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63)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63
18. 유혹의 무도회장(D
백유설과 대장 칼날거미의 격돌음 을 뒤로한 채, 학생들은 마침내 계 단을 모두 내려왔다.
무도회장은 시계탑의 1층에서 개최 되고 있어, 계단을 완전히 내려가는 순간 자연스레 합류할 수 있었으나 직전에 홍비연이 멈춰 섰다.
“•••잠시 옷매를 가다듬고 가야겠 어. 연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꼬라지 야.”
다들 드레스를 입은 채로 격렬한 전투를 반복해 온 탓에 꼴이 엉망이 었다.
홍비연은 능숙한 손길로 학생들의 옷을 정리해 주었다. 찢어진 부분은 과감하게 아예 뜯어내서 아예 짧은 옷처럼 만들어버리는가 하면, 몇몇 부위는 액세서리로 가려 버리는 등 꽤 능숙한 손놀림이었다.
풀레임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그녀 를 바라보았다.
‘원작에서도 홍비연이 저랬던가?’
글쎄. 이런 장면은 없던 것으로 기 억한다.
‘뭔가…… 달라진 건가.’
원래였으면 지금쯤 훙비연은 에이 젤의 지략에 질투하여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어야 정상인데, 질투는커 녕 묵묵히 에이젤의 복장까지도 정 돈해주었다.
“쯧, 꼴이 거지 같군.”
“뭐요?,,
물론 그 와중에 한마디를 꼭 거들 어서 문제였지만.
“이 정도면 그럭저럭 봐줄 만한 꼴 이 됐으니, 이만 가자고.”
홍비연 공주가 앞장서서 무도회장 에 들어섰고, 학생들은 긴장 가득한 표정으로 따라 들어갔다.
“와…….”
그러나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누군 가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 다. 그럴 만했다. 일개 저택에서 벌 어진 연회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 을 정도로 화려했다.
허공에 매달린 채 찬란하게 빛나는 샹들리에, 그 빛무리를 받으며 서로 의 손을 맞잡고 춤추는 가면 쓴 귀
족들.
끝에는 아름다운 계단으로 장식된 단상이 있었는데, 아직 아무도 서 있지 않았다.
학생들은 조용히 무도회에 숨어들 었다. 익숙한 멜로디였기에, 따라서 추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건… 아까 들어왔던 음악이야.’
‘분명 이때 이 춤을 췄던가.’
어쩐지 익숙하게만 느껴지는 음악 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탕! 타탕!
직후, 요란스러운 효과음과 함께
일부 조명이 꺼지며 전방의 단상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었다.
고요하다.
그 시끌벅적했던 귀족들이 모조리 침묵한 것이다. 마치, 주인공의 등장 을 여태까지 기다려왔다는 것처럼.
어둠 속에서, 조명 위로 우아하게 걸어 나오는 여인 한 명.
또각, 또각!
아마도 그녀가 이 세계의 최종보 스, 아이하렌 공작부인.
그런데 공작부인은 가면을 쓰고 있 지 않았고, 학생들은 그녀를 마주하 고서 눈을 크게 뜨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잠깐. 저 얼굴…….’
‘서, 설마……?’
이윽고.
아이하렌 공작부인이 입을 열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을 내뱉는 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제키 아이하 렌입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제키’였던 것이 다.
“…어, 어떻게?”
“말도 안 돼……
또각!
학생들이 웅성거리スト, 제키는 싱긋 웃으며 우아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 했다.
완벽하다 못해 우아하기까지 한 동 작이었으나,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풀레임은 안색을 창백하게 물들였 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이런 전개는 ‘원작 로판에도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제키 라는 등장인물이 원작 로판에 등장 하지도 않긴 했지만, 평범한 인간이 페르소나 게이트 속 ‘NPC’가 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냥 NPC가 된 게 아니라 심지어 최종보스가 되다니.
,설마……:
페르소나 게이트 속 NPC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있기는 있다.
바로, ‘혹마인’이다.
그렇다는 건.
제키가… 흑마인이었다고……?,
믿을 수 없는 전개에, 그녀의 입술 을 꽉 깨물고서 서둘러 주변을 살펴 보았다.
“와아아아!”
