든 혈족
은 약관의 나이에 심장이 불타오르 는 저주에 걸렸습니다. 저주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왕관을 쓰 는 것. 때문에…… 대대로 아돌레비 트의 즉위식은 후계자의 나이가 20 대를 넘어가기 전에 진행되죠.”
홍시화의 말투는 평소와는 달리 차 분했다. 마나가 살짝 실려서 목소리 가 넓게 퍼지기는 했으나, 그 파워 가 생각보다도 약해서 아티팩트를 사용해야만 했다. 모든 마력을 생명 력 유지에 사용하고 있는 탓이었다.
“저, 정말인가?”
“아니, 그럴 리가……
“하지만 즉위식이 대대로 20대의 나이에 진행되는 건 사실이잖아.”
“왕이 되지 못한 혈족들은 대부분 죽었거나 소식이 끊어졌고……
국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홍 시화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그들이 충분히 의구심을 품는 것까 지가, 홍시화가 생각하고 있는 계획 이었기 때문이다.
“……정말인 것 같아.”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20세를 넘기지 못한다고……?”
마침내 국민들이 납득하고, 받아들
이는 단계가 되지 홍시화는 다시 입 을 열었다.
“나는 그 저주의 대를 끊어내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슨 짓 이든 다 해야만 했지요.”
홍시화가 거기까지 말하자, 마침내 기다렸다는 듯 홍비연이 말했다.
“그건 당신의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한 변명입니까?”
“……뭐,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죠?”
그녀가 어깨를 으쓱 올리자 몇몇 국민들이 분개하여 고함을 질렀다.
그러든 말든, 홍시화는 말을 끝맺 어야만 했다.
“역사적으로 아돌레비트의 이름에 먹칠을 한 최악의 살인귀로 기록되 더라도 상관없었습니다.”
혈족을 위해서라면…….
나의 후손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하지만 저 끔찍한 대량학살을 자 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나와는 다르게….”
홍시화는 홍비연을 바라보았다. 처 음으로 힘겨운 미소가 아닌, 제대로 된 미소를 지은 것만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홍비연 여왕께서는 이런 살생을 전혀 하지 않고도, 저주를 해소하는
데에 성공하신 것 같군요.”
나는 실패했으며, 당신은 성공했다.
홍시화는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담담한 패배 선언이었다.
여왕? 그따위 자리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녀가 왕관을 이어받 으면서까지 오래 살고 싶었던 이유 는, 오로지 아돌레비트의 저주를 해 결하고자 했던 마음 때문이었다.
자신이 오래 살아남아야, 이 저주 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었기에, 여왕이 되고자 노력해왔던 것이었다.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홍비연은 자신이 바라마지 않았던 모든 것들을 완벽히 이룩해냈다.
오랜 염원이나 다름없던 저주를 거 의 해결한 것은 물론 여왕이 되어, 아돌레비트에 깊이 뿌리내린 어둡고 추악한 그림자까지 모조리 빛으로 지워내려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굳이 마지막 가는 길에 세 상 사람들에게 아돌레비트의 약점을 알린 것이다.
아돌레비트에게는 천 년의 세월 동 안 해결하지 못한 저주가 있었으나, 홍비연 여왕이 해결했다. 그러니, 그
녀를 칭송하라.
“……모르프 대공가는 배신자가 아 닙니다. 오히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헌신한 성자이지요. 그 간, 당신의 가문을 욕보이게 만들어 서 진심으로 죄송했습니다.”
홍시화가 에이젤 모르프에게 무릎 꿇고 고개를 조아리는 것으로 사과 를 끝마치スト, 홍비연이 명령했다.
“홍시화 공주를 불의 옥으로 이송 하세요. 그녀는 죽어서도 옥에서 나 올 수 없으며, 그녀의 영혼은 결코 저승으로 갈 수 없을 것입니다.”
불의 옥이란, 아돌레비트 가문에서
귀족에게 내리는 가장 큰 형벌.
쿠데타를 일으키거나 국가적 문제 를 일으킨 사상 최악의 범죄자를 대 상으로 내리는 형벌이었기 때문에 홍시화 공주를 지지하는 몇몇 소수 는 울부짖었으나, 그런다고 달라지 는 것은 없었다.
홍시화 공주는 역사에 ‘가장 추악 한 아돌레비트’로서 기록될 것이며 아돌레비트 왕가의 유일한 흠이자 치부로서 감춰질 것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홍시화를 공주로 서 부를 수 없으며, 그녀를 칭송하 는 노래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언젠가는 역사 속 에서 영원히 잊히며…….
아무도, 그 누구도 그녀를 기억하 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홍시화 공주의 시대는 완 전히 막을 내리게 되었다.
바야흐로 홍비연 여왕의 시대가 열 리게 되었으며.
동시에, 에이젤 모르프로 인해 ‘모 르프 대공가’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 탄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