“휘유! 공작부인! 오늘도 아름다우 십니다!”
“어떡해, 나 여잔데도 반해버릴 것 같아…….”
귀족 NPC들은 광적일 정도로 제 키를 향해 열광하였다. 그리고, 학생 들의 앞에 나타나는 가이드 라인 메 시지.
[아이하렌 공작부인이 모습을 드러 냈어요!] [귀족들의 상태가 이상하군요. 아 무래도 공작부인의 마법에 흘려버린 듯싶어요.] [여태 수많은 귀족들이 실종되어 공작부인의 저택에서 발견된다 싶었 더니……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스토리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대항할 방법은 단 하나.] [아이하렌 공작부인보다 더 아름다 운 춤을 춰서, 귀족들의 정신을 차 리도록 하는 것!]“뭐야… 춤을 추라고?”
“갑자기 춤이라니……
학생들이 당황하는 人卜이, 귀족들의 열광은 더욱 심해졌다.
“아이하렌! 아이하렌!”
“부디, 이쪽을 향해 미소 한 번만 지어주십시오!”
“꺄아악!! 공작부인께서 손을 흔들 어주셨어!”
“여보, 아이하렌 공작부인을 당신 보다 더 사랑하게 된 것 같소.”
“아아, 공작부인에게 남편의 사랑 을 바칠 수 있다니. 저에게는 가장 큰 영광이랍니다.”
“제 심장을 바치겠습니다!”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광적인 열광. 제키는 NPC 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더니 입꼬리를 피식 올리고서 천천히 무대의 계단 을 내려왔다.
‘아, 짜릿해.’
자신의 등장에 모든 존재가 열광하 고 있다. 저 열띤 환영사를 보라. 마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 이지 않은가?
천천히 귀족들을 가로질러, 무도회 장의 중심으로 이동하여 학생들의 사이에 서게 된 제키는 느긋한 눈빛
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어떤 학생이 나섰다.
“자, 잘됐어! 이번 목표는 아이하 렌 공작부인보다 아름다운 춤을 추 는 거라고. 네가 아이하렌 공작부인 이라면 쉬운 일이잖아? 우리가 이기 게 도와줘!”
그러자.
우뚝.
모든 음악과 소란이 멈췄다. 제키 를 비추던 조명 중 하나가 이동하여 건방지게 발언한 학생에게 다가가 그를 비추었다.
좌중이 모두 싸늘한 시선을 그 학
생에게 보내기 시작하였다. 제키는 턱을 치켜 세우고서, 부채로 입을 가린 뒤 말했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뭐, 뭐…?”
이전에 알던 그 동급생이 맞나 싶 을 정도로 서늘한 어조. 학생들은 직감적으로 그녀에게서 죽음의 기운 을 느꼈다.
“후훗.”
그러나, 제키는 웃었다. 당장에라도 피부를 찢어버릴 것 같이 아찔한 살 기를 내뿜는 와중에도, 그녀에게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러고선 마치 연극을 하는 사람처 럼 과장된 몸짓으로, 무도회장을 빙 그르르 돌며 말했다.
“여러분, 저 무례한 자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반응은 즉시 돌아왔다.
“감히!”
“JN 〇 .O_f w
“끌어내라!”
“공작부인께 망언을 하다니!”
“내가 직접 혀를 뽑겠소!”
“아하하하핫!”
자신의 말 한마디면 심장조차도 내 다 바칠 것처럼 구는 귀족들을 보며 제키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우뚝, 다시금 부채로 입을 가리고서 눈웃음을 쳤다.
“아니요. 저는 자애로우니, 저 학생 을 이곳에서 내쫓는 것으로 만족하 지요.”
“아아, 역시 아이하렌 공작부인님 이셔…….”
“어쩜, 마음씨마저 저렇게 고우실 까.”
“크흑. 야만적인 발언을 입에 담았 던 제가 창피합니다!”
이윽고, 기사들이 나서서 제키에게 발언했던 소년의 뒷목을 잡아끌고 나가버렸다.
“잠깐, 잠깐만! 대체 왜 그러는, 으 아아아!”
두쿵!
소년이 쫓겨난 뒤 정문이 굳게 닫 혀버리자,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 았다.
이 상황을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던 것이다.
제키가 왜 최종보스가 되었느냐.
그런데 왜 협조해 주지 않느냐.
설마, 최종보스에게 육신의 제어권 을 빼앗긴 것인가?
‘……아니. 그건 아니야.’
저 소녀는 확실히 제키가 맞다. 자 신의 의지로 움직이고 있다. 풀레임 은 확신할 수 있었다.
‘백유설이 저 아이를 주의하라고 했던 이유가 이거였나.’
그간 제키와 함께 지내며 자세히 상태를 체크해 보았지만, 흑마화의 전조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렇다는 건, 다른 누군가에게서 흑마의 ‘씨앗’이 그녀에게 튀어버린 게 틀림없다.
거기에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서 폭주시킨 탓에 이 공간에 들 어온 순간 완전히 흑마인으로 각성 해 버린 것이고.
풀레임은 마지막 희망을 담아 소리 쳤다.
“제키, 제발 진정해. 그 힘에 심취 하면,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버릴지 도 몰라!”
“하! 헛소리를! 내 인기가 질투 나 는 거니?”
“아니, 그런 게 아니야! 나는 정말 로 너를 걱정해서…….”
“닥쳐, 풀레임. 내 매력이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해. 봐, 모두가 나를 사 랑하고 있잖아? 네가 아니라, 나를 보고 있다고.”
틀렸다.
이미 단단히 정신이 흑마에 침식당 해 있었다. 심지어 페르소나 게이트 의 ‘역할극어】 깊게 심취해 버려서, 설득은 전혀 소용이 없어 보였다.
남은 방법은 하나.
댄스 대결에서 승리하여, 유혹의 힘을 빼앗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 리는 것뿐.
그래… 달라진 건 없어.’
제키를 쓰러뜨려서, 정신을 차리도
록 만들면 될 뿐이다.
“자아, 그럼! 모두 함께 파티를 시 작해 볼까요?”
무도회장의 정중앙에 서서 제키가 양팔을 하늘 높게 펼쳐 들며 그리 외치자,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
“휘유〜!”
“아이하렌! 아이하렌!”
좌중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환호성을 내지른다.
황홀하다.
머리가, 가슴이, 심장이, 녹아내릴 것만 같다.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다는 기분 은, 이렇게나 짜릿한 쾌감이 동반되 는 것이었구나.
“하아아…….”
열띤 신음을 내뱉은 제키는 홍조 가득한 얼굴로, 사랑스럽다는 눈빛 을 가득 머금은 채 풀레임을 돌아보 았다.
“풀레임, 나의 풀레임…….”
그녀는, 살짝 차갑게 가라앉은 목
소리로 풀레임에게만 들리도록 말했 다.
“너는…… 이런 끝내주는 기분을 독차지하고 있었구나?”
“…뭐라고?”
“넌 정말 나빴어. 이기적이야. 봐, 이렇게나 달콤한걸. 짜릿해, 즐거워.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아.”
아.
말하던 와중 무언가를 깨달은 제키 는, 이내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핥았다.
“……아니, 영원히 이것을 놓치지 않을 거야.”
이곳에서라면, 나 또한 풀레임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서 영원히 환성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 다.
나가고 싶지 않다. 이런 환상적인 장소가 있는데, 어째서 저들을 도와 야만 한단 말인가?
이 세상에서는 저 풀레임조차, 에 이젤조차, 홍비연조차! 한낮 엑스트 라에 불과한데 말이다…….
천국이다.
나만을 위한 세상.
나만을 위한 무대.
“풀레임? 나와 춤추지 않을래?”
머릿속으로 수많은 리듬과 음악과 노래와 춤이 느껴졌다. 여태 살면서 단 한 번도 춤을 배워본 적 없는 제키였음에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춤을 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타닥, 탁!
그녀는 가볍게 스텝을 밟자, 바닥 에서 흑색 마력의 스파크가 튀었다. 화르륵! 검붉은색으로 불타는 불꽃 의 마법진을 일으키며, 제키는 우아 하게 말했다.
“전력으로 덤비는 게 좋을 거야.
이곳에서만큼은, 너에게 질 생각이 없거든.”
[보스 전, ‘유혹의 무도회’가 시작 되었습니다.]